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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여행]황구지천, 서호천 이어 걷기 - 두 개의 호수와 두 개의 물길을 잇다!! 본문

산이야기/일반 산행

[도보여행]황구지천, 서호천 이어 걷기 - 두 개의 호수와 두 개의 물길을 잇다!!

강/사/랑 2015. 10. 19. 15:06
[도보여행]황구지천, 서호천 이어 걷기 

 


'수원(水原)'은 평야(平野) 지대에 위치한 고을이다. 예로부터 농업이 흥했다. 농사를 짓자면 물이 필수이다. 따라서 수원지방에는 용수(用水) 확보를 위한 저수지(貯水池)가 여러 개 있고 모두 역사가 깊다.

 

우선 북쪽에는 '파장저수지(芭長貯水池)'가 있다. 광교산(光敎山)에서 출발한 산줄기가 백운산(白雲山)에서 갈라져 한남정맥(漢南正脈)을 이루며 북수원 지지대 고개로 이어지는 곳에 위치해 있다. 수원시민의 식수원(食水源) 중 하나이다. 

 

이 저수지에서 흘러내린 물은 서호천의 발원이 되어 수원 서남부로 흘러내려 서호(西湖)를 이룬다. 서호는 옛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근처에 있다. 서호에서 흘러내린 물은 고색동(古索洞)에서 황구지천(黃口池川)과 합류한다.

 

서호의 북쪽 곁에는 나즈막한 여기산(麗妓山)을 사이에 두고 '일월저수지(日月貯水池)'가 있다. 일월저수지의 물길 역시 황구지천에 합쳐진다.

 

황구지천의 발원이라 할 수 있는 '왕송호수(旺松湖水)'는 그 위치가 의왕시에 있고 호수 둑을 경계로 수원과 나누어진다. 호수의 주소지가 의왕시에 있으니 왕송호수는 의왕시에서 관리하고 개발의 혜택도 의왕시가 누린다. 레일바이크 설치하여 관광객 불러 모아 탐조(探鳥)행사 하는 등 호수의 외관으로 의왕시가 덕을 보지만, 그 호수의 물은 서수원 들녘의 농업용수로 쓰이고 있으니 호수의 실질적 덕은 수원이 누리고 있다.

 

한편, 북수원 우측에도 작은 저수지 하나가 있으니 역사 깊은 '만석거(萬石渠)'가 바로 그곳이다. 만석거는 정조가 화성을 축조하면서 짓게 만든 네 개의 호수 중 하나이다. 축조 이후 수원지방 가뭄 해갈에 큰 기여를 하였지만 현재는 절반 이상이 매립되어 공원이 되어 있고 물길도 사라졌다.

 

수원의 진산(鎭山)인 광교산의 물이 모여드는 '광교저수지(光敎貯水池)'는 규모나 상징성에서 수원을 대표하는 호수이다. 수원의 식수원(食水源)이니 중요성은 더욱 크다. 광교 호수의 물은 수원천을 이뤄 수원 화성(華城) 안을 통과한다. 이후 수원의 경계가 끝나는 황계교에서 황구지천에 합류한다.

 

마지막으로 수원 동부 쪽에는 '원천 호수'와 '신대 호수'가 나란히 있다. 원천저수지(遠川貯水池)는 예전에 수원 사람들이 야유회 가서 술 마시고 놀던 유원지였다. 반면 신대저수지는 찾는 이 드문 한가한 낚시터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광교신도시가 들어서면서 호수공원으로 탈바꿈하였다. 수원둘레길 걸으며 십 오륙 년 만에 가봤더니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따로 없었다.

 

신대와 원천의 물은 원천리천을 이뤄 수원 동남부를 흘러내리다 수원천과 함께 황계교에서 황구지천과 합류한다. 결국, 수원시를 흐르는 대부분의 물길은 황구지천으로 모여들고 있는 셈이다. 그리하여 '황구지천(黃口池川)'은 수원의 대표적인 물길로 자리매김이 가능하다.

 

우리 집은 황구지천이 발원하는 왕송호수 둑에 위치해 있다. 수원의 물길이 모두 황구지천으로 모여드니 우리 집에서 황구지천을 통해 수원에 있는 대부분의 호수와 연결이 가능할 것이다. 지도 열어 물길을 더듬어 보니 과연 그러하다.

 

본디 물길이란 것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내리게 되어있다. 하지만 수원지방은 평야 지대에 위치해 있으니 물길의 낙차가 클 일이 없다. 지금 허리 병을 얻어 재활 중인 나에게는 딱 알맞은 높낮이다.

 

게다가 우리 집 앞에 있는 황구지천을 통해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 집에서 그냥 걸어 출발하였다가 대중교통 통해 귀가하면 된다. 따라서 출발도 자유롭다. 그리하여 지도 펼쳐 놓고 물길 더듬어 확인한 후 제일 가까이 있는 서호천과 황구지천을 이어보기로 했다.

 

이런 방식의 도보여행을 시도한 이가 있다는 말을 들은 바가 없다. 그러므로 일단 내가 파악하기로는 최초의 시도인 셈이다. 궁즉통(窮則通)이라! 세상사 찾다 보면 다 길이 있기 마련이다. 허리 아파 높은 산 못 가니 이런 통(通)함을 또 발견한다. 재미있다. 

 

 


두 개의 호수와 두 개의 물길을 잇다!!


일시 : 2015년 10월 3일. 흙의 날.


거리 : 22.5km

내용 : 왕송호수 ~ 황구지천 ~ 수원위생처리장 ~ 서호천 ~ 서호 ~ 화서역 ~ 성균관대역

 

예전같으면 주말 마다 먼 곳 산길 가느라 짐 꾸리고 준비하느라 분주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멀리 갈 수가 없으니 오전 내내 느긋하게 휴식할 수 있다. 빠른 출근과 늦은 퇴근으로 늘 잠이 모자라는 사람이라 주말 오전의 이 휴식이 너무나 소중하다.

 

시월 첫 주말에도 마찬가지여서 오전 내내 충분히 휴식한 후 점심 먹고 길을 나섰다. 아파트 후문을 나와 왕송호수 둑에 올라서니 시각은 벌써 두시 반이 가깝다.


 

 

축만제/祝萬堤

농촌진흥청 북서쪽 여기산(麗妓山) 밑에 있는 호수로, 일명 서호(西湖)라고도 불린다. 현재는 농촌진흥청 및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의 시험답(試驗畓)과 인근 논의 관개용 수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 축만제의 축조연대는 1799년(정조 23) 수원성을 쌓을 때 일련의 사업으로 내탕금 3만 냥을 들여 축조한 것이다. 당시 수원성의 동서남북에는 네 개의 호수〔四湖〕를 축조하였다. 북지(北池)는 수원성 북문 북쪽에 위치한 일명 만석거(萬石渠)를 말하는 것으로 1795년에 완성한 속칭 조기정방죽을 가리킨다. 또한 남지(南池)는 원명 만년제(萬年堤)라 하여 1797년에 화산 남쪽의 사도세자 묘역 근처에 시설한 것이다. 그리고 동지는 수원시 지동에 위치하였다고 하나 현재는 형체를 알 수가 없다. 축만제의 규모는 문헌상 제방의 길이가 1,246척(尺), 높이 8척, 두께 7.5척, 수심 7척, 수문 2개로 되어 있다. 제방에는 제언절목(堤堰節目)에 따라 심은 듯 아직도 고목들이 서 있다. 보수관리는 축제 후 4년만에 축만제둔(祝萬堤屯)을 설치하여 도감관(都監官)·감관(監官)·농감(農監) 등을 두어 관수와 전장관리를 맡게 하고, 이에서 생기는 도조는 수원성의 축성고(築城庫)에 납입하였다는 것을 보면 제방 아래 몽리구역의 농지는 국둔전(國屯田)이었던 것 같다. 또 이 지역의 동명이 서둔동(西屯洞)인 것도 국둔전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축만제는 1906년 일제가 이곳에 농사시험장을 설치하면서 현재까지 농촌진흥청이 관리하고 있고, 시험답을 비롯한 인근 농지의 관개용수원으로 이용하고 있다. 호수 남쪽에는 풍광이 아름다운 항미정(杭眉亭)이 있다. 이 정자는 중국 항저우(杭州)의 것을 본떠 이름 지은 것이다.

 

<이곳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황구지천, 서호천 물길 지형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한가로운 주말 오후에 두 개의 물길을 더듬기 위해 집을 나섰다. 토요일 한낮이라 마음도 한가롭다.

 

 

 

# 집에서 바로 출발하는 것이니 복장이 간편하다. 짐도 특별하게 챙길 것이 없다.

 

 

 

# 가뭄이 심한 왕송호수 둑에 올라섰다.

 

 

 

# 황구지천은 이곳 왕송호수에서 시작하니 그 물길을 더듬기 위해서는 항상 왕송호수 둑에서 출발한다. 초가을 햇살이 강렬하다. 마눌은 얇은 우산으로 파라솔을 대신한다.

 

 

 

# 왕송호수 무넘기 아래에 새로이 자전거길 안내판과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작년에 이곳으로 이사와서 처음 자전거로 황구지천 답사를 할 때에는 저런 것이 전혀 없었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황구지천 라이딩 자료는 찾을 수가 없었다. 아마도 그 물길을 따라 자전거길을 답사한 것은 내가 첫 시도인 듯 했다. 당시 나는 황구지천과 진위천을 이어 궁극적으로 아산만까지 달려 볼 작정이었다. 지금 이 안내판은 고색교까지 9km 거리만 자전거길로 표시해 두었다. 이날 전 구간을 걸어 봤지만 특별한 공사를 한 것은 없고 안내판과 중간중간 쉼터 몇 개 조성한 것이 전부이다.

 

 

 

# 작년에 자전거로 답사한 곳을 이제는 걸어서 간다. 쉬운 길이니 쉬엄쉬엄 가보세!

 

 

 

# 참 많은 길을 만들어 두었다. 하지만 관심 갖고 저 길을 걷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나의 길이라도 제대로 만들고 잘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 우리가 살고있는 입북동은 예전에는 큰갓띠라 불렀다. 띠풀이 많이 자란 곳이었던 모양이다. 지금도 네비게이션에서는 집 근처에 오면 "큰갓띠 방향으로 우회전하세요"라고 안내한다.

 

 

 

# 수원둘레길은 이 황구지천 우측에서 당수동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가는데 엉뚱하게 이곳에 안내판이 박혀 있다. 둘레길 걸어보기 전에는 잘못된 이 표지판 때문에 이 길을 따라 둘레길이 이어지는줄 알았다.

 

 

 

# 가뭄이 길어 황구지천 상류는 물이 말라 있다. 대신 그 자리를 하얀 억새들이 채우고 있다.

 

 

 

# 보라색 표지기가 길을 안내한다.

 

 

 

# 허리 아파 끙끙대는 동안 가을이 찾아왔다.

 

 

 

# 시 외곽으로 이사를 오니 시골 냄새를 마음껏 맡을 수 있다.

 

 

 

# 전에 없던 이런 쉼터가 군데군데 조성되었다. 물을 마실 수 있는 급수대를 함께 설치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 하얀 억새들이 가을 바람에 마음껏 흔들리고 있다.

 

 

 

# 그 길을 따라 사부작사부작 걸어간다.

 

 

 

# 갈대도 가을 햇살 아래 바싹 익어 가고 있다.

 

 

 

# 들판도 누렇게 물들고 있고...

 

 

 

# 작년에 자전거 답사를 할때는 저 다리를 건너 우측 길을 따라 남하했었다.

 

 

 

# 이번에는 그냥 좌측길로 계속 걷는다.

 

 

 

# 어느새 수량이 많아졌다.

 

 

 

# 집 근처에 이런 시골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이 있어 참 좋다.

 

 

 

# 도로 공사할 때 사용하는 빨간 고깔이 전신주 위에 올라 가 있다. 저게 왜 저곳에 올라 가 있을까? 

 

 

 

# 황금빛 들판 색이 곱다.

 

 

 

# 황구지천 물길을 따라 바람이 구불구불 내달린다. 그 바람의 가는 방향따라 수풀들도 함께 몸을 기울인다.

 

 

 

# 매실길 표지판이 붙어 있다. 호매실동으로 이어지는 길이어서 매실길이라 부른 모양이다.

 

 

 

# 가을 바람이 춤춘다.

 

 

 

# 춤은 바람이 추는데 정작 억새들이 신나서 몸을 흔든다. 그리하여 우리는 바람은 보지 못하고 억새만 본다. 파도만 보았지 그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을 보지 못했다고 한탄하던 영화 관상의 대사가 생각난다.

 

 

 

# 점심 민생고 해결을 위해 잠시 황구지천을 벗어났다. 다리 이름이 농심교이다.

 

 

 

# 주변에 마땅한 식당을 찾을 수 없어 금곡동에 있는 홈플러스로 갔다. 푸드코트에서 엄청나게 맛이 없는 점심을 먹고 재정비한 후 다시 길을 나섰다. 그곳에서 한 시간 반을 소비했다. 걸은 시간보다 쉰 시간이 더 많다.

 

 

 

# 황구지천으로 다시 복귀했다. 저 이상한 이름의 식당은 작년 자전거 답사때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대신 그때는 엄청나게 무더운 날이어서 식당 옆 나무그늘에서 쉬었다. 열구자(悅口子)는 입을 기쁘게 만드는 음식이란 뜻이다. 원래 신선로로 끓인 탕을 말한다.

 

 

 

# 그 나무그늘은 여전히 시원하다.

 

 

 

# 한가롭고 편한 길이다.

 

 

 

# 가을 냄새도 물씬물씬 나고.

 

 

 

# 권선구청이 있는 행정타운 곁을 지난다. 저 건물은 노동복지회관이라고 하는데 노동복지 관련 건물치고는 너무나 화려하다. 나도 권선구에 사는 노동자인데 저 건물에서 무슨 복지를 주는 지는 모르고 있다. 저 건물 가격이 도대체 얼마일까?

 

 

 

# 아파서 끙끙대는 사이에 계절이 훌쩍 가을로 넘어가 버렸다. 내 몸 상태와는 관계없이 가을은 빨리도 왔고 그 풍광은 여전히 이쁘다.

 

 

 

# 천변을 따라 산책하듯 걷는 이 길이 지금의 내 몸상태에 딱 알맞다.

 

 

 

# 저멀리 수원둘레길 할때 걸었던 칠보산이 보인다.

 

 

 

# 오목천교를 만나 다리 아래로 내려 간다.

 

 

 

# 오목천동 수양버들은 여전히 가지를 늘어뜨려 그늘 터널을 만들어 주고 있다. 오목천이란 이름은 마을 하천이 오목한곳을 따라 흘러 그렇게 불렀다 전해진다. 한자로는 梧木川으로 쓴다. 오동나무와는 관계없고 오목이란 말을 한역한 것이다.

 

 

 

# 고색들엔 이미 추수가 끝났다.

 

 

 

# 천변을 따라 휴식 시설과 운동시설을 갖추고있어 지역주민들에게 훌륭한 휴식공간이 되고 있다.

 

 

 

# 봄날에 오면 벚꽃 향기 듬뿍 맡을 수 있겠다.

 

 

 

# 칠보산을 넘고 오목천교에서 황구지천을 따라 이어진 수원둘레길이 이곳에서 좌측 천변으로 갈아 탄다. 그리고는 계속 황구지천과 오늘 우리가 가고자 하는 서호천을 따른다. 결국 이 길은 조만간 둘레길 하면서 다시 걸어야 하는 길이다.

 

 

 

# 잠시후 오렌지색 아치가 있는 고색교를 만난다. 좌측에는 수원위생처리장이 있다.

 

 

 

# 돌아보니 칠보산 우측 어깨로 해가 넘어가고 있다.

 

 

 

# 비온 뒤라 다리 아래 지하도엔 물이 가득하다.

 

 

 

# 이내 기안교를 만난다. 황구지천은 이곳에서 서호천을 만나 몸을 부풀린다.

 

 

 

# 일몰이 꽤 볼만했는데 휴대폰으로 찍은 것이라 표현이 잘 안 되었다.

 

 

 

# 좌측 서호천과 황구지천이 만나 병점, 안영, 오산을 거치며 남하한다. 저쪽 산줄기를 지나면 황구지천은 다시 수원천을 만난다. 그 수원천을 따라 북상하면 광교저수지에 이른다. 그 길도 한 번 가 보아야겠다.

 

 

 

# 두 물줄기가 만나는 기안교 위에서 한참 쉬며 저무는 가을날 오후를 즐겼다.

 

 

 

 

# 이제는 두번째 물줄기인 서호천을 만나 북상한다.

 

 

 

# 서호천은 황구지천과는 분위기가 또 다르다.

 

 

 

# 좌측에는 하수종말처리장, 우측에는 평리들이 있다.

 

 

 

#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잘 가꿔져 있는 황구지천과는 달리 서호천은 그냥 방치되어 있다.

 

 

 

# 갈림길을 만나 계속 천변길을 따른다. 묘덕사 방향이다.

 

 

 

# 잠시후 수인선 협궤열차 철교를 만난다. 앙증맞게 작은 기차가 저 철교를 지나 인천 소래포구를 향했었다.

 

 

 

# 이제 쓸모 없어진 철교를 철거하지 않고 기념물로 남겨 두었다.

 

 

 

# 서민들의 애환을 싣고 달리던 폭 좁은 열차 대신 칡넝쿨이 철교를 점령하였다.

 

 

 

 

# 고물상들이 많다. 수원둘레길과는 이 근처에서 이별하였다.

 

 

 

# 날이 완전히 어두워졌다. 그래도 인간세 속을 지나는 길이라 등불 밝힐 일도 없고 걱정할 일도 없다. 다만 배가 고픈 민생고와 긴 여정으로 인한 피로감만 약간 방해가 된다. 무엇보다 매주 야간에 길을 걷게 만들어 마눌에게 미안하였다.

 

 

 

# 이 길은 삼남길과 겹처진다. 삼남길은 서울 남대문에서 해남 땅끝까지 이어진 천리의 옛길을 말한다. 언제 저 길도 한번 걸어야 할 것 같다.

 

 

 

# 어두운 밤길을 둘이서 이런저런 얘기 나누며 걸었다.

 

 

 

# 해 떨어지자 기온이 내려간다. 준비한 바람막이 꺼내 입어 보온을 하였다.

 

 

 

# 서호가 가까워지자 천변으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 수양버들 아래 벤치에서 잠시 쉬기도 했다.

 

 

 

# 길고 긴 길을 걸어 서호에 도착했다. 정말 먼 길이었다. 특히 서호천 길은 대부분 어두운 밤길을 걸었다.

 

 

 

# 화서동 아파트단지의 불빛이 호수 위에 그림을 그린다. 서호의 옛이름은 축만제(祝萬堤)이다. 임금의 만수무강을 축원하는 의미인 듯하다. 정조가 화성을 건설할 때 같이 축제한 네 개의 호수 중 하나이기 때문이리라.

 

 

 

# 서호 좌측 여기산 자락을 휘감아 돌았다. 이후 화산교에서 서호꽃뫼공원을 가로질러 화서역으로 갔다. 

 

 

 

이후 화서역 근처 먹거리촌에서 꽤 맛난 저녁을 먹었다. 하루종일 힘든 도보여행을 한 마눌에게 약간의 보상이 되었다. 긴 여행으로 인한 피로감과 허기가 음식맛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으리라.

 

식사후 다시 길을 걸어 성균관대역까지 갔다. 그곳에서 진한 커피 한잔 사 마시고 나니 더이상 걷기가 싫다. 조금만 더 걸으면 걸어 집을 나서 두 개의 물길과 호수를 이어 다시 집까지 걸어 갈 수 있지만 그만하기로 했다. 마을 버스 타고 십 분도 안돼 집에 도착했다.

 

두 개의 물길을 합해 22.5km를 걸었다. 꽤 먼 거리였다. 아기자기하게 재미있는 길이기도 했다. 가을 익어가는 소리도 실컷 듣고 가을 냄새도 마음껏 맡았다. 재활 중인 나에게 딱 알맞은 길이었다. 그리하여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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