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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차이야기/잔차 이야기

[잔차이야기]하트 코스-2014년07월

강/사/랑 2014. 7. 31. 19:53

 [잔차이야기]하트코스-2014년 07월

 

  

올해는 경조사(慶弔事) 참석할 일이 정말로 많다. 4월부터 넉 달 간 결혼식이 여섯 번, 장례식이 한 번, 기타 잔치가 또 두어 번 있었다.

 

경조사에 참석하여 경사(慶事)는 함께 기뻐해 주고, 애사(哀事)는 같이 슬퍼해 주는 일이야 인간된 도리이고, 직장생활의 연장선이라 기꺼이 전부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편이다. 하지만 양가 부모님 일찍 돌아가시고 애들 없으니 우리가 경조사로 남들을 초대할 일은 없다.

 

경조사 부조는 일종의 품앗이다. 따라서 어떤 때는 좀 손해보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기쁜 일 함께 기뻐해서 그 크기를 늘려 주고 슬픈 일 함께 슬퍼하여 그 아픔 덜어 주는 일이 더욱 가치있는 일이겠기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거의 대부분 기꺼운 마음으로 참석하고 있다.

 

이번 주는 장례식 다녀온 지 일주일도 채 못되어 결혼식이 하나 예정되어 있다. 게다가 1박 2일로 가족 모임까지 예정되어 있으니 계획잡아 두었던 야영산행은 이번 주도 어렵게 되었다.

 

그리하여 가까운 곳에서 예정된 일정들과 병행하여 진행할 수 있는 테마를 찾아야 했다, 그렇게 선택된 것이 한강 하트코스 라이딩이다.

 

작년 광명에서 살 때 마눌이 처음 자전거를 배우고 시작한 장거리 라이딩이 바로 한강 하트 코스였었다. 그 라이딩을 계기로 장거리 라이딩에 자신감을 얻고, 섬진강종주나 국토종주길에 나설 수도 있었으니 마눌에게는 꽤 의미 있는 코스이다.

 

다만 우리가 수원으로 이사를 해서 하트 코스로 접근하는 거리가 늘어난 것이 좀 부담이 되기는 할 것이지만, 나름 내구력 강한 사람이니 큰 걱정은 없다. 그렇게 마눌의 두 번째 하트 코스 도전이 시작되었다.



마눌의 두 번째 하트 코스 도전!!


일시 : 2014년 7월 20일 해의 날.
라이딩코스 : 왕송호수 ~ 부곡 ~ 금정역 ~ 안양천자전거길 ~ 안양유원지입구 ~자전거길 복귀 ~ 한강합수부 ~ 탄천합수부
  ~ 양재천 갈림길 ~ 과천 ~ 인덕원 ~ 모락산 입구 ~ 안양천자전거길 ~ 의왕소방서 ~ 이동고개 ~부곡 ~ 왕송호수.

라이딩 거리 : 90km.


 

문래동에서 결혼식 참석하고 얼른 집으로 다시 달려와서 간편한 옷으로 갈아 입었다. 이번에는 가족 모임이 예정되어 있으니 간편 복장으로 환복이 필요한 까닭이다.

 

청계산 아래 계곡에서 가족들을 만나 계곡 곁으로 조성된 산책로를 가볍게 걸었다. 여러 일정 때문에 이번 주는 산행을 못 갔는데, 이렇게나마 숲냄새를 맡으니 숨통이 트이기는 하다. 청계산 계곡가에는 텐트 서너 동 들어갈 만한 잣숲도 보인다. 겨울날 먼 곳 야영 못들어갈 때 가볍게 다녀갈 만 하였다.

 

밤늦게까지 가족들과 막걸리 잔 나누다 꽤 술이 취한 이후 집으로 돌아 갔다. 저녁 내내 술자리가 너무 은성하여 뒷날 일요일은 가볍게 점심을 같이 먹기로 했다.

 

일요일 아침에 늦잠 좀 자고 느지막이 일어났다. 마눌이 끓여주는 해장국을 먹어도 간밤의 숙취가 남아 속이 더부룩하고 몸은 찌뿌드하다. 이럴 때는 땀을 찐하게 흘려 주는 것이 좋다. 그리하여 점심 모임에 잔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점심 모임은 안양유원지 입구에 있는 맛난 국수집에서 하기로 했다. 가만 생각하니 이왕 안양유원지까지 간 김에 하트코스를 한바퀴 돌아 보는 것도 좋을 듯 하였다. 지난 주 안면도 일주 라이딩을 하면서 고생을 한 마눌은 오랫만의 하트코스를 껄끄러워하는 눈치이다.

 

이렇게 연속으로 장거리 라이딩을 해 봐야 남아 있는 국토종주도 마칠 수 있으니 연습하는 셈 치시게! 마눌 격려해주고 나란히 바퀴 굴려 집을 나섰다.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함.- 스마트폰 사진이라 화질이 좋지 않음)

 



# 하트코스 개념도
. 수원으로 이사를 하였더니 하트의 모양이 아래가 길죽한 형태로 변해 버렸다. (아래 지도를 클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지난 주 안면도 일주 라이딩에 이어 일 주일 만에 다시 장거리 라이딩을 나선다.

 

 

 

# 이번 비로 오랜 가뭄으로 수량이 줄었던 왕송호수가 간만에 풍성해졌다.

 

 

 

# 호숫가를 휘감아 의왕으로 향한다.

 

 

 

# 의왕역이 있는 부곡동을 통과한다.

 

 

 

# 의왕화물터미널과 한세대를 지나고 군포역도 지난다. 전철 갓길을 따라 달려 금정역에 도착한 후 안양천 자전거 도로에 내려섰다.

 

 

 

# 날씨가 워낙 무더워선지 자전거도로가 한산하다.

 

 

 

# 안양천을 따라 길게 달려 가다가 양명여고쯤에서 일반도로로 올라섰다. 주택가를 휘감다가 안양유원지 쪽으로 접근한다.

 

 

 

# 안양유원지 입구를 지나 조금만 더 올라 가면 맛집으로 입소문이 자자한 국수집이 나온다. 잔치국수, 비빔국수, 회국수, 간재미 회무침 등등 모든 음식이 깔끔하고 맛난 집이다. 면요리 좋아하는 우리 가족들은 모두 이 집 음식에 만족해 한다. 맛집으로 입소문 난 집이라 손님이 아주 많다. 한참을 기다려서 겨우 자리를 잡아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 점심 먹고 다른 가족들과는 작별했다. 각기 김포로 산본으로 서울로 돌아 가고 우리는 다시 하트코스를 완성키 위해 안양천 자전거 도로에 복귀했다.

 

 

 

# 요즘 안양천 자전거 도로 서울 구간은 깔끔하게 단장을 하였다. 기존에는 자전거 도로에 산책하는 사람들과 자전거들이 뒤섞혀 아찔한 순간들이 속출하였는데 이번 공사로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완전히 분리되었다. 칭찬해 줄 일이다.

 

 

 

# 엄청나게 무더운 날이다. 기상청에서는 연일 전국적으로 폭염주의보를 발효하고 있다. 높은 기온 탓에 자전거도로가 이곳도 한산하다.

 

 

 

# 안양천에는 서울서부 지역과 광명, 목동 등을 연결하는 다리들이 연달아 나타난다.  그 다리들 아래에는 더위를 피해 나온 사람들이 가득하다.

 

 

 

# 철산교, 광명교, 구의교, 고척교, 오금교, 신정교, 오목교, 목동교, 양평교, 양화교를 차례로 지나 북상하면 늘 잔차인들로 붐비는 한강합수부 쉼터가 나온다.

 

 

 

# 올림픽대로가 지나는 염창교 아래 그늘에 자전거용품을 파는 노점이 있길래 마눌 그립을 순정에서 아르곤으로 교체해 주었다. 장거리 라이딩을 할 때는 접지면적이 넓고 더듬이가 있어 그립 자세를 바꿀 수 있는 아르곤 같은 그립이 유리하다.

 

 

 

# 난지 하늘공원을 배경으로 진짜 한강 어부가 그물을 걷으러 간다.

 

 

 

# 합수부에서 한참을 휴식한 후 다시 길을 나섰다. 곧바로 성산대교와 양화대교를 지나 여의도로 접어든다, 전방 좌측에 국회의사당이 보인다.

 

 

 

# 서강대교와 마포대교를 지나 한강공원 여의도지구에 이른다. 그곳엔 올해도 캠핑촌이 형성되어 있다. 나는 돈을 준다고 해도 저런 곳에서 야영할 생각은 없다.

 

 

 

# 엄청나게 무더운 날임에도 한강공원에는 사람들로 넘쳐 난다.

 

 

 

# 커피광인 마눌을 위해 강변 카페에 들렀다.

 

 

 

 

# 정면으로 물놀이 공원이 보인다. 아이들에겐 천국같은 곳인가 보다.

 

 

 

# 이런 친수공간을 만들어 놓으니 시민들이 다양하게 활용한다. 돌고래를 돌려 보낸다든지, 서울 도심에서 벌통을 친다든지 하는 보여주기식 일회성 이벤트에 열을 올리지 말고, 시민들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시정책임자의 책무이다.

 

 

 

# 에어컨 빵빵한 카페에서 참으로 오래 쉬었다. 그 찬바람 두고 떠나기 아쉽지만 다시 길을 나서야 한다. 원효대교 지나 여의도를 벗어나고 한강철교를 지나면 우리 큰댁에 갈 때 늘 건너야 하는 한강대교를 만난다.

 

 

 

# 햇살 강렬하다. 맞바람이라 잔차도 잘 나가질 않는다. 동작대교와 잠수교가 있는 반포대교를 차례로 지난다.

 

 

 

# 다시 한참을 동진해 한남대교를 만난다. 오늘도 이곳에서 휴식이다.

 

 

 

# 한남대교를 휴식 없이 그냥 지나쳐 본 적은 없다. 이곳에서 다시 오래 쉬었다. 나는 이쯤에서 졸음이 엄청 쏟아졌다. 빈 벤치가 있으면 한 잠 잤으면 했는데 빈 곳이 없어 한 쪽에 주저앉아 꾸벅꾸벅 잠깐 졸기만 했다.

 

 

 

# 휴식 후 다시 출발했다.  오늘 한강은 넓고 푸르고 청명하다.

 

 

 

# 잠실을 향해 북동진한다.

 

 

 

# 동호대교, 성수대교, 영동대교, 청담대교를 차례로 지난다. 한남대교를 지나며 부터는 산책객들은 없고 잔차족들만 씽씽 신나게 달린다. 청담대교 램프 아래에 탄천 합수부가 있다.

 

 

 

# 하트코스는 이곳에서 한강을 버리고 탄천으로 접어들게 된다.

 

 

 

# 언제나 저 자리에 있는 잔차용품 노점을 구경한다.

 

 

 

# 잠실 야구장에서는 오늘 롯데하고 두산 야구시합이 있다. 근성 부족한 롯데 야구 때문에 요즘 늘 열 받고 산다. 로이스터 감독의 'No fear' 정신이 그립다.

 

 

 

# 탄천합수부는 마땅한 휴식처가 없다. 잠시 한숨 돌린 후 다시 출발한다.

 

 

 

# 이 탄천을 따라 달리면 성남, 분당, 구성을 거쳐 신갈까지 갈 수 있다.

 

 

 

# 하지만 하트코스는 잠시 달리다 대치유수지 체육공원에서 탄천을 버리고 우틀하여 양재천을 따르게 된다.

 

 

 

# 양재천에도 다리가 아주 많다. 양재천을 경계로 대치, 도곡동과 개포, 양재동이 나뉘어 진다.

 

 

 

# 이 계절엔 다리 아래 그늘이 최고 휴식처이다.

 

 

 

# 양재천 자전거길은 아마 전국에서 가장 잘 가꿔진 길일 것이다. 이곳은 인도와 자전거 길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고, 거리도 이격되어 있어 안전하다. 가끔 저렇게 멀쩡한 산책로를 두고 자전거 길로 내려온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 맞바람이 가로막지만 산책객 신경 쓸 일이 없으니 속도가 잘 난다.

 

 

 

# 양재천을 길게 달려 화훼농가들이 많은 양재대로 인근 자전거길에 이른다. 과천이 가까우니 관악산이 정면에 있다.

 

 

 

# 길가엔 어느새 수크령이 피어 있다.

 

 

 

# 가을이 가까우면 저 천변이 온통 수크령으로 뒤덮힐 것이다.

 

 

 

 

# 선바위역 인근에 있는 이 토끼굴은 하트코스 중에서 가장 서늘한 곳이다.

 

 

 

# 따라서 언제나 이곳에서 한숨 돌리고 간다.

 

 

 

# 관악산이 지척이다. 관악산 올라 본 지가 꽤 되었다. 올 겨울에 야영하러 한번 들어 가야겠다.

 

 

 

# 과천성당 앞에서 자전거길은 끝이 난다. 이곳에서부터는 일반도로를 달려야 한다.

 

 

 

# 과천정부청사 못 미쳐 있는 카페엘 들렀다. 이 집은 엄청난 양의 팥빙수로 유명하다. 가격도 착하다.

 

 

 

# 작년에 마눌 첫 하트코스 라이딩할 때 오고 꼭 일 년 만이다.

 

 

 

# 시원한 팥빙수로 소원풀이하고 다시 출발했다. 계속해서 일반도로를 따라야 한다.

 

 

 

# 그러다보니 신호가 자꾸 걸린다.

 

 

 

# 갈현동 고개를 치고 오르며 과천을 벗어 난다.

 

 

 

# 인덕원에서 안양으로 접어든다. 이후 평촌을 통과하여 호계동으로 향한다.

 

 

 

# 덕고개에서 모락산 방향으로 꺾어 긴 고개를 치고 오르고 이후 1번 국도에 합류한다. 잠시 국도를 따르다 다시 안양천자전거도로에 내려섰다.

 

 

 

# 이곳은 안양천 자전거 도로의 최상부이다.

 

 

 

# 시원한 대나무숲을 만난다.

 

 

 

# 우리나라가 온대를 벗어나 난대로 접어 든 것은 분명한가 보다. 원래 대나무는 차령이 북방한계선이라 그 이남에서만 자라는 식물이다. 그런데 이곳은 대숲이 아주 울창하고 건강하다.

 

 

 

# 길게 올라가다가 의왕소방서 앞에서 자전거 도로를 벗어나 오봉로에 올라섰다.

 

 

 

# 안양천 자전거 도로 최상부이다. 이곳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안양천도 끝나고 자전거 도로도 끝난다. 그 끝 위에 지지대고개가 나온다.

 

 

 

# 우리는 이곳에서 오봉로를 따라 이동고개를 넘고, 부곡동을 거쳐 왕송호수로 복귀할 예정이다. 날이 이미 어둑해졌다. 정면 우측에 있는 산은 의왕시청 뒤에 있는 오봉산이다. 저 산 마루금을 따라 한남정맥이 이어진다.

 

 

 

# 의왕시는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 등산로 등을 아주 잘 정비해 두었다. 참으로 잘하는 일이다.

 

 

 

# 부곡동 거쳐 의왕호수로 복귀했다. 이곳에 이르자 날이 완전히 어두워졌다. 우리 동네 아파트가 성채처럼 호숫가에 우뚝 서 있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진 후에 집에 들어섰다. 자전거 속도계에 찍힌 라이딩 거리는 90km를 가리키고 있다. 폭염주의보가 내린 엄청나게 무더운 날씨라 힘이 많이 들었다. 일년 내내 햇볕에 노출되어 까맣게 탄 내 허벅지와 종아리가 다시 벌겋게 익어 있다.

 

마눌 역시 오랜만의 하트코스가 힘들었던 모양이다. 얼굴에 잡티가 생겼네, 다리가 아프네 등등 이런저런 불만거리가 만발하다. 하지만 표정 한 켠에는 수원으로 이사한 이후 수원에서 출발하는 첫 하트코스의 완성으로 나름 뿌듯해하는 자부심도 엿보인다.

 

그래, 그렇게 하나씩 연륜을 쌓아가는 법이오, 잘했소! 어깨 두드려 격려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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