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만권서 행만리로(讀萬卷書 行萬里路)!!!
[도보여행]산들길 - 산들길 걸어 만두집까지!! 본문
우리 부부가 '왕송호수(旺松湖水)'가 있는 수원 입북동에 보금자리를 튼 것이 2014년 4월이었다. 우리는 오랫동안 산본신도시나 인근에서 살았고 직전 몇 년간은 KTX역이 있는 광명 소화동에서 살았다. 그랬던 우리가 수도권 남부에 위치한 이 먼 수원 땅에 살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는데, 그 시작은 아파트 분양 현장 답사 왔다가 현장 곁에 있는 왕송호수 벚꽃 향기에 취해 그렇게 되었다. 당시 우리 동네 아파트 건설 현장은 시 외곽의 호숫가 들판이라 황량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호수를 빙 둘러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던 것이다. 뭉게구름 피어오르듯 하얗게 무리지어 피어 있는 벚꽃 잔치를 보고는 저절로 분양계약서에 싸인을 하게 되었다.
우리 동네는 말이 수원이지 실상은 의왕시에 더 가까워 산책이나 외식 등은 의왕으로 나가는 경우가 더 많았다. 지금은 수원의 여러 장소를 파악해 수원쪽으로 많이 나가지만 처음에는 거의 의왕을 선택했다.
산길, 들길, 물길 이어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이곳으로 이사온 이후 여러 방향의 산길, 들길, 물길을 답사하였다. 개중에는 남들이 이미 지나간 길도 있고 내가 개척한 길도 있다. 그 길들은 대부분 집에서 출발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길인 경우가 많아 거의 자전거를 이용한 라이딩 코스였다.
이사온지 일 년 육 개월 조금 지났지만, 참 다양한 길을 자전거로 답사하였다. 하지만 지난 칠월 뜻밖의 질병으로 자전거는 당분간 휴점 상태이다.
자전거 못 탄다고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라 자전거로 답사했던 그 길들을 걸어서 가보기로 했다. 그리하여 황구지천 물길, 둘레길, 서호천길 등등을 두 발로 걸었다.
그렇게 라이딩 코스를 두 발로 복습하는 길 중에 '산들길'이 있다. 산들길은 의왕시에서 만든 길이다. 의왕시에 있는 왕송호수와 백운호수 두 곳을 마을과 마을, 들길과 산길로 이은 길이다. 그 아기자기한 길이 마음에 들어 작년 이곳으로 이사온 후 초창기에 라이딩한 길이기도 하다.
그 산들길을 걸어 보기로 했다. 전 구간을 걷기에는 아직 건강 회복이 완전히 되지 않았으니 일단은 절반 정도만 걷는 것이 좋을 듯하여 고고리 고개 넘고 경수산업도로 건너 의왕톨게이트 근처에 있는 만두집까지를 목표로 하였다.
한 8.5km 정도의 거리이니 가벼운 산책 삼아 걸어 그곳에서 저녁 식사하고 귀가하면 딱 좋을 코스였다. 자전거로 라이딩했던 코스를 두 발로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복습한다는 재미는 덤이다.
산들길 걸어 만두집까지!! 일시 : 2015년 10월 25일, 해의 날 가을 깊어가는 휴일 오후이다. 작년 이사와서 자전거로 라이딩했던 산들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전 구간을 걷기에는 시간적 물리적 부담이 있으니 만두집까지만 가기로 했다.
가벼운 산책길이다. 그러니 정말 채비가 간단하다. 밀린 잠을 느긋하게 즐긴 후 오후 느지막히 집을 나섰다. 호수를 벗어나 의왕 체육공원을 향했다.
# 체육공원 길은 이미 여러차례 걸었으니 이쪽 누리길을 따라 가보기로 했다. 우리 동네쪽은 왕송못길 코스이고 이곳은 달바위길 코스이다.
# 들머리에 예전 영의정을 지내셨다는 분의 묘지가 있다. 영의정까지 지내신 분의 묘소치고는 상당히 소박하다.
# 월암동이라 달바위골이라 부르고 길도 달바위길이라 불렀다. 산너머 안쪽에 이런 동네가 있는지 몰랐다. 시골 풍경을 고스란히 갖고 있는 곳이다. 동네 구경하면서 천천히 걸었다.
# 도룡마을을 지나 산들길에 합류했다. 작년에 자전거로 지났던 길이다.
# 도룡마을을 지나 장안마을 방향으로 간다.
# 그곳에 눈에 익은 갈림길이 있다.
# 달바위길, 누리길, 산들길. 참 길도 많다.
# 좌틀하여 고개로 올라간다.
# 역시나 이런 산길이 우리 체질에 맞다. 약간 오르막도 있어줘야 걷는 재미가 있다.
# 장안마을로 넘어가는 고개이다.
# 과천의왕간 고속도로 곁을 지난다.
# 그곳에 장안마을이 있다.
# 장터 안쪽에 있어 장안마을로 불리웠다는 내용이다. 현재 이 동네는 두 개의 고속도로를 등 뒤에 두고 있다. 한적한 시골마을 모습을 하고 있기는 한데, 차량 소음이 너무 심하다. 그래서인지 동네가 썰렁하고 인기척을 찾기 어렵다.
# 영동고속도로 아래에 있는 굴다리를 통과한다.
# 긴 터널을 지나는 느낌이다.
# 건너편에 자전거 쉼터가 있다. 한숨 돌리고 물 한 잔 마신다.
# 의왕시는 이 산들길을 참 잘 꾸며두었다.
# 적당한 거리, 좋은 풍광, 산과 들과 동네를 넘나드는 코스 등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는 길이다.
# 작년에는 자전거로 신나게 달렸던 길을 천천히 경치 감상하며 두 발로 걷는다.
# 좌측으로 의왕시 부곡동 일대가 조망된다.
# 간혹 자전거로 산들길을 달리는 사람을 만난다. 허리병 나고 자전거를 멈췄더니 자전거만 보아도 허벅지 근육이 근질근질 해진다.
# 고개를 넘어 내려가서 다시 고속도로 아래를 통과한다.
# 자전거 타고 오를 때 상당히 부담을 주었던 긴 오르막을 만난다. 좌측에 교동마을이 있다.
# 풍구를 정말 오랜만에 본다. 도리깨로 콩타작을 한 후 저 풍구에 넣고 돌리면 쭉정이는 날아가고 알곡만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 오르막에는 자전거보다 두 발이 훨씬 낫다. 리드미컬하게 발걸음만 옮기면 된다. 반면 자전거는 적정한 기어변속과 체중이동이 필수이다.
# 이 숲길은 여전하다. 길을 넓히지 않고 그대로 둘 모양이다.
# 고고리 고개를 향해 고개를 내려간다.
# 이 숲속은 여전히 어둡고 서늘하다. 산들길에는 숲길이 서너곳 나온다. 다들 나름의 운치를 가지고 있다.
# 그 숲길 끝에 고고리 고개가 있다.
# 작년 여름엔 모기떼들이 극성이었는데, 해 바뀌고 계절 달라 고요하고 아늑하다.
# 산들길은 고고리마을을 통과한다.
# 그 길 끝에 고천이 있다. 윗쪽으로는 의왕나들목이 있다.
# 고천에서 경수산업도로를 만나 그 아래로 내려간다.
# 건설된지 오랜 시간이 흐른 곳이라 다른 굴다리에 비해 낮고 어둡다.
# 굴다리를 통과하여 오늘의 목적지인 명가만두 입간판 방향으로 들어간다.
# 천천히 걸었더니 시각이 많이 지났다. 어느새 그림자가 길어졌다.
# 산들길 3구간이 이곳에서 시작된다.
# 긴 고개 하나를 치고오른다.
# 오늘 산들길에서 산책 나온 사람을 처음으로 본다.
# 고개 우측에 오늘의 목적지인 만두집이 있다. 사실 오늘 산들길은 도보 탐방겸 저녁식사 해결에 목적이 있었다.
# 이 집은 여전히 줄을 서야 음식을 먹을 수 있다.
# 특별히 대단한 맛을 가지고 있는 집은 아닌데 입소문이 잘났다. 그 입소문 덕에 늘 손님으로 넘쳐난다.
그렇게 산들길 도보 탐방을 마쳤다. 만두집에서 저녁 먹은 후 어두운 산길을 걸어 의왕 왕곡동으로 내려갔다. 마침 그곳에 우리 동네 근처로 가는 버스가 있다. 그 버스 편으로 귀가함으로 오늘 일정을 마무리 했다.
산들길은 의왕시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탐방길이다.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의왕시의 환경을 잘 이용한 길인데 생각보다는 홍보가 덜 되었는지 이용객은 많지 않은 편이다.
작년에는 자전거로 이번에는 걸어서 그 길을 탐방했다. 어느 방식이든 크게 힘들이지 않고 나들이 가듯 즐길 수 있는 길이다. 중간에 우리처럼 맛집을 즐길 수도 있으니 나들이길로는 안성맞춤이다. 즐겨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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