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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차이야기/잔차 이야기

[잔차이야기]아이스께끼 먹으러 강화로!

강/사/랑 2011. 7. 4. 13:26
[잔차이야기]아이스께끼 먹으러 강화로!


 


긴 장마 도중에 잠깐 흐리나마 비 그친 7월의 주말. 이런저런 이유로 이번 주는 산행을 못 가게 되었다. 간밤 회사에서의 늦은 회식 때문에 비몽사몽 일어나니 시각은 이미 점심 때를 가리키고 있다.

 

음... 오늘 어디서 행사가 있다는데... 이 정신으로는 참석하기 틀렸다...

 

마눌이 챙겨주는 해장국 먹고 쇼파에 드러누워 강아지랑 동반 멍 때리고 있다가 갑자기 시원한 아이스께끼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음... 어느 동네 아이스께끼가 맛있을꼬?

 

속초, 춘천은 지금 출발하기엔 너무 멀고...

그래, 강화로 가자!

 

급하게 양치하고 눈꼽만 대충 닦아낸 후 복장 갖춰 집을 나선다. 마눌, 내 강화도 가서 아이스께끼 하나 사먹고 올께!

 

기막혀 하는 마눌의 눈총을 뒤로 하고 강화도를 향해 고고!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사진은 스마트폰으로 찍었음.)

 



# 강화행 잔차의 바퀴 궤적. 라이딩 거리 왕복 128km.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일기예보에서는 오늘은 맑고 무더우며 내일부터 장마가 다시 시작된다는 예보이지만, 집 나서며 하늘 관찰하니 잔뜩 흐려 곧 한바탕 쏟아질 기세이다. 그래도 일단은 기상청을 믿어 보기로 하고 페달에 클릿을 끼운다.

 

광명 소하동 집을 나서 기아자동차 공장 앞에서 우틀하여 안양자전거 도로에 내려 선다. 장마철 먼길 나서지 못한 사람들이 죄다 이리로 쏟아져 나왔나? 자전거 도로엔 자전거, 인라인, 마라톤, 산책 등등 주말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래도 한강 자전거도로보다는 언제나 여러가지로 편안한 곳이라 한번도 쉬지 않고 폭풍의 페달질로 씽씽 내달려 한달음에 한강합수부에 도착한다. 집에서 40여분 걸렸다.

 

 

 

#  한강과 안양천이 만나는 한강합수부.

 

 

 

#  장마철 거대하게 부풀어 오른 한강 하류에 오늘도 릴낚시 부대가 포진하고 있다.

 

 

 

#  한 마리 잡는 것 보고 가려고 한참을 기다려보지만 감감무소식.

 

 

 

#  합수부에서 한참 휴식한 후 한강 하류를 향해 출발. 가양대교를 지나 잠시 가는데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려 잠시 바퀴를 멈춘다. 

 

 

 

#  가양대교. 잔뜩 흐리고 물안개 가득해서 시정거리가 짧다.

 

 

 

#  한강은 시방 바다로 변하는 중이다.

 

 

 

#  아마츄어 음악인이 클라리넷을 불고 있다. 가끔 이탈음이 들리기는 하지만  나름 보기는 좋다.

 

 

 

#  방화대교에 가까워지는데 강둑 아래에서 방울 소리 요란해 가까이 가보니 노년의 강태공이 커다란 누치를 한 마리 걸어 내고 있다.

 

 

 

#  음. 대충봐도 50은 넘겠다.

 

 

 

#  방화대교를 잠시 지나면 한강자전거 도로의 명물인 수변 매점이 나타난다. 아마도 이 집의 하루 매출은 웬만한 중소기업 수준은 될 듯 하다. 이 집엔 컵라면이 아니라 라면을 직접 자동으로 끓여주는 기계가 있다.

 

 

 

#  기계에 용기를 올리면 아래에서 인덕션 오븐이 작동해 금방 라면이 끓여진다.

 

 

 

라면과 삼각김밥으로 민생고를 해결하는데 옆자리의 잔차인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막걸리에 캔맥주에 이런저런 안주로 술자리가 낭자하다. 음... 나도 막걸리 한 잔 했으면 딱 좋으련만 한 통은 너무 많고 그렇다고 얻어 먹기도 그렇고... 아쉽지만 생수로 입 씻고 다시 길을 나선다.

 

 

 

#  강서 한강공원 길을 따라 길게 내려가다보면 드디어 한강자전거 도로가 끝이 나고 신행주대교에 도착하게 된다. 양파 씨앗을 수확하는 사람들.

 

 

 

#  행주대교에 올라 주변을 확인하니 도로공사가 한창이라 강변으로 접근하는 길은 사라지고 없다.

 

 

 

#  저렇게 온통 공사 중인데 강화 가는 길은 도대체 어디냐?

 

 

 

#  일단 행주대교에서 이어지는 이 길을 따라 계속 가보자! 

 

 

 

#  행주대교 남단은 램프가 이곳저곳 이어지고 있어 차량 통행이 많고 매우 위험하다. 차량 흐름이 끊어지길 기다려 도로를 몇차례 횡단하고, 직진길은 김포로 가는 48번 국도, 우측 갈림길은 강변도로라는데, 공사 차량이 많아 그냥 직진길로 선택.

 

 

 

#  씽씽 무섭게 내달리는 차량들과 보조를 맞춰 국도를 따라 길게 내달린다. 여름철 국도 주행은 대형차량들에서 내뿜는 매연과 아스팔트의 열기가 최대의 적이다. 그리고 갓길엔 도로에서 밀려 나온 잔돌과 잡물들이 많아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길게 내달려 김포 고촌읍에 이르고, 다시 계속 진행해 김포시에 들어선다. 

 

 

 

#  김포시 외곽으로 뜷린 48번 국도를 진행하는데, 이곳은 직선으로 쭉 뻗은 도로라 주행여건이 좋다. 다만 차량들이 모두 140~50km 넘는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고 있어 아찔아찔하다. 특히 덤프 트럭이나 버스 등 대형차량들이 무서운 속도로 주행하며 가깝게 스칠 때는 자전거가 휘청휘청 흔들려 몇 차례 아찔한 경험도 한다. 그렇지만 나도 이곳에서 최고 속도로 내달려 본다.

 

 

 

#  그렇게 차량들과 같이 내달려 통진을 지나 해병부대가 있는 것고개에 이른다. 것고개는 한남정맥이 지나는 길이다. 2006년 한남정맥 종주할 때 지난 곳이다.

 

 

 

# 두서너 차례 고갯길을 넘어 길게 달리노라면 문수산 갈림길을 지나고, 드디어 강화대교 초입에 도착하게 된다.

 

 

 

#  지난 겨울 초지대교 건너 황산도 숭어회 먹으러 와 본 이후 다시 만나는 강화도.

 

 

 

#  강화해협은 장마철 영향으로 흙탕물이 호호탕탕 흐르고 있다.

 

 

 

#  한남정맥 마지막 종착지인 문수산은 물안개에 가려져 뵈질 않는다.

 

 

 

#  강화 해협. 바다보다는 강물같은 느낌이다.

 

 

 

#  드디어 강화도에 도착. 집에서 62km거리이다.

 

 

 

#  강화대교 우측에 있는 인삼휴게소에 들러 애초 목적인 강화도 아이스께끼를 사 먹는다. 이 아이스께끼 하나 사 먹으려고 멀리도 왔구나! 아이구~ 션타~~!!

 

 

 

#  화장실에서 땀을 씻고 인증샷도 한 방!

 

 

 

#  강화 인삼막걸리를 먹을까 고민타가 대교 옆에 있는 전망대를 발견, 그곳을 오른다.

 

 

 

#  엘리엇아, 고생했다!

 

 

 

#  강화해협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에서 오래 휴식을 취한다. 애초에 계획은 48번 국도를 따라 강화읍을 지나고 계속 내달려 48번 국도가 끝나는 교동도 앞바다까지 가고, 근처에서 하루 숙박한 후 내일 강화를 한바퀴 돌아볼 생각이었지만, 내일 많은 비가 예보되고 있고 곧 비가 쏟아질 것 처럼 날씨가 심상치 않아 그냥 이곳에서 멈추고 귀가하기로 한다.

 

 

 

#  강화대교 아래로 내려가 우측으로 돌면 천주교 성지가 나타난다.

 

 

 

#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다.

 

 

 

#  자전거에서 내려 가만히 산책하듯 걸어본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한 날씨 탓인지 인적 하나 없는 순교성지를 홀로 거닐다 다시 잔차 타고 강화대교로 복귀한다. 그리고 강화도와 작별하고 집을 향해 왔던 길을 다시 더듬어 간다.

 

간밤의 숙취와 긴 장거리 운행, 무더운 날씨, 자동차 매연 등으로 시달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강화로 올 때는 폭풍질주로 달려 왔지만, 돌아갈 때는 지치기도 했고 체력 안배도 필요해 속도를 떨어뜨려 천천히 운행을 한다.

 

그러다 통진읍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마침 길가에 공원을 조성 중인 곳이 나오고 그곳에 비를 피할 비가림이 있는 벤치가 있어 그 안으로 급히 들어간다.

 

일기예보에선 내일부터 장마가 다시 시작된다고 했는데, 이 동네는 벌써 비가 시작되고 있다. 벤치에서 음악 들으며 30여 분 비를 긋고 있노라니 빗줄기가 점점 가늘어지기 시작하고 더 기다리다간 이곳에서 밤을 맞이할 것 같아 얼른 몸 추스려 다시 잔차에 올라 탄다.

 

이후는 다시 폭풍 질주 모드로 변신해서 내달린다. 비가 더 쏟아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가자는 생각이었는데 이때 너무 무리를 해서 나중에 무릎이 많이 아팠다. 그렇게 48번 국도를 길게 달려 김포를 벗어나고 고촌에 다시 들어선다.

 

 

 

#  강화에서 놀다 날씨 때문에 일찍 귀경하는 차량들로 도로는 정체가 심하다. 오늘 이곳에서 차량을 운전하는 사람들은 모두 내가 부러웠을 거다.

 

 

 

비 쏟아지기 전에 귀가하자는 생각에 속도를 올렸더니 무릎도 아프고 똥꼬도 찌릿찌릿 하다. 몇 개의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 램프를 위험하게 지나고 길게 진행해 행주대교 입구에 도착하는데, 올 때와는 달리 갈 때는 한강자전거도로에 바로 내려가는 길이 없어 개화동 안으로 들어가 구불구불 한참을 골목길을 달리다 야산을 넘고서야 방화대교 근처 한강공원에 내려 설 수 있게 된다.

 

  

 

#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방화대교 아래 쉼터.이곳에서 요기도 하고 휴식도 하며 지친 몸을 달래는데, 물가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아 가까이 가보니 큼직한 누치가 심심찮게 올라 온다. 그렇지만 개중엔 허리가 휜 놈들도 있는 걸로 봐서 먹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그 사람들은 끓여 먹겠다고 살림망에 챙겨 넣는다.

 

 

 

이후 편안한 한강 자전거도로를 길게 달려 한강 합수부에 복귀한다. 이미 사위는 어둠이 내려 캄캄해져서 전조등, 후미등 모두 불 밝혀 내 존재를 알리고 안양천 자전거도로로 접어든다.

 

그런데 올 때와는 달리 안양천 우측 목동 방면 자전거도로를 선택해서 진행하는데, 아뿔사! 잠시 진행하니 토사가 흘러내려 자전거도로가 완전히 뻘밭으로 변한 곳이 나타난다.

 

다시 자전거를 돌리기도 어렵고 계속 진행하는데, 급기야 뻘이 체인을 휘감아 자전거가 잘 나가지 않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그래도 억지로 페달을 밟아 뻘밭을 벗어나고 길가에서 한참을 뻘을 털어낸 후에야 겨우 진행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제법 돈을 투자한 새 잔차가 못쓰게 될까봐 걱정이 되는데, 마침 수돗가에 누군가 나처럼 뻘에 빠진 잔차를 수건으로 닦아 내고 있다. 그 사람이 두고 간 수건을 이용해 잔차에 묻은 뻘을 1시간여 닦아 낸 후에야 비로소 잔차가 제 모습을 되찾게 된다.

 

이후 밤 마실 나온 사람들 사이를 헤엄치듯 길고 길게 내달려 집에 도착하니 시각은 이미 열시를 가리키고 있다. 그때까지 저녁 먹지 못하고 걱정하며 기다리고 있는 마눌, 비로소 안심하며 걱정반 투덜반 잔소리를 늘어 놓는다.

 

이 사람아, 아이스께끼 사먹으러 간다고 했잖아!

다음엔 껌 사먹으러 미시령 넘어 속초에 다녀올 작정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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