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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영산행]백봉/柏峰-백봉백림(柏峰柏林)!! 본문

산이야기/일반 산행

[야영산행]백봉/柏峰-백봉백림(柏峰柏林)!!

강/사/랑 2014. 8. 12. 19:04
[야영산행]백봉/柏峰


잣나무는 우리 민족의 나무이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소나무와 더불어 잣나무를 나무의 으뜸으로 여기고 숭상하며 사랑하였다. 그것은 이들이 늘푸른나무로 흰 눈 내리고 찬 바람 불어 모든 나무들이 잎을 떨군 엄혹한 계절에도 그 푸르름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잣나무는 구불구불 휘기 쉬운 소나무와는 달리 하늘을 향해 올곧게 자라 올라 그 높이가 2, 30미터를 넘게 쭉쭉 뻗는다. 그래서 우리 옛 어른들은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선비의 지조를 표상하는 나무로 그를 사랑하였다.

잣나무는 영명(英名)이 'Korean Pine'이다. 한국 소나무란 뜻이다. 학명이 'Pinus koraiensis'이니 명실공히 우리나라가 종주국임을 곧바로 알 수 있다. 학명에서 말하듯 잣나무는 우리나라와 만주, 시베리아 일부 지방에서만 자라는데, 그중에서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다.

예로부터 중국인들은 우리나라의 잣을 귀하게 여겨 이를 얻고자 너도나도 애를 썼다고 한다. 그들은 잣나무를 해동(海東)에 있는 귀한 나무라 하여 '해송(海松)'이라 부르기도 하였고, 신라에서 건너왔다고 하여 '신라송(新羅松)'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또, 열매인 잣을 '신라송자(新羅松子)'라 불렀는데 적송자(赤松子)라는 이가 이 신라 잣을 먹고 신선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적송자는 신농씨(神農氏) 시대의 신선으로 비를 관장하는 신선이었다. 중국인들은 삼황오제를 자신들의 조상으로 숭상하였다. 그 중 신농씨(神農氏)는 의약과 농사의 신이었다.

역사적으로도 기록이 전해진다. '본초강목(本草綱目)'은 명나라 때 이시진(李時珍)이 쓴 약학서다. 그곳에 '신라송자가 잣 중 으뜸'이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잣나무가 가장 많은 곳은 전국 잣 생산량의 50%와 40%에 육박하는 가평과 홍천지방이다. 이 두 지방은 험준한 산악지형의 오지가 많이 분포하고 있고, 예전에는 그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화전민이 많았던 곳이다.

당시의 집권자인 박정희 대통령은 집권 초기부터 전쟁과 무분별한 벌목 및 화목 채취, 화전 경작 등으로 황폐해진 산림을 복구하기 위한 산림녹화에 대대적인 노력을 쏟아부었다. 그 일환으로 1966년 '화전정리 특별조치법'을 제정하여 당시 7만여 가구에 달하던 화전민을 이주시켰고, 그곳에 잣나무와 낙엽송, 리기다소나무 등을 식재하여 산림을 복구하였다.

이 화전정리 사업은 무려 12년에 걸쳐 진행되었고 1978년이 되어서야 완결을 보았다. 강원, 경기, 경북, 충북, 전북 등의 산악지역이 대상이었는데, 당시 6만 명에 가깝던 화천군의 인구가 이 정리사업 이후 2만 4천 명 수준으로 줄어들 정도였다니 그 규모와 어려움을 짐작할 만하다.

그 중 가평이나 홍천지방은 화전 정리 이후 잣나무가 집중적으로 식재된 곳이다. 세월 흘러 잣나무가 성목(成木)이 되자 그 열매인 잣이 생산되어 지역 경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목적에 맞게 잘 수립된 계획과 일관된 정책 추진으로 지역민들에게 풍요로운 환경을 제공함은 물론, 세월이 흘러갈수록 그 혜택이 늘어 가는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겠다.

한편 이런 인위적인 산림 형성과는 별개로 예로부터 자생한 잣나무가 많아 잣 숲이 널리 분포하고 지역명까지 잣나무와 관련된 곳이 있으니, 남양주에 있는 '백봉산(柏峰山)'이 바로 그곳이다.

백봉산(柏峰山)은 '잣 백(柏)'이 들어간 이름에서 보듯 잣나무가 많아 '잣봉산', '잣봉' 등으로 불리다 한역되어 '백봉(柏峰)'이라 불리워진 산이다.

원래 이 산은 '묘적산(妙寂山)’이라 불리는 산이었다. 그 이유는 이 산 품속에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유서 깊은 묘적사(妙寂寺)란 절이 있어서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경기지, 대동여지도 등의 옛 문헌에 묘적산이란 명칭이 등장한다.

그러다 일제시대에 발행된 조선지형도 등에서 백봉이란 이름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아마도 지역 주민들 사이에 잣나무가 많은 산이라 잣봉이나 잣봉산으로 불리던 것을 한역한 것이리라.

그 이름처럼 백봉은 잣나무가 우점하고 있는 산이어서 늘 푸르고 잣 향기 가득한데, 그 품속 한편에 아늑한 야영 자리를 두어 곳 품고 있다.

늘 이 땅의 산하(山河) 곳곳을 누비고 다니길 좋아하는 강/사/랑네는 한편으로 그 산하의 품속에서 하룻밤 묵으며 일체동화(一體同化)됨을 추구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번에는 늘 눈으로만 더듬고 있던 백봉에서의 하룻밤을 계획해 본다.

백봉이야 그 이름처럼 잣 향기 가득한 산이라 잣 숲 야영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곳인 것은 물론이요, 운악산에서 출발해 주금산, 철마산, 천마산을 거쳐 갑산, 적갑산, 예봉산, 예빈산을 이어 한강으로 잠기는 천마지맥이 통과하는 지맥의 주요 봉우리이니 그 기상 또한 남다른 산이다.

따라서 장마철 비의 훼방과 각종 행사로 발 묶였던 산꾼 부부에게는 오랜만의 야영지로 그 의미가 충분했다.


백봉백림(柏峰柏林)!!


일시 : 2014년 8월 9, 10일. 흙과 해의 날.
세부내용 : 평내동 증흥아파트 ~ 갈림길 ~ 약수터 ~ 약수터 ~ 장내갈림길 ~ 549봉 ~ 백봉정상 ~ 헬기장 ~ 이정목 ~ 잣숲/야영 ~ 철문 ~ 묘적사 ~ 묘적사계곡



간만에 비 소식도 행사도 없는 주말이다. 도대체 얼마 만에 맞이하는 일정 없는 주말인지 모른다. 그리하여 이번 주는 그동안 격조했던 야영산행을 가기로 했다.

몇몇 대상지를 물색하다가 남양주에 있는 백봉을 낙점했다. 백봉에는 이름처럼 잣 숲이 넓게 형성되어 있고, 멋진 야영지가 두어 곳 있다.

백패킹이 유행하기 전 잣 숲 야영을 즐기던 이들 사이에 입소문으로 소소히 알려져 있던 이 잣 숲은 떼로 몰려 다니며 불질에 쓰레기에 난장을 벌이는 몇몇 몰지각 떼들 덕분에 최근 야영지가 파헤쳐졌단 소식이 들린다. 이곳 잣 숲이 개인 사유지라 참다못한 주인이 취한 일이라 한다.

우리야 늘 다녀간 흔적 없이 바람처럼 머물다 떠나는 야영 산행을 지향하지만 우리라고 남들 눈에는 특별하거나 달리 보이지는 않으리라. 다만 자연 친화적이기를 추구하는 우리의 산행 행태를 본다면 조금은 공감대를 가지리라 아전인수(我田引水)로 해석하고 조심스럽게 야영을 다니고 있기는 하다.

이번에도 현지를 가 보고 야영을 막는다면 정상으로 복귀해 정자나 헬기장에서 머물 작정을 하고 짐 꾸려 집을 나선다.





백봉/栢峰

경기도 남양주시의 와부읍과 진건면에 걸쳐 위치한 산이다. 높이는 587m이다. 천마산과 이어져 있다. 평내동과 화도읍에서 부르는 이름인 '잣봉산' 또는 '잣봉'을 한자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 『동국여지승람』에 "양주목(楊州牧) 주동쪽 70리에 묘적산(妙寂山)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청구도』, 『동여도』, 『대동여지도』, 『대동지지』 등에도 '묘적산'이 표기되어 있다. 『동국여지지』에는 '묘적산'이라는 이름으로 표기되어 있으나, 일명 '팔곡산(八谷山)'이라는 기록도 보인다. 『증보문헌비고』에는 묘적산과 '노적(露積)'이라는 이름이 함께 보이며, 일제강점기에 나온 『조선지지자료』와 『조선지형도』에는 '백봉(栢峯)'이라 나와 있다. 이상의 문헌자료를 바탕으로 살펴보면, 이 산은 묘적산 또는 노적산(露積山) 등으로 기록되던 것이 일제강점기에 '백봉(白峰)'으로 기록되었다. 이 지명은 1995년 백봉(栢峰)으로 한자가 변경되었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지형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백봉은 남양주에 있으니 전철로 접근이 가능하다. 다만 우리가 수원으로 이사를 하고 난 이후 가평이나 양평 쪽 산들은 비록 전철로 접근은 가능하나 소요 시간이 너무 길다.

이곳 백봉의 경우 경춘선 평내역까지 전철로 접근한 후 다시 버스나 택시로 들머리인 백봉초등학교로 가면 된다. 그런데 대중교통 시간을 계산해보니 무려 세 시간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나온다.

결국 자동차를 가지고 가기로 했다. 그랬더니 시간 여유가 있어 둘이서 마음껏 게으름을 피웠다. 언제나 그렇듯 게으름 피우는 주말의 시간은 번갯불이다. 어영부영하는 사이에 한낮을 넘기고 말았다. 부랴부랴 짐 챙겨 집을 나섰다.

외곽순환도로를 타고 달리다 남양주 나들목으로 나간다. 다시 고속도로에 오른 후 한참을 달리다 평내 나들목을 나와 신도시로 탈바꿈한 평내동으로 들어갔다. 그 끝자락에 백봉초등학교가 있고 조금 더 가니 산행 들머리가 나온다.

# 평내동 외곽에 있는 백봉산 들머리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1시간 35분을 예상하고 있다.




# 평내동 중흥아파트 좌측에 긴 오르막이 백봉산으로 열려 있다.

# 게으름 피우다 집에서 출발이 늦었고 중간에 정체까지 겪어 산행 출발이 아주 늦다. 출발하면서 시각 확인하니 오후 5시 25분이다.




# 오르막 끝에 철조망 펜스가 열려 있다.




# 숲으로 들어가자 갈림길이 나온다. 하나는 계곡길이고 하나는 능선길이다. 하산하는 노인에게 길을 물으니 능선길을 추천한다. 나중에 보니 계곡길이 훨씬 편안하고 가깝더라.




# 능선길은 꽤 가파르게 이어진다. 오랜만의 등짐이라 숨이 가쁘다. 내 배낭에만 막걸리 한 통과 물 5리터를 챙겼더니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금세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 입구의 갈림길에서 시작된 계곡길과 만나는 갈림길이다. 좌측 계곡길이 훨씬 편안하단다.




# 갈림길에서부터 우측으로 편안하게 산을 휘감는다.




# 산모퉁이를 돌아 가자 약수터가 나온다.




# 잘 가꾼 곳은 아니나 물은 잘 나오고 있다.




# 약수터가 있으니 물을 짊어지고 올 필요가 없는 산이다. 이곳에서도 물을 보충할 필요가 없는 것이 반대편 계곡에 물이 철철 넘치고 있었다.




# 약수터를 지나면 다시 오르막이 시작된다.




# 이 산은 약수터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 한차례 오르면 다시 약수터 갈림길이 나온다.




# 다시 한차례 밀어 올리면 넓은 공터가 있는 능선마루금에 도착한다.




# 장내갈림길이다.




# 이곳에서 좌측으로 올라 가면 정상이 나온다. 우측으로는 남양주시청으로 하산하게 된다.




# 정상까지는 1.45km를 가야 한다.




# 산의 사면을 한 차례 치고 오른 후 능선을 타고 정상으로 연결되는 형태이다.




# 가벼운 차림으로 산책을 나온 이들이 많다.




# 중무장을 한 우리는 태극기 환영을 받으며 정상으로 향한다.




# 마루금은 편안한 오르내림이 이어진다.




# 잔봉이 몇개 나타나기는 한다.




# 잘생긴 소나무가 연이어 나타난다.




# 그러다 제법 가파른 오르막을 만난다.




# 오랜만에 느끼는 무게감이 허벅지를 자극한다.




# 그 오르막 끝에 549봉이 나온다.




# 다시 잔봉을 하나 넘는다.




# 소나무숲이 멋진 쉼터를 만났다. 이곳에서 그냥 야영해도 좋을 듯 싶었다. 솔향기 가득하였다.




# 잠시후 백봉 정상에 도착했다. 화강암으로 된 정상석에 백봉산이라 적혀 있다. 난 이 백봉산이란 이름이 못마땅하다. 백봉이면 백봉이지 백봉산은 뭐냐? 산은 붙이고 싶거든 백산이라 하든가... 역전앞처럼 같은 의미의 글자가 중복되었다. 지역 주민들이 잣봉산이라 부르다가 그대로 한역하여 백봉산이 된 듯하다.




# 이층으로 된 정자가 있다. 잣숲 야영이 여의치 않으면 이곳에서 하룻밤 보내도 될 듯하다.




# 낮은 산이지만 정상은 어디나 의미가 있다.




# 평내동과 호평동의 인간세가 눈 아래 펼쳐진다.




# 중앙 아래에 경춘선 평내호평역이 있다. 뒷쪽의 산은 호평산이다.




# 우측 너머의 산은 천마산이다.




# 좌측 멀리 보이는 산은 왕숙천 너머 수락산인 듯하다.




# 정상 좌측으로는 마치고개 가는 길이 이어진다. 마치고개 역시 고개란 의미가 중복되었다. 내 고향 진주에도 말티 고개란 고개가 있다. 이곳과 같은 지형의 의미일 것이고 같은 오류를 범한 것이다.




# 정상 바로 뒤에 헬기장이 있다.




# 2층 정자에 올라서자 바람도 조망도 모두 시원하다.




# 전방으로 남양주 남부의 산하가 눈에 들어온다.




# 그 우측으로 북한강 일대의 산하이다.




# 땡겨보니 북한강과 서종면 일대의 인간세가 눈 앞이다. 지난 달 북한강 자전거 종주하면서 지난 곳이다.




# 마치고개 너머로 노을이 지고 있다.




# 운악산 쪽 방향일 터인데 어느 산인지 구분은 못 하겠다.




# 




# 화도읍 묵현리에 있는 송라산이다.




# 천마산을 중앙에 두고 좌우로 넓게 펼쳐보았다. 천마산 뒤로 철마산, 주금산, 운악산이 첩첩이고 그 산줄기가 한북 천마지맥이다.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정상에서 오래 조망 감상을 하다가 잣숲을 찾아 길을 나섰다.




# 묘적사 가는 길은 내도록 가파른 내리막이다.




# 이 산은 이정표가 아주 많다.




#




# 쉼터도 군데군데 나타난다.




# 잣 숲으로 들어섰다. 시각이 이미 많이 흘렀다. 숲 속은 어둡고 푸르다. 광량이 부족하여 사진이 흔들렸다. 사진의 느낌이 당시 잣숲에서 느꼈던 감정과 일치하여 지우지 않고 올려 본다.




#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잣 숲을 따라 길게 내려갔다.




# 그러다 임도를 만났다.




# 날이 어둑할 무렵 야영지를 발견했다. 산악회에서 불질하고 단체 야영하던 그 야영지는 아니다.




# 물 가깝고 바닥 푹신하여 하룻밤 보내기에 손색이 없다. 서둘러 집 한 채 올렸다.




# 짧은 산행거리였지만 습하고 무더운 날씨에다 짐 가득 채운 박배낭을 메고 걸었더니 온몸이 땀범벅이다. 집 짓고 나서 계곡으로 내려가 홀랑 벗고 알탕을 즐겼다. 물 맑고 수량 풍부하여 아주 시원하고 좋았다. 캄캄한 밤중에 아무도 없는 산속이라 거칠 것 없이 자유로왔다. 깨끗이 씻고 새옷으로 갈아 입으니 기분이 날아간다.




# 깨끗이 씻었으니 이제 민생고를 해결해야지.




# 오늘은 마눌이 중화요리식 해물 누룽지탕을 준비했다.




# 막걸리 안주로 해물을 다 건져 먹고 그 소스에 면을 비볐다.




# 뒷마무리는 하나로 마트에서 구입한 일본 어묵탕이다. 부산어묵에 비해 부드럽고 다양하였다.




# 요새는 막걸리로는 쬐끔 아쉬워서 작은 이과두주를 하나 갖고 다닌다. 무게 부담 없고 화끈하니 막걸리 끝난 이후 아쉬움 달래기에 딱 알맞다.




# 술 기운 돌 무렵 만찬 자리 정리하고 싸이트 주변을 한바퀴 돌았다.




# 계곡물 아까워 알탕도 한 번 더 했다. 보는 눈 없으니 알몸으로 돌아 다녀도 거침이 없다.




# 편안한 밤을 보냈다.




# 혹시나 싶어 아침 일찍 서둘러 일어났다.




# 더 자고 싶어도 새소리 요란하여 일어날 수 밖에 없다.




# 최대한 서둘러 자리를 정리했다. 이 싸이트는 연인이나 축령처럼 대규모 잣숲 속에 파묻힌 아늑한 장소는 아니다. 또한 기존에 백패커들이 드나들던 그 장소도 아니다. 그곳은 이곳에서 조금 더 올라 가야 만날 수 있는데 잣 숲 주인이 포크레인으로 파헤쳤다 한다. 하지만 계곡이 가까운 데다 싸이트가 밝고 아늑해 나름 칭찬해 줄 만한 곳이었다.




# 하룻밤 잘 보낸 싸이트에 감사하고 흔적 하나 남김 없이 정리한 후 싸이트를 떠났다.




# 이런 멋진 계곡이 두 개나 있다.




# 




# 백봉을 돌아 보고...




# 임도 따라 하산한다. 임도 좌측에 멋진 계곡이 있지만 원형 철조망으로 막아 두었다.




# 그 끝부분은 철대문으로 막혀 있다.




# 개인 사유지라 출입을 금하고 있다.




# 철대문 바깥에 천년 고찰 묘적사가 있다.




# 비밀 정보기관이 있었단다.




# 웅장하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규모가 꽤 있는 절이다.




# 원효대사가 창건한 절이라 한다. 늘 궁금한 것이 전국 곳곳의 산길을 다니다 보면 원효, 의상 등이 창건했다는 절이 아주 많다. 이 분들은 절 세우는 것이 취미셨나? 당시의 교통이나 건축 여건, 재정상태 등을 감안하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텐데...




# 정원 한 켠에 이름 알려진 연예인이 앉아 있길래 살짝 안아 줬다.^^




#




# 이 사찰에서 템플 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는 모양이다.




# 묘적사를 떠나 계곡길로 하산하였다. 묘적사 계곡은 온통 음식점들이 좌우로 점령하고 있다. 예전 북한산이나 도봉산 계곡, 일영이나 송추계곡의 모습 그대로이다. 음식점에 돈을 지불해야 계곡에서 쉴 수 있나 보다. 일요일이지만 시간이 일러 계곡은 한산하였다.




# 중간에 제법 높이가 있는 폭포를 만난다.




#




# 간밤에 물놀이는 실컷 했으니 우리는 그냥 패스하고 계속 하산하였다.




# 마을에 거의 도착할 무렵, 계곡에서 내려오는 택시를 만났다. 이야기 하기 좋아하는 기사의 이런저런 넋두리를 맞장구 쳐 주며 평내로 복귀했다. 산을 넘어 오는 것은 금방이었는데 택시는 완전히 한 바퀴 돌아야 했다. 묘적사 계곡을 내려오니 월문리가 나온다. 월문리는 북한강 자전거길이 생기기 이전 춘천 갈 때 자전거 타고 달린 길이다. 갓길 없는 좁은 1차선이라 아주 위험한 길이고 엄청나게 가파른 월문리 고개를 넘기가 매우 힘들었던 곳이다. 이후 남양주 시내로 들어가 금곡동을 거쳐 평내동으로 간다. 택시비가 꽤 많이 나왔다.




# 어제 출발했던 백봉초등학교 옆 중흥아파트 외곽이다.




# 하산을 워낙 빨리 했더니 이제 산행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여럿 만나게 된다.




이후 자동차 몰고 집으로 귀가했다. 일요일 오전이라 교통이 아주 원활하다. 점심 때가 되기 훨씬 이전에 집으로 들어섰다. 가까운 곳에 있는 산이고 하산을 일찍 했더니 그렇다.

짧은 산행과 이른 철수로 평소의 빡센 일정을 벗어나 널널하고 여유 넘치는 야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름부터 잣 柏를 쓰는 백봉에서의 하룻밤은 잣 향기 충만하였고, 맑은 물 넘치는 계곡에서 마음껏 자유로운 시간을 보냈기에 오래 여운이 남는 야영이었다.

이렇게 좋은 야영지들이 무분별하고 무질서한 일부 몰지각들 때문에 더럽혀지고 결국은 관계자들에 의해 폐쇄되어지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모두의 각성이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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