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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차이야기/잔차 이야기

[잔차이야기]막국수 대신 민물매운탕!

강/사/랑 2011. 7. 25. 12:48
[잔차이야기]막국수 대신 민물매운탕!


 


유난히 끈질기게 계속되던 장마가 끝나고 이제 햇살 좀 나려나 했더니 한 주일도 못가 이번 주말은 전국 곳곳이 비 예보를 받고 있다.

 

오랜만에 설악으로 들어가 적당한 곳에 자리잡고 도둑 야영으로 밤을 홀로 지새며 설악의 정기를 듬뿍 받아보려고 했던 바람도 토, 일욜 모두 비 예보가 들어있어 간만의 계획이 틀어지고 만다.

 

그렇다면 산 대신 잔차나 타야겠다 싶어 어디가 좋을까 지도를 펼치는데, 요즘들어 부쩍 주말 과부 신세를 싫어하는 마눌이 1박 여행에 태클을 거는 바람에 너무 먼 거리는 일단 계획에서 제외가 된다.

 

그리하여 속초에 껌 사러 가기는 제외, 부산 자갈치에 꼼장어 먹으러 가기도 오늘은 제외, 음.. 어디가 좋을까...?? 그래! 날 더우니 춘천에 가서 막국수 한 그릇 먹고 오자!

 

행선지를 춘천으로 정하고 지도를 확인한다. 거리는 120km 조금 넘어 속초까지 거리인 240km에 비하면 절반에 불과하고, 지형의 난이도도 속초에 비하면 고도차가 적어 크게 어렵지 않겠다 싶다. 다만 장마 뒤의 찌는 듯한 무더위와 국도상 차량들과의 경주, 그리고 예보되어져 있는 비가 문제이다.

 

가볍게 짐 꾸리고 있는데, 산동무인 뚜벅에게서 연락이 오기를 O2님과 같이 팔당 일원으로 라이딩하기로 했으니 동행하잔다. 오케이! 다만 장소는 춘천이고 테마는 막국수일세!

 

금욜날 회사 직원들과 회식하고 늦게 귀가한 데다 심야영화 본다고 새벽 세 시에나 잠이 드는 바람에 겨우 세 시간 눈 붙였다. 부랴부랴 일어나 짐을 챙기는데, 뚜벅과 오투님은 벌써 뚝섬역에 집결했단다. 아이고~ 난 이제 출발이니 먼저 출발하시고 천천히 가다쉬다 하시구려!

 

얼른 먹고 버리고 씻고 등등을 마친 후 집을 나선다. 오늘 비 예보가 있어 잔차는 로드 대신 MTB를 꺼냈다. 이 잔차는 얼마전 동네 자전거포 할아버지가 수리한다고 하다가 오히려 고장을 내 버린 녀석이다. 그래서 내가 대충 손을 본다고 했지만 아직 앞뒤 디스크 브레이크가 말썽이라 자전거가 잘 나가지가 않는 점이 걱정이다.

 

그래도 일단 막국수 먹으러 춘천으로 출바알~~!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사진은 스마트폰으로 찍었습니다.)

 



#  잔차 바퀴의 궤적. 라이딩 거리 100km.(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원래 계획은 집에서 속초까지 쭉 잔차로 진행하려고 했지만, 늦잠을 잔 데다 동무들이 벌써 뚝섬에서 출발을 했다고 하니 시간상 너무 차이가 나서 안되겠다. 그래서 안양천 자전거 도로 대신 그냥 도로 타고 길게 올라가서 차들과 같이 10km를 달린 후 철산역에서 7호선 전철을 타고 뚝섬역까지 점프를 하기로 한다.

 

 

 

#  광명 철산역. 수도권 지하철은 휴일, 공휴일에 한해 첫량과 마지막량의 열차에만 자전거 탑승이 가능하다. 주 5일 근무의 토욜이 휴일인가 여부가 확실치 않아 눈치 살피며 자전거를 가지고 지하철로 내려간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앞에 나서기 싫어하는 문화가 지하철 탑승에도 적용되는지 앞쪽과 중간 쪽의 차량엔 자리가 텅텅 비어 있는데, 마지막 칸엔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자주 있지도 않은 7호선 전철을 두 개나 그냥 패스시킨 후 겨우 잔차를 전철에 실을 수 있었다.

 

 

 

#  19개 전철역을 통과하고 한강을 건넌 후 도착한 뚝섬유원지역.

 

 

 

#  역을 나서자 사람들이 길게 나래비를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  수영장 개장을 기다리는 줄이다.

 

 

 

#  가볍게 몸 풀고 춘천을 향해 고고!

 

 

 

#  아직 시간이 일러 한가한 자전거 도로를 풀 파워로 저어 동진한다. 저 멀리 잠실대교가 보인다.

 

 

 

#  강건너 잠실벌의 성냥갑들.

 

 

 

#  잠실운동장과 삼성동 코엑스 등등...

 

 

 

#  잠실대교와 잠실 수중보. 장마철이라 수문을 열고 방류중이다. 예전에는 이렇게 수문을 열었을때 바깥 쪽 와류지역에서 견지낚시를 할 수 있었다. 지금은 사고 위험때문에 금지. 물 흐름이 하 장해 한참을 구경한다.

 

 

 

#  잠실철교, 올림픽대교, 천호대교를 지나고 길게 올라가 외곽순환도로가 지나는 강동대교를 지나면, 왕숙천이 한강과 만나는 합수부를 만난다.

 

 

 

#  잠시 위로 올라 왕숙천을 지나고 다시 한강을 만나 계속 북동진한다.

 

 

 

#  남양주 체육공원과 미음나루를 지나 잠시 강과 헤어져 가파른 고개 하나를 넘는다.

 

 

 

#  강을 따라 길게 올라가 한강공원 삼패지구에 도착한다.

 

 

 

#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지나는 미사대교.

 

 

 

삼패지구에서 한강과 헤어져 일반 도로를 타고 달려야 하는데, 자전거가 계속 말썽이다. 그곳에서 자리 깔고 자전거 정비를 한다. 일단 계속 브레이크슈와 닿아 소음과 속도 저하를 가져오던 앞브레이크를 손 본다. 기계와는 거리가 먼 몸이 혼자 들은 풍월을 참고로 낑낑거려 겨우 정비를 마쳤다.  완전치는 않지만 아까보다는 훨씬 부드럽게 바퀴가 돌아간다.

 

삼패삼거리에서 화도 방향으로 틀어 잠시 달리다 갑자기 사라진 이정표 때문에 10여분 헷갈린 후에 월문리 방향으로 도로따라 길게 올라 간다.

 

그런데 이 도로는 편도 1차선의 좁은 길인데다 차량통행마저 많아 무척 위험하고 힘이 많이 든다. 땀을 얼마나 흘렸을까? 도저히 배고프고 힘이 들어 더 못 갈것 같아 길가 식당을 찾는데, 마침 천서리막국수란 간판을 단 집이 눈에 들어 온다.

 

그러나 막국수는 아껴 두었다가 춘천에서 먹기로 하고 제법 규모가 큰 편의점으로 들어 간다.

 

 

#  월문리를 지나는 86번 도로. 좁고 차량 통행 많아 아주 위험하다.

 

 

 

#  에어컨 바람 시원한 편의점에서 간단한 음식으로 허기를 면한다.

 

 

 

#  편의점에서 오래 쉰 후 다시 길을 나서는데 긴 고갯길이 앞을 가로 막는다. 월문리고개이다.  저기 대학생 두 명이 고개 초입부터 잔차를  끌고 올라가고 있다.

 

 

 

#  고개가 길고 가팔라 막판에 자전거에서 내려 끌바를 해야 한다. 아이구~ 힘들다!

 

 

 

#  대신 월문리 고개 내리막길은 절정의 다운힐을 보여 준다.  자전거 속도계가 금세 60km를 넘어서서 계속 브레이크를 잡고 가야한다. 그러다 옛날에 비해 급속히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는 마석읍을 통과하고 다시 긴 고갯길을 만나 낑낑 고갯길을 밀어 올린다.

 

 

 

#  금남나들목에서 45번 도로에 합류하고 대성리를 향해 진행하는데, 휴가차량으로 도로는 완전히 주차장으로 변해 있다. 그들의 부러운 눈빛을 뒤로 하고 나는 갓길로 씽씽 치고 나간다.

 

 

 

#  그렇게 길게 달려 대성리에 도착한다. 예전에 MT를 수십차례 다녀간 곳이다. 세월 흘렀어도 여전히 지금도 여러 무리의 젊은이들이 단체로 역광장을 빠져나오며 유쾌발랄하게 뛰어논다.

 

 

 

#  대성리를 지나 청평쪽으로 길게 올라 가면 길가에 그린휴게소가 나오고 그 한쪽 그늘 아래 낯익은 동무들이 반갑게 나를 맞이해 준다. 이곳에서 나를 오래 기다린 두 분은 이미 전작으로 얼굴이 불콰하다.

 

 

 

반가운 동무들을 만나 시원한 맥주 한 잔 일단 마시고 이런저런 얘기꽃을 피우는데, 두 분은 춘천보다는 뚜벅의 친구가 있다는 설악면으로 가기를 원한다.

 

나야 처음부터 춘천에서 막국수 먹고 오는 것을 목표로 집을 나선 지라 춘천을 고집하지만, 뚜벅의 직장 동료가 설악면에 사는데 우리를 위해 민물매운탕을 끓여 두고 기다린 지가 한참이라고 두 분의 권유가 아주 강하다. 결국 이곳에서 목적지를 급변경하기로 한다.

 

'춘천에서 막국수 먹고 오기'가 '설악면에서 매운탕 먹고 오기'로 변하고 만다.

 

 

 

#  신청평대교를 건넌다.

 

 

 

#  북쪽으로 청평댐이 보인다.

 

 

 

#  북한강의 모습. 견지배와 놀이배가 점점으로 보인다.

 

 

 

# 배견지하는 모습. 작은 무동력의 전마선에서 견지낚시를 하는 방법인데, 우리나라 토종의 낚시법이다. 예전에 나도 저 배낚시 많이 했었다.

 

 

 

#  북한강 우측 도로를 따라 길게 진행하는데, 계속 고도를 높혀 올라 가는 형태라 힘이 아주 많이 든다. 그러다 솔고개 아래에 시원한 계곡이 하나 나타나길래 만사 제쳐두고 계곡으로 뛰어 내려간다.

 

 

 

#  나이 지긋한 남자 셋이서 빨가벗고 알탕을 마음껏 즐긴다. 자체 검열!

 

 

 

#  계곡물에 목만 내놓고 담그고 있노라니 세상만사 다 귀찮고 여기가 바로 천국이라 여름휴가가 따로 필요 없지만, 그래도 가야 할 목적지가 있어 오래 휴식한 후 짐 챙겨 다시 길을 나선다. 길고 가파른 솔고개를 참 많이 힘들게 올리면 솔고개 휴게소가 나오고, 우측으로 가면 강/사/랑이 전에 다니던 회사 소유의 골프장이 나온다.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직진하여 고개를 내려가야 한다.

 

 

 

#  고개를 씽씽 내려가자마자 선촌리 탐선부락이 나오고 백년 넘었다는 옛기와집이 나타나는데, 바로 뚜벅의 친구집이다. 가만 얘기 들어 보니 이미 몇몇 홀산 산꾼들이 뚜벅과 함께 이 집을 방문한 모양이다. 친구 내외가 아주 사람 좋고 넉넉한 인심을 가진 분이라 이 낯선 불청객들을 반겨주지만, 낯가림 심한 강/사/랑은 처음엔 많이 곤란하고 어려웠다. 그러나 주인댁께서 정성껏 마련해주신 백숙과 민물매운탕으로 권커니작커니 하다보니 마치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처럼 이내 친숙하고 정 깊어져 버린다. 특히 나는 낚꾼 출신이라 마을앞 계곡에서 잡아 끓였다는 이 피래미 매운탕이 정말로 맛이 있었다. 다음에 보답할회를 꼭 한 번 가져야 할텐데...

 

 

 

#  맛난 민물매운탕을 안주로 은성한 술자리를 즐긴 후 다들 얼큰해져서는 마을 앞 시냇가로 이동하여 또 한번 홀랑 벗고 알탕삼매에 빠졌다. 보를 가로지르는 어도가 사람들의 시선을 막아주고, 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등과 어께로 맞고 있노라면 스포츠맛사지가 따로 필요 없을 지경이다.

 

 

 

#  불쑥 찾아든 불청객들을 반갑게 맞아준 뚜벅의 친구분 덕분에 정말 멋지고 맛나는 경험을 하고, 오래 휴식한 후 다시 길을 나선다. 아까 신나게 내려왔던 솔고개를 다시 낑낑 치고 올리는데, 다들 취기가 오른 상태라 각별히 조심들 하면서 페달링을 한다. 고개 위에 도착하자마자 긴 휴식!

 

 

 

#  이후는 청평까지 길고 긴 다운힐이 기다리고 있다. 술기운에 혹시나 사고날까봐 속도를 억제하는데 최대한의 신경을 곤두세우고 길고 길게 달려 청평대교로 복귀한다.

 

 

 

#  북한강의 유장한 흐름.

 

 

 

#  이후 대성리까지 차량들과 어울려 약 3,4km를 길게 내달려 대성리역에 도착한다.

 

 

 

#  이곳에서 서울까지 점프.

 

 

 

#  코레일의 전철은 제일 첫칸과 마지막칸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거치대를 설치해 두었다.

 

 

 

이후 전철 타고 길게 달려 상봉역에 복귀하고 이곳에서 7호선 전철로 갈아탄다. 그러다 두 분은 뚝섬유원지역에서 내리고, 나는 계속 1시간여 더 전철을 타고 가서 아침에 출발했던 철산역으로 복귀한다. 이곳에서 다시 자전거 타고 10km를 달려 집으로 돌아오니 시각은 8시를 가리키고 있다. 정말 긴 하루였네!

 

이번 주 잔차여행길은 애초에 춘천에 가서 막국수 먹고 올 작정으로 집을 나섰다가 중간에 양평 설악면으로 행선지가 바껴 버리기는 했지만, 너무나 맛난 피래미 매운탕을 대접 받고 마음껏 흐뭇할 수 있었던 멋진 잔차여행이었다.

 

무엇보다 사람냄새 짙은 뚜벅의 친구 안선생을 알게 되어 큰 기쁨이었고. 이번에 진 맛난 빚은 다음에 갚을 날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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