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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영산행]용봉산/龍鳳山-용의 몸통과 봉황의 머리!! 본문

산이야기/일반 산행

[야영산행]용봉산/龍鳳山-용의 몸통과 봉황의 머리!!

강/사/랑 2015. 3. 24. 11:16
[야영산행]용봉산/龍鳳山

 


'홍성(洪城)'은 옛 서해안 문화와 경제문물의 유입 통로인 '내포(內浦)'의 중심 고장이다. 내포는 충청 서해안 지역을 일컫는 옛 이름이다.


이중환(李重煥)은 '택리지(擇里志)'에서 내포를 '가야산 앞뒤의 열 고을', 즉 홍주, 결성, 해미, 서산, 태안, 덕산, 예산, 신창, 면천, 당진으로 언급하며 충청도에서 가장 살기 좋다고 기록하였다.

 

또,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에서는 내포를 홍주목(洪州牧)이 관할하던 '충남 서천에서 경기도 평택에 이르는 20여 고을'이라 기록하고 있다. 어느 경우이든 내포는 충청 서해안 지역을 말하고 그중 '홍주(洪州)'가 중심지역이다.

 

홍주(洪州)는 홍성의 옛 이름이다. 이름 그대로 '들이 넓은(洪) 고장'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제19권 홍주목(洪州牧)에 "洪州牧湖西之巨邑 其地沃以廣 其民繁以庶 號稱難治(홍주목호서지거읍 기지옥이광 기민번이서 호칭난치)" 라는 기록이 있다.

 

"홍주가 호서지방의 큰 고장이고 그 땅이 기름지고 넓으며 백성이 번성하고 많아 다스리기 어려운 고을로 알려져 있다" 란 뜻이다.

 

내포는 서해안 쪽으로 바다에 열려 있는 고장이다. 그 바다를 통해 선진 문물이 활발히 유입되었다. 땅이 넓어 물산 풍부하고 바다를 통해 외국 문물이 유입되니 자연히 인구는 증가하고 그만큼 치세(治世)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문화적으로도 깨어 있어 사상 역시 진보적이었을 것이니 더욱 그러했을 터이다.

 

한편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기록에는 계속해서 산천(山川)에 대한 묘사도 나온다. "月山在州西三里鎭山 八峯山在州北八里卽德山縣(월산재주서삼리진산 팔봉산재주북팔리즉덕산현 : 월산은 주의 서쪽 삼 리에 있는 산으로 홍주의 진산이다. 팔봉산은 북쪽 팔 리에 있는데, 곧 덕산현이다.)"

 

월산(月山)은 '백월산(白月山)'을 말한다. 금북정맥이 이 백월산을 거쳐 수덕사가 있는 '덕숭산(德崇山)'과 서산의 '가야산(伽倻山)'으로 이어진다. 가히 홍주의 진산(鎭山)이라 할 수 있다.

 

'팔봉산(八峰山)'은 여덟 개의 봉우리로 이뤄진 산을 말한다. 강원도 홍천과 서산의 팔봉산이 유명하다. 하지만 기록에서 말하는 팔봉산은 지금의 '용봉산(龍鳳山)'을 가리키는 말이다.

 

용봉산(龍鳳山)은 산의 형상이 용의 몸통과 봉황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홍주가 결성군과 합쳐져 홍성군이 되면서 홍성의 진산으로 여겨지고 있다. 높이가 381m로 그다지 높은 산은 아니지만, 산 전체가 암봉으로 되어 있어 암릉미(巖陵美)가 뛰어난 산이다.

 

그 산중에 최영 장군이 활을 쏘며 무예를 연마했다는 활터가 있고, 백제 시대까지 연원(淵源)이 올라가는 용봉사(龍鳳寺)를 품고 있다. 용봉사가 있어 용봉산인지 용봉산에 있어 용봉사인지 정확한 유래는 나의 견문(見聞) 밖이다.

 

금북정맥(錦北正脈) 종주를 할 때이니 2007년의 일이다. 그해 겨울 한 철 내내 금북의 산줄기를 더듬어 걸었다. 금북이 청양을 거쳐 홍성으로 접어들면서 산길로 가는 접근로의 교통이 한결 편리해졌다. 홍성은 장항선 열차가 닿는 고장이어서 그렇다.

 

금북 덕분으로 정말 오랜만에 장항선 열차를 탈 수 있었다. 홍성역에 내려 금북으로 스며들었다. 눈 덮인 백월산을 넘고 까치고개를 거쳐 홍동산(洪東山)을 올랐다. 홍동산은 홍주의 동쪽에 있는 산이란 뜻이다. 홍주의 진산인 백월산과 덕숭산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산이다.

 

그 홍동산 정상에서 간식 먹으며 한숨 돌리는데, 우측 용봉저수지 너머로 하얀 암봉으로 이뤄진 산 하나가 우뚝하였다. 지도를 꺼내 확인하니 용봉산이었다. 높지 않고 품 또한 넓지 않아 아담한 산이었다.

 

그런데 울퉁불퉁한 바위로 이뤄진 산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체구는 작은데, 왠지 모르게 범접하기 어려운 아우라를 풍기는 사람이 있듯이 용봉산의 느낌이 그러했다.

 

그래서인지 저 산을 언젠가는 오르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 당시는 온통 1대간 9정맥 종주에만 몰입해 있던 시절이라 정맥 이외의 산에는 큰 관심이 없던 때였지만, 용봉산은 그런 끌림이 있는 산이었다.

 

세월 흘러 백두대간과 아홉 개의 정맥을 모두 종주한 후, 우리 땅 이곳저곳에 있는 여러 산을 찾아 그 산중에서 하룻밤 묵는 새로운 여정(旅程)을 시작했다. 그 여정의 일환으로 문득 용봉산을 찾게 되었다. 오랜 끌림의 결과였다.

 

무거운 등짐 둘러메고 낑낑 그 산을 올라 암봉 위에 올라서니 사방으로 조망이 훌륭한 데다 산 전체가 아기자기하고 빼어난 자태의 바위로 뒤덮여 있어 과연 '호서(湖西)의 금강산'이라 부를 만하였다. 용의 몸통과 봉황의 머리라 불러 과하지 않은 산이었다. 좋은 산이다.

 

 


용의 몸통과 봉황의 머리!!


일시 : 2015년 3월 21,22일, 흙과 해의 날
세부내용 :


주차장 ~ 구룡대매표소 ~ 용봉사일주문 ~ 용봉사갈림길 ~ 임간휴게소 ~ 대피소 ~ 정자 ~ 악귀봉 ~ 낙조대 ~ 노적봉 ~ 사자바위 ~ 용봉산정상/야영 ~ 최영장군활터 ~ 갈림길 ~ 야영장 ~ 산림휴양관 ~ 주차장.

 

 

2015년의 삼월이 막바지로 가고 있다. 남도에서는 이미 봄빛이 완연하다는 소문이다. 산동무 두 분이 잔차 타고 섬진강 종주하러 간다는 소식이 들린다. 우리는 진작 그 길을 달렸으니 지리산 형제봉에 올라 하룻밤 보내 볼까 궁리하였다.

 

그런데 잔차 팀과 조우할 시각 맞추기가 만만치 않다. 게다가 늘 잠이 모자란 사람이라 토요일 늦잠 좀 잤더니 시각이 남도까지 가기에는 너무 늦어 버렸다.

 

그리하여 진작부터 눈여겨보고 있던 홍성의 용봉산을 찾기로 했다. 2007년 금북정맥 종주할 때 이후 처음이니 홍성은 8년 만의 방문이다. 거리도 가까워 집에서 출발한 지 1시간 조금 지나니 내포신도시 건설 현장과 용봉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용봉산/龍鳳山

충남 홍성군 홍북면과 예산군 덕산면·삽교읍에 걸쳐 있는 산이다. 높이는 381m이다. 홍성군의 진산으로, 1973년 가야산(678m)·덕숭산(495m) 등과 함께 산 일대가 덕산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동남쪽으로 금마천이 흘러 가야산 쪽에서 흘러온 효교천과 함께 삽교천을 이룬 뒤 삽교호로 흘러든다. 산 전체가 바위산이며 산의 좌우 중턱에 백제시대의 고찰 용봉사와 고려시대 불상인 홍성신경리마애석불(보물 355), 미륵석불 등의 문화재가 있고, 예산군 덕산면 쪽에 덕산온천이 있다. 산행은 산 입구 용방치기 주자장에서 시작한다. 등산코스는 최영 장군 활터가 있는 능선을 오르거나 용봉사나 병풍바위를 거쳐 오르는 길, 산 남쪽 용봉초등학교에서 미륵불을 지나 오르는 길 등 여러 가지이다.  인근의 장군바위봉(345m)·악귀봉(369m)·수암산(260m)을 거쳐 오르는 등산객도 많으며 산행 시간은 4시간 10분 정도이다. 미륵불이 있는 미륵암을 지나 능선에 오르면 오형제바위·공룡바위·칼바위 등 기암이 즐비하고 그 바위군을 지나 20분 가량 내려가면 마애석불이 있는 용봉사가 나온다. 주변에 있는 윤봉길의사 생가, 수덕사, 김좌진 생가, 한용운 생가, 성삼문 생가 등을 차례로 돌아보는 문화답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이곳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용봉산 지형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용봉산 입구에 주차하고 어느 식당을 찾았다. 용봉산은 이제 완전히 관광지가 되어 버렸다. 유명 관광지의 성의 없는 식당들처럼 이곳도 음식이 허망하였다. 식사 후 짐 챙겨 길을 나섰다. 이때 시각이 오후 다섯 시를 가리키고 있다.

 

 

 

# 좌측 멀리 용봉산이 역광 속에 우뚝하다.

 

 

 

 

# 진입로가 꽤 길다. 산행을 마치고 하산하는 사람들과 여러 차례 엇갈린다.

 

 

 

# 매표소가 있다. 도립공원이라더니 입장료를 받는 모양이다. 하지만 가까이 가 보니 문이 닫혀 있다. 시각이 늦어 그랬는 지 원래 돈을 징수하지 않는지 알 수 없다.

 

 

 

# 자연휴양림이 있다. 그곳에 머물며 산책 나온 가족의 웃음소리가 정겹다.

 

 

 

 

# 말이 앞뒤가 맞지 않다. 앞에는 용봉사란 절이 있어 일제시대에 용봉산으로 개명하였다 기록하고, 뒤에는 산의 모습이 용의 몸과 봉황의 머리를 닮아 이름지었다고 적혀 있다.

 

 

 

# 병풍바위 갈림길이다. 우측으로 올라가면 능선을 타고 병풍바위를 지나고 주능선의 용바위까지 이어진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그 길을 따랐을텐데 출발이 늦어 그냥 용봉사 방향으로 갔다. 구룡대는 어디를 가리키는지 모르고 지나쳤다.

 

 

 

# 꾸준한 경사로가 이어진다.

 

 

 

# 용문사 일주문 앞에 갈림길이 있다. 능선과 제일 가까운 계곡길이 이곳에서 갈라진다.

 

 

 

# 용봉사는 유서 깊은 절이다. 절집을 한 번 돌아보고 싶었다. 그 길로 갔을때 만날 수 있다는 마애불도 보고.

 

 

 

# 몸 가벼운 마눌은 벌써 계곡길로 올라가 버렸다. 저만치 앞서 가버렸는데 불러 내리기 뭐해서 나도 그냥 뒤를 따랐다.

 

 

 

# 계단길이 길게 이어진다.

 

 

 

# 산행길에 만나는 계단을 무척 싫어한다. 대부분 계단의 폭이 보폭과 맞지 않아 걷기 불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은 보폭이 일정하여 그다지 나쁘지는 않다.

 

 

 

# 금세 온 몸에 땀이 돈다. 겉옷을 모두 벗어 패킹하였다.

 

 

 

# 다시 출발!

 

 

 

# 마애석불 갈림길을 만났다. 다시 이 산을 찾을 일 있을지 알 수 없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계곡길을 계속 따랐다.

 

 

 

# 이 고장은 내포문화숲길을 만들었다. 그 옛날 내포를 통해 외래문물이 유입되던 그 길을 복원한 모양이다.

 

 

 

# 길게 휘어진 계단을 하나씩 밟아 오른다.

 

 

 

# 능선마루금에 도착했다.

 

 

 

# 우측으로 용바위와 내포문화숲길의 가루실고개로 이어진다.

 

 

 

# 숲속 휴식을 위한 나무평상이 여럿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임간휴게소라 이름 지었다.

 

 

 

# 예전에는 용봉과 수암을 모두 묶어 팔봉산이라 불렀다. 지금은 홍성과 예산으로 산의 번지가 나뉘어졌다.

 

 

 

# 좌틀하여 악귀봉을 향한다.

 

 

 

# 암릉길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 잠시 오르자 정자가 나타난다. 바람 없고 아늑하다. 악귀봉에 야영자리 없으면 이곳에서 머물러도 좋을듯 하다. 지도에는 대피소라 적혀 있다.

 

 

 

# 정자 처마끝에 악귀봉 암봉이 걸려있다.

 

 

 

# 땡겨보니 산꾼 두 명이 암봉 위에 서 있다.

 

 

 

# 계단을 계속 이어진다.

 

 

 

# 바위들이 우뚝우뚝 솟아 있는 곳이 나타난다.

 

 

 

# 이곳에도 정자가 있다. 그런데 이곳 정자는 바닥이 울퉁불퉁한 돌바닥이다.

 

 

 

# 하늘을 향해 곤두선 바위 사이로 올라간다.

 

 

 

 

# 오르다 문득 돌아보니 발 아래 내포신도시 건설현장이 내려다보인다.

 

 

 

 우회로와 바윗길로 갈라진다. 우리는 바윗길을 따랐다.

 

 

 

# 그곳에 바위전망대가 있다.

 

 

 

 

 

# 삽살개바위라 적혀있다. 그런데 귀가 쫑긋한 모습이 털복숭이 삽살개 보다는 진돗개나 포매라니안의 모습을 닮았다.

 

 

 

# 악귀봉 정상 바위 위에 산꾼 세 사람이 서있다. 저 양반들 폼이 아무래도 야영산꾼들의 모습이다.

 

 

 

# 아무래도 우리가 한 발 늦은 모양이다. 이곳 용봉산은 백패커 사이에 조망좋은 야영지로 꽤 유명한 곳이다. 우리만 있으리라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명이면 곤란하다.

 

 

 

# 걱정은 나중이고 일단 조망은 정말 훌륭하다. 용봉산의 암봉들이 일몰의 부드러운 햇살을 받아 콘트라스트가 살아난다.

 

 

 

# 노적봉과 저 멀리 최영 장군 활터가 있는 봉우리가 보인다.

 

 

 

# 내포신도시 건설현장도 석양빛에 물들었다. 미세 먼지 때문에 깔끔한 조망은 아니다.

 

 

 

# 그런데 이런 지방 소읍에서 저 많은 아파트를 소화할 수 있나?

 

 

 

# 우리가 출발한 용봉산 입구 식당가도 보인다.

 

 

 

# 조망 구경하다가 악귀봉 정상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두 개의 큰 암봉으로 되어 있고 그 사이를 작은 구름다리로 연결하였다.

 

 

 

# 바위들이 모두 곤두서있다.

 

 

 

 

# 구름다리를 건너,

 

 

 

# 악귀봉 정상으로 올라갔다.

 

 

 

 

 

# 사방으로 조망이 아주 훌륭한 곳이다. 용봉산 정상보다 훨씬 빼어난 봉우리이다.

 

 

 

# 병풍바위. 계곡길로 오르느라 못 보고 지나친 곳이다.

 

 

 

# 노적봉과 용봉산 정상. 산 전체의 분위기가 금남정맥 상에 있는 운장산의 느낌이 난다.

 

 

 

# 최영 장군 활터의 정자가 빼어나다. 저곳도 야영자리로 으뜸이다.

 

 

 

# 용봉산 정상.

 

 

 

# 어느새 해가 많이 길어졌다. 겨울 같으면 벌써 땅거미가 들었을 시각이다.

 

 

 

# 주차장에서 한 시간쯤 걸렸다.

 

 

 

# 용봉산의 바위들은 규모는 아담하지만 대부분 하늘을 향해 기립하여 있다.

 

 

 

# 공깃돌 같은 바위 하나 암봉 위에 놓여 있다. 이 산의 바윗돌들은 모두 옛이야기가 있다. 백월산과 용봉산에는 각각 장수가 살고 있었다 한다. 어느 날 둘이서 돌을 던져 힘겨루기를 하였다. 그 결과 백월산 장수가 이겼다. 때문에 백월산에 있던 돌을 모두 던져 용봉산에만 돌이 많아졌다 한다.

 

 

 

# 모두 하늘을 향해 기립하여 있는 용바위와 그 뒤로 수암산이 보인다.

 

 

 

 

# 용봉저수지.

 

 

 

# 수덕사가 있는 덕숭산과 그 뒤로 가야산이 보인다. 모두 금북정맥에 속한 산들이다.

 

 

 

# 천년고찰 수덕사를 품고 있는 덕숭산이다. 100대 명산에 속한 산이다.

 

 

 

# 노적봉.

 

 

 

# 악귀봉 낙조대 데크. 백패커들 사이에 아주 잘 알려져 있는 야영지이다. 선객(先客)들이 벌써 자리를 잡았다. 이곳은 일몰, 일출, 야경 모두 훌륭한 곳이다. 당연히 다른 이들이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많으면 곤란하다.

 

 

 

# 우리 텐트 한 동 정도는 더 칠 자리가 있다. 하지만 옆집들과 거리가 너무 가깝다. 그렇게 되면 야간엔 작은 숨소리까지도 공유하게 된다. 좋지 않다.

 

 

 

곤란하다. 낙조대 데크에는 선객들이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들도 곤란하고 우리도 곤란하다. 공용텐트로 세운 몽골형 텐트를 옮겨 준다고 우리더러 빈자리에 설영하라 권하지만 갈등이 된다.

 

우리 부부가 매주 산으로 스며들어 밤을 보내는 이유는 고요한 안식을 얻고자 함이다. 서로 조심하면서 지낸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 때문에 마음껏 담소하지 못할 것이고, 우리 역시 입 닫고 일찍 잠만 자야 할 것이다.

 

그들과 작별하고 인근을 탐색해 보기로 했다. 좀 전에 보았던 공깃돌 바위가 있는 암봉에 텐트 한 동은 너끈하게 칠 공간이 있다. 조망이나 운치는 데크보다 더 뛰어나다. 한데 바람에 바로 노출되어 있고 갈수록 바람은 더 강해진다. 잘못하다가는 밤중에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

 

악귀봉 주위를 모두 살펴보니 두 곳 정도 설영 가능한 곳이 있기는 하다. 그런데 한 곳은 너무 좁고 경사가 있어 몸을 구부리고 자야 하는 곳이고 한 곳은 구름다리 아래여서 다리 밑 거지 같은 모멸감을 견뎌야 하는 곳이다.

 

결국, 악귀봉은 포기하고 정상 바로 아래에 있다는 평상을 찾기로 했다. 

 

 

 

# 악귀봉을 떠나 아래로 내린다. 잠시 능선을 따르다 곧바로 노적봉을 오른다. 노적봉은 한 덩이의 커다란 바윗덩어리이다. 그 바위가 세월의 풍상에 깎이고 닳아 기묘한 모습으로 남았다. 그 모양이 노적가리 쌓아둔 듯하여 노적봉이라 부른다.

 

 

 

# 난간으로 보호된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안심하고 오를 수 있다.

 

 

 

# 행운바위란다. 돌을 던져 저 위에 얹히면 행운이 온다는 얘기일 것이다.

 

 

 

# 노적봉은 큰 돌덩이라 마땅히 설영할 곳이 보이지 않는다.

 

 

 

# 대신 조망은 훌륭하다. 지나온 악귀봉을 돌아본다.

 

 

 

# 악귀봉의 낙조대 전망데크이다. 정말 멋진 곳에 위치해 있다. 아깝다. 저 좋은 곳을 두고 그냥 와야 하다니...

 

 

 

# 솟대처럼 우뚝 솟아 있어 이름도 솟대바위이다. 보는 각도에 따라 사람의 뒷모습 같기도 하고 거시기 같기도 하다.

 

 

 

 

# 금북정맥 너머로 해가 지고 있다. 황사주의보에 미세먼지 가득하여 멋진 노을은 보여주지 못한다.

 

 

 

# 노적봉에는 용봉산의 보물이라는 옆으로 자라는 소나무가 있다.

 

 

 

# 갈라진 바위틈에 솔씨가 떨어져 마침내 나무로 자랐다. 수령이 백 년이라는데 크기는 아주 작다.

 

 

 

 

# 노적봉에 노점상이 있다고 하더니 오늘은 이미 철수한 모양이다.

 

 

 

# 활터 정자가 건너다 보인다. 굉장히 멀어 보여서 저곳을 포기했는데, 뒷날 가보니 아주 가깝고 조망 좋은 곳이었다.

 

 

 

# 노적봉 능선에 있는 사자바위이다.

 

 

 

# 아기자기한 바위들로 치장한 산이다.

 

 

 

#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 노적봉 아래 안부에는 휴양림으로 바로 내려 가는 갈림길이 있다.

 

 

 

# 악귀봉과 노적봉.

 

 

 

# 다시 계단을 따라 암봉을 오른다.

 

 

 

# 암봉 전망대이다. 지도에는 아무 표식도 없다. 현지 이정목에는 사자바위라 적혀 있다. 지도에는 노적봉 능선에 있는 바위를 사자바위라 적어 두었다.

 

 

 

# 사자바위를 지나 잠시 오르자 평상으로 된 나무데크가 나타난다.

 

 

 

# 숲 너머로 악귀봉 쪽 조망이 장애물에 걸리기는 하나 열려 있다.

 

 

 

# 그곳 데크에 집 한 채 올렸다. 등로 바로 곁인 점이 불만이기는 하나 지금으로서는 대안이 없다.

 

 

 

# 집 지어 놓고 정상으로 향했다.

 

 

 

# 바로 위에 있다. 용봉산 정상부는 이 산을 상징하듯 작은 바위로 되어있다.

 

 

 

# 정상은 조망이 제한적이다. 숲 너머로 노을이 지고 있다.

 

 

 

# 비록 처음 계획했던 악귀봉 전망대는 아니지만 우리 만의 고요한 안식은 충분히 가치있다.

 

 

 

# 이곳에도 우리의 휴식을 방해하는 넘은 있었다. 도둑고양이 두 마리가 잠시 주변을 어슬렁거리기는 하였다. 큰 소리로 혼을 냈더니 냅다 도망치고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 막걸리 한 잔 나누었다. 고요한 숲속에서 마시는 이 한 잔이 참 맛나다.

 

 

 

# 저녁 먹고 정상으로 올라갔다. 홍성읍내의 불빛이 휘황하다. 밤안개 짙어 몽환적이었다.

 

 

 

# 숲속 우리집은 고요하고 아늑하다.

 

 

 

# 깔끔한 밤이었다. 우리 텐트는 홑겹이라 결로에 취약하다. 그런데 이 날은 모든 것이 뽀송뽀송 깔끔하였다.

 

 

 

# 일출을 기대하고 정상에 올랐다. 정상은 조망이 막힌 곳이라 일출을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 야영 자리 아랫쪽에 바위 전망대가 있다.

 

 

 

# 저 바위전망대에서 일출을 기다리기로 했다.

 

 

 

# 노적봉과 악귀봉은 아직 잠에서 덜 깨었다.

 

 

 

# 노적봉 능선으로 아침 안개가 뒤덮혔다.

 

 

 

# 활터 능선도 상기 밤중이다.

 

 

 

# 숲속 우리집이 올려다 보인다.

 

 

 

 

# 금북정맥도 서서히 아침을 맞이하려 한다.

 

 

 

# 덕숭산과 가야산 정상에서의 야영도 남은 숙제 중 하나이다.

 

 

 

# 시간이 지나면서 용봉산 전체가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 안개 짙고 미세 먼지 많아 일출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였다.

 

 

 

 

 

# 하지만 그 미세먼지 띠 위로 서서히 붉은 빛이 돌기 시작했다.

 

 

 

# 악귀봉 전망대에 있던 분들도 일출을 보러 나왔다.

 

 

 

# 서서히 붉은 빛이 짙어진다.

 

 

 

# 그러더니 해가 머리를 쏙 드러낸다.

 

 

 

# 아~ 일출이다!

 

 

 

 

# 올해 처음 만나는 일출이다. 새해 첫날부터 강원도의 산으로 스며들어 일출을 보고자 했지만, 제대로 된 일출은 보지 못했다. 올해는 거의 매주 한번 쉬지 않고 산속 야영을 했다. 하지만 번번히 일출은 미상봉(未相逢)이었다. 

 

 

 

# 그 일출을 이곳 용봉산에서 보게 된다.

 

 

 

# 게다가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바위봉우리 이름이 사자바위이다. 뜨거운 아침 해의 기운과 사자의 기상을 마음껏 마셔본다. 한 호흡 크게 들이 마셔 받아 들인 그 기운을 온 몸으로 순환시킨다.

 

 

 

 

# 나도 모르게 그 자리에 앉아 결가부좌하게 된다. 그리고 뜨거운 해의 기운을 온 몸으로 받아 들인다.

 

 

 

# 흐흐흡~ 흐흐흡~ 호흡이 낮고 길어진다.

 

 

 

 

# 그렇게 오래 천지합일(天地合一)의 일체감을 홀로 즐겼다.

 

 

 

# 이제 용봉산 전체가 싱싱한 날해의 기운으로 생기를 되찾았다.

 

 

 

# 저이들도 이 기쁜 일출을 마음껏 즐겼으리라.

 

 

 

# 부지런한 장삿꾼은 새벽같이 노적봉으로 올라와 하루 장사를 준비하고 있다.

 

 

 

# 금북정맥의 산들도 아침 해의 기운을 받고 있다.

 

 

 

 

# 좌측 백월산에서 덕숭산으로 흘러 가는 금북정맥의 장쾌한 흐름.

 

 

 

# 아침을 맞이하는 용봉산을 파노라마로 담아 보았다.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우리 집 아래의 절벽도 아침 햇빛으로 데워지고 있다.

 

 

 

# 내포신도시는 아직 몽롱한 꿈속이다.

 

 

 

# 하지만 산 위의 나는 이 아침의 생기가 참 좋다.

 

 

 

 

# 산 정상에서 아침을 맞으니 이런 황홀한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부지런한 지역 주민이 일찍 산을 올라 그 기쁨을 함께 한다.

 

 

 

# 예산쪽 인간세는 구름 이불을 덮고 있다.

 

 

 

# 해가 점점 올라 가면서 온 산하가 그 빛을 받아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 그리고 깊이를 더해 간다.

 

 

 

# 좋은 아침이다. 행복한 아침이다. 산 위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산꾼 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이다.

 

 

 

# 커다란 산새 한 마리가 곁에 날아와 높고 청아하게 울어 배경 음악을 깔아 준다.

 

 

 

# 우리 집도 아침 햇빛에 물들고 있다.

 

 

 

# 좋은 산이다. 행복한 아침이고. 하지만 마냥 그 속에 있을 수는 없다. 등산객 많은 산이라 지체하면 남들에게 민폐가 된다. 구경꾼 신세가 되기도 하고. 얼른 아침 끓여 먹고 자리를 정리했다.

 

 

 

# 그리고 사자바위로 다시 나갔다.

 

 

 

# 그곳에서 다시 천지기운을 받아 본다.

 

 

 

 

 

 

# 마눌도 용봉산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위압적이지 않으면서 빼어나고, 그러면서도 아기자기하다.

 

 

 

# 악귀봉 산꾼들도 집을 정리했다.

 

 

 

# 금북에게도 마지막 눈길을 보냈다.

 

 

 

# 덕숭산은 여름과 겨울 두 계절을 고루 즐겼는데, 가야산은 늘 겨울에만 찾았다. 내년 겨울 눈 많이 왔을 때 다시 가야를 찾아 볼 생각이다.

 

 

 

# 백월산에게도 작별!

 

 

 

# 내포신도시는 뿌연 연무 속에 아련하다.

 

 

 

 

# 호서의 작은 금강산이라 불러 줄 만하다.

 

 

 

 

# 눈길 가는 곳이 모두 아기자기하게 멋져 쉽게 발을 떼지 못하겠다.

 

 

 

# 오래 그 광경을 즐겼다.

 

 

 

 

# 행복한 마음 안고 야영지로 복귀했다.

 

 

 

# 그 마음 감사히 담고 다시 길을 나섰다. 

 

 

 

# 떠나기 전에 용봉산 정상을 다시 찾았다. 그 바위 끌어 안고 정기(精氣)도 받았다.

 

 

 

# 그리곤 활터를 향해 하산하였다.

 

 

 

# 정상에서 투석봉 방향으로 가면 좀 많이 걸을 수 있다. 그냥 하산하기에는 뭔가 아쉬운 바 있다. 하지만 그러면 최영 장군 활터를 볼 수 없다. 활터에 있는 정자를 확인하고 싶어 방향을 활터로 잡았다.

 

 

 

# 건너편 봉우리에 활터가 있다.

 

 

 

# 꽤 운치 있어 보이는 곳이라 꼭 들러 보고 싶었다.

 

 

 

# 보는 각도대로 그림이 되는 산이다.

 

 

 

 

# 온 산이 아기자기한 암봉으로 구성되어 그렇다.

 

 

 

 

# 마눌은 뜻밖의 이런 조망에 한껏 고무되어 있다.

 

 

 

# 좋은 풍광을 보게 해 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들었다.

 

 

 

 

 

# 정상을 돌아 본다.

 

 

 

 

 

 

# 최고봉에 세워진 정상석이 뚜렷하다.

 

 

 

# 잠시 후 최영장군 활터에 도착했다.

 

 

 

# 훌륭한 조망을 갖춘 정자이다.

 

 

 

# 이곳에서 하룻밤 보내는 것도 좋았으리란 생각이다.

 

 

 

 

# 말과 화살의 빠르기 시합은 최영 장군의 전설 만은 아니다. 최영의 정적이었던 이성계에게도 똑같은 전설이 있다. 후백제의 견훤도 말의 목을 베었고, 의병장 김덕령에게도 같은 전설이 있다. 전설이란 것이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진 것이라 입과 입을 거치면서 주인공이 최영이 되기도 하고 이성계가 되기도 하였다.

 

 

 

# 전설의 주인공이 누구였건 최영 장군의 기상이 서린 곳이니 여기서는 그의 올곧은 의기(義氣)를 배우면 된다.

 

 

# 정자에서 잠시 머물다 다시 길을 나섰다.

 

 

# 물개를 닮았는데 의외로 이름표를 얻지 못했다.

 

 

 

# 산의 곳곳에 좋은 조망처가 산재했다.

 

 

 

 

# 우측 몽골 파오는 말 훈련장이고, 좌측에 축구공 같은 것들은 글램핑장이다.  간밤에 저런 글램핑장에서 끔찍한 사고가 있었던 모양이다.

 

 

 

 

# 흔들바위.

 

 

 

# 곳곳에 산재한 아기자기한 바위들을 감상하며 하산한다.

 

 

 

# 참 재미있는 산이다.

 

 

 

# 가족들과 다시 한번 오고 싶은 곳이다. 산행 실력 없어도 산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도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좋아할 만한 산이다.

 

 

 

 

 

# 여기만 해도 아랫쪽이라 산에는 벌써 봄이 찾아 왔다. 언제나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생강나무가 꽃을 피웠다. 이 사진을 찍는데 단체 산객들이 곁을 지나다가 산수유꽃이냐고 묻는다. "산수유는 꽃이 뾰족뾰족하고 생강나무는 몽글몽글합니다. 또 껍질을 비비면 생강냄새가 나지요. 그리고 산수유는 조경용이나 유실수로 키워 들녘에 많고 생강나무는 야생으로 산에 많습니다."고 답해줬다. 아~ 그래요~ 네~

 

 

 

# 진진이도 꽃을 피웠다.

 

 

 

# 곧 온 산하에 진달래 물들겠다.

 

 

 

# 진달래 피었으니 개나리도 피어야지.

 

 

 

# 오리나무도 꽃술을 부풀리기 시작했다.

 

 

 

# 토끼 간을 찾아나선 별주부를 닮았다.

 

 

 

# 미륵불용도사 갈림길을 만났다. 정상에서 투석봉으로 갔으면 이 길로 오게 된다.

 

 

 

# 아기자기한 볼 것이 많아 하나도 힘들이지 않고 하산하였다.

 

 

 

# 휴양림에서 관리하는 야영장이 있다.

 

 

 

# 휴양림으로 하산하였다. 오늘 이곳에서는 갖가지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 악귀봉 야영객들을 이곳에서 다시 만났다.

 

 

 

# 나중에 가족들하고 저 휴양림 예약해서 다시 올 작정이다.

 

 

 

# 용봉산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엄청나게 유명해졌나 보다. 이날 하루에만 수십 대의 관광버스가 연달아 도착하고 그곳에서 수백 명의 등산객이 구름처럼 쏟아져 내린다. 그들과 동선이 같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 홍성은 한우가 유명한 고장이다. 지역 농협에 들러 한우를 구입했다. 현지의 소란함이 싫어 집에 돌아와 구웠다.

 

 

 

# 싱싱하고 좋은 고기인데, 내 입맛에는 횡성이나 태백 한우에 비해 2% 부족했다.

 

  

 

용봉산은 호서(湖西)의 소금강(小金剛)이라 불리는 산이다. 일만이천 봉은 아닐지언정 아기자기한 암릉미가 뛰어난 산이라 그렇다. 또, 등짐쟁이 산꾼들 사이에 멋진 조망을 선사하는 야영지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이번 우리의 야영산행은 애초에 계획했던 악귀봉 낙조대 야영은 실현치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용봉산의 매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한 발 물러나 바라봄으로써 용봉의 진면목을 넓게 볼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산 전체가 바위로 이뤄진 산이되 위압적이지 않고, 아기자기하면서도 빼어나서 참으로 예쁜 느낌이 가득한 산이었다. 추천해주고 싶은 산이다. 가족 단위로 찾는다 한들 크게 힘들지 않아 산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로 무리없이 오를 수 있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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