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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영산행]화야산/禾也山-불편(不便)과 안락(安樂) 사이!! 본문

산이야기/일반 산행

[야영산행]화야산/禾也山-불편(不便)과 안락(安樂) 사이!!

강/사/랑 2015. 3. 2. 19:07
[야영산행]화야산/禾也山



2012년 가을. 8년여 동안 진행한 1대간 9정맥의 대단원(大團圓)을 이뤘다. 나름 반세기 인생을 통틀어 손꼽을 만한 열정(熱情)과 몰입(沒入)의 결과였다.

 

그 8년 동안 거의 매주말 산경표(山經表)에 기록된 산줄기를 따라 전국의 산길을 걸었고, 뚜렷한 목표의 존재가 있어 발걸음 내딛는 것에 망설임이 없었다.

 

허나 막상 1대간 9정맥의 졸업을 이루고 나니 다음 목표에 대한 갈등이 생겼다. 8년여 매 주말 산줄기 이어가는 종주 방식의 산행을 계속하다 보니 어느덧 그런 방식의 산행에 권태(倦怠)가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산꾼들은 1대간 9정맥을 마치면 자연스레 기맥(岐脈)과 지맥(支脈)으로 발길을 돌린다. 백두대간에서 시작한 산줄기의 흐름이 정맥을 거쳐 기맥과 지맥으로 가지 치듯 갈라져 나가고 있어서 그렇다. 그런데 나는 그 흐름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었다.

 

백두대간이나 정맥은 산경표에 그 기록이 분명하고 이 땅의 핵심 산줄기로서 상징적 의미도 크다. 반면에 기맥이나 지맥은 그 길을 개척하고 있는 선구자적 산꾼들의 자의적 해석(恣意的 解析)의 여지가 많다. 지도책 펼쳐 놓고 산줄기 따라 줄 그어 이름 하나 붙여 주면 새로운 지맥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지맥의 개수가 너무 많고, 다소 난삽(亂澁)한 느낌조차 든다. 십 년 가까이 산의 마루금만 이어 걷다 보니 늘상 산의 겉모습만 보게 되었는데, 저 가지 많은 지맥에 뛰어들었다가는 평생 산의 마루금만 더듬을 뿐 산의 속살은 보기 힘들겠다 싶었다.

 

그래서 당분간은 100대 명산과 야영산행 위주로 산행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종주산행은 늘 하루 분량의 산행 거리가 발걸음을 압박한다. 따라서 산에 들어가면 언제나 바쁘고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야영산행은 단일 산을 지목하여 그 속에 스며들어 하룻밤 교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니 산행길이 늘 여유롭고 편안하다. 해지기 전에 하산하여야 한다는 시간적 압박이 없으니 더욱 그러하다.

 

달빛 좋은 밤 어느 산정(山頂)에 헝겊집 하나 세우고 막걸리 한잔 하면서 흐뭇한 달빛을 희롱하자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게 된다. 아무리 돈이 많다 한들 혹은 명예를 가졌다 한들 이 흐뭇한 사치를 알 리 있겠는가? 오직 어두운 밤 홀로 산정에 서 본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豪奢)인 것이다.

 

그런데 이 호사에도 마음껏 호사스러울 수 없게 만드는 규제들이 있다. 국공파들의 법률적 공격, 산방기간 같은 계절적 금지 요인, 현지 주민의 불허(不許) 같은 지역적 요인들이 그것이다. 그중 국공파의 막무가내식 규제에는 할 말이 참으로 많지만, 대부분의 규제는 산꾼들이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독 쏠림 현상이 강한 민족성을 가지고 있다. 무엇 한 가지가 이슈가 되었다 하면 온 나라가 열병 앓듯 그곳으로 몰려들고 집중하는 것을 흔히 보게 된다. 야영 행위도 그중 하나이다. 아웃도어 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캠핑이 유행하면서 순식간에 수백만 캠핑족이 탄생했다.

 

그중 상당수가 오토캠핑을 거쳐 백패킹으로 옮겨가고 기존의 산악회에서도 상당수가 야영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였다. 이 물결, 저 물결이 몰려드니 자연히 탁류(濁流)도 섞여들어 온다. 그들은 마치 마라푼타와 같은 습성을 보인다. 어느 한 곳이 야영지로 좋다고 알려지면 반드시 떼로 몰려든다. 그리고는 곧바로 쓰레기 투기, 불질, 고성방가 등으로 초토화를 시켜버린다.

 

이런 무질서가 오래갈 리 있는가? 곧 누군가 의사결정권을 가진 이들이 규제를 하게 된다. 곳곳의 아름답고 비밀스러웠던 장소가 그런 패턴의 전철을 밟아 이미 초토화되었거나 그렇게 진행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 갈수록 은밀하고 안락한 야영 장소는 찾아보기가 어렵게 되었다.

 

'흔적 남기지 않기'를 모토로 하고 있는 우리이지만, 우리 역시 저런 마라푼타가 될까 봐 혹은 그렇게 비칠까 봐 늘 조심스럽다. 어렵다.

 


 

불편(不便)과 안락(安樂) 사이!!


일시 : 2015년 2월 28, 3월 1일. 흙과 해의 날.
세부내용 : 삼회2리 ~ 사기막교 ~ 사기막골 ~ 송림 ~ 잣숲 ~ 고동산갈림길 ~ 잣숲 ~ 화야산 ~ 잣숲/야영 ~ 사기막교.

  

이번 주는 조금 가까운 곳에 있는 산을 찾기로 했다. 산행지로 오며 가며 겪는 교통 정체가 힘들었던 탓이다. 그리하여 이번 주 산행 목적지는 북한강 가에 있는 화야산으로 낙점하였다. 화야산은 그다지 높지 않은 산이지만, 뾰족뾰족한 산악미가 있고 발아래 북한강을 굽어볼 수 있는 곳이다.

 

마침 홀로 산꾼 모임방에 야영지를 찾는 글이 올라와 있다. 주인공은 솔숲향기님이다. 문자 넣어 동행을 제의했더니 오케이 사인이 날아온다. "좋소, 우리가 먼저 올라가서 자리 잡아 놓을 테니 업무 마치고 오시오!" 그렇게 정말 간만의 팀 야영이 계획되어진다.



화야산/禾也山

경기도 가평군 외서면과 설악면, 양평군 서종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청평댐 남쪽의 뾰루봉에서 이어진 산으로 용문산을 모산으로 한다. 높이는 755m 이다. 산세가 가파르며 계곡이 깊고 주능선에 올라서면 청평호를 바라보며 산행할 수 있다. 청평으로 갈 때 강 건너에 길게 이어지는 산 중 가장 높은 산이 이 산이다. 청평읍에서 가까운 곳에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기차를 이용하기도 쉽다. 산행은 북한강 대성리역을 중심으로 큰골이나 사기막에서 시작하거나 설악면 솔고개 또는 안골에서 시작할 수 있는데 낭만있는 산행을 원한다면 원대성에서 나룻배를 타고 큰골로 건너가 시작하는 것도 좋다. 어느 코스를 선택하거나 4시간 안팎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다. 바위가 없는 육산이라 크게 힘들지는 않고 길이 외길이고 곳곳에 산악회 리본이 매달려 있어 길을 잃을 염려도 없다. 정상으로 이어지는 주능선길은 몇 개의 작은 봉우리들을 넘어야 하지만 길이 부드러워 수월하다. 정상은 꽤 넓고 평평한 헬기장이다. 북한강이 산의 삼면을 싸고 흐르고 있어 경관이 아름답고 천마산·축령산·호명산·운길산·곡달산·유명산·명지산·운악산 등이 펼쳐져 있다.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은 삼희리, 배치고개, 고동산-사기막골, 사기막골의 네 코스가 갈리는데 이정표를 보고 정확히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큰골로 내려가면 고려가 망하자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며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추초로다. 5백년 왕업이 목적에 부쳤으니 석양에 지나는 객이 눈물겨워 하노라"라는 시조를 읊으며 치악산으로 숨어든 운곡 원천석이 세운 유서 깊은 암자인 운곡암이 있다.

 

<이곳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화야산 지형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청평대교 통해 북한강을 건넜다. 강을 우측에 두고 서쪽으로 진행하다가 삼회2리 마을회관 앞에서 좌틀하여 마을 안으로 들어 갔다. 꽤 깊이 올라 갔다. 사기막교를 건너자 작은 공터 주차장이 나온다. 

 

 

 

 

# 등짐 챙겨 산행을 시작했다. 오후 세시 십오분쯤 되었다. 

 

 

 

 

# 아직 마을이 끝나지 않았다. 

 

 

 

 

# 삼거리에서 좌틀. 

 

 

 

 

# 잠시 오르면 사기막골 들머리가 나온다. 

 

 

 

 

# 고동산으로 오르는 길과 화야산으로 곧장 오르는 길이 여러 갈래로 갈라진다.

 

 

 

# 정상까지는 3.3km 거리이다.

 

 

 

# 물 맑은 계곡을 따라 올라 가는데 계곡을 철재 펜스로 막아 두었다. 

 

 

 

# 이 계곡이 삼회리 주민들의 상수원이라 접근을 금지시킨 것이다. 외지 사람들이 이 계곡에서 얼마나 험한 짓들을 했길래 이렇게까지 해 두었을까? 오르는 내내 불편하였다.

 

 

 

 

# 사기막골 계곡은 갈수기라 수량은 적으나 물이 아주 맑다. 계곡 접근을 막기 위해 설치한 저 펜스 설치비용도 상당하였을 것 같다.

 

 

 

# 예전에 이 계곡에서 사기그릇을 구웠나 보다. 사기막골이란 이름은 참 흔한 지명이다. 

 

 

 

# 계곡 좌측에 잣숲이 소규모이나마 모습을 드러낸다.

 

 

 

# 소(沼) 있는 곳에서 소박한 통나무 다리를 만난다.

 

 

 

 

# 물이 참으로 맑다. 

 

 

 

 

# 한차례 올라가자 제법 규모 있는 잣숲이 나타난다.

 

 

 

# 등로 바로 옆에 있어 그렇지 푹신하고 평평한 곳은 두어 곳 있다.

 

 

 

# 바로 윗쪽에도 잣숲이 있다.

 

 

 

# 이곳은 등로에서 약간 벗어 났다. 지형 살피러 올라가 봤다.

 

 

 

# 딱 텐트 한 동 정도 칠 자리가 있다. 누군가 소주병을 버리고 갔다.

 

 

 

# 계곡을 건너 계속 올라가 보기로 했다.

 

 

 

 

# 가파르지는 않지만 꾸준한 오르막이 이어진다.

 

 

 

# 다른 동무가 있어 평소보다 음식물을 조금 더 챙기는 바람에 무게 부담이 더 커졌다.

 

 

 

# 등로 주위로 잣숲이 계속 이어진다.

 

 

 

 

 

 

 

# 이윽고 고동산 갈림길을 만났다.

 

 

 

# 정상까지는 아직 2km 남았다.

 

 

 

# 목적지에 도착했다. 푹신한 잣솔잎이 깔린 야영지가 몇 곳 있다. 넓고 평평하다. 다만 등로에서 너무 가깝다. 이렇게 노출된 곳에서 야영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마을주민들이 상수원이라고 야영을 막는다는 소문이다.

 

 

 

 

# 배낭 내려 놓고 주변을 넓게 탐색했다. 이곳은 잣숲이 대규모로 조성되어 있다. 하지만 대부분 비탈길에 식재되어 있고 평평한 곳은 찾기 어렵다. 멧돼지가 많은 곳인 모양이다. 곳곳에 멧돼지 목욕탕 흔적이 있다. 

 

 

 

 

# 좋은 잣숲이지만 너무 노출되어 있어 마음이 영 불편하였다.  게다가 마을 주민들의 상수원이란 것이 아주 마음에 걸렸다. 애초에 이런 줄 모르고 왔다. 알았으면 이곳을 목적지로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아주 불편하다. 편안한 휴식을 위해 산을 찾았는데 이런 불편을 감수할 까닭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정상쪽으로 올라가면서 더 탐색해 보기로 했다.

 

 

 

# 바위 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를 만났다. 지도에도 기록되어 있는 소나무이다.

 

 

 

 

 

# 여러 장소를 탐색했지만 마땅한 곳이 없다. 다음 대안으로 화야산 정상에서 야영을 하기로 했다. 헌데, 문제는 이 동네가 통신 불통지역이다. 정상에서 야영하려면 나중 밤중에 올라올 솔숲님에게 계획 변경을 알려야 한다. 그런데 연락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플랜 B는 포기.  일단 배낭 숨겨 두고 맨몸으로 정상을 다녀오기로 했다. 정상 가는 길에 혹시 좋은 야영지가 있으면 그곳을 선택하기로 하고.

 

 

 

 

# 무거운 박배낭의 압박에서 벗어나니 몸이 가볍다.

 

 

 

# 계곡 끝부분에 잣숲이 다시 나타난다.

 

 

 

 

 

# 이곳에도 텐트 두어 동 정도 칠 공간이 있다. 하지만 이곳 역시 등로 바로 곁이다.

 

 

 

# 계곡이 끝나는 곳에서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 올해 겨울은 빨리 물러갔다.

 

 

 

# 다른 해 같으면 아직 눈으로 덮혀 있을 숲속이 올해는 벌써 해빙기 모습을 드러낸다.

 

 

 

# 마른 계곡이 갈라지는 곳에서 능선길과 직진길이 갈라진다.

 

 

 

# 능선길에서 하산하는 사람들 소리가 들린다. 우리는 곧장 직진길로 오른다.

 

 

 

# 오르막의 난이도가 점점 높아진다.

 

 

 

 

 

# 응달진 북사면엔 아직 눈이 조금 남았다.

 

 

 

# 빈 몸이지만 가파른 경사에 헉헉 소리가 절로 난다.

 

 

 

# 터진 숲 너머로 고동산이 보인다.

 

 

 

# 대형배낭 그대로 메고 올랐으면 제법 죽는단 소리 나왔겠다.

 

 

 

# 정상부는 제대로 가파른 경사를 보여준다. 

 

 

 

# 쉽게 생각했다가 제법 땀을 흘려야 했다.

 

 

 

# 한바탕 헉헉 소리 지른 후 정상에 올라섰다.

 

 

 

# 정상은 넓은 헬기장으로 되어 있다.

 

 

 

# 바닥은 질척한 해빙기의 모습이다. 잣숲 야영이 불편하여 이곳에서 야영 할 작정이었는데, 만약 그랬다면 장비가 모두 뻘 범벅이 될 뻔 했다.

 

 

 

# 두 개의 지자체에 걸쳐 있는 산이라 두 개의 정상석이 서 있다.

 

 

 

# 가평은 한자로 된 정상석을, 양평은 한글로 된 정상석을 세워두었다.

 

 

 

# 이곳에서 고동산 방향으로 산줄기를 타거나, 뾰루봉 방향으로 연결하여 가는 산길이 제법 걸을만 하다.

 

 

 

# 발 아래 북한강 건너 금남산이 보인다. 뒷쪽의 산줄기는 백봉산에서 천마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이다.

 

 

 

# 양주CC도 보인다. 미세먼지가 대기를  가득 채워 조망은 흐릿하다.

 

 

 

# 묘한 모습의 깃대가 서 있다.

 

 

# 정상에서는 휴대폰이 터진다. 솔숲님과 정보를 교환하였다.  조망없고 시각 늦어 곧바로 하산하였다.

 

 

 

# 대단한 경사이다. 이곳의 산들은 화야산, 고동산, 뾰루봉 모두 뾰족뾰족하다.

 

 

 

# 올라 갔던 길 그대로 하산하였다.

 

 

 

# 그리고 처음 목표했던 잣숲에 하룻밤 보금자리를 틀었다. 우리 부부만 왔으면 이곳에서 야영하지 않았을 것이다. 불편한  마음을 안고 안락한 숲속의 밤을 꿈꿀 필요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밤 늦게 올라올 산동무에게 야영지 변경을 알릴 방법이 없으니 별 도리가 없었다. 흔적 없이 머물다 고요히 밤을 보낸 후 아침 일찍 철수할 생각이다. 

 

 

 

# 이윽고 어두운 밤길을 걸어 솔숲님이 도착했다.

 

 

 

# 그와는 정말 오랜만의 동행이다. 하긴 우리 모두 애초에 홀로 산꾼이라 대부분 홀로 산을 다니는 사람이다. 이런 동행은 일 년에 채 몇 번 되질 않는다.

 

 

 

# 우리 텐트에 둘러 앉아 밤이 깊도록 도란도란 담소를 나눴다. 오랜만의 만남이라 할 이야기가 많았다. 술 좋아하지 않는 산동무라 가벼운 음주로도 충분하였다.

 

 

 

# 혹시 밤새 지역민들과 무슨 충돌이 있을까 조심스러웠다. 다행히 아무 일도 없었다.

 

 

 

# 좋은 잣숲과 평평한 야영지를 가진 안락한 곳이었다. 하지만 내내 마음 한 구석 불편함을 떨칠 수가 없었다.

 

 

 

# 때문에 아침 일찍 짐을 꾸렸다. 산동무에게 미안했다. 오랜만의 동행임에도 은밀하고 오래 쉴 수 있는 곳에서의 편안한 휴식을 선사하지 못했다.

 

 

 

# 하룻밤을 허락해 준 잣숲에 감사하고 그곳을 떠났다.

 

 

 

# 고동산을 올라 볼까 잠시 갈등하다 만인의 뜻을 따라 그냥 하산하기로 했다. 나중에 고동, 화야, 뾰루 모두를 이어 갈 기회를 남겨두는 것도 좋은 일이다.

 

 

 

 

#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내려 간다.

 

 

 

# 야영지에 대한 평가도 하고.

 

 

 

# 편안한 하산길이라 땀 날 일도 없다.

 

 

 

 

# 그렇게 솔방솔방 걸어 하산 완료하였다. 솔숲님과는 주차장에서 작별하였다. 곧 시산제가 있으니 그때 재회하기로 하고 뒷풀이도 생략했다.

 

 

 

# 귀가하는 길에 네비양이 한강 반포지구로 길 안내를 한다. 흐린 날이기는 하나 바람 좋은 곳이라 그곳에서 젖은 장비를 말렸다. 한강 자전거길에는 라이딩하는 이들이 많다. 우리도 집에 돌아 가는대로 잔차 타고 한 바퀴 돌기로 했다.

 

 

 

# 아, 오늘이 삼일절이었구나!

 

 

 

야영 산행은 산을 사랑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야영이라는 행위는 합법과 불법의 언저리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해야 한다.

 

현행법 상 국립공원에서의 야영은 그 자체가 불법이다. 다만 지정된 야영장은 예외이나, 지정된 야영장 자체가 거의 없다. 하천법이나 자연환경보전법 등에서도 지정된 장소 이외의 야영과 취사는 불법이다. 다만 산림보호법에서는 화기 사용만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결국 산림보호법 상 비화식의 취사를 하는 야영 행위는 불법으로 규정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이 역시도 시행령을 찾아 봐야겠지만 일단 법 조항만으로는 그렇다.

 

그러다보니 나처럼 산이 좋아 산길을 걷다가 이제는 산속에 스며들어 하룻밤 보내기를 즐겨하는 이는 늘 위태로운 법률의 판단 위에서 갈등하게 된다.

 

사기막골이 사유지인지, 주민들이 그곳에서의 야영을 막을 법적 근거가 있는지 등은 정확히 알 수 없다. 굳이 알고 싶지도 않다. 다만 내가 즐기는 어떤 행위가 다른 이들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면 구태여 거듭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우리야 어디에 머물든 몇일을 머물든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스쳐 가는 사람들이다. 그렇더라도 누군가는 우리가 산속에 머무는 그 자체를 싫어할 수 있다. 그리하여 사기막골에서의 야영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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