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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캠핑이야기

[캠핑이야기]야영-장태산(長泰山)자연휴양림

강/사/랑 2022. 9. 20. 13:56
[캠핑이야기]야영-장태산(長泰山)자연휴양림

나는 오랜 세월 '종주 산꾼'으로 살아왔다. 종주산행이란 단일의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산맥의 흐름을 따라 마루금을 이어 걷는 산행을 말한다.

 

이 땅에는 백두대간과 아홉 개의 정맥이 한반도의 척추와 뼈대를 이루고 있다. 이 산맥들은 모두 주산(主山)인 백두산을 기준으로 하여 하나의 맥(脈)을 이뤄 이어져 있다. 2004년 백두대간을 시작으로 한 십여 년 산맥을 걸어 그 산줄기 모두를 걸었다.

 

이후에는 무거운 등짐 짊어지고 여러 명산의 산정(山頂)에 올라 헝겊 집 한 채 짓고 달빛 구경과 산빛 구경에 몰두하였다. 그 세월이 또 십여 년이다.

 

그러던 차에 뙤국에서 못된 역병이 침공하여 삼 년 여 온 세상에 창궐하였다. 역병의 기세 하도 강하여 전 세계가 신음하였고 우리도 예외가 아니었다.

 

평소 조금 남다른 건강을 가졌던 나는 그 세월 동안 각별히 조심하느라 외부 활동을 극도로 줄여 종주 산행도 야영 산행도 모두 올 스톱하였다. 그리하여 산꾼의 땀냄새가 점점 빠져 허여멀건 도시인이 되고 말았다.

 

이대로 가다가는 큰일이겠다 싶어 조금씩이라도 야외활동을 재개하자 작정하였다. 그러나 다시 예전처럼 무거운 등짐 짊어지는 것은 아직 무리라 일단 차박 혹은 야영을 하자고 했다. 

 

무거운 등짐 안진다고하자 마눌의 텐션이 한껏 오른다. 혼자서 이곳저곳 경치 좋은 곳이나 야영 여건 좋은 곳, 혹은 휴양림 등을 열심히 검색한다. 그러더니 거리상 가까운 대전의 장태산 휴양림을 주장한다.

 

앞으로 긴 세월 이 땅의 여러 곳을 다녀볼 작정인지라 일단 그녀의 주장대로 장태산을 첫 야영지로 낙점하였다.

 

 

일시 : 2022년 9월 18일 ~ 19일

장태산/長泰山

높이 374m이다. 남쪽의 대둔산(878m)과 서쪽의 안평산(470m) 등지에서 발원한 시냇물이 산 입구 용태울계곡을 거쳐 용태울저수지로 흘러든다. 산 일대 30여만평이 국내 최초로 사유림 자연휴양림으로 조성되어 숙박시설과 양어장·사슴사육장·어린이놀이터 등의 시설이 들어섰다.

휴양림에는 잡목숲과 함께 메타세쿼이아, 독일 가문비나무 등의 인공림이 조성되어 있으며, 인공림과 자연림에 둘러싸인 12km의 숲속 산책로와 산림욕장을 이용하기 위하여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 장태산자연휴양림 안내도

 

 

# 숲나들이 앱에서 예약하고 장태산을 찾았다. 대전까지는 그다지 멀지 않아 장거리 운전의 부담이 적다. 휴양림 관리사무소에서 야영장 리모컨을 인수하고 지정된 데크에 집 한 채 지었다.

 

 

# 긴 세월 장비방에서 잠들어 있던 타프를 챙겨 왔다.  십여 년 전 무등산에서 홀로 야영할 때 친 후 처음이다. 백패킹으로 쓰기에는 크기가 좀 큰 편이라 그동안 이 타프는 외면받아 오던 넘이다.

 

 

# 오늘 마눌의 요리는 닭갈비다. 대전의 막걸리는 특별한 것이 없어 서울막걸리로 챙겼다.

 

 

# 자연휴양림의 장점은 온수 샤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백패킹에서는 물티슈로 몸 닦는 것이 고작이라 마눌의 최대 불만이었는데 따뜻한 온수 샤워는 최대의 호사다. 요즘 마눌이 계속 휴양림이나 캠핑장을 주장하는 데는 다 그런 이유가 있다.

 

 

# 그동안 우리는 간편한 여행에서는 차박을 주로 했다. 차박은 간편하기는 해도 좁은 차안에서 밤을 보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간편한 오토 텐트를 하나 구입했다. 알리에서 해외 직구로 내린 저 농협 텐트는 가성비가 으뜸인 데다 설치와 철수가 뚝딱 한순간이다. 가격은 동급 국산이나 유명 브랜드의 절반 이하다. 

 

 

# 주중이라 야영장에는 우리 포함 서너 팀 밖에 없었다. 그나마 아주 멀리 떨어져 정말 한가하고 고요히 밤을 보냈다.

 

 

# 자연휴양림 산책에 나섰다. 간밤에도 휴양림 주계곡은 어느 정도 둘러보았는데 오늘은 완전히 한 바퀴 돌아볼 작정이다. 이 휴양림의 자랑인 메타세콰이어숲이 아주 장대하다.

 

 

# 오래된 메타세콰이 나무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쭉 뻗어 있다. 숲그늘 좋고 그 향기 더욱 좋다. 사계절 아름다운 곳인데 가을에 오면 특히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있겠다.

 

이 휴양림은 원래 개인이 조성한 휴양림이다. 기록을 찾아보니 지금은 고인이 된 임창봉이란 분이 사비를 들여 메타세쿼이아를 비롯한 여러 나무들을 심어 휴양림을 가꿨다 한다. 그 세월이 20여 년이라 하니 그 노고가 대단하다.

 

81만 5천 제곱미터 규모로 94년 개장되었는데 국내 최초 민간자연휴양림이었다. 이후 대전시에서 인수하여 리모델링 후 2006년 재개장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 규모가 아주 큰 휴양림이다. 원래는 휴양림만 돌아볼 생각이었는데 이왕 돌아본 김에 산으로 올라가 보기로 했다. 방향은 형제봉 가는 길에 있는 전망대로 잡았다.

 

 

# 한차례 숨을 몰아쉬며 오르면 헬기장이 나온다. 좌측으로 형제봉 정상이 보인다.

 

 

# 정상 오르는 안부에 꽤 넓은 공터와 9층 석탑이 나온다. 아마도 옛 사찰터인 듯하데 사찰은 사라지고 석탑만 남았다.

 

 

# 석탑 뒤 절벽 위에 데크로 조성된 전망대가 있다. 전방으로 조망이 툭 트였다. 골을 따라 올라오는 바람 시원하게 불어오는 곳이다.

 

 

# 장안저수지가 길게 누워 있다. 전형적인 계곡형 저수지다.

 

 

# 이후 산을 내려와 야영장으로 가는 길에 숲속 어드벤처 존을 찾았다.

 

 

# 하늘 높이 솟아 있는 메타세콰이어 나무에 착안하여 그 나무 중간에 하늘길을 만들었다.

 

 

# 그 끝에 나선형으로 올라가는 전망탑도 준비했다. 아이디어 좋다.

 

 

# 이 곳은 가을날 메타세쿼이아가 노랗게 물들었을 때 최고의 경치를 보여주는 곳이다.

 

 

# 형제산이 건너다 보인다.

 

 

# 장태산휴양림은 가을에 오면 그 진미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뒷날 메타세쿼이아 노랗게 단풍 들 때 다시 와봐야겠다. 다만 야영장 시설은 한쪽에 떨어져 있고 관리도 허술한 편이다.

 

 

# 이후 귀경하는 길에 청주 상당산성을 찾았다. 상당산성은 신라시대 서원소경이었던 청주의 수호성이다. 김유신장군의 삼남인 김서현이 쌓았다 한다. 임진왜란 때 원균이 개축하였다. 나중 칠천량에서 대패하여 자신은 물론 나라를 위태롭게 만든 원균이지만 이 상당산성을 개축할 때는 정말 열과 성을 다해 축성하였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 공남문(控南門)을 통해 성으로 들어갔다. 상당산성의 정문이자 남문이다. 잘 보존된 성문이다.

 

 

# 성루에 올라 조망 감상하였다.

 

 

# 드넓은 잔디마당이 펼쳐진다. 경사진 사면이라 적군을 공격하기 용이한 지형이다.

 

 

# 성벽을 따라 올라 암문이 있는 봉우리까지 올라가 봤다.

 

 

# 성밖으로 돌출된 치(雉)가 있다.

 

 

# 멀리 청주시내가 보인다.

 

 

# 나는 십몇 년 전 정맥 종주하면서 이곳 상당산성을 지났다. 그때 산성 안 공터에서 하룻밤 야영한 인연이 있다. 사연 많은 밤이었다. 그때 이야기를 마눌에게 들려주며 산성 구경을 했다.

 

 

# 장태산에서 알밤을 몇 줌 주었다. 집에 돌아와 쪄먹었다. 제법 굵은 밤들이라 먹을만하였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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