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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서른세번째(대관령~진고개)-대관령 소떼에게 무시당하다! 본문

1대간 9정맥/백두대간 종주기

[백두대간]서른세번째(대관령~진고개)-대관령 소떼에게 무시당하다!

강/사/랑 2007. 6. 25. 22:14

[백두대간]그 서른세번째(대관령~진고개)


마음을 풀어놓고 / 한 스므 구비는 걸었으리 / 그 길 끝이 비록 / 어디에 닿는 바 없다 해도 / 한 사나흘쯤 / 그렇게 내쳐 걸었으면 좋겠네 // 가다 보면 저 만치 / 등짐 나귀 앞세운 보부상도 스치고 / 올해도 과거는 영 글렀는지 / 잔뜩 풀이 죽은 한량도 만나겠지 // 권세 양반 행차라면 / 짐짓, 슬쩍 비켜도 주고 / 운이 좋아 서낭당 치성 가는 / 처자라도 만나면 / 짓궂은 수작이라도 부려 보겠네 // 그도 저도 싫증나면 / 마른 낙엽 베고 누워 / 오가는 행장 / 구경이나 실컷 해야겠네.

- 김택근 '아름다운길/대관령 옛길에서'(전문)

 

慈親鶴髮在臨瀛  (자친학발재임영) 늙으신 어머니를 임영(강릉)에 두고  
身向長安獨去情  (신향장안독거정) 외로이 서울로 가는 이 마음
回首北村時一望  (회수북촌시일망) 돌아보니 북촌(오죽헌)은 아득도 한데
白雲飛下暮山靑  (백운비하모산청) 흰구름만 저문 산을 날아 내리네.


- 師任堂 申氏 '大關嶺 望親庭 ; 대관령을 넘으며 친정을 바라본다'

직장인의 영원한 로망 여름휴가 시즌이다.  나는 대한민국 평균적인 직장인이다. 직장인의 삶이라는 것이 주체적이고 계획적이기 쉽지 않다. 직장 내 계급구조 속에서 혹은 사업구조 속에서 늘 객체적이고 수동적이기 마련이다.


온전히 주인의 삶을 살지 못하는 우리네 직장인은 언제나 각종 제약 조건에 둘러싸인 채 일상을 보낸다. 서글픈 일이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그러한 대한민국 평균 직장인에게 긴 연휴로 이어진 여름휴가는 꿈길에 다름아니다.


나는 대간꾼이다. 산에 미쳐 백두대간 마루금을 이어 걷는 종주에 나선 지 해를 넘겼다. 평상시 여러 가지 제약 때문에 백두대간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 입장이다 보니 여름휴가는 밀렸던 대간길 이어갈 절호의 기회다.


이럴 때 제대로 대여섯 구간 연속으로 종주하여야 진도를 좀 뺄 수 있다. 강/사/랑네 직장의 여름 휴가는 장장 9일이나 된다. 그러나 오랜만에 길게 9일간 확보한 여름휴가를 온전히 대간길에 투자하기는 뜻처럼 쉽지만은 않다.

우선 7월 내도록 온 나라를 물독에 푹 빠뜨려 버린 장마 때문에 전국적인 피해가 극심하였다. 특히나 오대산과 설악산 지역이 수해 피해가 심했다. 그곳은 보통 난리가 아닌 모양이다. 이런 때에 그 지역을 통과하는 백두대간 종주한다고 나서기가 영 께름칙하였다. 지역 주민들 근심에 잠겨 있는데 우리만 희희낙락 할 수 없는 까닭이다.

두 번째는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한 이후 갑자기 찾아온 대퇴근의 근육통이 연속적인 대간길을 허락해 주느냐 하는 문제다. 이 근육통은 재미있게도 처음 얼마간 산길을 걸을 때는 멀쩡하다가 어느 정도 걸음이 누적되고 근육에 무리가 갈 즈음부터 강력한 통증을 유발한다.


일상의 제약을 극복했더니 상황의 제약이 발목을 잡았다. 계획에 조정이 필요했다. 그래서 일단은 7월 30일(대관령~진고개), 31일(진고개~구룡령) 구간을 진행하기로 계획하고 집을 나섰다. 나머지는 그때 상황을 봐서 결정할 생각이다.


7월 29일. 토요일. 전날까지 끈질기게 쏟아지던 장맛비가 오늘부터 뚝 그치고 폭염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있었다. 하지만 예보와는 달리 일단 아침나절에는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다.


간만의 느긋한 게으름을 만끽하다가 오후 느지막이 출발했다. 함께 대간 종주하기로 한 산동무 해리님 내외와 대명님도 내일 같은 구간(진고개~구룡령)한다고 이미 출발했다 한다.

본격적인 휴가철의 시작이라 당연히 영동고속도로는 극심한 트래픽을 보이고 있다. 최대한 막히지 않는 길로 돌아 돌아 진고개로 향했다.

밤 10시쯤 진고개에 도착했다. 본격적으로 고개를 오르는데, 안개가 자욱해서 시야가 극도로 나쁘다. 한 치 앞을 구분하기 어려워 엉금엉금 기다시피 고개를 올랐다. 덕분에 진고개 정상 휴게소 팻말을 보지 못하고 지나쳐 버렸다.


도로가 아래로 급하게 구불구불 떨어져 내리고 나서야 고개 정상을 지나쳤음을 눈치챘다. "아이구, 지나쳤구나! 차 돌리자!" 차 돌려 고개 정상으로 돌아와 자동차 불빛을 의도적으로 좌측으로 꺾어서야 겨우 휴게소 입간판을 발견할 수 있다.

그곳에서 먼저 도착한 산 동무들을 만났다. 인적 끊어진 진고개 휴게소 처마 밑에 텐트 치고 해리님 내외, 대명님, 그리고 우리 부부가 대간꾼이라는 동질감 하나로 호호 깔깔 주거니 받거니 산꾼의 정을 나눴다.



대관령 소떼에게 무시당하다!


구간 : 백두대간 제 46 소구간 (대관령~진고개)
거리 : 구간거리(25.8 km), 누적거리(689.16 km)(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06년 7월 30일. 해의 날.
세부내용 : 대관령(07:10) ~ 갈림길 ~ 헬기장 3개/929.9봉 ~ KT 통신중계소(07:38) ~
선자령 갈림길 ~ 새봉(08:12) ~ 목장지 ~ 갈림길 ~ 선자령(08:50) ~ 임도갈림길/풍력발전단지 ~ 선자령 나즈목(09:27) ~ 대공산성 갈림길(10:04) ~ 곤신봉 ~임도 ~ 1114봉 ~ 동해전망대(10:40) ~ 임도 ~ 원시림 팻말 ~ 1163봉 ~ 매봉(11:30) ~ 갈림길 ~ 목장지 ~ 무명봉 ~ 목장지 ~ 갈림길 ~ 1172봉/점심후 출발(13:20) ~ 계곡/폭포 ~ 학소대갈림길(13:40) ~ 소황병산(14:13) ~ 전망대(15:30) ~ 노인봉산장(15:50) ~ 노인봉(16:10)/20분 휴식 ~ 1312봉 ~ 진고개(17:50).

총 소요시간 10시간 40분. 만보계 기준 44,300보.


7월 30일. 새벽 4시에 모두 기상했다. 누룽지 국물로 간밤의 숙취를 달랜 후 해리님 내외와 대명님은 한 구간 앞 동대산으로 올라가고 우리는 차 몰고 대관령으로 출발했다.


우리가 진행할 대관령~진고개 구간이 길이 평탄하고 예상 소요 시간이 짧은 만큼 해리님 자동차 키를 내가 가지고 산행 마친 후 진고개에서 해리님 차 몰고 구룡령으로 택배하러 가기로 계획을 세웠다.

구불구불 진고개를 내려와서 횡계 거쳐 대관령으로 올라가는데, 길 우측으로 수해의 흔적이 곳곳에 눈에 띈다.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저 피해를 언제 모두 복구할꼬?


그렇게 한참을 올라가는데 전화가 울리더니 해리님이 차 문을 잠그지 않고 키를 나에게 줬다고 한다. 그리고 요즘 나온 좋은 차들은 수동으로 잠기지도 않는다네? 이미 대관령에 거의 다 와 가고 해리님도 신경 쓰지 말고 그냥 가라고 한다.

어쩔까 망설이는데 마눌이 강력하게 진고개로 돌아 갈 것을 주장한다.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당신 같으면 차를 잠그지 않고 하루 종일 맘 편하게 산행을 할 수 있겠냐는데 별 도리 있나? 하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만 가지고 있다면 세상에 갈등이란 것이 생길 틈이 없을텐데...

지난 번에 댓재~백봉령 구간을 해리님 선두대장으로 해서 빡세게 한 구간 종주 하더니 해리님 팬이 되었나 보다. 좋다, 진고개로 돌아가자! 빠꾸 오라이!!!



대관령/大關嶺

대관령은 높다. 실제 높이는 해발 832m로 고한, 태백을 잇는 만항재(1,313m)나 지리산 정령치(1,313m), 홍천의 운두령(1,089m)에 비해 낮지만 마음으로 느끼는 대관령은 그 어느 고개 보다 높고 크다. 아마도 백두대간의 정점에서 아흔아홉 구비 아래 동해 바다를 내려다 보는 장쾌함 때문일 것이다. 영동의 관문인 대관령은 바람과 구름의 관문이기도 하다. 산마루에 걸터앉아 눈을 쏟아대는 구름으로 겨울이면 미치도록 아름다운 순백의 세상을 여는 곳이 대관령이다. 대관령의 눈꽃 구경은 456번 지방도로에서 시작한다. 이 도로가 5, 6년 전만해도 영동과 영서의 차들이 종일 꼬리를 물고 지나던 예전의 영동고속도로다. 지금은 대관령 허리를 일곱 군데나 뚫으며 새 고속도로가 개통된 이후 국도도 아닌 지방도로로 전락한, 너무나 쉽게 잊혀진 도로가 됐다. 일부러 찾는 이들이 어쩌다 지날 뿐 도로는 언제나 한적하다. 옛날에는 강릉을 중심으로 삼척, 울진, 양양, 고성 등지에서 한양으로 오르내리는  유일한 관문이었다. 고개 동쪽이라는 嶺東과 서쪽이라는 嶺西라는 지역명도 이 대관령을 경계로 연유된 명칭이다.조선 초기만 해도 겨우 한 사람이 통행할 수 있는 길이었는데, 조선 중종 때 '고형산'이라는 사람이 자력으로 몇 달에 걸쳐 길을 넓혔다.하지만 병자호란 때 오랑캐가 주문진에 상륙하여 대관령을 쉽게 넘은 적이 있어, 적을 이롭게 했다 하여 고형산의 묘를 파내서 육시(戮屍)의 형을 내렸다고 한다.

선자령/仙者嶺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과 강릉시 성산면 경계에 걸쳐 있는 산. 높이는 1,157m이다. 대관령(832m) 북쪽에 솟아 있는 산으로, 백두대간의 주능선에 우뚝 솟아 있다. 산 이름에 '산'이나 '봉'이 아닌 '재 령(嶺)'자를 쓴 유래는 알 수 없는데, 옛날 기록에 보면 《산경표》에는 대관산, 《동국여지지도》와 1900년대에 편찬된 《사탑고적고(寺塔古蹟攷)》에는 보현산이라고 써 있다. 산자락에 있는 보현사(普賢寺)의 기록을 전하는 《태고사법》에는 만월산으로 적혀 있는데, 보현사에서 보면 선자령이 떠오르는 달과 같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정상에서는 남쪽으로 발왕산, 서쪽으로 계방산, 서북쪽으로 오대산, 북쪽으로 황병산이 보이고, 날씨가 좋으면 강릉시내와 동해까지 내려다 보인다. 주능선 서쪽으로는 억새풀, 동쪽으로는 수목이 울창하며 산행 중 한쪽으로는 강릉과 동해바다가 보이고 한쪽으로는 삼양대관령목장의 경관이 바라보여 이색적이다. 산의 해발고도는 높지만 산행 기점인 구 대관령휴게소가 해발 840m에 자리잡고 있고 선자령까지 6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며 등산로가 평탄하고 밋밋하여 쉽게 오를 수 있다. 그 때문에 전 구간은 트레킹 코스로 인기가 높다. 특히 이 산은 겨울 산행에 어울리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는데, 능선의 눈꽃이 아름답고 동쪽 능선으로 하산할 때는 눈이 많이 쌓여 있는데다 적당한 경사를 이뤄 마대자루를 깔고 엉덩이 썰매를 신나게 탈 수 있다. 코스는 하산 경로에 따라 2개가 있는데 산행시간은 약 4시간 걸린다.

노인봉/老人峯

오대산국립공원권에 속하는 산으로 황병산(1,407m)과 오대산(1,563m)의 중간 지점에 있으며 산자락에 소금강 계곡을 거느리고 있다. 소금강은 1970년 우리나라 명승1호로 지정되었다. 일부에서는 연곡 소금강, 오대산 소금강, 청학동 소금강이라고도 부른다. 금강산의 축소판이라 일컫는 '소금강'이란 이름은 율곡 이이가 청학동을 탐방하고 쓴 《청학산기》에서 유래되었으며 무릉계곡 바위에 아직 '소금강'이라는 글씨가 남아 있다. 이 산에서 흘러내린 물은 하류로 내려가면서 낙영폭포,만물상,구룡폭포,무릉계로 이어진다.   산의 정상에는 기묘하게 생긴 화강암 봉우리가 우뚝 솟아 그 모습이 사계절을 두고 멀리서 바라보면 백발노인과 같이 보인다 하여 산 이름이 붙여졌다. 이 산에서 발원한 청학천이 13km를 흘러내리며 이룬 소금강은 기암괴석과 층암절벽, 소와 담, 폭포 등 30여 개가 넘는 경관지를 빚어냈는데 특히 금강산의 그것과 흡사한 만물상·구룡연·상팔담 등이 볼 만하다.  산행은 정상을 오른 후 소금강으로 하산하거나 소금강에서 정상을 거쳐 진고개로 하산하게 되는데 진고개를 산행기점으로 하여 쉬어가며 여유를 가지고 소금강을 즐기는 코스를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며 산행시간도 2시간 남짓으로 짧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제 46 소구간 대관령 ~ 진고개 개념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진고개를 두 번이나 왔다갔다 했더니 시간 지체가 심하다. 관령 구 휴게소에서 산행 준비를 마치고 나니 이미 시각은 7시를 훌쩍 넘기고 있다.


휴게소 앞 도로를 건너 위로 올라갔다. 장마철이라 도로에는 물이 가득하다. 발끝을 세우고 스틱으로 중심잡으며 잠시 가니 '국사성황당 입구'를 알리는 '돌비석'이 서 있다. 돌비석 바로 뒤에서 길이 갈라진다. 대간길은 '우측 길'로 올라 가야 한다. 07:10




# 하룻밤 잘 보내고 아침을 맞았다. 안개 자욱한 진고개의 새벽. 우리 대간꾼 말고 인적 없다.

  

 

         

# 우여곡절을 겪은 후 구 대관령 휴게소에 도착했다. 바람 많은 곳이라 풍력발전기를 설치하고 있다.

 

 
         

# 국사성황당 입구 돌비석. 그 곁에 열린 입구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 갈림길에서 우측길로 올라갔다.

 

 

노출된 등로로 잠시 오르니 여기저기 수해의 흔적이 가득하다. 등로 가운데가 움푹 파여서 앙상한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잠시 오르니 개스가 가득 밀려 들고 강한 바람이 영서에서 영동 쪽으로 산맥을 넘어가고 있다.

숲을 보호하기 위해 목책을 설치해 둔 곳이 나오고 여기서 길은 좌측 임도와 우측 숲길로 갈라진다. 대간길을 유지하기 위해 우측 숲길로 접어들었다.

간밤까지 내린 비로 수풀이 물을 흠뻑 머금고 있다가 그대로 뿌려 재낀다. 순식간에 아랫도리가 전부 젖어 버린다. 임도따라 올라 갈 것을 하는 후회가 든다.

주목 어린 나무들을 보호하기 위한 가림막들이 중간중간 설치 되어 있고 헬기장 너머로 개스에 몸을 가린 건너편 능경봉이 희미하게 보인다.

                      

# 수해의 흔적. 등로에 깊은 상처가 났다.

 

 

         

# 갈림길이 나와 우측 숲길로 올라갔다.

 

 

         

# 돌아보니 헬기장 너머로 대관령 휴게소의 풍력발전기와 안개 속에 희미한 능경봉이 보인다.

 

  

         

# 싱아. 박완서 작가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할 때 그 싱아다. 봄철 어린 순을 나물로 먹을 수 있다.

 

 

         

# 좁쌀풀.

 

 

         

# 금마타리.

 

 

                      

# 띠 종류인 것 같은데...

 

 

아랫도리가 축축해서 기분이 찜찜하지만 다행히 미리 예상하고 미니 스팻츠를 차고 산행을 시작한 지라 신발 속은 괜찮다.

좌측으로 목책 너머 임도가 계속 따라 올라오고 있다. 고도를 서서히 높여 '929.9봉'을 지났다. 전방으로 통신중계소가 보인다. 안부로 잠시 고도를 낮췄다가 다시 위쪽으로 물기 젖은 수풀을 헤치고 올라가니 철조망을 둘러 친 'KT 통신중계소'가 나온다. (07:38)

         

# 키 낮은 수풀과,

 

 

         

# 주목 보호용 목재 펜스를 해둔,

 

 

         

# 무명봉 몇 개를 넘어 갔다. 전방으로 가야 할 통신중계소와 곤신봉이 보인다.

 

 

                       

# 등로 노출되고 잡목이나 수풀 없는 이곳에선 잠시 물기의 공격에서 벗어난다.

 

 

         

# 통신 중계소.

 

 

                      

# 그곳에 설치된 미니 풍력 발전기. 가정용으로는 이런 작은 규모의 발전기가 유용하겠다.

 

 

         

# 이 동네는 침입자 방지에만 신경썼지 미관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 물기 머금은 수풀 때문에 아랫도리가 완전히 푹 젖었다. 다행히 스팻츠 덕분에 신발 속은 뽀송뽀송하다. 

 


통신중계소부터는 '시멘트 포장길'이다. 포장길 따라 잠시 오르니 산불감시초소가 나오고, 우측 숲속으로도 길이 나 있다. 흠뻑 젖은 바지를 말릴 겸해서 그냥 포장길따라 올라갔다.


포장길따라 위로 올라가지만 습도가 높아 이 길도 마냥 편하지는 않다. 헉헉 소리가 절로 나온다. 한참을 올라 '선자령 갈림길'에 닿았다.(07:50). 길 따라 계속 올라가면 우측으로 기상관측소가 나오는 모양이다.

오늘 구간엔 야생화가 지천이다. 전체적으론 동자꽃이 가장 많고 이 구간엔 노루오줌이 등로를 따라 쭈욱 피어 있다. 등로 양쪽으론 멧선생들의 밭갈이 흔적이 널려 있다.


         


# 우측 숲속으로 등로가 나 있다. 

 

 

                      

# 등로 곁에 야생화가 만발하였다. 짚신나물.

 

 

         

# 톱풀.

 

 

         

# 기린초.

 

 

         

# 선자령 갈림길.

 

 

        

# 양지꽃.

 

 

         

# 동자꽃.

 

 

         

# 개당귀(?), 궁궁이(?) 산형과는 구별이 아주 어렵다.

 

 

                      

# 노루오줌.

 

 

                       

# 갈림길에서 좌측 숲길로 접어든다. 등로 양쪽으로 노루오줌이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다.

  

 

멧돼지 흔적보고 기겁을 하는 마눌 재촉하여 전방에 올려다 보이는 새봉을 향해 고도를 높여 올라갔다. 잠시후 '갈림길'이 나오는데 양쪽 모두 선자령가는 길이라고 적혀 있다.


강원지사가 뉴밀레니엄 기념 식수를 했다는 비석도 서 있다. 우측 길로 접어 들어 고도를 높였다. 곧 '바위지대'를 지나 낑낑 올라간다. 한바탕 헉헉 소리를 낸 후 해발 1071m인 '새봉 정상'에 오른다.(08:12)

         

# 갈림길 전에 새봉이 올려다보인다.

 

 

         

# 갈림길. 양쪽 모두 선자령 가는 길이란 이정목이 서 있다.

 

 

         

# 새봉 정상. 이정목과 산불감시용 철탑이 서 있다.

 

 


새봉 정상엔 안테나와 선자령 가는 길을 알리는 이정목이 서 있다. 잠시 조망 감상하는데 갑자기 개스가 밀려 오더니 한 치 앞을 구분하기 힘들어 진다. 이러다 오늘 하루 종일 안개 속을 헤매야 되는 것 아냐?

대간길은 급하게 숲속으로 떨어져 내린다. 숲속은 온통 멧돼지들의 운동장이다. 마눌은 바짝 쫄았다. 사실은 나도 걱정이 많이 되기는 하였다. 멧돼지가 갈아 엎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흙이 뽀송뽀송하고 부드러운 곳도 많이 있다. 멧돼지 특유의 갈라진 발자국들이 많이 찍혀 있다.

안부까지 내렸다가 잠시 위로 오르더니 편하게 숲길을 진행한다. 멧돼지 걱정만 없다면 콧노래도 부를 만한 구간이다. 이후 편하게 오르내리며 진행했다. 그러나 점차 고도는 높여가는 추세다. 고도를 점점 높이다 숲을 벗어나게 되고 '목장지대'로 진입했다.



# 편하게 그러나 점차 고도를 높여가며 진행한다.

 

 

         

# 잠시 후 숲을 벗어나 목초지로 접어 든다.

 

 

한일목장 목초지인가 보다. 지금까지 진행해 온 대간길과는 전혀 다른 색다른 이국적인 풍경이라 새로운 느낌이기는 하나 개스가 가득해서 조망은 기대했던 것 만큼 좋지는 않다.

바람이 좌측 산 기슭을 타고 올라 와 영동쪽으로 강하게 불어 온다. 목장 가장자리를 따라 계속 고도를 높여 간다. 갈림길이 나와 주위를 살펴 보는데 개스가 짙어 지형지물 파악이 잘 안된다. 아마도 우측 길은 숲속으로 들어가 작은 야산을 타고 넘어 올 것 같고, 좌측길은 목장 가장자리를 따라 올라가 우측길과 합류할 것 같다.


양쪽 모두 표지기는 전혀 보이질 않았다. 일단 그냥 목장길로 직진하기로 했다. 고도를 제법 높여 헉헉 올라가니 과연 우측 야산에서 내려오는 길과 합류하게 된다. 이곳이 '선자령'인가? 그러나 아무리 찾아봐도 이곳이 선자령임을 알리는 표식이 없다.

전방의 봉우리를 선자령 정상이라 생각하고 치고 올라가니 넓은 목장지대가 눈 앞에 펼쳐진다. 그러나 선자령 정상 팻말은 어디에도 없다. 그렇다면 우회하여 지나 온 그 작은 봉우리가 바로 '선자령 정상'이다. 바로 아래의 우회로와 합류하는 안부가 '선자령'이고.

         

# 넓은 목초지가 나타난다.

 

 

         

# 목초지 가장자리를 따라 올라 갔다.

 

 

         

# 개스가 짙어 조망은 전혀 없다. 어느 안개 짙고 바람 많은 바닷가 초지 위를 올라가는 기분이다.

 

 

                      

# 우측이 선자령 정상. 정면의 안부가 선자령이다.

 

 

무명봉에서 아래로 급하게 떨어져 내린다. 숲속길이다. 이 쯤에서 갑자기 근육통이 시작되었다. 이놈의 다리는 도대체 왜 이리 말썽을 부리는지...

근육을 한참이나 주물러 좀 안정을 시키고 스틱에 의지해 조심스레 아래로 내려갔다. 한순간 숲을 벗어나 전방을 가로 지르는 '넓은 임도'에 내려 섰다. 전방으로 툭 트인 조망이 나타났다.


동해전망대에 이르는 긴 산줄기와 임도가 구불구불 펼쳐지고 하얀 골리앗 같은 거대한 풍력발전기들이 팔을 벌리고 쭈욱 도열해 있다. '풍력발전단지'다. 전체 49기가 작동하거나 건설될 예정이라 한다.


우측으로 임도를 따라 구불구불 아래로 내려갔다. 길게 내려가서 '세 번째 풍차' 우측 숲으로 표지기들이 우리를 불러 들인다. 숲길로 들어 갔다가 아래로 내려 다시 임도와 만났다. 그곳의 4번, 5번 풍차는 다른 녀석들과는 달리 윙윙 돌아가고 있다.

4번 풍차를 지나 임도가 꺾이는 지점에 가자 '선자령 나즈목'이란 팻말이 서 있다.(09:27)

    



# 한순간 숲을 벗어나 임도에 내려서게 된다.

 

 

         

# 전방으로 대간길과 임도, 하얀 풍차들이 도열해 있다.

 

 

          

# 우측으로 임도를 따라 내려갔다.

 

 

                       

# 하얀 골리앗 같은 풍력 발전기. 엄청난 크기다.

 

 

         

# 바로 앞의 풍차 우측 숲으로 들어가서 다음 풍차를 지나면 선자령 나즈목이다. 

 

 

         

# 참취. 취나물은 가을이면 국화꽃 같은 꽃을 피운다.

 

 

         

# 산꿩의 다리.

 

 

         

# 뽀리뱅이. 고들빼기, 씀바귀 등과 비슷한 야생초다.

 

 

         

# 말나리.

 


         

# 닭의 장풀.

 

 


# 모싯대. 

 

 

                       

# 4번 풍차를 지나 다시 임도에 내려섰다.

 

 

         

# 이정목이 서 있는 선자령 나즈목.

 

 

'나즈목'이란 나즈막한 길목의 향토어 쯤 되리라 짐작된다. 이곳에서 우측 산 아래로 내려가면 '보현사 가는 길'이다. 대간길 곤신봉까지는 1.6km 남았다고 적혀 있다.

배낭 벗어 두고 간식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말썽을 부리는 허벅지 근육에 맨소레담 맛사지를 하고 마눌 무릎에도 에어파스를 뿌려 주었다. 그동안 부부 대간꾼이 지나쳐 갔다. 경남 밀양에서 오신 분들이다.


15분 정도 푹 쉬고 다시 출발했다. 임도를 따라 위로 올라가다가 임도를 버리고 초지와 풍차가 있는 무명봉을 치고 오른다. 이국적인 정취가 느껴지는 곳이다. 무명봉을 낑낑 올랐다가 다시 넓고 평평한 초지를 지난다.


소나무 한 그루 서 있는 사면을 좌측에서 우측으로 가로 질렀다가 우측 사면을 따라 위로 낑낑 올라갔다. 낑낑 한바탕 치고 오르니 '대공산성 갈림길'이 나온다.(10:04)



# 선자령 나즈목에서 돌아 본 모습. 뒤쪽 산 너머가 선자령.

 

 

         

# 초지를 따라 무명봉을 치고 오른다.

 

 

         

# 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 전방의 봉우리가 곤신봉. 우측으로 내려가면 대공산성 가는 길이다.

 


         

# 곤신봉 사면을 지나가는 밀양에서 온 부부 대간꾼. 

 


         

# 초지 사면에 홀로 서 있는 저 소나무는 바람부는 방향으로 몸을 눕히고 팔도 뻗었다. 

 

 

         

# 소나무를 기점으로 우측으로 꺾여서,

 

 

         

# 초지 가장자리를 따라 위로 올라 간다.

 

 

         

# 대공산성 갈림길.



잠시 휴식하다가 좌틀해서 초지 가장자리를 따라 계속 진행합니다. 한참을 진행하다가 임도를 만납니다. 얼라? 곤신봉은? 대공산성 갈림길에서 400m 남았다고 했는데? 왜 못 보고 지나쳤을까?

아마도 곤신봉은 대간길에서 좌측으로 약간 벗어나 있는 것이 아닐까? 어쨌든 못 본 것은 할 수 없고 임도 따라 계속 진행했다. 풍차들이 연속으로 나타난다. 정지된 것도 있고 씽씽 잘 돌아가는 녀석도 있다. 어떤 넘은 그 돌아 가는 소리가 엄청난 위협감을 주는 녀석도 있다.

무명봉 하나를 치고 오르자 전방에 좌측 삼양축산 목초지 쪽에서 올라오는 길이 구불구불 이어져 있고 이쪽에서 넘어 가는 길과 삼거리로 만나 동해전망대 방향으로 같이 넘어가고 있다.

멀리 보니 선답자들의 산행기에 나오는 태극기 휘날리며 등등의 입간판도 서 있는 것이 보이고 그 쪽에서 차를 타고 올라 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대간길은 그쪽이 아니라 임도를 버리고 초지를 깎아서 민둥산이 되어버린 무명봉을 치고 올라가야 한다.

무명봉을 넘어 서자 아래로 길게 내려 다시 임도와 만난다. 차 타고 지나 가는 사람들이 우리를 힐끔힐끔 쳐다 본다. 한 무리의 남진 팀과 교행하고 임도 따라 잠시 가자 '동해전망대'에 도착한다.(10:40)

         

# 곤신봉을 지나 임도 따라 길게 진행한다. 

 

 

         

# 목초지가 있는 무명봉을 치고 오른다.

 

 

         

# 새벽에 진고개에 관광버스로 온 백두대간 남진 팀과 이곳에서 교행했다. 저들은 캄캄한 밤중에 산행 시작해서 오전 무렵에 산행을 마감한다. 안내 산악회의 일반적인 산행 모습이다.

 

 

         

# 삼양목장 쪽에서 오는 길.

 

 

         

# 휴가철이라 많은 관광객이 몰렸다.

 

 

         

# 삼양축산 쪽으로도 풍차들이 많다.

 

 

         

# 고사목에 새겨진 자연백경. 개스 탓에 1경도 없다.

 

 

         

# 휴가철은 분명하다.

 

 

         

# 동해전망대.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의 관광객들과 완전무장한 우리는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10여 분 사람 구경 실컷 했다. 물론 이 더운 날 완전무장하고 땀 뻘뻘 흘리며 서있는 우리가 더 구경거리가 되기는 했을 것이다.

동해바다 보이려나 멀리 내다 보지만 개스 탓에 뿌연 안개 구경만 한다. 그러나 쉬는 동안에 개스가 점점 걷히고 뙤약볕이 점점 강해졌다. 앞으로 계속 노출된 길을 걸어야 하는데 조금 걱정이 된다. 왁자지끌한 소란을 뒤로 하고 임도를 따라 '우측'으로 길게 내려갔다. 이쪽으로는 차량통행금지라 우리 부부 두 사람만 뙤약볕에 그림자 발끝에 달고 내려 갔다.

한참을 내려가자 '원시림 팻말'을 지나고 '광고촬영지'임을 알리는 팻말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밀양 부부대간꾼을 다시 만나 휴식하며 서로 대간길 이야기를 나눴다.

전방의 '무명봉(1163봉)'을 넘어 아래로 초지를 따라 내리고 안부에서 다시 초지를 따라 위로 올라갔다. 저 멀리 매봉과 그 뒤에 황병산의 모습이 보인다.

다시 임도를 만나 잠시 진행하다가 무심코 계속 임도 따라 가는 마눌 불러 세워 '우측 숲길'로 접어든다. 표지기들이 없어 무심코 임도 따라 진행하기 십상인 구간이다. 실제로 우리보다 뒤에 출발한 밀양 분들은 이곳을 지나쳐 임도따라 계속 진행하였다.

숲길을 따라 전방의 무명봉을 힘겹게 올라갔다. 어느새 안개는 대부분 걷히고 뙤약볕이 내려 쬔다. 습도까지 높아 엄청나게 무덥고 땀이 비오 듯한다.

낑낑 올라가자 전방에 '넓은 초지가 있는 안부'가 나타난다. 풀이 많이 자라 초지를 지나노라면 상당히 운치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운치 누릴 여가 없이 전방에 우뚝 서 있는 매봉을 치고 올라야 한다.

수풀이 우거져 헤쳐 지나기가 힘들다. 뙤약볕에 완전히 노출된 채 수풀을 헤치는 일이 보통이 아니다. 그렇게 땀범벅이 된 채 '매봉 정상'에 이른다.11:30

         

# 동해전망대에서 돌아 본 모습.

 

 

         

# 우측 전방이 매봉, 좌측 능선으로 올라가면 소황병산 가는 길이다.

 

 

         

# 개스가 걷히고 강렬한 뙤약볕이 내려 쬔다.

 

 

         

# 전방 12시 방향에 황병산 군사기지가 보인다.

 

 

         

# 편안한 내리막이지만 뙤약볕에 완전히 노출된 길이라 아주 힘이 들었다.

 

 

         

# 지나온 동해 전망대 방향. 골리앗들이 나래비를 서 있다.

 

 

         

# 초지가 무성한 매봉 안부.

 

 

         

# 사진 만으로는 가을냄새가 난다.

 

 

# 둥근 이질풀.

 

 

         

# 매봉엔 큰까치수영이 많다.

 

 

         

# 고들빼기.

 

 

         

# 산꼬리풀. 

 

 


# 여로. 자주색의 꽃을 피우지만 백합과이다. 뿌리를 약용으로 쓴다.

 

 

         

# 뙤약볕 때문에 목덜미가 화끈화끈했던 매봉 정상. 이곳부터는 출입금지 구간이다.

 

 

매봉 정상엔 넓은 공터가 있고 출입금지를 알리는 경고판이 서 있다. 이곳부터 노인봉까지는 출입금지 구간이다. 찜찜한 기분이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가야 한다.

표지판 '우측'으로 대간길은 이어진다. 잠시후 갈림길을 만나 '좌측 길'로 접어든다. 그렇게 진행하다가 숲을 벗어나자 넓은 '목장지대'가 눈앞에 펼쳐진다. 밀양 부부가 매봉 오르는 길을 놓치고 임도를 따라 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뙤약볕 아래 땀을 뻘뻘 흘리며 계속 내려 목장길을 따라 안부에 이르고, 다시 전방의 무명봉을 치고 올라 넘어 서게 된다.


그런데 전방의 등로를 소떼가 점령하고 있다. 10여 마리의 소들이 등로를 점령하고 느긋하게 풀을 뜯고 있다. 이려! 이려! 소리를 쳐도 들은 척도 않고 버티고 있다. 이넘들 봐라! 가까이 다가가서 스틱을 딱딱 마주치며 소리를 질러 보지만 두어 번 쳐다 보더니 무시하고 계속 풀만 뜯는다. 와~ 자존심 상하네! 세상에 젖소따위에게 무시당하다니...

그래도 작년에 도깨비님이 이곳에서 소떼들에게 공격을 당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 지라 안전한 방법을 택하기로 하고 우측 숲으로 들어 가는데 어랍쇼? 숲속엔 더 많은 소떼들이 무리 지어 있다.

다시 원위치하여 이번에는 좌측 목장 초지 쪽으로 들어가 보았다. 다행히 이쪽에는 소들이 드문드문 있다. 여기저기 늘려 있는 소똥을 피해 조심조심 진행해서 그곳을 벗어 났다. 음~ 상당히 자존심 상한다!

다시 전방의 오름을 치고 오르자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양쪽 어느 쪽으로도 표지기가 없다. 일단 우측 숲길로 접어 들었다. 마눌은 배 고프다고 쉬었다 가지고 하지만 마땅한 그늘도 없고 바람 부는 곳도 없는 지라 계속 진행했다. 길고 힘들게 숲길을 올라가지만 적당한 곳이 나타나질 않았다.

'1172봉'을 올라 잠시 진행하자 밀양부부가 등로 곁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우리도 그곳에서 같이 식사를 하기로 했다. 이분들은 평상시에는 생업 때문에 대간길에 나서지 못하고 여름 휴가기간을 이용해서만 두 분이서 대간을 한다고 한다.

         

# 매봉을 벗어나면 삼양목장이 내려다 보이고 멀리 황병산의 군사시설이 보인다.

 

 

         

# 초지가 넓게 형성되어 있다.

 

 

         

# 목가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 보기는 좋으나 실상은 뙤약볕이 강렬하다.

 

 

         

# 작은 숲이 있지만 소똥 때문에 그냥 패스!!

 

 

         

# 밀양 부부 대간꾼. 이 분들과는 오늘 종일 만났다 헤어졌다 했다.

 

 

                       

# 그늘 아래 잠시 볕을 피해 보고...

 

 

         

# 광활한 초지다.

 

 

         

# 고사목.

 

 

         

# 소들이 등로를 점령하였다.

 

 

         

# 다가가서 소리를 질러 보지만 들은 척도 않는다. 사람을 모르는 것인지 무시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 할 수 없이 목장으로 올라 가 우회했다. 엄청나게 자존심 상하는 일입니다.

 

 

         

# 이넘들은 사람을 무서워 하지도 않는다.

 

 

밀양 부부 대간꾼과 한참을 담소하고 식사하며 쉬다가 짐 꾸려 다시 출발했다. 13:20. 숲길을 내려 안부에 이르자 '소금강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오고 산불조심을 알리는 '현수막'이 매달려 있다. 현수막 바로 뒤쪽에 '계곡'이 있어 시원한 물이 흘러 내리고 있다. 계곡으로 내려가 시원한 계곡물을 보충하고 손과 얼굴도 씻었다. 다시 이곳에서 한참을 쉬었다 출발했다.

위쪽으로 비교적 길게 올라 가는데 우측 계곡엔 폭포도 나타난다. 다시 위쪽으로 조금 오르자 '오래된 참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참나무 바로 앞에는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알탕하기에 딱인 곳인데 한 무리의 단체 산행객이 나타나더니 '개념 없는 단체 산행족'의 전형을 보여 준다. 대간꾼이 아니고 소금강 쪽에서 올라 와 소황병산으로 간다고 하는데, 갈림길에서 서로 길 찾느라 고함지르고, 호각을 빽빽 불어 대고, 큰소리로 노래 불러 재끼고, 깔깔깔깔 주위 사람 의식 않고 웃어 재끼고...

정신 없어서 얼른 좌측길로 벗어났다. 이곳이 여러가지로 헷갈리는 곳이다. 선답자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직진을 했다고 기록했다. 그런데 직진하면 작은 계곡이기는 하지만 물을 두 번이나 건너야 하는 모양이다. 결국 대간길은 이곳에서 '좌측'으로 꺾어 올라가야 한다.

직진하면 시간 절약은 되는 모양이다. 그러나 확신이 없었던지 좌측길엔 한 개의 표지기 만이 달랑 매달려 있다. 길도 직진에 비해 희미하다.

이 길은 갈수록 상당한 가파름을 선사한다. 지나 다닌 사람이 적어 등로도 희미한 편이고... 낑낑대며 올라가는데 우측에선 아까 그 단체족들이 계속 호각을 빽빽 불어 대고 고함 지르고 야단법석이다. 헉헉 낑낑 올라가니 능선에 오르게 되고 우측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류'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보다 한참 먼저 올라 간 밀양 부부가 합류점에서 우리를 걱정스런 얼굴로 기다리고 있다. 능선에서 휴식하며 있는데 호각소리가 계속 나고 고함지르는 소리가 들려서 우리 부부가 무슨 사고를 당한 줄 알았다고 한다. 멧돼지한테 당했거나...

무개념족들을 같이 성토하고 다시 위로 올라가자 숲을 벗어나게 된다. '대초원'이 눈앞에 펼쳐진다. 마치 몽골의 대초원을 보는 느낌이다. 우와~~ 놀라운 경치다!!!

좌측으로 가슴처럼 봉긋 솟은 봉우리와 그 너머 황병산의 군사시설이 보인다. 등로는 초원의 우측 가장자리를 따라 길게 이어진다. 초원을 가로질러 길게 가니 '소황병산 전망대'가 나온다.14:13

         

# 소금강 갈림길. 현수막 바로 뒤에 계곡이 있다.

 

 

         

# 계곡물이 시원하게 흘러 내린다. 대간길에서 이런 계곡을 보는 일은 거의 없다.

 

 

         

# 폭포를 지나 위로 올라가면 참나무가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대부분 직진을 하지만 이곳에서 좌틀해야 대간길이다.

 

 

                          

# 참나무 갈림길 바로 앞엔 이런 계곡이 있다.

 


         

# 숲을 벗어나면 정상부에 넓은 초원이 나타난다. 

 

 

         

# 우측 사람들이 앉아 있는 곳이 전망대이다.

 

 

좌측으로 완만한 초원이 펼쳐져 있고 그 방향의 봉긋한 봉우리가 바로 '소황병산'이다. 소황병산은 대간길에서 좌측으로 약간 벗어나 있는데, 실전 백두대간 지도에는 소황병산 정상을 지나는 걸로 표시되어 있다.

무개념 등산족들은 이곳에서도 전망대를 점령하고 안하무인으로 행동하고 있다. 여기가 소황병산이다, 아니다 저 앞 봉긋한 봉우리가 맞다! 서로 고함 수준의 대화를 나누더니 한 사람이 불쑥 내게 와서 배낭 앞고리에 매달아 둔 지도를 보고는 "거 비싸 보이는 지도 좀 봅시다." 이런다. '실례지만', '죄송하지만' 뭐 이딴 수식어는 필요없는 사람이다.

다른 이들은 전망대를 독차지하고서는 사진 한 장 남길 기회도 주지 않는다. '낮은 목소리' '남을 배려하는 마음' 이딴 것도 그들에겐 없는 단어다. 여자들의 하이 소프라노 웃음소리, 고함치듯 나누는 대화, 남들 의식 않고 방귀까지 뿡뿡!!
.....

얼른 떠납시다! 소황병산에 가볼까 말까 고민할 겨를도 없이 불쾌감만 안고 전망대를 떠났다. 편안하게 숲길을 걷다가 이내 급격하게 아래로 떨어져 내린다. 한동안 잠잠하던 허벅지 통증이 다시 찾아왔다. 내리막만 만나면 꼭 이렇게 통증때문에 힘들어 해야 하니... 에어 파스 칙칙 뿌리고 한참을 주물러 준 뒤 조심조심 내려갔다.

스틱에 의지해 조심조심 길게 내려 안부에 이르고 다시 길게 위로 올라갔다. 한번 찾아 온 통증은 이제는 위로 올라가도 걸음 걷기를 힘들게 한다. 통증 때문에 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힘들게 힘들게 진행했다.

이 구간은 의외로 긴 숲속길이다. 숲속은 처음부터 끝까지 멧돼지들이 등로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파헤쳐 두었다. 일부 지역은 지금 막 바로 파헤친 것이 분명해 보이는 흔적들이 많다. 저 숲 아래에 놈들이 모여 있을 거란 생각을 하니 등골이 오싹하다. 마눌은 일부러 스틱을 딱딱 마주치며 진행하였다.

그렇게 아픈 다리 끌고 멧돼지 공포에 시달리며 길게 길게 가다가 '전망대'에 오른다.(15:30). 시간 지체가 아주 심했다.

         

# 대간길 좌측에 봉긋 솟아 있는 소황병산.

 

 

         

# 너머로 황병산의 모습이 보인다.

 

 

          

# 숲속엔 멧선생들이 온통 밭을 갈아 두었다.

 

 

                       

# 노인봉 전 전망대.

 

 

         

# 전망바위에서 건너다 본 노인봉과 대피소 전경.

 

 

바위전망대 위에 올라서자 건너편 노인봉과 노인봉 대피소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바위전망대를 내려와 안부에 이르고 조금씩 고도를 높이며 진행하자 '노인봉 대피소'가 나타난다. 15:50.

대간꾼들 사이에 여러 에피소드와 好惡(호오)의 논란거리를 제공했던 노인봉 대피소는 이제 비워져서 점차 황폐해져 가고 있다.

대피소 마당 벤치에 앉아 간식먹으며 휴식했다. 과자 냄새를 맡았는지 숲속에서 다람쥐 한 녀석이 나타나더니 주변을 계속 맴돈다. 평상 위에 과자 몇 개를 두자 금방 달려 와서는 한 입 가득 물고 도망간다.

다람쥐하고 과자 부스러기로 한참 장난을 치고 놀다 노인봉을 향해 출발했다. 그런데 대피소 '우측 소금강'으로 내려가는 쪽에 '표지기'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대피소 마당에 앉아 쉬다가 무심코 표지기 따라 가다가는 알바할 우려가 있다. 주의를 요하는 곳이다.

노인봉은 좀 전에 들어 온 입구 쪽으로 가서 갈림길을 지나 위로 가파르게 올라가야 한다. 돌길을 팍팍하게 올라 노인봉 정상에 이른다. (16:10).

         

# 노인봉 대피소.

 

 

         

# 아래로 내려가면 샘터가 있단다.

 

 

 

         

# 노인봉 대피소의 다람쥐.

 

 

         

# 과자냄새 맡고 나타났다.

 

 

         

# 사람들과 접촉이 많아 겁을 많이 내지 않는다.

 

 

          

# 사각사각 맛나게도 먹는다.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면 안된다는데... 먹을 것 달라고 주변을 맴도는데 그냥 외면하기 어렵다.

 

 

                       

# 오늘 구간의 제일 포스트인 노인봉.

 

 

                       

# 앞면과 달리 균형감을 잃은 뒷면의 글자. 마눌의 장난끼.

 

 

         

# 소금강 백마봉쪽 산줄기.

 

 

         

# 저 산줄기는 다음 구간인 동대산 줄기다.

   



         

   

# 지나온 대간길. 우측 시설물이 황병산이고, 좌측 희미하게 봉긋한 곳이  소황병산이다. 근육통 때문에 힘들게 지나온 길이다.

 

 

         

# 노인봉은 정상의 하얀 암봉 때문에 얻은 이름이다. 그런데 암봉에 누군가 페인트로 십자가를 그려 두었다. 이런 행위가 오히려 그 종교에 대한 반감만 키운다는 것을 왜 모를까?

 

 

노인봉 암봉 아래 숲속엔 밀양 부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왕 늦은 것 실컷 쉬었다 가기로 하고 우리도 배낭을 내렸다.

같이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간식 냄새를 맡았나? 다람쥐 두 마리가 주변을 얼쩡댄다. 밀양분이 손에 건포도를 올려 놓자 쪼르르 달려 오더니 양볼이 터지게 밀어 넣고 숲속으로 사라진다. 사람 출입이 많은 곳, 특히 국립공원의 다람쥐들이 사람들이 주는 먹이에 많이 익숙해져서 겁도 없이 사람 주변을 맴도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어떤 나라들은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한 곳도 있다지만, 저것도 저 녀석들의 생존의 한 방편일진데... 어쨌든 노인봉 정상에서 다시 다람쥐들하고 한참 놀다가 출발했다.

         

#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노인봉 다람쥐.

 

 

 

         

# 시비곡절의 논리성 여부를 떠나 일단 귀엽고 이쁘다. 먹이를 잔뜩 머금어 볼이 빵빵하다.

 

 


팍팍한 하산길에 근육통이 너무 심해 무릎보호대 두 개를 연결해서 큰 근육 부위를 꽉 조여 주고 스틱에 의지해 조심스레 내려갔다. 산행에 도움이 되고자 시작한 자전거 타기가 이렇게 산행에 걸림돌이 될 줄이야...

그래도 구간 마지막 내리막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하산했다. 한참을 내려 숲을 벗어나자 전방에 동대산이 떡 버티고 서 있다. 아이고, 내일은 저 곳을 치고 올라야 한단 말이지! 해발고도를 450m나 올려야 한다는데...

진고개로 가는 야산 밭 가장자리를 길게 돌아 진고개 휴게소 뒤뜰에 내려섰다.17:50

                        


# 불꽃 모양으로 앙상한 뼈대만 남긴 고사목.

 

 

         

# 다음 구간 동대산의 당당한 위용. 진고개에서 저 정상까지 곧바로 치고 올라야 하는 힘든 코스다.

 

 


# 대간길은 중간의 야산 마루금을 지나 진고개 휴게소로 이어진다.

 

 

         

# 산딸기도 따 먹으며 편안하게 진행했다.

 


 

# 드디어 진고개 휴게소에 내려선다.

 

 

구룡령에서 해리님 내외, 대명님과 반갑게 재회하였다. 그들은 나보다 한 구간 먼저 했다고 다음 구간의 난이도에 대해 겁 주는 소리를 많이 했다. 그 허풍 들으며 릴레이 택배를 했다. 일단 대관령으로 돌아가서 우리 차 회수하고, 다시 진고개로 돌아가서 대명님 차를 회수했다. 그리고 모두들 주문진으로 같이 내려가서 숙소 정하고 횟집에서 대간 한 구간 끝낸 기념파티를 했다.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라는 동질감 하나로 모두들 서로의 인간미를 마음껏 느꼈다. 오고 가는 술잔, 대간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 내일 구룡령 구간은 틀렸다! 몸 상태도 좋지 않고,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또 이런 모임을 가져 볼꼬?
만고강산 대간꾼 세 팀의 情 나누기는 밤을 넘어 뒷날 소금강 계곡까지 이어졌다.

여름휴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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