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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남정맥]열두번째 걸음(신풍고개~냉정고개~나밭고개)-인심도 날씨도 참으로 덥다! 본문

1대간 9정맥/낙남정맥 종주기

[낙남정맥]열두번째 걸음(신풍고개~냉정고개~나밭고개)-인심도 날씨도 참으로 덥다!

강/사/랑 2012. 6. 27. 11:57
[낙남정맥]열두번째 걸음(신풍고개~냉정고개~나밭고개)

 

 

邑號開城何閉門   읍호개성하폐문

山名松嶽豈無薪   산명송악기무신

黃昏逐客非人事   황혼축객비인사

禮義東方子獨秦   예의동방자독진


고을 이름은 개성인데 어찌 문을 닫으며/
산 이름은 송악인데 어찌 땔나무가 없다 하는가/ 황혼에 나그네를 내쫓는 것은 사람 할짓이 아니니/ 동방예의지국에 네 혼자 오랑캐 진나라 놈이구나.

 

이 시(詩)는 방랑시인 김삿갓이 개성(開城)의 인심을 평(評)한 것이다. 김삿갓이 팔도 유람 도중 개성 땅에 이르러 어느 집에 하룻밤 묵기를 청하였다. 그런데 그 집은 문을 걸어 잠그고 열어 주지도 않았던 모양이다. 게다가 또 다른 집에서는 땔나무가 없어 집이 냉골이라 재워 줄 수 없다 거절하였다.

 

그러자 개성(開城)과 송악(松嶽)이라는 지명을 빗대어 개성 지방의 인심 고약함을 한 편 시(詩)로써 풍자한 내용이다. '열 개(開)'자가 들어 있는 고장에서 문을 잠그고 '소나무 송(松)'자 쓰는 동네에서 땔감이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吉州吉州不吉州  길주길주불길주

許可許可不許可  허가허가불허가
明川明川人不明  명천명천인불명

漁佃漁佃食無漁  어전어전식무어

 

길주 길주 하지만 길하지 않은 고장이고/ 허가 허가 하지만 허가하는 것은 없네/ 명천 명천 하지만 그 고장 사람들 밝지 못하고/ 어전 어전 하지만 밥상에는 고기 하나 없네.

 

나그네에게 인심 고약한 곳이 개성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함경도 길주(吉州) 허가리(許可里)와 명천(明川) 어전리(漁佃里)에서도 문전박대를 당하자 길주(吉州)와 명천(明川)의 고장 이름을 빗대어 이런 풍자시도 남겼다. 지명(地名)을 이용하여 그 지방의 인심을 풍자하는 그의 천재적 시작(詩作)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죽장(竹杖) 짚고 삿갓 쓴 채 팔도강산을 떠돌며 시 한 수(首)로 술 한 잔, 밥 한 그릇 구걸하며 방랑했던 김삿갓(金笠)에게 있어 그 고장의 인심이야말로 당장 자신의 한 끼 먹거리와 하룻밤 잠자리를 좌우하는 척도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인심에 언제나 민감하였을 것이고, 그가 남긴 수많은 절창 중 상당수가 이러한 여러 고장의 인심 평가에 할애되어 있다.

 

하지만 그 인심 평가라는 것이 자신이 겪은 일면만 보고 판단한 것일 터이니, 실제로 개성이나 길주 등이 모두 인심이 사나웠다고는 말할 수 없는 일이다. 또,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당장 하룻밤 끼니 어려운 사람들이 나그네에게 나눠 줄 인심이 풍부했을 리 만무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조선 팔도를 샅샅이 돌아다니면서 하룻밤 잠자리와 한 끼 식사를 무수히 얻어 본 결과의 산물이니, 나름 각 고장의 인심을 비교하여 파악하는 잣대는 김립(金笠)에게 있었을 것이다. 때문에 그의 평가가 상당한 정도의 객관성을 가졌다 판단할 수도 있겠다.

 

김삿갓이 팔도유람을 하면서 숙식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각 고장의 인심을 느꼈다면, 우리 산하(山河)를 모두 두 발로 느껴 보겠노라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는 강/사/랑은 택시, 버스 등 대중교통 종사자들이나 식당, 숙박업소 등 서비스 업종 종사자들에게서 그 고장의 인심을 느끼게 된다.

 

물론 강/사/랑이 만난 사람들이 그 고장 인심 전부를 대변하지는 않겠지만, 김삿갓의 평가처럼 나름 팔도의 택시, 버스 기사들을 두루 겪어보면서 그 고장 특유의 인심을 느끼게 되는 듯하다.

 

우선 고마웠던 기억이 아주 많다. 백두대간 종주할 때 만났던 춘양(春陽)의 정 기사님, 금호남정맥할 때 신광치(新光峙) 아래 천천(天川)의 택시 기사님, 낙동정맥할 때 현동(縣東)의 택시 기사님, 그리고 순창(淳昌)의 버스 기사님, 낙남정맥할 때 진주(晉州)의 버스 기사님 등이 고마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춘양의 정 기사님은 태백산에서 마눌과 함께 16시간 30분 동안 눈 속에 갇혀 헤맬 때, 우리를 찾아 랜턴 들고 화방재에서 산속으로 올라와 주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고, 낙동정맥하면서 엄청나게 높고 멀었던 면산(綿山) 넘느라 탈진하여 엉금엉금 기어서 석개재에 도착했을 때, 지친 나그네를 위해서 자기 집 냉장고에 있는 얼음물을 들고 와 준 현동의 기사님도 잊을 수가 없다.

 

반면 고약하기로는 자기 고장 욕을 엄청나게 하던 충남 청양의 택시기사, 서비스 정신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괴산으로 가는 시외버스 기사, 숫제 손님과 싸움을 하자고 덤비던 광주와 담양을 운행하는 버스 기사 등이 나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때로는 만나는 사람 대부분이 고약하여서 고장 전체의 기억이 고약해지는 경우도 있다. 나에게는 정읍(井邑)이 그런 고장이다. 정읍은 호남정맥 종주를 하면서 연달아 들른 고장이다. 호남정맥은 산내면과 산외면, 옥정호 등을 거치며 정읍의 남동쪽을 휘감다가 내장산과 백양산을 지나 장성으로 넘어간다.


오르내림 많고 산세 만만치 않아 굉장히 힘들게 산길을 걸은 곳이다. 힘들게 산행 마치고 하산하여서 택시 불러 차를 회수하였는데, 당시 세 번 연속으로 정읍 택시 기사들에게 바가지를 썼다. 연달아 같은 일을 겪으니 고장 전체에 대한 이미지가 굳어지고 그 기억이 오래 남게 된다.

 

이번 낙남길 열두 번째 걸음마치고 들른 김해의 택시나 버스 기사들도 마찬가지다. 어찌 된 것이 만나는 이 모두 바가지 씌울 태세는 준비가 되어 있는데, 승객에 대한 배려는 전혀 갖추고 있지 못하였다.

 

물론 두 고장 모든 택시나 버스 기사들이 그러하지는 않겠지만, 일단 내가 만난 사람들은 죄 그러하니 김삿갓이 개성이나 길주, 명천에서 느낀 감정도 나와 같았을 것이다. 다만 나에게는 김립(金笠)같은 시재(詩才)가 없으니 그를 시로 남기지 못할 따름이다.

 

그나저나 김삿갓이 어느 해 강/사/랑의 고향인 진주에 들렀는데, 그곳에서도 문전박대를 당했던 모양이다. 그리하여 진주가 경상도에서 인심이 가장 나쁜 곳이란 시를 남겼다.


어 허~ 우리 동네가 그렇게 인심이 사나웠던 곳인가? 일단 우리 집만 해도 우리 어릴 때 하룻밤 묵어가기를 청하는 방물장수, 동동구리무 장수 같은 사람들을 곧잘 재워주곤 했는데... 어찌 된 일일까? 고장 인심이란 것도 결국은 다 겪은 사람 나름이고, 대하는 사람 나름인가...?


인심도 날씨도 참으로 덥다!

구간 : 낙남정맥 제 12구간(신풍고개~냉정고개~나밭고개)
거리 : 구간거리(42.33km), 누적거리(222.35km)(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12년 6월 23일, 24일. 흙과 해의 날.
세부내용 :

신풍고개(06:15) ~ 177봉 ~ 204봉 ~ 부치고개 ~ 소목고개(08:05)/20분 휴식 ~ 정병산(09:05) ~ 전단쉼터/휴식 후 09:50 出 ~ 수리봉 ~ 길상사 갈림길 ~ 내정병산(10:55)/휴식 후 11:10 出 ~ 용추고개 ~ 415봉 ~ 475봉 ~ 505봉(12:45) ~ 진례산성 동문터 ~ 비음산 갈림봉 ~ 517봉/점심후 14:10 出 ~ 청라봉 ~ 남산치 ~ 550봉 ~ 607.4봉 ~ 장군바위 ~ 대암산(15:30) ~ 평지갈림길 ~ 돌탑봉 ~ 신정봉 ~ 송전탑 ~ 용지봉(17:10)/15분 휴식 ~ 암릉 ~ 524봉 ~ 임도~ 504봉 ~ 송전탑 ~ 전경부대 ~ 냉정고개(19:10)/ 장유면 찜질방에서 1박.

 

냉정고개(05:30) ~ 고속도로 굴다리 ~ 국악연수원 ~ 계곡옆 대문 ~ 임도 ~ 320봉 ~ 임도 ~ 338봉 ~ 임도 ~ 불티재 ~ 396봉 ~ 내삼저수지 갈림길(07:45) ~ 330봉 ~ 송전탑 ~ 황새봉(08:10) ~ 체육시설 쉼터/휴식 후 08:45 出 ~ 내삼폭포갈림길 ~ 덕암갈림길 ~ 공원묘지/당고개(09:15) ~ 363.5봉/쇠금산 ~ 금음산 ~ 체육시설 ~ 까막골고개 ~ 낙원공원묘지 ~ 송전탑 ~ 성원ENT(11:15) ~ 망천고개(11:45) ~ 포장도로 ~ 상리고개(12:30) ~ 임도 ~ 송전탑 ~ 임도 ~ 392봉 ~ 송전탑 ~ 347.4봉 ~ 김해수련원 ~ 나밭고개(14:00).

           
총 소요시간 21시간 25분.(첫째날 12시간 55분, 둘째날 8시간 30분)

 

 

2012년 6월 22일, 쇠의 날. 원래 이번 주는 가족 모임이 예정되어 있어 정맥길 나서기는 틀린 일이었는데, 이런저런 사유로 가족 모임이 취소되어 갑자기 산행 일정을 잡았다.

 

산 동무인 해리님 내외와 뚜벅은 낙남정맥 졸업한다고 미리 김해로 내려 가 있고, 특히 뚜벅은 이틀 휴가를 내서 한 방에 졸업을 해 버릴 모양이다. 처음 지리산 영신봉에서 마산 마재까지 8일간 한 방에 걸어서 도착하더니 이번에 다시 남은 구간을 3일간 걸어서 한꺼번에 끝내 버릴 생각인 듯하다.

 

이 세 팀 중 낙남은 내가 제일 먼저 시작했는데. 졸업은 제일 늦다. 두 분이서 일단 졸업을 같이 하고 나머지는 땜빵하라고 유혹하지만, 졸업 먼저 하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싶어 천천히 가기로 했다.

 

금요일 늦게 퇴근해서 집에 왔는데, 평소 같으면 주말 밤에 먼 길 나선다고 투덜거릴 마눌이 웬일인지 오늘은 이 야밤에 산에 가는 것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저녁 먹고 씻고 짐 챙겨 길을 나섰다. 오늘은 밤중임에도 기온이 높아 후덥지근하다. 고속터미널에서 새벽 한 시발 마산행 고속버스 막차에 몸을 실었다.

 

 

 정병산/精兵山

 

경상남도 창원시 봉림동·퇴촌동 일원과 동읍 용정리·단계리 일원에 걸쳐 있는 산. 국토지리정보원에서 1961년 4월 22일 창원시 봉림동과 창원시 동읍 용정리의 정병산(566.7m)으로 고시하였다. 정병산은 1934년에 간행된 『영지요선』에 전단산과 함께 정병산(精屛山), 그 후 『창원군지』(1962)에 정병산(精兵山)으로 기록되어 있다. 『창원도호부권역 지명연구』(민긍기, 2000)에 따르면, 정병산의 ‘정병(精兵)’ 혹은 ‘정병(精屛)’은 ‘증봉(甑峯)’의 현지음(징봉〉정병)과 유사한 한자음 표기로 이해된다. 증봉의 ‘증(甑)’이 ‘시루’이고 ‘증’으로 표기된 산 이름이 거개가 ‘수리·시리·사리’로 불리기 때문에 ‘증’은 수리봉의 ‘수리’를 나타낸 표기일 것이다. ‘수리’는 동(東)을 뜻하는 말로, 창원도호부 동쪽에 있는 산이기 때문에 방위 인식에 따라 수리봉[甑峯]과 같은 이름이 생겨났을 것이라 하였다. 그리고 수리봉이 변한 것이 정병산이라고 하였다. 『창원시사』(1988)에 나오는 ‘오합지졸정병어단산(烏合之卒精兵於壇山)’이란 구절에서 따와 정병산(精兵山)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내용은 정병산을 민간 어원적으로 해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경상도지리지(慶尙道地理志)』(1425)에 정병산의 또 다른 이름인 전단산(旃檀山)이 나오는데, 유래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정병산은 천주산에서 뻗어 내려 낙남정간으로 이어진 산이다. 정병산 남쪽 용지봉에서 김해의 여러 산으로 이어져 낙동강에 닿고, 용지봉에서 남으로 갈라진 산맥은 불모산과 장복산맥으로 이어진다. 정병산 서남쪽에 창원천의 발원지인 용추계곡이 있고, 동읍에 속하는 북동쪽 산자락에는 주로 농경지가 형성되어 있다. 창원분지 동북쪽 산맥을 형성하며, 창원시청에서 북쪽으로 약 4㎞ 지점에 있다. 서남쪽은 봉림동·퇴촌동·용동 등이 시가를 이루고 북쪽은 동읍의 여러 마을, 동쪽은 김해시 진영읍과 진례면 일원이다. 남서쪽 산자락에 동읍과 연결 예정인 국도 25호선 연장 공사와 경전철 부설 공사 한창이고, 남쪽 자락에 경상남도청과 창원대학교, 산 동쪽 자락에 고찰인 우곡사가 있다. 정병산의 정상은 창원시와 김해시 일원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좋은 경관을 갖추고 있어 창원시민의 휴양처로 이름이 나 있다.


대암산/大岩山

 

경상남도 창원시 대방동과 삼정자동, 김해시 진례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높이 674.6m이다. 창원시(昌原市)와 김해시(金海市)의 경계에 있으며 북서쪽의 정병산(精兵山, 567m)의 줄기가 비음산(飛音山, 486m)을 거쳐 이곳으로 이어진 것이다. 높이 674.6m이다. 남쪽으로는 낙남정간(洛南正幹)의 기점인 용지봉(龍池峰)을 거쳐 불모산(佛母山, 801.7m)으로 맥이 이어진다. 창원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정상부와 능선은 거친 바위가 드러난 곳이 많으며 중턱의 아래 기슭은 돌서덜 지역으로 임야 이외의 토지 이용은 어려운 실정이다

 

용지봉/龍池峰

 

경상남도 창원시 불모산동과 김해시 장유면 대청리에 걸쳐 있는 산.북쪽으로는 대암산(大岩山, 669m)과 이어지고 남쪽은 상점령(上點嶺)을 지나 불모산(佛母山, 801.7m)과 이어지는 낙남정간의 갈림길이다. 용지봉의 원래 이름은 용제봉(龍祭峰)이다. 『여지도서(輿地圖書)』김해도호부 단묘에 “용제봉은 김해도호부의 서쪽 불모산에 있으며, 50리이다. 기우단을 두었다.”고 하였다. 이로써 용제봉은 기우제(祈雨祭)와 관련하여 생성된 지명임을 알 수 있다. 이와 달리 『경상도읍지(慶尙道邑誌)』에는 용제산(龍蹄山) 또는 용제봉(龍蹄峰)으로 나온다. 제(祭)가 제(蹄)로 바뀐 배경은 알 수 없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용제(龍祭)’와 ‘용제(龍蹄)’는 이름처럼 상이한 기원 설화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용제(龍祭)는 무제와 관련되고, 용제(龍蹄)는 진례면 무송리 용소의 용 승천설화와 관련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용제봉이 지금의 이름인 용지봉으로 된 것은 자음 변이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용지봉은 창원·김해 지역의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대표적인 산행 코스이다. 낙남정간의 줄기가 이곳에서 동북쪽으로 꺾여 김해로 이르고, 그 기맥은 남쪽으로 불모산-웅산(熊山, 703m)을 거쳐 해안 산지로 이어진다. 정상에는 용지봉이라고 새긴 정상석과 김해에서 세운 용제봉 유래비가 있다. 또한 정상의 동쪽 비탈에는 김해시에서 세운 용지정이란 누각이 있고, 정상에서 남남동 방향으로 약 800m 정도 떨어진 곳에는 장유암이 있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낙남정맥 제 12구간 신풍고개~냉정고개~나밭고개 지형도.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심야에 먼 길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흔들리는 차 안에서 졸다 깨다를 반복하는데, 나름 예민한 성격이라 깊은 잠은 못 이뤘다. 4시간 50분 운행 시간 중 한 두어시간 잤나 보다. 마산 고속터미널에 도착하니 새벽 4시 50분이다.

 

터미널 근처 식당에서 아침 먹고 밥 한 공기 더 달래서 도시락도 싸고, 편의점 들러 간식이며 막걸리 등 일용할 양식을 준비했다. 그리고 다시 고속터미널로 가서 화장까지 마치니 새벽차 타고 오는 것이 잠이 부족해서 그렇지 찜질방 들락거릴 필요 없는 장점도 있다.

 

터미널 앞에서 택시 타고 지난 번 땀에 절어 내려 왔던 신풍고개로 향하는데, 이 지역에서는 신풍고개는 잘 모르고 소답동 용강검문소라고 해야 알아 듣는다. 터미널에서 그리 멀지 않아 택시비가 6,800원 밖에 안나왔다. 여전히 공사로 어수선한 신풍고개 우측 '산마루가든' 입간판 앞에 하차하여 짐 챙기고 몸 푼 후 산행을 시작했다. 06:15.

 

 

 

# 신풍고개 산마루가든 앞이 들머리다.

 

 

 

오늘도 얼마나 더울려는지 아침부터 공기가 후덥지근하다. 일기예보에서는 오늘 흐린 날씨에 폭염을 예보했는데, 비가 오려는지 하늘은 잔뜩 흐려 있다.

 

가든 입구 좌측에 등산로 팻말이 있어 그 쪽으로 향하는데, 입구에서 몸풀 때 산책나갔다가 자기 집으로 돌아가며 내 눈치를 슬슬보던 누렁이 진돗개가 가까이 다가오며 자지러지듯 짖어댄다. 자기 집이니 50% 먹고 들어간다 말이다. 네 이놈! 호통 한번으로 제압하고 구불구불 등로 따라 위로 올랐다.

 

한차례 길게 올리면 벤치가 있는 봉우리에 도착한다. 지도 확인하니 '177봉'이다. 06:30

 

 

 

# 산마루 가든 입구 좌측에 들머리가 있다.

 

 

 

# 대형 공사장인 신풍고개.

 

 

 

# 산책로 수준의 등로이다.

 

 

 

# 177봉.

 

 

 

# 전방으로 창원골프장이 건너다 보인다.

 

 

 

운동시설 너머로 창원CC가 건너다 보인다. 벤치에 한 번 앉아 주고 바로 길을 나서 아래로 내렸다가 구불거리며 길게 진행했다. 길은 좋고 오르내림은 적어 편안한 길이지만 바람이 없고, 아침인데도 습하고 무더워 금세 땀이 줄줄 흐른다.

 

잠시 후 양쪽이 막혀 그 기능을 잃어버린 옛고개를 지나고 꾸준히 고도를 높이며 올라 갔다. 우측으로 창원골프장의 철조망이 따라오고 있다.

 

길게 올라 고압송전장치가 있는 곳을 지나고 한 차례 더 올려 '204봉'에 이른다. 이곳은 탱자나무 울타리 뒤로 큰 바위가 하나 있고, 그 바위 가운데 느티나무 한 그루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 고압송전장치를 지나고,

 

 

 

# 골프장과 나란히 진행한다.

 

 

 

 

# 204봉. 바위를 뚫고 자란 느티나무.

 

 

 

척박한 환경에서도 우람하게 자란 느티나무가 대견해 한 번 끌어 안아 주고 다시 길을 나섰다. 아래로 잠시 내리면 '부치고개'가 나오는데, 골프장과 이어져 있고 고개 좌우로는 제법 가팔라 로프가 매달려 있다.

 

위로 올랐다가 이후 구불구불 오르락내리락하며 길게 진행했다. 탱자나무 울타리가 길게 따라 오더니 조릿대 숲이 앞을 가로 막는다. 조릿대 숲을 길게 지나면 중간중간 '갈림길'이 나타나지만 모두 좌측길로 직진하면 된다.

 

잔봉 두어 개를 넘어 가다가 조릿대 숲에서 다시 갈림길을 만났다. 앞에서처럼 좌측길을 선택하는데, 이 길은 정상으로 가지 않고 좌측사면으로 우회하여 소목고개로 향하는 지름길이다. 아싸! 8시 5분에 넓은 쉼터인 '소목고개'에 도착했다.

 

 

# 싸장님, 나이스 샷! 하는 공치사가 난무한다.

 

 

 

# 부치고개.

 

 

 

# 상당히 큰 개구리 한 마리를 발견하는데 처음 보는 녀석이다. 자료 찾아보니 아무르 산개구리인 듯하다. 오래 굶었는지 배가 홀쪽하다.

 

 

 

# 조릿대 숲을 연달아 만난다.

 

 

 

# 소목고개.

 

 

 

# 전방으로 정병산이 우뚝하다.

 

 

 

소목고개는 정병산으로 오르는 등로 초입이어서 지역 등산객들의 발길이 잦다. 등나무 쉼터 아래에 짐 내리고 잠시 간식 먹으며 휴식하였다. 흠뻑 젖은 아랫도리 훌렁 벗고 거풍 한번 했으면 좋으련만 수시로 사람들이 지나다녀 생각만 있을 뿐이다.

 

오래 쉰 후 다시 정병산을 향해 출발했다. 넓은 등로를 따라 처음에는 편하게 올라 가다가 곧 경사가 가파라지기 시작한다. 시작부터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800걸음쯤 세자 부쩍 경사가 급해지더니 계단길이 끝없이 이어져 무척이나 힘이 든다.

 

게다가 오늘은 배낭이 유독 무겁다. 날씨 무더워 물 3리터 채우고, 막걸리 한 통에다 도시락과 간식 잔뜩, 갈아 입을 옷 두 벌, 평상시 항상 휴대하는 응급용품 등 이틀 꽉 채워 산행할 것을 대비해 풀 팩킹을 했더니 13, 4kg은 훌쩍 넘긴 듯하다.

 

땀이 비오 듯 쏟아지고 숨소리는 증기기차소리 처럼 쉭쉭 거린다. 1000, 1100, 1200... 계속 경사가 급한 계단길이 이어지고 우측으로 군부대 사격장에서 총소리가 연속으로 들려온다.

 

숫자를 2,500여 걸음 세고 혀가 밖으로 나온다 느껴질 무렵 능선 마루금에 도착하고, 좌틀하여 조금 더 오르면 암봉으로 된 '정병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09:05

 

 

 

# 소목고개... 시작은 평탄하다.

 

 

 

# 옳커니!

 

 

 

# 팍팍한 계단길이 끝도 없이 이어져 무척 힘이 든다.

 

 

 

# 정말 힘들게 오른 정병산 오름.

 

 

 

#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정직하게 밀어올리는 오름이 좋다.

 

 

 

# 발 아래 창원의 인간세.

 

 

 

# 39사의 사격장에서 총소리가 연속으로 들린다.

 

 

 

# 정맥 우측의 창원골프장.

 

 

 

# 넓게 펼쳐 본다. 우측 아래 신풍고개에서 소목고개까지 다시 정병산 오름을 치고 오른 정맥길이 발 아래 펼쳐진다.(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정병산은 군더더기 하나 없이 뾰족하게 정상을 향해 밀어 올리는 형태다. 때문에 심리적 좌절감은 없는 편이라 화끈하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종류의 산이 더 좋은 것이 대부분의 산은 한번에 정상을 허락하지 않고, 정상인 듯하면 뒤로 물러나 있고, 다시 낑낑 올라도 뒤로 물러나 있는 등 사람을 실망시키기 일쑤인데, 이렇게 화끈하게 위로 밀어올려만 주는 정직함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정병산 정상에 오르니 저 멀리 오늘 구간의 출발지인 신풍고개에서 창원골프장 곁을 길게 지나와 소목고개에 이르고, 다시 이곳 정상까지 화끈하게 밀어 올린 산행 흔적이 한 눈에 들어 온다. 다만 요즘 일기가 대부분 박무가 짙게 끼이는 계절인 탓에 깨끗한 조망을 볼 수 없음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전후좌우 막힌데 없는 조망 감상 한참 하다가 다시 길을 나섰다. 곧 '전단 쉼터'라 적힌 정자가 나온다. 그 안에서 한 숨 돌리며 쉬다가 간간이 지나는 사람들 신경 쓰여서 짐 챙겨 길을 나섰다. 잠시 가면 소나무 그늘 괜찮은 곳이 나와 그 아래 짐 내리고 휴식을 취했다.

 

 

 

# 가야 할 정맥길.

 

 

 

# 소나무 그늘 아래 막걸리 전을 펼쳤다.

 

 

 

막걸리 한 잔 마시며 휴식하고 있는데, 마눌에게서 전화가 온다. 전화 통화하는 도중에 송화기로 군부대에서 들리는 총소리가 크게 들어 갔는지 웬 총소리냐며 깜짝 놀란다. "총 맞을 곳은 아니니 걱정 마시게!"

 

50여 분 간식 먹으며 휴식한 후 다시 길을 나섰다. 09:50. 암릉길을 가다가 암봉 두어 개를 넘는데 암봉들은 전방으로 멋진 조망을 보여준다. 가야 할 정맥길이 눈 앞에 길게 펼쳐지는데, 뾰족뾰족 첩첩한 산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하이구야~ 여기가 강원도인가?"

 

철계단 내림길을 길게 내리면 갈림길이 나온다. 우회를 권유하는 안내판이 서 있지만 일단 직진하여 암릉을 따른다. 안내판과는 달리 그다지 위험하지 않은 암릉길을 지나 암봉에 오르면 '정병산 수리봉'이란 이름표를 달고 있다.

 

이 봉우리는 전후좌우로 멋진 조망을 보여 주는 곳인데, 박무가 많이 아쉽다. 다시 철계단을 길게 내리면 바람 좋은 암릉길이 나타나 한참 동안 그 바람을 즐겼다. 다시 길게 내려 갈림길 있는 안부에 이르고, 이후 길게 고도를 높이며 올라갔다. 암릉길이 이어지면서 힘이 많이 들게 만든다.

 

오름 중간에 '길상사 갈림길'을 지나고, 계속 위로 올려 '정병산 지킴솔'이 있는 봉우리를 만난다. 이후 완만하게 고도를 높혀 가다가 잔봉을 넘고 위로 올라 '내정병산'에 이른다. 10:55.

 

 

 

# 이 동네는 소나무 마다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 전차 시험장이 내려다 보인다.

 

 

 

# 암릉길이 이어지고,

 

 

 

# 김해 진영쪽 인간세.

 

 

 

 

# 털중나리 사형제.

 

 

 

# 창원.

 

 

 

# 가야 할 정맥길. 여기가 강원도인가?

 

 

 

# 수리봉과 내정병산.

 

 

 

# 나무계단이 잘 되어있어 위험하지 않다.

 

 

 

# 우회로 경고판.

 

 

 

# 수리봉.

 

 

 

# 내려와서 보니 암릉미가 빼어난 곳이다.

 

 

 

# 나무계단이 없었다면 엄청 위험했겠다.

 

 

 

# 창원대가 내려다 보인다.

 

 

 

# 참 산세가 좋은 곳이다.

 

 

 

# 뒷쪽으로 산그리메가 점차 연한색으로 이어지고 있다.

 

 

 

# 좀 특이한 소나무 마다에 이름을 지어 주었다.

 

 

 

#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 좀 억지스런 이름표를 달고 있던 내정병봉의 소나무. 그냥 가지 갈라진 소나무인데 마치 연리지인양 기록되어 있다.

 

 

 

# 내정병봉.

 

 

 

# 하이구야,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가 다시 치고 올라야 하는구나!

 

 

 

내정병봉은 지도에 없는 봉우리 이름인데, 암봉 돌출부라 멋진 조망을 보여주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지역 등산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암봉 난간에 서니 전방으로 가야 할 정맥길이 펼쳐지는데, 그 형상이 아래로 깊게 떨어져 내렸다가 그 깊이 만큼 위로 높게 치고 올라야 하고 그 뒤로도 올록볼록한 산들이 첩첩으로 늘어 서 있다. "엄청 힘들겠구만!"

 

15분 가량 경치 구경하며 휴식한 후 다시 길을 나섰다. 곧장 용추고개까지 깊게 떨어져 내리는 내리막이 시작된다. 계단길이 길게 이어져서 무릎이 시큰시큰 하다.

 

길게 내려 갈림길 안부에 이르고, 다시 전방의 작은 봉우리를 한차례 넘는다. 이후 완만하게 고도 낮추며 가다 보면 체육시설이 있는 '용추고개'에 이르게 된다. 11:30.

 

 

 

# 용추고개까지 급경사 내리막을 길게 내려 간다. 

 

 

 

# 체육시설이 있는 용추고개.

 

 

 

# 이곳에서 구간 구분을 많이 한다.

 

 

 

전방의 오르막이 부담스러워 체육시설 벤치에서 한 숨 돌린 후 길을 나섰다. 처음에는 소나무 숲길을 평탄하게 진행하게 하더니 우곡사 갈림길을 지나자 경사가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찐하게 한차례 밀어 올려 갈림길이 있는 '415봉'에 오르고, 우측길로 내려 간다.

 

곧 평탄하게 가다가 408봉과 잔봉 두어 개를 넘고 다시 위로 치고 오른다. 무더위 때문에 땀이 줄줄 흐른다. 힘들게 '475봉'을 올라 선다.

 

이 봉우리에도 갈림길이 있어 좌측 길로 진행했다. 잠시 내렸다가 이후 완만하게 고도를 높이며 길게 진행하는 듯하더니 이내 경사가 급해지기 시작했다. 계단식으로 서너 차례 밀어 올리는데, 중간에 허물어진 옛산성인 진례산성이 나타난다.

 

12시 45분에 '505봉'에 올라 섰다. 전방으로 대암산과 용지봉이 건너다 보인다. 또, 비음산과 분기봉도 눈에 들어오고 정상의 정자도 보인다.

 

아래로 내렸다가 '진례산성 동문터'를 지나고, 철쭉 군락지 사이로 가설된 나무 데크길을 낑낑 거리며 밀어 올린다. 한 차례 용을 쓴 후 '비음산 갈림봉'에 도착했다. 힘이 너무 들어 비음산 구경은 생략하고 좌틀하여 정맥길을 따르기로 했다.

 

정맥길을 따라 꾸준히 밀어 올리면 묘지가 있는 '517봉'을 넘는다. 곧 조금 내려 가는데 약하지만 바람결이 느껴지는 안부가 나와 안쪽 바위 위에 짐 내리고 점심상을 펼쳤다.

 

 

 

# 이름을 얻지 못하고 높이로만 식별되는 봉우리들이 수시로 나타난다.415봉.

 

 

 

# 475봉.

 

 

 

# 김해 진례면의 인간세.

 

 

 

 

# 가야 할 정맥길.

 

 

 

# 용지봉까지는 아직 한참을 더 가야 하는구나.

 

 

 

# 505봉.

 

 

 

# 대암산과 용지봉으로 이어지는 정맥길.

 

 

 

# 우측이 대암산이고, 좌측끝이 용지봉.

 

 

 

# 비음산과 분기봉.

 

 

 

# 비음산 정상의 정자가 보인다.

 

 

 

# 가야 시대 산성인 진례산성.

 

 

 

# 동문터에 도착.

 

 

 

# 포곡식 산성이다.

 

 

 

# 동문의 흔적.

 

 

 

# 비음산 오름은 철쭉밭 사이로 올라 가게 된다. 지나온 505봉. 475봉, 415봉.

 

 

 

# 비음산 분기봉.

 

 

 

# 비음산은 정맥에서 약간 벗어나 있어 그냥 지나친다.

 

 

 

 

# 바람 있는 안부 바위 위에서 마음에 점 하나 찍었다.

 

 

 

아침에 식당에서 준비한 도시락과 막걸리 한 잔을 들키며 허기를 달랬다. 밥을 먹는 도중에도 몸에서 물이 줄줄 흘러 윗 옷을 벗어 나뭇가지에 걸어 두었다.

 

간혹 등로를 따라 비음산이나 대암산을 오가는 등산객들이 지나기는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돌아 앉아 얼굴 감춘 채 땀을 식혔다. 내가 앉은 곳이 등로에서 보자면 보이기는 하지만, 완전히 노출된 곳이 아니라서 그나마 다행이다.

 

생각 같아서는 아랫도리까지 홀라당 벗고 몸을 말렸으면 좋겠지만, 차마 그러지는 못하고 남은 막걸리를 비우다가 결국은 견디지 못하고 아랫도리도 밑으로 내렸다. 혹시나 지나는 사람이 있을까봐 계속 사주경계를 하면서 한 5분여 거풍을 했더니 제법 뽀송뽀송 말릴 수 있다.

 

마침 사람소리가 나 얼른 옷 입고 짐도 챙기는데, 연세 지긋한 등산객이 등로에 서서 나를 가만이 쳐다보고 있다. 저 양반 나한테 시비걸 일이 있나? 아니면 따로 할 말이 있나? 짐 챙겨 바위를 나와 등로에 올라 서는데, 내가 있던 그 자리에서 점심을 하려고 기다린 것이다. "말씀을 하시지~"

 

14시 10분에 다시 길을 나서고 살짝 오르면 곧바로 '청라봉'에 올라 서게 된다. 청라봉도 전방으로 멋진 조망을 보여 주는데, 대암산 가는 길이 또 아래로 깊게 떨어졌다가 그 만큼 치고 올라야 하는 형태로 눈 앞에 펼쳐진다. 아이구야~

 

나무계단길을 내렸다가 아래로 떨어지는데, 그 깊이가 깊고도 깊어 나그네의 마음을 답답하게 만든다. 한참을 내려 "남산치'에 이르면 이정목에 대암산까지 아직 1.8km를 더 가야 한다고 적혀 있다. 거리도 거리이지만 산봉우리를 아직 세 개나 더 넘어야 하니...

 

 

 

# 갈 길이 아직도 멀구나!

 

 

 

# 창원의 인간세.

 

 

 

# 정맥 우측에 빗겨나 있는 비음산.

 

 

 

# 줌으로 땡겨 보았다.

 

 

 

 

# 전방의 모습을 파노라마로!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나무계단을 내린 후 깊고 깊게 떨어져 내린다.

 

 

 

# 엄청나게 떨어져 내린 남산치. 다시 그 만큼 치고 올라야지.

 

 

 

# 큰뱀무.

 

 

 

오늘 구간의 유명 산들은 모두 오르기 전에 깊게 떨어져 내리게 되고, 전위봉을 두어 개씩 거느리고 있어 한번에 정상을 허락하지 않는다. 가파른 오르막을 힘들게 밀어 올리면 고도계에 505가 찍히는 봉우리에 이른다. 다시 길게 고도를 높여 가며 진행하다가 위로 치고 오르면 '550봉'에 올라 선다.

 

이 봉우리도 좌측으로 암벽 전망대가 있어 조망이 훌륭한데, 아래로는 진례면의 인간세가 위로는 가야 할 정맥길의 능선이 눈에 들어 온다. 정상에는 벤치가 놓여 있고 '내대암봉'이란 이름표를 달고 있다.

 

아침에 출발하면서 물을 넉넉하게 3kg이나 챙겼는데, 오늘 역시 워낙 무더워 물이 간당간당하다. 마침 지역 주민 한 분이 벤치에 앉아 물을 시원하게 들이키고 있길래 수통 들고 다가가 염치불구하고 물을 조금 얻었다. 이 물을 조금씩 아껴 먹으며 끝날 때까지 갈증을 달랠 수 있었다.

 

이후 제법 위험한 암릉길을 길게 진행하며 위로 고도를 높여 가다가 길게 치고 오르면 '607.4봉'에 올라 서게 되고, 뒤쪽으로 대암산 정상부가 보인다.

 

다시 위로 치고 오르는데 대암산 역시 정상부를 꽁꽁 숨겨 두고 있어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산의 우측 사면에 우뚝 솟아 있는 '장군바위'를 지나 암봉을 여러 차례 오른 뒤에야 비로소 '대암산정'에 올라 설 수 있다. 15:30.

 

 

 

# 쉴 곳은 군데군데 많다.

 

 

 

# 암릉길을 지나고,

 

 

 

# 100년만의 가뭄이라더니 진례면의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냈다.

 

 

 

# 내대암봉.

 

 

 

# 워메~ 아직 한참이네!

 

 

 

# 지도에 없는 이름표를 달고 있다.

 

 

 

# 암릉길을 길게 지난다.

 

 

 

# 대암산 정상부.

 

 

 

# 대암산의 상징인 소나무.

 

 

 

# 장군바위.

 

 

 

# 지나온 정맥길, 저 멀리 뾰족한 산이 정병산인가 보다.

 

 

 

# 대암산은 정상을 뒤쪽에 숨겨 두었다.

 

 

 

# 봉화대처럼 인공적으로 만든 정상부.

 

 

 

# 경치 좋은 곳이다.

 

 

 

# 음... 낙락장송.

 

 

 

# 저 쪽 멀리 바다가 보인다.

 

 

 

# 호남정맥과 낙남정맥은 그 막바지에 남해바다를 볼 수 있다.

 

 

 

# 바람 시원한 정자가 있다. 그런데 웬 놈이 담배를 피고 있네~

 

 

 

# 불모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저쪽으로 가면 알바다.

 

 

 

# 용지봉으로 가는 정맥길.

 

 

 

# 가족 단위의 지역 주민들이 많이 올라 온다.

 

 

 

# 작은 성처럼 만들어 둔 곳. 진지인가?

 

 

 

# 돌아보고,

 

 

 

 

# 가야 할 길은 멀고, 그 길은 또 아래로 떨어져 내려야 하는 구나!

 

 

 

대암산 정상은 힘들게 올라온 보람이 있게 멋진 곳이다. 사방 막힌 곳 없는 조망도 훌륭하고 정상 주변의 경치도 아기자기, 혹은 장쾌하게 다양한 그림을 보여 준다. 자그마한 정상석은 봉화대처럼 만든 인공 구조물 위에 올려져 있고, 위에 서니 바람이 시원해 금세 한기가 들 지경이다.

 

돌아보면 지나온 정맥길이 구불구불 능선으로 굽이쳐 있고, 우측으로는 멀리 통신 안테나를 꽂고 있는 불모산으로 이어지는 신낙남정맥의 줄기가, 좌측으로는 용지봉 거쳐 냉정고개로 이어지는 가야 할 정맥길이 구비구비 흐르고 있다.

 

이 좋은 바람을 그냥 버리기 아까워 훌러덩 벗고 거풍 한번 했으면 좋으련만, 수시로 올라오는 지역 주민들 때문에 정상에서는 힘들고 마땅한 장소를 찾아보기로 했다.

 

주변 둘러 보니 정상 뒷쪽은 넓은 산정 고원을 형성하고 있는데, 정자 하나와 뒤쪽에 용도를 알 수 없는 성곽을 닮은 둥근 인공구조물이 있다. 강화도에 있는 돈대를 닮은 듯도 하고 큰 규모의 벙커 같기도 한데, 옛 성곽을 재현해 둔 것인지도 모른다.

 

바람 강하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상에 잠깐 머물다 내려 가는데, 모두들 우측 불모산 방향으로 내려 가고 좌측 정맥길은 나 혼자다. 정맥길로 잠시 내려 가면 사람들 시야에서 벗어난 바람 좋은 곳이 나온. 불안해서 홀랑 벗지는 못하고 내리고 올리는 수준으로 거풍을 즐겼다.

 

오늘 땀을 얼마나 흘렸는지 속옷은 이미 물구덩이다. 기능성이지만 워낙 땀을 많이 흘려서 재봉선이 퉁퉁 불어 그곳에 쓸린 사타구니가 빠알갛게 부풀어 올랐다. 다행히 바람이 좋아 몸도 옷도 어느 정도 말라서 속옷을 약간 내려 입는 방법으로 쓸린 부분이 계속 자극받아 악화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20여분 휴식 취한 후 다시 길을 나서는데, 오늘 구간의 이름가진 산들은 올랐다 하면 무조건 그 만큼 떨어져 내리게 되어 있어 여기서도 곧바로 깊게 떨어져 내리게 됩니다.

 

안부에 이르자 '평지갈림길'이란 이정목이 나오고, 이곳부터는 아무도 없는 산길을 홀로 걷게 된다. 길게 밀어 올려 떨어져 내린 고도를 모두 보충하여 돌탑이 있는 봉우리에 오르는데, 정상인가 했더니 한차례 더 밀어 올려야 비로소 '704봉'에 올라 선다.

 

 

 

 

# 용지봉은 아직 한참이나 먼데, 일단은 저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다시 올라야 한다.

 

 

 

# 지리산의 연하선경이나 무등산의 백마능선길을 닮은 듯한 산길이 이어진다.

 

 

 

# 길게 내려 평지갈림길.

 

 

 

# 불모산과 신낙남정맥.

 

 

 

# 대암산 정상.

 

 

 

# 한차례 길게 밀어 올려 현무암으로 만든 돌탑이 있는 봉우리에 오른다.

 

 

 

# 돌아보고,

 

 

 

# 용지봉은 아직 한참이다.

 

 

 

# 704봉. 신정봉이란 이름표를 달고 있다.

 

 

 

# 용지봉은 멀구나!

 

 

 

이곳 역시 돌탑이 세워져 있고 '신정봉'이란 이름표를 달고 있다. 용지봉까지는 아직 몇 굽이 능선을 더 올라야 한다. 신정봉을 나서서 아래로 내렸다가 봉우리를 하나 치고 오르는데 중간중간 쉼터가 계속 나타난다.

 

봉우리를 넘어 아래로 내리면 '송전탑'을 만난다. 다시 전방의 봉우리를 치고 오르다 좌측 사면으로 우회하여 진행했다. 이후 계속 급경사 오르막을 치고 오르지만 정상은 뒤쪽으로 물러 나 앉고, 한차례 더 가서야 비로소 '용지봉' 정상에 오를 수 있다. 17:10.

 

     

 

# 송전탑은 언제나 정맥과 이어져 있다.

 

 

 

# 아이고, 힘들다!

 

 

 

# 좌측 멀리 대암산에서 이어져 온 정맥길.

 

 

 

# 용지봉 정상.

 

 

 

# 기우제와 관련이 있는 이름이다.

 

 

 

# 이곳에서 불모산 방향으로 박성태님 주장의 신낙남정맥이 분기한다.

 

 

 

# 용지정.

 

 

 

# 박성태님은 남해바다로 향하는 이 산줄기를 낙남정맥이라 주장한다.

 

 

 

# 불모산.

 

 

 

# 그 산줄기가 닿는 남해바다.

 

 

 

# 지나온 정맥길.

 

 

 

 

# 용지봉의 조망. 우측 산줄기는 지나온 낙남길, 좌측 산줄기는 박성태님의 신낙남정맥.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막걸리와 아이스크림 등을 파는 노점이 있는데 벌써 철수했다.

 

 

 

# 용지정에 올라 한참을 휴식했다.

 

 

 

# 정맥이 흘러 만나는 김해 장유.

 

 

 

용지봉은 오늘 구간의 가장 높은 산이자 마지막 포스트다. 오늘 구간은 거리도 멀고 오르내림도 많아 매우 힘이 드는 구간인데, 그 절정이 바로 이 용지봉이다. 특히 이곳에서 신산경표의 저자 박성태님이 주장하는 신낙남정맥이 분기(分岐)하는 지라 자칫 알바의 위험도 많은 곳이다.

 

박성태님은 신어산 거쳐 매리의 낙동강으로 잠기는 기존의 낙남정맥길 대신 이곳 용지봉에서 불모산, 화산을 거쳐 낙동강과 남해바다가 만나는 봉화산 자락 녹산교나 입바위까지 이어지는 산줄기를 낙남정맥이라 주장하고 있다.

 

현재 기존 낙남정맥길의 한 가운데에 가야골프장이 버티고 있고, 그 때문에 온전한 정맥길 이어가기가 어려운 현실을 감안한다면 낙남의 산줄기가 어디로 향하는 것이 옳은 가를 떠나서 신낙남정맥을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러나 그 산길에 대한 충분한 공부도 못한 나는 일단은 선답자들의 길을 따르기로 했다.

 

시각이 늦어서인지 용지봉엔 나를 포함해 딱 세 명의 산객만이 제각각 생각에 잠겨 있고, 사위는 고요하기만 하다. 정상 너머에 있는 정자에 올라 짐 내리고 한 숨 돌린 후 남아 있는 물을 모두 마셨다. 이제부터는 물 없이 냉정고개까지 내달려야 한다.

 

한참 동안 휴식한 후 다시 짐 챙겨 길을 나섰다. 정맥길은 이곳에서 좌측길로 통해 아래로 내려가야 하고, 목적지인 냉정고개까지는 5km 거리다. 지도상으로는 두 시간 가까이 예상하고 있다.

 

오늘 땀을 엄청나게 흘린 데다 오르내림이 심해 중간중간 휴식을 많이 해서 예상 시간보다 많이 늦어진 터라 이제부터는 그냥 내달리기로 햇다. 물도 음식도 떨어져 배낭도 가볍고, 계속 내리막이 이어지는 형국이니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시작부터 가파른 경사가 가파른 내리막인데 등로상태가 아주 나쁘다. 잠시 후 암릉구간을 지나고, 이후는 계단식으로 고도를 뚝뚝 떨어뜨리며 깊고깊게 내려 간다. 내리막 길이니 중력이 이끄는대로 몸을 내맡기고, 발을 부지런히 놀리면서 스틱으로 중심을 잡아 나갔다.

 

길게 달려 내려 가자 안부 갈림길이 나오는데 '장유사 갈림길'이라 적혀 있다. 다시 한차례 올려 '524봉을 넘고 산을 넘어 우측 사면으로 휘감아 내려갔다. 봉우리 하나를 다시 넘고 아래로 내려 가니 '넓은 임도'가 정맥을 가로지르는 곳에 내려서게 된다.

 

 

 

# 그냥 내려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봉우리도 넘는다.

 

 

 

# 장유사 갈림길.

 

 

 

# 임도가 정맥을 가로지르는 곳을 만난다.

 

 

 

임도를 가로질러 오르면 이정목이 나오는데, 임도는 우측 장유 방향으로 이어지는 모양이다. 냉정까지는 아직 2.6km를 더 가야 한다. 전방의 봉우리를 힘들게 치고 올라 '504봉'을  넘고, 이후 완만하게 오르내리며 길게 진행했.

 

전체적으로는 고도를 낮춰가는 형국인데 '471.3봉'을 넘고 '송전탑'을 만나 좌틀하여 진행합했. 송전탑을 연달아 두어 곳을 더 지나고 계속 좌틀하는 분위기다.

 

그러다 과수원 때문에 직진 길이 막인 곳이 나오고 급좌틀한 후 무시무시한 급경사 내리막을 끝도 없이 내려가게 된다. 이곳은 내리막이 어찌나 가파르고 깊은지 스틱으로 버티고 무릎으로 용 쓰느라 팔은 후덜거리고 무릎은 시큰시큰 거린다.

 

징글징글한 내리막을 길고 길게 내리다보면 어느듯 숲을 벗어나게 되고 시멘트 도로에 내려선다. 포장길인 과수원 농장길을 따라 내려가다보면 '전경부대'앞에 도착한다. 계속 그 길로 내려가면 냄새 지독한 '축사'를 지나고, 드디어 오늘 구간의 종점인 '냉정고개'에 이른다. 19:00.

 

 

 

# 냉정고개는 아직이다.

 

 

 

# 504봉 삼각점.

 

 

 

# 정맥은 이곳에서 급좌틀하여 무시무시한 내리막을 길게 내리게 된다.

 

 

 

# 후덜거리는 팔과 시큰거리는 무릎 때문에 힘들어 하며 숲을 벗어났다.

 

 

 

# 냉정마을과 다음 구간의 정맥길.

 

 

 

# 냉정고개.

 

 

 

냉정고개는 김해 장유와 진례면을 잇는 지방도다. 이곳 역시 공사가 진행 중이고 어수선하며 차량통행은 많은 편이다. 표지석 아래 짐 내리고 몸에 묻은 먼지 털고 있는데, 마침 버스가 오길래 얼른 올라 탔다.

 

자주 산을 찾는다는 기사님과 이런저런 얘기 나누다 장유면에 도착했다. 그리고 장유 농협 앞에 내려 인근에 있는 굴국밥집에 들러 허기를 달랬다.

 

목이 말라 막걸리부터 두어 잔 마시는데, 오늘 낙남정맥 졸업하고 부산에서 뒷풀이하고 있던 해리님 내외와  뚜벅이 이곳으로 오겠다고 술도 밥도 조금만 먹으란다. 아이고~ 그때는 그때고 지금 당장 못 참겠네! 막걸리 두어 잔 더 마시고 밥도 좀 더 달래서 먹어 치웠다.

 

잠시 후 김해 산꾼 노고지리님의 차편으로 도착한 두 분과 합류하고, 소라찜 맛있게 해준다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나를 추월해서 낙남을 졸업해 버린 세분의 졸업을 축하해 주고, 바로 곁에 있는 시설 좋은 찜질방으로 이동했다.

 

이곳 찜질방은 시설도 좋고 물도 좋아서 탕 속에서 오랫동안 어린애처럼 놀다가 피로를 푼 후 옥상에 있는 시원한 야외 정자에서 뒷풀이도 즐겼다.

 

오랫동안 졸업생들과 환담하며 즐기다가 이미 졸업을 한 세 분은 내일 아침에 느긋하게 서울로 올라 가기로 하고, 나는 새벽같이 일어나 한 구간 더 진행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찜질방으로 내려가 피곤한 몸을 뉘었다.

 

 

 

# 장유에서 어느 식당을 찾았다. 우선 두어 시간 물 없이 버티느라 타는 목을 막걸리로 적셨다.

 

 

 

# 이후 산꾼들 만나 소라찜으로 낙남정맥 졸업 축하!

 

 

 

# 시설 깔끔했던 장유의 찜질방.

 

 

 

6월 24일. 해의 날. 3시쯤 기상해서 비몽사몽 간에 컵라면 한 그릇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싸우나로 내려가 졸음을 찬물로 씻어 냈다. 찬물을 뒤집어 썼어도 졸음이 쉽게 달아나질 않아 한참을 게으름을 피우다가 정신차리고 짐 챙겨 찜질방을 나섰다.

 

편의점에 들러 일용할 양식을 구한 후 택시 불러 냉정마을로 향했다. 기분 나쁜 일이 있었는지 뚱한 택시기사 때문에 냉랭하게 아침을 시작하게 되었다. 길 모르는 그 사람 덕분에 약간 헤맨 후 어제 내려 왔던 냉정고개 아래 냉정마을로 바로 들어갔다.

 

일기예보에서는 오늘 오후부터 비를 예보하고 있어 마음이 급한데, 하늘을 올려다 보니 잔뜩 찌푸려 있어 영 불안하다. 온 나라를 뒤덮은 100년만의 가뭄 때문에 비가 오기는 와얄텐데...

 

냉정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남해고속도로가 앞을 가로 막고 있다. 그 아래에 있는 '고속도로 굴다리'를 통과해야 한다. 굴다리를 지나자마자 좌틀하여 농로를 따라 잠시 진행하면 국악연수원 방향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서 있는 갈림길이 나오고, 우틀하여 표지판을 따른다.

 

길게 올라가다가 '국악연수원'을 만났다. 이름때문에 전통 음악을 가르치는 곳인 줄 알았더니 무속인들을 가르치는 곳이다. 국악연수원 우측에 산길로 올라가라는 표지기들이 나풀거리고 있어 그곳으로 올라 갔다. 곧 논들을 만나게 되고, 계곡 옆 작은 대문을 지나 본격적으로 숲으로 스며든다.

 

 

 

# 고속도로 굴다리를 통과.

 

 

 

# 지난 구간을 돌아보고.

 

 

 

# 굴다리를 지나자마자 좌회전.

 

 

 

# 내고향 진주까지 76km 거리다.

 

 

 

# 갈림길에서 국악연수원 방향으로 우틀.

 

 

 

# 무속인들의 연수원 정문 우측으로,

 

 

 

# 그곳에 등로가 열려 있다.

 

 

 

# 계곡 옆에 누군가 설치한 작은 대문을 열고 숲으로 스며든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아침부터 기온이 빠르게 올라 가는데, 비가 예정되어 있어서인지 어제보다 훨씬 습하고 매우 무덥다. 등로도 아주 나빠서 길이 희미하고 가파른 데다 가시덤불들이 자라서 등로를 침범하고 있다. 원정맥길이 골프장때문에 막혀 우회로를 내는 바람에 그런 듯하다.

 

원정맥길로 접근하려고 해서 그런지 등로는 계속 좌측으로 휘고 있고, 골프장이 가까워지자 등로에 OB가 나서 날아 온 골프공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묘지 있는 곳에서 완전히 좌측으로 진행하면 '표지기 전시장'이 나타나는데, 여기서부터가 원정맥길인가 보다.

 

비로소 나타난 이정목이 가르키는대로 우틀하여 제대로 된 등로를 따라 위로 올라 갔다. 잠시후 '시멘트 임도'를 만나는데, 오늘 구간도 공부없이 왔더니 이 임도가 어디로 연결되는지 알 수 없어 그냥 숲으로 올라 갔다.

 

그런데 숲길은 벌목 잔해가 숲 전체를 덮고 있어 길찾기가 쉽지 않다. 아마도 저 임도가 다시 만나질 것 같고 대부분 임도를 따랐나 보다. 한차례 올리면 고도계에 320이 찍히는 봉우리가 나오고, 바로 내려가니 과연 좀전의 그 임도와 다시 만나게 된다.

 

 

 

# 표지기 전시장.

 

 

 

# 올라야 할 봉우리. 엄청 무더운 날씨다.

 

 

 

# 표지기 전시장2. 원정맥길은 이곳에서 아래로 이어지는데 골프장 때문에 빙빙 돌아 왔다.

 

 

 

# 비로소 제대로 된 등로를 만났다.

 

 

 

# 시멘트 임도를 만나고 확신이 없어 숲으로 올라 갔다.

 

 

 

# 과연 이 임도를 다시 만난다.

 

 

 

이후는 임도가 곧 마루금이라 임도를 따라 길게 진행했다. 길 넓고 평탄하니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길게 진행하면 좌측으로 돌계단이 나오고, 숲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지도 확인하니 338봉을 넘고 곧 다시 이 임도와 만나게 되어 있어 그냥 임도를 계속 따르기로 했다. 좋쿠나! 콧노래 흥얼거리며 임도 탐방을 계속했다. 잠시 후 과연 338봉에서 내려오는 날머리가 나타나고, 임도를 조금 더 가면 '불티재'가 나타난다.

 

이제부터 임도는 우측으로 휘감으며 정맥과 멀어지게 되어 있어 임도를 버리고 숲으로 스며든다. 가파르게 한차례 밀어 올리면 '396봉'을 만난다. 정상에서 좌측으로 꺾어 길게 아래로 내려 가면 벤치가 있는 안부에 이른다. '내삼저수지 갈림길'인데, 냉정에서 4.9km, 황새봉까지 1.2km 거리라고 적힌 이정목이 서 있다.

 

잠시 한 숨 돌린 후 다시 길을 나섰다. 길고 완만하게 봉우리를 치고 오르면 준희님의 응원 메시지가 매달려 있는 '330봉'을 넘게 되고, 송전탑을 지난 다음 아래로 제법 깊게 내렸다가 다시 황새봉을 향해 오르막을 치고 오른다.

 

황새봉 오름은 3계단으로 되어 있는데, 1,2 계단은 길고 완만하게 오르게 되어 있고, 3계단은 송전탑을 지나 다시 한차례 올리게 되어 있다. 08시 10분에 '황새봉' 정상에 도착했다.

 

 

 

# 나무계단이 있는 곳에서 숲으로 올라 가라고 하지만 다시 임도로 내려오게 되어 있어 그냥 임도를 따른다.

 

 

 

# 과연 다시 이 임도와 만나고, 전방에 396봉이 우뚝하다.

 

 

 

# 불티재.

 

 

 

# 저 멀리 황새봉.

 

 

 

# 396봉을 넘은 후 길게 내려갔다.

 

 

 

# 내삼저수지 갈림길.

 

 

 

# 황새봉까지는 아직 1.2km를 더 가야 한다.

 

 

 

# 330봉.

 

 

 

# 황새봉 오름엔 두 개의 송전탑을 지난다.

 

 

 

# 황새봉 정상.

 

 

 

오늘 구간에서 처음 만나는 이름 있는 봉우리이지만, 특별한 조망도 특징도 없어 곧 길을 나섰다. 그런데 별 특징없다 폄하한 것이 기분 나빴는지 의외로 깊게 떨어져 내리라고 한다. 전방에 봉우리가 있어서 이렇게 내려가면 좋지 않은데...

 

길게 내려가니 체육시설이 있는 쉼터가 나오길래 그곳 평상 위에 짐 내리고 막걸리 한 잔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그러다가 이미 물에 흠뻑 젖은 몸을 말릴 생각으로 윗옷을 벗고 몸을 말리고 있는데, 오늘 산속에서 처음 만나는 홀로 정맥꾼이 산에서 내려 온다. 민망해서 얼른 옷을 챙겨입고 막걸리 한 잔 권하려는데, 뭐가 바쁜지 쏜살같이 지나가 버린다.

 

35분간 휴식한 후 나도 길을 나섰다. 안부에서 한차례 올려 다시 '내삼폭포 갈림길'을 지나고, 조금 더 올라 가면 '덕암 갈림봉'에 이른다. 정맥은 좌측으로 떨어지게 되어 있다.

 

길게 내렸다가 다시 위로 올리면 느닷없이 우측으로 꺾어지라고 하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누군가 '고령마을 신동표집 가는 길'이라 적어 두었다. "동표씨, 왜 그러셔요?" 잠시 내려가면 다시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번에는 아예 '신동표집 가는 길'이란 팻말이 붙어 있다. 어라? 장난이 아니었나?

 

이 산속에서 고령마을 신동표씨는 누구에게 자기 집 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을까? 음식점 하시는 분인가? 아님 민박하는 분인가? 그렇다면 상호를 써 놨을텐데... 그냥 사는 게 외로와서 사람들을 자기 집으로 초대하는 것일까? 이런저런 재미있는 상상을 해 보며 우측 길로 내려 갔다.

 

다시 갈림길이 나와 좌측길로 꺾어지는데, 동표씨 집 때문에 우회한 건가? 그러다가 급경사 내리막을 길게 떨어져 내리니 공원묘지가 있는  '당고개'에 도착하게 된다. 09:15.

 

 

 

# 안부 쉼터를 만나,

 

 

 

# 짐 내리고 막걸리 한 잔을 들이킨다.

 

 

 

# 내삼폭포 갈림봉.

 

 

 

# 덕암 갈림봉.

 

 

 

# 이 시기의 숲바닥은 파란 그늘사초가 대세다.

 

 

 

# 고령마을 갈림길.

 

 

 

# 능선마루금을 버리고 우틀하라고 한다.

 

 

 

# 고령마을 신동표집 가는 길이라 적혀 있다.

 

 

 

# 어라? 장난이 아니었네? 댁에 가면 뭐하게 되는 겁니까?

 

 

 

# 신동표씨 집이 아니고 우측 길로 진행.

 

 

 

# 이 동네는 이해 못할 일들이 많다. 식당에서 사용하는 스테인레스 컵이 중간중간 매달려 있다. 무슨 용도일까?

 

 

 

# 이런 튼튼한 끈도 중간중간 매달려 있고...

 

 

 

# 공원묘지에 도착.

 

 

 

공원묘지 도로를 따라 위로 올랐다가 돌아보니 아래 창고 있는 곳에서 가로질러 오면 되는 곳이다. 그곳에서 다시 묘지 계단을 따라 위로 올려 길게 치고 오르면 9부 능선쯤에서 도로가 있고, 우측으로 진행하면 안부에 이르게 된다.

 

그곳에서 숲으로 들어 가는데 지도에는 가시덤불 심한 곳이라 적혀 있지만, 누군가 등로 청소를 해두어 지나는데 불편함은 없다. 한차례 올려 '363.5봉을 오르고 다시 고도를 높여 한차례 올리면 봉우리에 올라 서게 되는데, '쇠금산'이란 정상석이 서 있다.

 

쇠금산? 처음 듣는 이름인데? 그리고 고도도 350.8m 라고 적혀 있네? 고도계 확인하니 375가 찍힌다. "그렇다면 여기는 높이로 보나 위치로 보나 지도상에 나오는 378.1m인 '금음산'이다!"

 

아래로 내리면 체육시설이 나오고 이후는 깊게 떨어지게 된다. 봉우리 하나를 넘고 계단식으로 고도를 떨어뜨리게 되고, 깊게 내려 '신천마을 갈림길'로 적혀 있는 '까막골 고개'에 내려선다.

 

그러다 살짝 올려 '낙원공원묘지' 상단에 오르게 되고, 공원 상단을 지나 관리사무소 앞으로 내려 선다. 시끄럽게 짖어대는 강아지들을 피해 전방의 묘역 좌측길로 치고 오른다. 급경사 오르막을 길게 치고 올라 정상부에 이르는데, 숲으로 올라 가는 길이 없어 우측으로 묘역 사이를 진행했다. 곧 나무판자로 사다리를 만들어 둔 곳이 나와 숲으로 올라 갔다.

 

잠시 후 묘지 상단 광장을 만나 그 뒷쪽 숲으로 들어가고, 한차례 올려 송전탑을 지나 아래로 내리는데, 공장의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이후 밤나무숲 사이로 오르락내리락 하며 길게 진행하다가 아래로 내려 숲을 벗어나면 정맥을 가로막아 점령하고 있는 도로와 '성원ENT'라는 건설폐기물 처리 공장앞에 내려 서게 된다. 11:15.

 

 

 

#  공원묘지 도로를 따라 오른다.

 

 

 

# 저 멀리 정맥 우측에 골프장이 보인다.

 

 

 

 

# 계단을 올라 묘지따라 위로 오른다.

 

 

 

# 경사가 가팔라 힘이 든다.

 

 

 

# 굉장한 규모의 공원묘지다.

 

 

 

# 지도에 "가시덤불 심함"이라 적혀 있는데 고맙게도 누군가 등로 정리를 해 두었다.

 

 

 

# 밤꽃 향기 찐한 365.3봉.

 

 

 

 

# 뜬금없이 쇠금산이란 정상석을 가지고 있는 금음산.

 

 

 

# 체육시설을 지나고,

 

 

 

# 신천마을 갈림길.

 

 

 

# 다시 엄청난 규모의 낙원공원묘지를 조우.

 

 

 

# 공터에서 숲으로 들어간다.

 

 

 

# 요즘은 산딸기가 아주 맛나는 계절이다.

 

 

 

# 그냥 공원묘지 도로를 따라도 되는데, 굳이 길도 없는 이곳을 가라고 하네?

 

 

 

# 곧 다시 공원묘지 관리사무소 앞으로 나온다.

 

 

 

# 아주 힘들게 공원묘지를 치고 올랐는데 그냥 대각선으로 개설되어 있는 도로를 따르는 것이 편리해 보인다.

 

 

 

# 밤꽃 향기 진하게 풍기는 밤나무숲을 길게 지나,

 

 

 

# 성원ENT 앞 도로에 내려섰다.

 

 

 

성원ENT는 폐기물 처리공장이다. 정확히 정맥 한 가운데 자리하고 앉아 길을 가로 막고 있고, 그 우측의 공장에서 대형 트럭들이 쉴새없이 드나들고 있다.

 

어제 이 길을 통과한 뚜벅의 말에 의하면 새로이 모래를 산더미 같이 쌓아 올려 길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서부터는 도로 따라 망천고개까지 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자기가 어제 여길 통과하느라 엄청난 알바를 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성원ENT 공장의 좌측으로 한참을 내려가 봤다. 하지만 공장이 산으로 가는 길을 완전히 막고 있어 올라 갈 방법이 없다. 다시 고개 위로 낑낑 올라 가서 우측으로 향하는데, 대형 트럭들이 계속 이어지고 기계소리 요란해서 영 엄두가 나질 않았다.

 

일단 망천고개까지 도로 따라 가기로 하고 터덜터덜 내려 가는데, 다른 트럭들은 엄청난 굉음을 내며 지나가지만 나이 지긋한 기사 한 분이 차를 세우고 타라고 한다. "아이고~ 고맙습니다. 망천고개까지만 부탁합시다! "

 

대형 트럭의 높은 조수석에 앉아 14번 국도에 합류하고 우틀하여 고개를 넘는데, 깜빡했는지 마땅히 차 세울 곳이 없었는지 고개를 한참 넘어서 세워준다. "그래도 고맙습니다!"  차량 통행 뜸할 때 중앙분리대를 넘고 고개를 걸어 올라 '망천고개'에 이른다. 11:45.

 

 

 

# 좌측으로 한참을 내려가 보아도 산으로 접근할 수가 없다.

 

 

 

# 망천고개.

 

 

 

김해시에서 한림면으로 넘어가는 15번 국도가 지나는 4차선 도로인 망천고개는 차량 통행이 많아 번잡하다. 고개 우측으로 포장도로가 올라 가고 있어 그 길로 올라 갔다. 지도 꺼내 확인하니 숲으로 올라가 이 임도에 다시 내려서고, 다시 숲으로 올라 가서 284봉을 넘은 다음 다시 상리고개에서 이 도로와 만나게 되어 있다.

 

어제 집에서 출발할때 비소식이 전혀 없어서 비에 대한 대책이 없는지라 오늘 최대의 목표는 비 내리기 전에 산행을 마치는 일이다. 그래서 여기서 그냥 도로를 따라 상리고개까지 가기로 했다.

 

한 차례 굽이를 돌아 올라 가자 과연 좌측 숲으로 올라가는 등로가 보이지만, 그냥 정맥을 넘어가는 도로를 따른다. 공장이 있는 삼거리 앞에서 좌측 길로 올라 가자 우측 아래에 엄청난 규모의 김해공원묘지가 내려다 보인다.

 

비야, 비야, 비야! 오지 말아라! 노래부르며 길게 올라 가면 가파른 절개지 사이의 '상리고개'에 올라 선다. 고개는 정맥을 넘어 계속 이어지고, 우측 가파른 절개지에 표지기들이 나풀거리고 있다. 12:30.

 

 

 

# 안곡리 공장지대로 넘어가는 상리고개.

 

 

표지기를 따라 가파른 절개지를 치고 오른다. 상당한 경사의 오르막을 길게 올라 임도를 만났다. 곧 숲으로 올라가는 나무계단을 오르게 되고, 송전탑을 지나 잠시 더 진행하면 다시 임도를 만난다. 아마도 상리고개에서 구불구불 휘어지며 올라오는 임도인가 보다.

 

역시나 우측 숲으로 오르는  나무계단이 있어 그곳으로 올랐다. 다시 로프가 설치된 오르막을 치고 올라 송전탑을 또 지나게 된다. 힘들게 오르다 '392봉' 직전에서 우틀하여 진행했다. 전방에 산 하나 우뚝해서 저걸 또 넘어야 하나 하지만 우틀하더니 급하게 떨어져 내리라고 한다.

 

그러다 깎아지른 채석장 절개지 상단을 만나 우측으로 내려가면 김해수련원 입구 도로에 내려서게 된다. 도로 따라 진행하여 내려 가면 오늘 구간의 종착지인 '나밭고개'에 도착한다. 14:00.

 

 

 

# 상리고개 들머리는 가파른 절개지다.

 

 

 

# 임도를 연달아 가로지르게 된다.

 

 

 

# 이 지역도 송전탑이 정맥과 계속 이어지고 있다.

 

 

 

# 김해 삼계동에서 생림면 나전리로 넘어가는 58번 도로 상의 나밭고개.

 

 

 

# 종교단체의 김해수련원 건물.

 

 

 

# 도로를 건너 다음 구간을 확인하고 산행을 종료했다.

 

 

 

# 다음 구간 들머리.

 

 

 

나밭고개는 김해 삼계동에서 생림면 나전리로 넘어가는 58번 도로 상의 넓은 고개다. 도로 건너니 다음 구간 들머리인 천리교 종교단체 건물 입구 도로가 나온다.

 

그곳에서 배낭 내리고 몸에 묻은 먼지 털어 낸 다음 이틀간의 힘들었던 산행을 종료했다. 하늘 올려다 보니 잔뜩 찌뿌려 언제든 비가 내릴 태세이나 아직 빗방울은 없어 오늘 최대의 목표인 비 내리기 전 산행 종료는 달성한 셈이다.

 

콜택시 불러 김해로 들어갔다. 하지만 수다스럽고 시끄러운데다 바가지 씌울 태세로 무장된 기사 때문에 무사 산행 종료의 좋았던 기분을 망치고 김해 버스 종점에 도착했다. 스마트폰으로 KTX 표를 예매한 후 목욕탕에 들러 찬물 샤워로 땀에 절은 몸을 씻어 냈다.

 

그리고 버스 종점으로 향했다. 그곳 직원 말이 구포역까지 버스로 50분쯤 걸리는데, 예매해 둔 열차 시각 1시간쯤 전에 출발하는 버스가 있으니 시간이 꼭 맞으리라 한다. 출발할 때 말씀 해주십사 하고 버스 종점 입구에서 10여 분 스마트폰으로 책을 읽고 있는데, 지나가던 기사가 저기 구포역행 버스가 가는데 왜 타지 않았냐고 묻는다.

 

오잉? 쳐다보니 버스가 막 종점을 나서 도로에 올라 서고 있다. 부랴부랴 버스를 따라 뛰어 가니 저 멀리 좌회전 신호대기를 하고 있다. 저걸 놓치면 열차도 놓친다! 위험을 무릅쓰고 중앙선을 따라 뛰어서 막 버스에 도착했는데, 좌회전 신호를 받고는 그냥 출발해 버린다. 에라이~ 출발할 때 말 좀 해달라고 그렇게 부탁을 했건만...

 

택시 타고 따라 잡으려고 택시를 기다리는데,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하필이면 지나가는 택시가 없다. 한참 기다렸다가 나타난 택시를 타고 그 버스를 좀 따라 가자고 하자 노선을 모르니 그건 할 수 없고 그냥 구포로 가는 게 낫겠단다.

 

김해를 벗어나는 버스정류소로 가면 될 것 같은데, 모르겠다고 하니 어쩔수가 없다. 열차 놓칠까봐 마음도 급하고... 에이, 그럽시다, 빨리 갑시다! 이 기사도 당연히 미터 요금이 아니라 막 부르네! 오늘 네 명의 김해 대중교통 기사들을 만났는데 다 이 모양이구나!

 

구포역에 도착하니 비로소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택시로 오는 바람에 시간이 30여분 넘게 남아 역 앞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산에서 먹다 남은 막걸리 한 잔 까지 곁들이니 포만감에 나빠졌던 기분이 쬐끔 돌아온다.

 

이후 열차 안에서 책보다 졸다 음악듣다 하다보니 광명역에 도착하고, 마중 나온 마눌 차편으로 집에 돌아옴으로써 이틀간의 낙남산행을 마감했다.

 

이제 낙남도 꼭 한 구간만 남았구나!

 

 

 

# 삼십 여년 만에 다시 찾은 구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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