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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산행]설악 주전골 2015/雪岳 鑄錢谷 - 우중주전골(雨中鑄錢谷)!! 본문

산이야기/일반 산행

[일반산행]설악 주전골 2015/雪岳 鑄錢谷 - 우중주전골(雨中鑄錢谷)!!

강/사/랑 2015. 9. 18. 11:30
[일반산행]설악 주전골 2015/雪岳 鑄錢谷

 

처음 백두대간 종주와 아홉 개의 정맥 종주 등 이 땅의 산줄기들을 종횡무진(縱橫無盡) 누비고 다닐 때는 종주(縱走) 산행 외의 산행 방식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때는 하루에 20km 내외의 산길을 쉼 없이 주파해야만 했는데, 그 정도 거리는 시간 상 휴식시간 제외하고 열 시간 정도를 기준으로 한다. 보통 새벽에 시작해서 일몰 직전에 하산하는 방식이라 하루종일 인적 드문 오지의 산길 속에서 헤매야 하는 일정이었다.


제법 체력이나 정신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어설픈 지도 한 장에 의지해 오지의 산길을 홀로 걷는 일이라 위험하기도 했다. 보통 산 좀 다닌다는 이들도 혀를 내두르는 일정인데, 뚜렷한 목표가 있는 여정이어서 그런 빡센 산행이 힘이 들면서도 매우 매력적이었다.

 

종주 산행은 흔히 인간세의 고개를 기점으로 구간을 나누는데, 재미있게도 대부분 20km 내외의 거리 마다 하루 분량의 주행거리를 결정지어주는 고개들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고개에서 출발하여 마루금을 따라 걷다가 다시 고개로 내려오는 방식으로 산줄기를 이어 갔는데, 하루하루의 종주길이 쌓여 어느새 이삼백km의 정맥 하나가 완성되곤 했다.

 

1대간 9정맥을 완성하고는 야영 산행에 빠져들었다. 10여 년 동안 하루종일 산줄기만 타고 걸었던 종주 산행 방식에 지치기도 했고, 별빛 쏟아지는 산정에서 헝겊집 하나 세우고 밤을 보내는 재미에 빠진 탓도 있다. 그때는 보통 25kg 내외의 등짐을 지고 다녔는데, 어쩌다 가벼운 당일 배낭을 멜라치면 발걸음이 자꾸 헛도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몸이 무거운 무게에 적응되어 버린 탓이리라.

 

그러나 이제 나는 부상병의 몸이 되어 종주산행이나 야영산행은 꿈도 못 꿀 처지가 되었다. 마음이야 지금 당장 짐 꾸려 산으로 스며들어도 별 탈 없을 자신이 있지만, 세상 일이란 것이 어디 마음만으로 되는 일이던가?

 

그저 욕심부리지 말고 몸이 허락하는 대로 최대한 조심하면서 산 가까이 가 보는 것이 최선의 길일 것이다. 그리하여 지난 9월 초 가족모임으로 설악 주전골을 다시 찾았다. 마침 설악에는 때이른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정도의 비로는 산을 향한 내 열망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 열망 가슴 가득 안고 비 내리는 주전골로 스며들었다. 주전골이야 큰 오르내림 없이 산책하듯 다녀 올 수 있는 곳이라 지금 내 몸상태에는 최적의 장소이다. 무엇보다 수정같이 맑은 물과 배어난 절경, 그리고 가슴 밑바닥까지 청결하게 정화시켜 주는 골바람이 있는 곳이다.

 

그리하여 그 절경 눈 가득 담고 그 바람 가슴 깊이 품고 속세로 돌아 왔다.

 

 


우중주전골(雨中鑄錢谷)!!


일시 : 2015년 9월 5일. 흙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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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세한 내용은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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