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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영산행]중원산/中元山-여름산 중원(中元) 본문

산이야기/일반 산행

[야영산행]중원산/中元山-여름산 중원(中元)

강/사/랑 2020. 7. 5. 20:00
[야영산행]중원산/中元山

7월로 접어들면서 날씨가 점점 무더워진다. 지난주 왕방산 야영을 다녀온 이후 마눌에게서 무거운 등짐 짊어져야 하는 야영 산행에 대한 근심 걱정은 대폭 사라졌다.

 

대신 좀 더 편안하고 물이 가까이 있어 씻을 수 있거나 바닷가 근처의 야영지의 선택을 요구한다. 그리하여 1번 경반계곡과 칼봉산 연계, 2번 두타산 야영과 뒷날 동해안 나들이 등 두 개의 테마를 제시했다.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짐 챙긴 후 날씨 확인하니 두타산은 오전 중에 비 예보가 있다. 그리고 댓재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정상까지는 네 시간 이상 걸리는 곳이다. 예전 백두대간 종주할 때 기억 더듬어보더니 경반계곡을 원한다.

 

"오케이! 경반으로 갑시다!" 목적지 정하였으니 등짐 짊어지고 길을 나섰다. 주차장에서 시동 걸며 내비를 찍으니 경반계곡까지는 무려 세 시간 반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나온다. 날 더워지면서 다들 야외로 나온 모양이다.

 

이렇게 오래 걸려서는 길에서 시간 다 보내고 진 빠지는 일이라 대안이 필요했다. 여러 방안을 고민하다가 문득 중원산이 생각났다.

 

중원산은 양평 용문산 곁에 있는 산이다. 용문산이라는 명산 곁에 있어 찾는 이 많지 않지만 품속에 중원계곡과 중원폭포를 품고 있어 숨겨진 보석 같은 아름다움을 가진 산이다.

 

마눌에게 중원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얘기해 주고 방향을 양평으로 잡았다. 그러나 양평으로 가는 길 역시 정체 중이기는 마찬가지였다. 다만 가평 방향에 비해 정체가 좀 덜해 두 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것으로 나온다.

 

그렇게 느닷없이 목적지를 변경하여 중원으로 향했다.

여름산 중원(中元)

일시 : 2020년 7월 4~5일 흙과 해의 날

 

 

 

중원산(中元山)
경기도 양평군의 중부에 위치한 산이다(고도:800m). 용문면과 단월면에 걸쳐 있다. 용문산 · 백운봉 · 도일봉이 한데 모여 절경을 이룬다. 주능선 왼쪽에는 용계 계곡, 오른쪽에는 중원폭포와 중원계곡이 흐른다. 중원폭포 계곡은 머루와 달래밭으로 유명하며, 봄이면 철쭉·금낭화가 피고, 가을이면 약초와 야생과일이 많이 난다. 『해동지도』 지평현 도엽에 중원산(中元山)이라 기록되어 있다. 마을명 중원리(中元里)에서 관련 지명을 엿볼 수 있다. 산행은 중원리에 있는 주차장에서부터 시작한다. 계곡을 따라 중원폭포와 치마폭포를 지나 갈림길에서 왼쪽 길로 작은 계곡을 지난다. 너들 고개가 나오면 왼쪽 능선으로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 서면 동쪽으로 도일봉, 서쪽으로 용문산이 가깝게 보인다. 하산은 왔던 길로 돌아가 왼쪽 능선으로 용계 계곡을 지나 용문사 주차장으로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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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원산 지형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중원계곡 입구에는 아담한 주차장이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주말을 맞아 단체 산행객이나 가족단위의 나들이객들이 많아 주차장은 만원이다. 우리는 주차장 조금 아래 길가에 그려진 주차라인에 차 세운 후 짐을 챙겼다.

 

 

# 무더운 날이다. 등짐 짊어지고 길 따라 위로 올라갔다. 이 골짜기 좌측에는 중원산이 있고 우측에는 도일봉이 있다. 대형 식당의 이름에 그 산 이름이 적혀 있다.

 

 

# 위로 올라가는 길 좌우에는 펜션이나 대형 식당들이 즐비하다. 중원계곡 입구에도 또 다른 주차장이 있다.

 

 

# 잠시 후 능선길 들머리가 나온다. 우리는 원래 중원계곡으로 올라가다가 마눌의 몸 상태 점검 후 그냥 정상으로 치고 오르든지 중간에 지쳐하면 계곡가에 야영할 작정이었다.

 

 

# 그런데 중원계곡 쪽에는 인파도 많고 소음도 많이 들려 오늘은 능선길로 정상을 향했다가 내일 계곡 쪽으로 하산하는 것으로 방향 선회했다. 뒷날 확인하니 이 선택이 아주 좋은 방법이었다. 이틀간의 땀을 하산길에 계곡에서 씻을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 갑작스러운 방향 선회로 마눌의 걱정이 많았다. 지도 꺼내 상황 설명해 주었다.

 

 

# 이곳 들머리는 왕래하는 사람 많지 않은지 잡풀이 무성하다.

 

 

# 한차례 올리면 능선 갈림길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우틀하여 능선 사면을 따라 올라간다.

 

 

# 정상까지는 1.99km 거리 남았다고 적혀 있다.

 

 

# 아직은 경사가 견딜만하다. 숲 그늘 좋아 숲 속은 상쾌하다.

 

 

# 그러나 무거운 등짐의 압박은 어쩔 수 없는 고행이다. 조금씩 힘겨워하는 마눌을 격려해 가며 숲길을 걸었다.

 

 

# 이 이정목 이후 경사가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 한차례 힘겨운 오름질 끝에 계단식 사면 위에 올라섰다.

 

 

# 그런데 그다음에는 더 가파른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다. 지도 확인하니 등고선의 간격이 촘촘하다. 마눌의 입에서 힘들다는 소리가 잦아진다.

 

 

# 다시 계단식 오르막 상단에 도착했다. 그곳에도 이정목이 있다.

 

 

# 그런데 이 동네 이정목은 아주 엉터리다. 한참 아래의 이정목에서 정상까지 1.44km 남았다고 했는데 이곳에서 오히려 남은 거리가 늘어난다.

 

 

# 이정목은 무시하고 지도에서 등고선이 말해주듯 그냥 두어 차례 더 용을 써야 정상은 허락된다.

 

 

# 이정목 이후에는 항상 가파른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다.

 

 

# 로프 설치된 오르막을 힘겹게 치고 오른다.

 

 

# 다시 한차례 낑낑 용을 쓴 후 전망대에 도착했다. 용문산 쪽으로 조망이 트인 전망대이다.

 

 

# 이곳에는 바위 절벽 끝에 소나무 한 그루가 용틀임하듯 구불구불 휜 채 자라고 있다. 오래된 이 소나무는 아랫부분이 여인의 둔부를 닮았다.

 

 

# 솔가지 아래로 용문산 관광단지다 내려다보인다. 저곳에서도 여기 중원 정상으로 올라오는 들머리가 있다.

 

 

# 저 멀리 우뚝한 저 산은 강 건너 양자산인가?

 

 

# 전망대를 나와 잠시 오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한강기맥에 연결된 산인지라 은근히 경사가 가팔랐다. 무거운 등짐 지고는 만만하게 볼 산이 아니다. 

 

 

# 정상은 아담한 헬기장으로 되어 있다. 적당한 규모의 정상석도 갖추고 있다.

 

 

# 좌측 멀리 용문산이 우뚝하다. 하루를 마감하는 해가 용문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 용문의 좌측 산릉에 한국의 마터호른이라 부르는 백운봉이 뾰족하다. 저곳 정상에도 기가 막히는 야영 및 조망처가 있다. 조만간 가야 할 곳이다.

 

 

# 우측 가까이는 중원계곡을 사이에 둔 도일봉이 건너다 보인다.

 

 

# 중원 정상의 헬기장은 바닥이 고르지 못하다. 적당히 정비하면 텐트 두어 동은 칠 공간이 나오겠다. 혹시 늦게 올라오는 등산객이 있을까 봐 바로 집을 짓지 않고 노을 구경하였다.

 

 

# 용문의 우측 어깨너머로 노을 진다. 그 광경 오래 감상하였다.

 

 

# 더 이상 이 산정을 찾아 올 사람 없다 여겨질 무렵 헬기장 한쪽 바닥을 정리한 후 그곳에 빨간 집을 세웠다.

 

 

# 그 사이 해는 용문 너머로 완전히 사라지고 붉은 채운(彩雲)만 남았다.

 

 

# 아름다운 광경이다. 이런 풍경은 우리처럼 산정에서 밤을 맞이하는 이들에게만 허락된 포상 같은 것이다.

 

 

# 땀 식은 몸이 어슬어슬해져 텐트 안으로 들어왔다. 노을은 여전히 하늘 한편에 벌겋다.

 

 

# 노을 지고 어둠 찾아왔다. 물티슈 목욕하고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막걸리 한 잔 마셨다.

 

 

# 둘이서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막걸리 잔을 돌렸다. 그러다 문득 바깥이 너무 환하게 밝아 밖으로 나가봤다.

 

 

# 보름달이었다. 남쪽 하늘에 완벽하게 둥근 보름달이 떠있었다.

 

 

# 오늘이 음력 보름이었던 모양이다. 달구경에 대한 기대 없이 오른 중원 산정에서 뜻밖의 가경(佳景)을 만났다.

 

 

# 달빛이 하 좋아 카메라 노출을 길게 할 필요가 없다. 좁은 헬기장을 천천히 돌며 달빛을 즐겼다.

 

 

# 뜻밖의 호사였다. 달구경에 대한 기대 없었는데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다만 술이 모자라 깊이 취하여 저 아름다운 달빛을 밤새 즐기지 못한 점은 옥의 티였다.

 

 

# 달구경 하느라 늦게 잠들어 아침까지 늦잠을 잤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랜턴 켜지 않았는데도 텐튼 안이 밝아 쉬 잠들지 못했다. 역시나 텐트 바깥이 훤해 밖으로 나가보니 이미 아침 해가 올라온 뒤였다.

 

 

# 어차피 동쪽 방향으로 숲이 우거져 온전한 일출 보기는 어려운 곳이다. 나무 숲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나마 황홀한 일출이라 생각하고 감상하였다.

 

 

# 용문산에도 햇살 스며든다.

 

 

# 해가 올라가면서 하늘의 색깔도 변하고 운무의 흐름도 변한다.

 

 

# 아침 끓여 먹고 짐을 정리했다. 짐 정리하는 동안 연세 지긋한 산꾼 두 분이 올라온다. 부지런한 분들이다. 새벽같이 출발한 모양이다. 작은 현수막을 꺼내더니 두 분이서 인증 사진을 수십 장 찍는다. 명산 산행 중이란다. 그러더니 또 금세 하산해 버린다. 저런 속도라면 하루에도 명산 두세 개는 문제없겠다.

 

 

# 하룻밤 고요한 휴식을 허락해 준 중원 정상과 작별했다. 간밤의 황홀한 달빛은 정말 감동이었다. 언제인지 모를 다음을 기약하고 중원 산정을 떠났다.

 

 

# 하산은 어제 올라온 길이 아닌 계곡길을 선택했다. 일단 출발지는 암릉길이다.

 

 

# 제법 가파른 암릉이 이어진다. 길이 없는 곳은 좌측으로 우회하라 한다.

 

 

# 그러다 최고의 조망을 보여주는 전망대를 만난다. 용문 쪽으로 조망이 트인 바위 전망대가 환상적인 뷰를 보여준다. 좌측으로는 중원 정상이 건너다 보인다.

 

 

# 시각이 꽤 지났음에도 운무가 상기 남아있다. 건너다보는 용문의 산세는 뾰족뾰족으로 표현된다.

 

 

# 한강기맥을 진행한 동무들 얘기로는 이곳 용문 구간이 토악질 나는 난코스인 듯하다. 산세의 모양이 그러해 보인다.

 

 

# 한국의 마터호른이라 불리는 백운봉은 이름처럼 구름 위에 뾰족하다.

 

 

# 기가 막히는 조망처다. 오래 그곳에 서서 경치를 구경하였다.

 

 

# 전망대를 나와 다시 하산길에 올랐다. 잠시 능선을 따르다 로프 있는 곳에서 우측 아래로 꺾어 떨어져 내린다.

 

 

# 하산길은 꽤 멀고 험하다. 등짐이 많이 가벼워젔음에도 긴 하산에 무릎이 시큰거린다. 긴 내리막 끝에 길은 다시 좌측으로 꺾여 떨어진다.

 

 

# 너덜지대 통과.

 

 

# 숲 한쪽에 야생화들이 간간이 눈에 띈다. 특히 이 산에는 산수국이 대세다.

 

 

# 산수국(山水菊)은 여름날 가운데에 보랏빛 참꽃을 피우고 바깥으로는 벌 나비를 유혹하기 위한 헛꽃을 피운다. 또 토질에 따라 꽃색이 변하는 것이 특징인데, 산성이면 푸른색, 중성이면 흰색, 알칼리성이면 분홍색으로 꽃 색깔이 변한다. 그리하여 꽃말은 '변하기 쉬운 마음'이다.

 

 

# 큰 까치수영은 이제 막 아래쪽부터 꽃잎을 벌리기 시작하고 있다.

 

 

# 숯가마터가 군데군데 있다. 예전 화전민들이 숯을 구웠던 모양이다.

 

 

# 쓰러져 자연으로 돌아간 고목의 옹이 속으로 숲이 들어앉았다.

 

 

 

# 긴 내리막 끝에 도일봉 갈림길에 도착했다. 중원계곡은 중원산과 도일봉의 물을 모아 흘러내린다.

 

 

# 중원계곡은 수량 풍부하고 맑다. 이 깨끗한 계곡물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사람들 눈 피할만한 곳에 짐을 내렸다.

 

 

# 기 막히게 멋진 계곡이다. 시원한 바람과 청량한 기운이 가득하다.

 

 

# 긴 하산길에 흘렀던 땀이 금세 식었다. 산객들 눈에 띄지 않는 한적한 곳을 골라 차가운 계곡물에 풍덩 뛰어들었다. 뼛속까지 시원함이 스며든다. 여름 산으로 최고의 장소다.

 

 

# 알탕을 못한 마눌은 차가운 계곡에 발 담그는 것으로 만족한다.

 

 

# 간식 먹으며 오래 쉬었다. 멋진 계곡이다. 짱돌 두어 개 주워 중심 잡기 놀이해 보았다.

 

 

# 으슬으슬 한기 스밀 무렵 짐 챙겨 다시 길을 나섰다.

 

 

# 물 떨어지는 소리 요란한 중원폭포를 만났다.

 

 

# 중원폭포는 물 떨어지는 높이는 낮지만 곁에 솟아 있는 깎아지른 절벽 때문에 잘 알려진 폭포다. 겸재(謙齋) 양창석(梁昌錫)이란 이가 중원폭포를 이렇게 노래했다.

 

百天斷崖掛白虹 / 雷鳴千古一山空 / 歸雲恒宿層岩畔 / 積水長臼尺雄中(백척단애괘백홍 / 뇌명천고일산공 / 귀운항숙층암반 / 적수장구척웅중 : 백 척 가파른 절벽에 흰 무지개 걸렸고 / 우레 같은 물소리 천고의 산속을 울리네 / 돌아가는 구름 늘 바위 둑에서 자고 가고 / 쌓인 물 긴 절구방아는 웅장한 골짜기에 있네)

 

 

# 중원폭포 아래쪽에는 계곡을 즐기려는 피서객이 많다. 특히 완전히 하산하여 주차장 근처에 오자 넓은 유원지가 조성되어 있고 가족단위의 피서객이 아주 많다. 주차장 근처에 맑고 깨끗한 계곡을 갖춘 곳이고 지나치게 많이 붐비지 않아 가족들끼리 여름 계곡을 즐기기에 알맞은 곳이다.

 

 

# 잠시 후 어제 올라갔던 도로 따라 걸어 아래쪽 주차장으로 하산 완료하였다.

 

 

# 양평은 옥천냉면이 유명하다. 예전 직장 동료의 고향이 옥천이었다. 이십오륙 년 전 지금처럼 옥천냉면이 알려지기 전에 그 동료 따라 냉면 먹으러 온 기억이 있다.

 

맛집으로 유명한 이 옥천냉면 집은 휴일을 맞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식도락을 즐기러 왔다. 30여 분 기다려 입장하였다. 이 집은 대표 음식인 냉면은 그다지 맛이 없고 사이드 메뉴인 육전의 맛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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