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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금북정맥]일곱번째(행치재~21번 국도)-큰산과 반기문!! 본문

1대간 9정맥/한남금북정맥 종주기

[한남금북정맥]일곱번째(행치재~21번 국도)-큰산과 반기문!!

강/사/랑 2008. 6. 16. 23:24

 [한남금북정맥]일곱번째(행치고개~21번국도)


 

얼마 전 '반기문(潘基文)' UN 사무총장이 방한(訪韓)했다. 이른바 금의환향(錦衣還鄕)이다. 방한 직후 그는 고향인 충청북도 음성군 원남면 상당1리 '행치마을'을 방문해 고향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1944년 6월 13일 충청북도 음성군 원남면 상당1리 행치마을에서 태어났다. 이 마을은 한남금북정맥의 '큰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고, 마을 앞으로 36번 국도가 지나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행치마을은 약 500년 전 광주 반씨(光州 潘氏) 장절공파에 의해 형성된 마을이다. 현재도 광주 반씨 행치 종친 15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한다.

 

인터넷에 나오는 그의 인물 프로필은 이렇다. 1944년 충청북도 음성 生이다. 1963년 충주고등학교를 졸업하였는데, 충주고 2학년 때 '외국 학생의 미국 방문 프로그램(VISTA)'에 선발되어 이듬해 미국을 방문했다. 이때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보고 외교관의 꿈을 키웠다 한다. 이후 서울대학교 외교학과에 진학하였다.

 

1970년 2월 대학을 졸업함과 동시에 외무고시에 합격했고 외교관 시절을 거쳐 외교통상부 차관과 노무현 정부의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냈다.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재직 중인 2006년 2월 유엔 사무총장직에 출마해서 단독 후보로 추대되었으며 UN 총회에서 제8대 유엔 사무총장으로 공식 임명되었다. 이로써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2007년 1월 1일부터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가 유엔총장이 되고 나서 풍수가(風水家)들은 그의 생가터가 용맥(龍脈)이 흘러 내리는 명당이라 그가 사무총장이 되었다고 하고, 변설가(辯說家)들은 그의 삶의 이력을 찾아내어 그의 생을 '미쳐라!', '겸손하라!', '꿈을 잃지 마라!'는 말들로 압축해 떠들고 있다.

 

말 잘하는 사람들의 얘기처럼 확실히 그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미쳐 있었고 크게 남 앞에 나서는 법 없이 겸손한 성품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꿈을 잃지 않고 있었던 사람이다.

 

게다가 그의 생가(生家)가 있는 행치마을은 한남금북정맥(漢南錦北正脈)의 주요 산 중 하나인 '큰산'이 감싸고 있으니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명당임에도 틀림이 없다.

 

그러나 그가 처음 유엔 사무총장에 나간다 하고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모두들 "반기문이 누구야?" 라고 반문했었다. 우리나라 외무장관인 줄은 알겠는데, 그가 뭘 하던 사람인지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몰랐기 때문이다. 그만큼 그는 그 시절 존재감이 적었던 사람이다.

 

사실 UN사무총장 자리는 그에 앞서 메이저 신문 중 하나인 J일보 회장이던 홍모씨(洪某氏)가 공공연히 도전하고 있던 자리였다. 노무현 정부의 출범 이후 홍씨는 자신의 꿈인 UN사무총장 자리를 위해 노대통령을 적극 지원했다.


당시 노통은 국민적인 지지 기반이 취약했고 특히나 언론과는 대척점에 서 있었다. 때문에 홍씨의 지원은 큰 힘이 되었고 그 댓가로 그는 주미대사 자리에 오르며 UN 사무총장의 꿈을 향해 착착 나아가고 있었다.

 

UN 사무총장 자리는 그간 미묘한 국제 역학관계에 기초한 '대륙별 안배(安配) 원칙'이 불문율(不文律)처럼 지켜져 왔다. 초기에는 지역 순환 원칙이 없었지만, 3대 미얀마의 우탄트 사무총장부터 아시아(3대) → 구주(4대) → 미주(5대) → 아프리카(6,7대) 등 지역 별 교대 수임(受任) 원칙이 지켜져 온 것이다.

 

7대 코피 아난 사무총장이 아프리카 가나 출신이니 이제 다음은 아시아가 사무총장을 배출할 차례이고 그동안 역대 사무총장들이 모두 강대국이 아닌 약소국 출신이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홍씨의 꿈은 거의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역시 만인지상(萬人之上)의 자리는 하늘이 내는 것이라 홍씨는 안기부 도청사건으로 촉발된 대선자금 스캔들 때문에 사법처리되면서 UN사무총장을 향한 꿈을 접어야 했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돈 가진 자가 권력과 합작해 명예까지 노렸으니 그 결과는 역사가 증명한다.

 

결국 이러한 천시(天時), 지리(地理)의 조건 아래 인화(人和)로 자기 관리를 해 왔던 인물이, 마침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세계 유일의 분단국 대한민국의 외교장관을 하고 있던 반기문이 UN사무총장으로 낙점(落點)된 것이다.

 

나는 반기문의 이런 천시, 지리의 조건 완성을 그가 태어난 행치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큰산'에서 찾고 싶다. '큰산'은 이름은 거창하지만, 사실 높이가 509m에 불과한 작은 산이다.


우리나라 4,400여개 산(山) 중 1,000m가 넘는 산(山)만도 수백 개에 이르고 음성의 큰산보다 높은 산은 셀 수 조차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산'이 그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큰산'이란 이름을 갖고 있고 용맥(龍脈)으로 칭송 받고 있는 이유는 '적시성(適時性)'과 '희소성(稀少性)'에 그 이유가 있다 할 것이다.

 

'큰산'은 백두대간이 속리산(俗離山)에서 갈래쳐 중원지방을 모두 아우르다 안성 칠장산에서 다시 한남과 금북으로 가지를 쳐 서해바다를 향해 뻗어나가게 만드는 '한남금북정맥(漢南錦北正脈)' 상에 위치해 있다.

 

한남금북엔 시루산, 국사봉, 구봉산 등등 높은 산들이 즐비하지만, '큰산'은 보은, 청주, 청원, 괴산을 거쳐오며 점점 고도를 낮춰가던 한남금북정맥의 산맥(山脈)이 음성지방에 들어서며 한번 불끈 솟아 오르는 지점에 솟아 있다. 산맥의 높이가 낮아지며 평야가 넓어지는 곳에 우뚝 솟아올라 주변을 호령하니 비록 높이 낮은 산이지만, 큰 산으로서의 역할과 명성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 땅엔 반기문보다 똑똑하고 경력이 더 화려하고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사람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반기문은 외교관이라는 큰 맥(한남금북정맥)에서 한발짝도 벗어 나지 않은 채 깊이를 쌓았고, 꼭 있어야 할 자리(큰산)에 있음으로써 UN사무총장이란 영예를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큰산'과 '반기문'이 같은 연결고리로 이어짐을 볼 때 반기문 사무총장은 큰산의 정기를 받았음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천시(天時)와 지리(地理)의 도움을 받았음에 앞서 겸손한 인격을 바탕으로 한 인화(人和)로 평생을 살아왔음이 그가 유엔 사무총장이란 전세계적인 인물로 성장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강/사/랑의 한남금북정맥 일곱 번째 걸음은 반기문이란 큰 인물을 배출한 '행치마을'과 '큰산'을 지나게 된다. 그 유명한 큰산에 올라 과연 이 산이 용맥(龍脈)인지, 반기문이 그 용맥의 기운을 받을만 하였는지 살펴보려 한다.


큰산과 반기문!!


구간 : 한남금북정맥 제 7 구간(행치고개~21번국도)
거리 : 구간거리(30.3 km), 누적거리(106.8 km)(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08년 6월 14일, 흙의 날
세부내용 : 행치재(08:55) ~ 큰산(09:50) ~ 임도 ~ 517봉(10:25) ~ 290봉 ~ 삼실고개(11:10) ~ 풋내고개 ~
 351.7봉(12:00) ~ 돌고개 ~ 안골고개 ~ 315봉(12:52)/점심 후 13:35 出 ~ 송전탑 ~ 297봉 ~ 구고개(뱀거리고개) ~ 쉬는 터 ~ 보현산약수터(14:30) ~ 483봉(15:00) ~ 보현산(478봉) ~ 감우리고개(15:30) ~ 375.6봉 ~ 벌목지 ~ 350봉 ~ 430봉 ~ 애기봉 갈림봉 ~ 346.3봉(17:17) ~ 임도삼거리 ~ 송전탑 ~ 꽃동네 뒷산 ~ 소속리산(19:00) ~ 송전탑 ~ 413봉 ~ 436봉 ~ 345.8봉 ~ 21번 국도(20:10).

총 소요시간 11시간 15분

 

6월 14일 흙의 날. 영동고속도로에 차를 올리니 안개가 자욱하다. 게다가 일찍 시작된 교통 정체로 마성터널입구부터는 자동차들이 거북이 모드로 변해 있다.

 

마음 급해 용인에서 빠져 나와 국도 타고 양지거쳐 일죽까지 우회하여 내달린다. 일죽에서 중부고속도로를 다시 올라 타고 잠시 달리다 음성 나들목으로 나와 좌틀하여 금왕방면으로 갔다. 그리고 금왕에서 우틀하여 음성 가는 37번 도로에 올라 섰다. 그러다 음성교차로에서 우틀하여 36번 도로로 갈아 타고 잠시 달리면 지난번 어렵게 어렵게 내려 온 행치재에 도착하게 된다.


큰산

 

해발 509m의 큰산은 원남면 보룡리, 하당리, 덕정리에 걸쳐있는 산으로서 일명 보덕산이라고 한다. 큰산의 서남쪽으로 꽃절이 있으며 바위가 움푹 패여 10여평이 되는데 특이하게 바위아래 불상이 있으며 꽃절 바위에서 나오는 약수가 유명하다. 등산을 하다보면 임도가 잘 닦여 있어 등산하기가 매우 편리 하며 천연림이 울창하게 생육하고 있다. 산 정상에는 페러그라이딩 출발 장소가 조성되어 있어 많은 회원들이 이용하고 있다.

 

소속리산/小俗離山

 

높이는 431.8m.음성군 금왕읍 봉곡리와 맹동면 인곡리 경계 즉 금왕읍과 맹동면의 경계를 이루며 꽃동네의 뒷산이다. 금왕읍에서 가장 놓은 산이다. 보은 속리산의 맥이 서쪽으로 향하여 소속리산이 되고 이 산에서 북쪽으로 뻗은 맥이 과천 관악산과 광주 남한산성에 이른다. 서남쪽으로 뻗은 맥이 서운산, 천안시의 위례성과 덕산, 공주시의 무성산, 아산시의 도고산과 가야산 등 충남의 북서부 지역으로 이어진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한남금북정맥 제 7구간 행치고개~21번국도 지형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행치재 휴게소 한 쪽에 차 세우고 산행 준비를 하였다. 휴게소 뒤로 보이는 큰산이 위압적으로 다가온다. 역시 사람이든 산이든 이름을 잘 지어야 한다. '큰산'이란 멋진 이름을 갖고 있으니 그 산자락에서 반기문 UN사무총장이란 큰 인물을 배출 하니 말이다.

 

(08:55) 행치재 휴게소 안에 있는 주유소 옆 절개지로 치고 오른다.



# 큰산 앞을 가로지르는 36번 도로상에 있는 행치재 휴게소. 

 

 

#  주유소 옆 절개지가 들머리이다.

 

 

      

# 산버찌 열매가 빠알갛게 익어가고 있다.

 

며칠 전부터 갑자기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그래서 오늘 산행 준비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아직까지는 큰 통증없이 견뎌 준다. 잠시 올라 능선에 오르면 일단 평탄하게 가는데 잡목이 우거져 진행이 만만치 않다. 오늘 구간 잡목 구간이 군데군데 있다던데...

 

잠시 후 마을에서 올라오는 '고개'와 만나고 잠시 돌아보면 행치마을이 발 아래 펼쳐진다. 오늘 하루 산행의 각오를 다지고 묘지 뒤 숲속으로 들어가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 고개에서 올려다 본 큰산의 위압적인 모습. 전위봉을 하나 넘어야 된다.

 

 

# 행치마을을 내려다본다. 뭔지 모를 저장 싸이로가 있다.

 

 

한차례 찐하게 밀어 올리는데 용도폐기된 전기철조망이 좌측에 따라 올라오고 있다. 땀이 범벅이 될 무렵 '전위봉'에 오르고 계단식으로 경사가 더 급해진다. 이렇게 힘들 땐 언제나 숫자세기를 한다. 안부에서부터 아무 생각 없이 숫자에만 집중해서 발걸음을 옮긴다. 1,160개를 세고 나자 시야가 툭 트이며 '큰산 정상'에 올라서게 된다.(09:50)



 

# 큰산 정상의 통신안테나.

 

 

# 정상에서의 파노라마. 36번 도로와 지나온 정맥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행치재 휴게소와 그 앞에 있는 석재공장을 땡겨본다.

 

 

큰산 정상은 사방으로 조망이 툭 트여 시원한 광경을 연출한다. 음성에서 괴산으로 넘어가는 36번 도로가 쭉 뻗어 있고, 그 뒤로 지나온 정맥길이 구불구불 유장한 흐름을 보여 준다. 다만 개스때문에 깨끗한 조망이 되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정상엔 통신안테나와 산불 무인감시카메라가 있다.


이 산은 음성 일대의 야트막한 산들 중에 우뚝 솟아 있다. 높이는 509m에 불과하지만, 주변에 높은 산이 없어 그 모습이 발군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남금북정맥의 산맥이 흐르는 곳으로 잔잔하던 맥을 우뚝 솟구치게 하니 그 공(功)이 남다른 바 있다.


다만 앞쪽으로 물길이 없고 뒷쪽 사향산을 휘감는 물길이 있을 뿐이라 그 점은 흠으로 보인다. 또 넓은 들을 품고 있지 못하여 물산이 풍부하지 못하니 큰 덕을 베풀기도 어려워보인다. 이 얼치기 산꾼의 눈에 그렇다는 얘기다.


발 아래로 큰산 자락에 자리한 행치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어쨌거나 지금 이 땅 출신의 인물 중 가장 인지도가 높아진 사람을 키워낸 고장이고 산이라 무엇인가 다른 지방에는 없는 기운이 있긴 할 것이다. 그리하여 큰산 정상 삼각점 위에 올라서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키워낸 큰산의 정기를 받고자 하였다. 흐흐흡~ 흐흐흡~흐흐흡~~

 

정맥은 정상 너머의 임도로 이어진다. 넓찍한 임도 따라 내려가다가 임도가 우측으로 휘어지는 곳에서 임도를 버리고 직진하여 아래로 내리는데 곧바로 그 임도를 다시 만난다.


   

# 엉겅퀴에 탐닉한 넘.

 

 

# 노루발. 한겨울에도 푸른 잎을 간직하는 녀석이다. 그늘 진 곳에서 잘 자란다. 뿌리를 포함한 전초를 약용으로 쓴다.

 

 

# 산골무. 꿀풀과이다. 전국 각지의 숲 속 그늘에서 자란다. 밀원이라 꿀이 좋고 뿌리는 위장염, 해열, 폐렴 등에 약용한다.

 

 

# 임도는 정맥을 가로 질러 아래로 내려가고 정맥은 직진하여 숲으로 올라 간다.

 

 

임도가 휘어지는 부분에서 직진하여 숲으로 들어가라고 표지기들이 나부끼는데, 모두들 임도를 따랐는지 숲속은 잡목이 자라 길이 사라졌다.  임도 따라 아래로 내려가는데 곧  큰산 안부를 가로지르는 큰 임도를 만난다.(10:10)

 

이곳에서 임도는 정맥을 가로 질러 아래로 내려가고 정맥은 직진하여 숲으로 올라간다. 한 차례 완만하게 고도를 높여 오르면 '517봉'에 오르게 된다.(10:25)

  

 

      

# 517봉. 우측으로 급하게 떨어져 내려야 한다.

 

 

                         

#

 

 

517봉은 오늘 구간의 최고봉이지만 큰산에서 잠시 내렸다가 고도를 잃지 않고 그대로 오르기 때문에 쉽게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정상의 풍경은 초라하기 이를데 없다. 바로 앞에 있는 큰산보다 더 높은 고도를 가졌지만 큰산에 가려 이름도 얻지 못하고 조망도 갖질 못했다. 역시 사람이나 산이나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것이 중요하다.

 

정상에서 길이 갈라지는데, 좌측은 사향산 가는 길이고 정맥길은 우측으로 꺾어 급하게 떨어져 내린다. 큰산에 치여 이름도 자리값도 얻지 못한 한이 깊었나? 517봉 내리막은 울트라 캡숑 급경사 내리막이다. 스틱에 의지해 조심조심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내려가기 전에 스틱의 조임을 단단히 확인하고 내려가야 한다. 한남금북을 동진(東進)하는 이들은 이 오르막에서 거의 암벽 등반하는 기분으로 오르겠다.

 

그렇게 초절정의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 안부에 이르고 이후 완만하게 고도를 낮추며 편하게 진행한다. 그러다 갑자기 등로가 잡목들에게 점령당하기 시작한다. 급기야 발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 알 수 없게 만든다. 그렇게 장님 밤길 걷듯 더듬더듬 헤치고 가다가 결국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지고 만다. 아이쿠야~~~

 

사방이  옻나무 천지라 영 신경이 많이 쓰인다. 그렇게 악전고투로 진행하다가 아래로 급하게 떨어지고 다시 잠시 오르면 '290봉'에 이른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꺾어 다시 내리는데 비로소 등로가 조금씩 확보된다. 길게 아래로 내리면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는 '삼실고개'에 내려서게 된다.(11:10)

 

 

                           

# 잡목이 등로를 점령해 버렸다.

 

 

# 290봉의 조망. 좌측이 돌고개이고 정면의 고갯길은 풋내고개이다. 멀리 전방에 부용산의 위용이 보인다.

 

 

# 풋내고개와 뒷쪽의 부용산을 땡겨본다. 구불구불 넘어가는 고갯길이 인상적이다.

 

# 삼실고개.

 

 

산벚나무 아래로 내려가서 삼실고개에 내려섰다. 도로 건너편 인삼밭 옆에 산으로 올라가는 도로가 있어 그 도로를 따른다. 그러다 다시 숲으로 올라가 작은 야산을 넘어 좌측으로 꺽어 가야 하는데, 잡목 덩쿨이 마구 뒤섞혀 있어 산의 사면을 치고 나와 고추밭을 지나 고갯길로 올라 풋내고개 정상에 선다.(11:25)


 


#
 뙤약볕 강렬한 풋내고개.

 

 

잡목 헤치고 다니느라 힘들고 뙤약볕 강렬해 그늘을 찾아 배낭 벗고 휴식을 취했다. 간식 먹고 25분간 휴식한 후 다시 출발했다.

 

고개를 지나 절개지를 치고 오르는데 역시나 빽빽한 잡목들이 앞을 가로막는다. 스틱 앞세워 잡목숲을 헤치고 오르는데 이건 숫제 산행이 아니라 헤엄치는 기분이다. 이곳 숲은 좀 전과 달리 옻나무보다는 산초나무가 많아 연신 아야~아야~ 소리를 질러야 합니다. 산초가시가 찌르기 때문이다. 그다지 높지는 않는데 잡목 때문에 걷기가 힘들다. 아야아야 하며 오르니 삼각점이 있는 '351.7봉'에 서게 된다. (12:00) 

 

 

# 또다시 잡목숲을 헤엄쳐야 한다.

 

 

# 그러다 잠시 조망이 허락되고,

 

 

# 지나온 정맥 줄기도 돌아본다.

 

 

# 멀리 음성읍도 보인다.

 

 

# 윤기 자르르한 털중나리.

 

 

# 옻나무 진이 흘러 내리고 있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 351.7봉.

 

 

정상엔 준희님의 표지기가 매달려 있고  삼각점도 있다. 급경사 길을 내렸다가 다시 작게 봉우리 하나를 넘는데, 역시나 잡목숲 헤엄을 쳐야 합니다.  아야~아야~ 소리를 도대체 몇 번이나 질렀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아파하며 내려가니 포장도로가 지나는 '돌고개'에 내려서게 된다.(12:17)

 

      

# 돌고개.

 

 

# 꿀풀.

 

 

# 근래 다시 살이 찌기 시작하는 강/사/랑.

 

 

돌고개에 서 있는 반사경 앞에서 혼자 놀기도 해 보고 강렬한 뙤약볕 아래 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잠시 간다. 음성으로 넘어가는 차량통행이 간혹 있다.

 

곧 갈림길을 만나 왼쪽 길로 올라가는데 곧 다시 갈림길이 나오고 '돌고개'란 표지석이 서 있다. 정면 절개지를 치고 오르라고 표지기들이 손짓하지만 지도 확인하고 좌측 시멘트 길로 진행한다. 잠시 후 '하영특수유리' 공장 정문을 지나고 조금 더 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우측 수렛길로 오르면 '안골로 넘어가는 고개'에 올라서게 된다.(12:40)


 

# 돌고개. 좌측 시멘트길로 오은다.

 

 

# 돌고개 표지석을 만나고 좌측길로 내려 간다.

 

 

# 인동꽃.

 

 

# 안골도로.

 

 

잠시 한숨 돌린 후 작게 봉우리 하나를 넘고,희미한 옛고개를 지나 한차례 올리면 '315봉'에 이른다. 원래 보현산 약수터에 가서 식사하려고 했는데 배가 너무 고파 이곳에서 식사했다. 너무 덥고 힘들어 아예 홀라당 벗고 식사했다. 13:35 출발.

 

송전탑을 지나 완만하게 진행하다가 한차례 올리면 '295봉'을 넘고 다시 완만하게 고도를 낮춰 진행하다보면 중간중간 갈림길이 많이 나타나지만 표지기가 많아 걱정 없다. (13:55) '구례고개'에 내려선다.


 

# 보현산 안내석이 있는 구례고개.

 

 

구례고개는 소여리로 넘어가는 고갯길인데, 아랫 마을의이름을 따 '뱀거리고개'라고도 한다. 고개 한 쪽에 멋진 소나무와 보현산약수터를 알리는 표지석이 서 있다. 차량 통행이 잦은 만큼 이곳에서 한 구간 끊어도 되겠다.

 

정확한 마루금은 우측 절개지를 치고 올라야 하지만 그냥 임도를 따라 오른다. 잠시 후 산에서 내려오는 곳을 만나게 되는데 '쉬는 터'란 표지석이 서 있다. 느티나무 한 그루를 심어 두고 '한금괴수목(漢錦槐水木)'이란 이름을 붙혔다는 안내석을 세워두었다. 몇백 년 후 우리 후손들 중 누군가 한남금북정맥을 한다면 아름드리 漢錦槐水木의 그늘 덕을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아직은 작은 나무라 그 좋은 뜻이 이어져 잘 자라 주기만 바랠 뿐이다.

 

계속 임도를 따라 오르는데 임도가 휘어지는 부분에서 직진하여 산으로 오르라고 이정목이 서 있지만 임도파는 그냥 임도를 따라 오른다. 강렬한 뙤약볕에 노출되어 임도를 따라 구불구불 오르자니 이 길도 힘들기는 매 한가지다. 그렇게 올라 간이 화장실을 지나고 조금 더 오르면 '보현산 약수터'에 도착한다.(14:30)

 

                           

# 쉬는터 유래.

 

      

# 저 나무가 자라 뒷날 정맥꾼에게 큰 그늘을 선사하기를...

 

                           

# 철 모르는 구절초가 초여름 뙤약볕 아래 꽃을 피웠다.

 

 

# 보현산 약수터.

 

 

# 정자가 있으니 이곳에서 야영하면 모든게 갖춰진 셈이다.

 

 

깨끗한 정자가 약수터 한켠에 있어 물 있고 이슬 피할 지붕 있으니 야영하기엔 딱 알맞다. 배낭 벗고 약수물로 식수도 보충하고 정자에 누워본다.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 한 잠 자고 싶은 유혹이 강렬하다. 15분여 휴식 취하고 놀다가 다시 출발했다.

 

임도로 다시 나가 잠시 오르면 지명 유래비가 있고 임도는 좌측으로 멀어져 간다. 이곳에서 임도와 헤어져 우측 산으로 올라 간다. 잠시 후 '금강 원천약수'라고 주장하는 '약수 갈림길'이 나타난다. 금강의 발원지는 장수땅 금남호남정맥상에 있는 뜬봉샘인데 웬 금강원천??

 

갈림길을 지나 가파르게 치고 오른다. 찐하게 밀어 올려 15:00에 '483봉'에 오른다. 아무 조망도 없고 특징도 없어 그냥 지나쳤다. 완만하게 오르내리며 가다가 한차례 밀어 올리면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보현산정상/478봉'에 오른다.(15:17)


 

# 지명 유래가 이렇단다. 

 

 

# 금강원천약수?? 

 

 

# 아무 특징이 없는 483봉.

 

 

# 보현산 정상.

 

 

# 산불감시초소안엔 비박 장비가 완벽하다. 만에 하나 조난당해도 걱정없겠다.

 

 

# 소나무 한 그루 있어 그쪽으로 내려간다.

 

 

# 오늘 구간의 종착지인 21번 도로가 지나고 있다. 그러나 저 도로에 가기까지는 좌측으로 한껏 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한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갈라지면 '부용지맥'이다. 정맥은 직진하여 독야청청인 소나무 아래로 내려간다. 소나무 뒤로 오늘 구간의 종착지인 21번도로가 가로로 지나고 있다. 저 도로까지는 좌측으로 산줄기를 타고 한참을 내려 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한다. 길게 아래로 내려 '감우리 도로'에 내려 선다. (15:30). 비포장 임도다.

 

숲으로 올라가면 넓찍한 등로가 솔숲따라 위로 이어진다. '375.6봉'은 정상 근처에서 좌측으로 우회하고, 꾸준히 고도를 높이며 진행한다. 곧 벌목지 상단을 걷게 되는데 뙤약볕이 강렬하다.

 

'350봉'을 넘어 아래로 내리는데 작은 뱀 한 마리 일광욕을 하고 있다가 날 보고 놀래 달아 나는데 하필이면 내 발등을 타고 넘는다. 뱀도 사람도 둘다 놀래 한동안 정신이 하나도 없다. 어차피 꽃뱀이라 독은 없는 녀석인데 발등을 타고 넘는 바람에 얼마나 놀랬던지...

 

놀랜 가슴을 진정시키고 다시 출발하여 한차례 길게 밀어 올리면 '430봉'에 오르게 된다.(15:52). 그러나 곧바로 아래로 깊게 떨어져 내린다. 우짤라꼬 이리 내리노?

 

길게 내려 고도를 모두 까먹고 안부에서 다시 길게 고도 높이며 진행해서 봉우리 하나를 넘지만, 건너편에 봉우리 하나가 또 버티고 있다. 희미한 옛고개를 지나 위로 올린다. 한차례 진하게 밀어 올려야한다. (16:15). 이정목이 있는 '애기봉 갈림봉'에 오릅니다. 


 

# 벌목지 상단에서 지나온 정맥길을 돌아 본다.

 

 

# 애기봉 갈림봉.

 

 

이정목엔 소속리산까지 5.7km 남았다고 적혀 있다. 소속리산까지도 아직 세 시간 정도 더 가야 한단 말이다. 좌측으로 내렸다가 연속으로 봉우리 서너 개를 넘고 한차례 올리면 '나무를 잘라 쉼터를 만들어 둔 무명봉'에 도착한다. 고도계엔 420이 찍힌다. 

 

15분간 휴식하고 다시 출발하여 우측으로 떨어져 내린다. 계속 봉우리 두어 개를 넘고 한차례 올리면 삼각점이 있는 '346.3봉'에 오른다.(17:17) 시간 지체가 너무 심해서 걱정이다. 체력도 많이 떨어졌고...

 

이후 고만고만하게 오르내리며 길게 진행하여 봉우리 대여섯 개를 넘고 아래로 내리면 '임도'를 만나게 된다. 올타쿠나! 얼른 임도를 따라 진행하는데 임도 호사도 잠시, 백야리에서 올라오는 시멘트도로와 만나는 '임도삼거리'에 서게 된다. 

 

 

# 346.3봉

 

 

# 임도삼거리.

 

 

잠시 주변 감상을 하는데 내가 걸어온 임도와  백야리 도로에서 각각 갤로퍼 한 대씩이 올라온다. 저 차들 중 하날 얻어 타고 이곳에서 끊어버릴까? 잠시 갈등하다 애초 예정했던 바리고개까지 가기로 하고 건너편 절개지를 올라갔다.

 

잠시 후 '송전철탑' 좌측으로 치고 오른다. 도중에 마눌이 전화해서 걱정을 많이 했다. 걱정할까봐 견딜만 하다고 안심시키지만, 사실은 무더위에 체력이 떨어져 힘이 많이 들었다. 한차례 찐하게 올려 봉우리에 올라 서는데, 바위 앞에 작은 성모상이 모셔져 있다. '꽃동네 사람들이 기도하는 곳'인가 보다.

 

완만하게 고도를 높여 가다가 봉우리에 서면 '갈림길'이 있고 이곳에서 좌측으로 내려 간다. 안부에 이르러 다시 한차례 올리면 '꽃동네 붉은 벽돌 건물 바로 뒷 봉우리'에 도착한다. 숲 너머로 꽃동네 건물이 보인다. 다시 가파르게 위로 치고 올라야 한다. 잠시 후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오르면 능선마루금에 오르고 우틀하여 고도를 높인다. 나무를 가로질러 묶어 십자가를 형상화한 곳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 계속 오르면 '소속리산'에 도착한다.(19:00) 

 

                          

# 송전탑 좌측으로 올라 간다.

 

 

# 제비난초. 제주를 제외한 전국의 산지에 고루 분포하는 넘이다. 곧게 올린 꽃대에서 하얀 꽃이 무리져 핀다.

 

 

# 기린초. 돌나물과의 여러해 살이 풀이다. 산지의 바위 곁에 자란다.

 

 

# 으아리. 별처럼 갈래진 하얀 꽃이 특징적인 덩굴식물이다. 미나리아재비과이다. 어린 잎은 식용으로 먹고 뿌리는 약용한다.

 

 

# 우산나물의 꽃. 우산나물은 이른 봄에 식용으로 먹지만, 비슷한 모양의 삿갓나물은 독성이 있어 먹으면 큰일 난다.

 

 

# 큰까치수영. 별처럼 생긴 하얀꽃이 무리지어 여우꼬리처럼 길게 자란다. 앵초과이다. 봄에 어린잎은 삶아 나물로 먹는다. 한방에서는 진주채(珍珠菜)라고 하며 생리불순, 신경통, 타박상, 염증 등의 약재로 쓴다.

 

 

이 숲에는 제비 난초가 많이 피어 있다.

 

 

# 작은 성모상이 있는 봉우리.

 

 

# 꽃동네.

 

 

# 소속리산.

 

 

소속리산(小俗離山)은 속리산의 끝자락에 있는 산이라 이런 이름을 얻었다. 결국, 천황봉에서 뻗은 속리산의 산줄기가 이곳까지 이르렀다는 얘기다.

 

넓은 공터에 삼각점이 있고 바리고개까지는 아직 3.3km가 남았다. 체력 보충을 위해 배낭 벗고 간식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이왕  늦었으니 체력 보충한 다음 속력을 내어서 어둡기 전에 산행을 마쳐 보자는 계산이다.

 

휴식하며 한숨 돌린 후 출발하였다. 아래로 내리면 '송전탑'이 나온다. 좌측으로 갈림길이 나오는데, 직진길에는 표지기가 없고 좌측 내리막길에 표지기 하나가 매달려 있다. 잠시 헷갈려하다 지도 확인하고 직진하여 진행했다.

 

이후로는 지형, 시간 모두 무시하고 그냥 내달렸다. 소속리산에서 간식 먹으며 휴식한 효과가 있는지 어둡기 전에 산행을 마쳐야 한다는 생각에 없던 힘이 막 솟아 났다. 거의 뛰다시피 속력을 내어 봉우리 대여섯 개를 넘었다. 언제나 그렇듯 마지막 봉우리는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기대도 않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내달리기만 했다.

 

그렇게 달려 봉우리 하나를 치고오르는데, 좌측으로 꺾어지라고 표지기들이 손짓하고 있다. 마지막 봉우리인 '345.8봉'이다. 이 봉우리엔 삼각점이 있지만 확인할 힘도 의욕도 없다.

 

좌틀하여 급하게 떨어져 내린다. 길게 내려가다가 한순간 앞이 툭 트이며 숲을 벗어난다. 전방엔 넓은 공사장이 나타난다. 공사를 하면서 숲을 베어내고 산을 깍아먹어 정맥길이 사라져 버렸다. 공사장 건너 숲이 남아 있어 그쪽으로 가야 하지만 숲을 베어내면서 그 잔해물들을 마구 쌓아두어 길을 찾을 수가 없다.

 

할 수 없이 좌측 공사장 도로로 내려갔다. 인삼밭을 지나 조금 더 내려가자 21번 도로가 지나는 '바리고개'에 내려서게 된다.(20:10).

 

 

# 공사하면서 정맥을 깎아먹어 버렸다.

 

 

# 바리고개에서 돌아 본 정맥길. 그 산 마루금 위로 보름달이 떴다.

 

 

# 21번 도로가 지나는 바리고개.

 

 

소속리산에서 바리고개까지 3.3km를 한시간 만에 주파했다. 고도차가 별로 없기도 했지만, 어둡기 전에 내려오려고 마구 달린 탓이다. 요 며칠 이유없이 허리가 많이 아팠는데, 산행하면서 아픈 걸 다 잊어 버렸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키워낸 큰산의 정기를 조금 나눠 받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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