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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간 9정맥]금남호남정맥 종주 요약본 본문

1대간 9정맥/1대간 9정맥 요약본

[1대간 9정맥]금남호남정맥 종주 요약본

강/사/랑 2012. 11. 27. 21:00
   [1대간 9정맥]금남호남정맥 종주 요약본

  

출발 : 2008년   6월  1일

종료 : 2008년 11월  2일

거리 : 69.9km

 

이 땅의 산줄기는 백두대간(白頭大幹)과 아홉 개의 정맥(正脈) 그리고 수많은 지맥(枝脈)으로 되어 있다. 그들은 백두대간을 중심축인 등뼈로 하고 정맥으로 골격을 이루며 많은 지맥으로 뼈대를 이룬다. 그리하여 백두대간의 조종(祖宗)인 백두산을 뽑아 올리면 그물의 벼리(綱)를 당겨 그물 전체를 한 줄기로 잡아당기듯 정맥과 지맥이 차례로 연결되어 뽑히게 되어 있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백두산에서 출발한 대간(大幹)이 정맥과 지맥 모두와 하나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의 원칙이라 한다. '산자분수령'이란 산이 물길을 가르는 기준이라는 뜻이다. 이것에 의해 이 땅의 모든 산줄기는 하나의 큰 원칙 아래 이어져 있는 것이다.


즉,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이란 산은 물길을 가르고, 물은 산을 넘지 않는다는 원칙인데, 그로 인해 물은 산에서 갈라져 흘러나와 그 산을 따라 낮은 곳으로 흘러 인간세를 적시고 산과 물과 인간세가 서로 조화(調和)를 이뤄나가는 것이다.


 

전라북도 장수 땅에 가면 이러한 산자분수령의 원칙이 그냥 소수의 연구자에 의해 주장되었던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삶 속에 오래 녹아 있었음을 알려주는 곳이 있다. 바로 '수분치(水分峙)' 고개와 '수분리(水分里)' 마을이 그곳이다.

 

'수분치(水分峙)'는 물길이 갈라지는 고개란 뜻이다. 이 고개에 떨어진 빗물이 위쪽으로 흐르면 장수(長水)의 물이 되어 금강을 이루고 아래로 흐르면 남원(南原)의 물이 되어 섬진강을 이룬다. 그리하여 오래전부터 '수분치'란 이름으로 불렸다.

 

수분치는 금남호남정맥(錦南湖南正脈)이 백두대간 영취산(靈鷲山)에서 분기(分岐)하여 장안산(長安山)을 거쳐 진안 지방으로 넘어가는 잘록이에 위치한 고개이다. 이 고개를 기점으로 인간세는 장수와 남원으로 갈린다.  그리고 이 고개 곁에 비단강(錦江)의 발원지(發源地)인 '뜬봉샘'이 있다. 그야말로 물길이 산길에서 갈리지고 새로운 강(江)의 출발점을 이루는 곳인 것이다.


고개 이름만 들어도 산길과 물길의 조화를 짐작하게 만드는 곳이다. 그리하여 '수분치(水分峙)'란 의미있는 이름을 대대로 이어 오고 있으면서 백두대간과 아홉 개의 9정맥, 그리고 지맥의 개념이 우리 민족의 생활(生活) 그 자체였음을 증명하고 있다.

 

수분치를 지나는 '금남호남정맥(錦南湖南正脈)'은 이 땅의 아홉 정맥 중 가장 길이가 짧은 산맥이다. 총길이가 70여 km에 불과하고 그 역할도 백두대간과 두 개의 정맥, 즉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을 이어주는 교량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산맥이라 부르기에 그 길이가 너무 짧다보니 일부 산악인이나 연구자들은 이 산줄기를 온전한 정맥으로 인정하지 않고 호남정맥의 일부분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산맥을 길이로만 판단한 오판이며 금호남정맥에 대한 푸대접인 것이다. 이 경우에도 금남정맥은 왜 무시하고 호남정맥에만 포함시켰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하지만, 금남호남정맥은 수분치(水分峙)처럼 산자분수령의 원칙을 증명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거니와, 짧기는 하나 단 한 번도 그 맥(脈)을 잃지 않고 굳건히 뻗어 가는 올곧은 산맥이다. 흔히 산맥은 그 길이가 길어지다 보면 어느 순간 비산비야(非山非野)의 구릉으로 변하기도 하고 인간세에 스며들어 맥이 흐려지기도 한다.


하지만, 금호남정맥은 조약봉에 이르기까지 단 한차례도 그 맥을 잃지 않고 꿋꿋하다. 비록 짧긴 하여도 그 품속에 장안산(長安山), 신무산(神舞山), 팔공산(八公山), 성수산(聖壽山), 마이산(馬耳山), 부귀산(富貴山) 등 빼어난 산들을 솟구쳐 그 기상이 드높다.


무엇보다 금강(錦江)과 섬진강(蟾津江)이라는 큰 물줄기를 그 품에서 발원시키니 그 어느 긴 정맥도 갖지 못하는 생명(生命)의 시원(始源)으로 역할하는 의미 깊은 산맥이다. 그리하여 그 어느 정맥에 못지않은 당당한 정맥임에 틀림없는 산줄기이다.

 



금남호남정맥/錦南湖南正脈 

 

백두대간의 영취산에서 시작되어 주화산(珠華山, 600m)에서 끝나는 산줄기의 옛 이름. 조선시대 우리 조상들이 인식하던 산줄기는 하나의 대간(大幹)과 하나의 정간(正幹), 그리고 13개의 정맥(正脈)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10대강의 유역을 가름하는 분수령들을 기본정맥으로 삼고 있어 대부분의 산맥 이름이 강 이름과 관련되어 있다. 북쪽 사면에서 장수의 천천(天川)이 시작되어 401㎞의 금강을 이루고 남쪽 사면에서는 임실의 오원천(烏院川)이 시작되어 225㎞의 섬진강을 이룬다. 연결된 주요산은 수분현(水分峴, 530m)·팔공산(八公山, 1,151m)·성수산(聖壽山, 1,059m)·마이산(馬耳山, 667m)·부귀산(富貴山, 806m) 등이며, 그 길이가 약 65㎞로 13개 정맥 중 가장 짧다. 금남정맥과 더불어 금강유역의 경계를 이루고, 호남정맥과 더불어 금강과 섬진강유역의 경계를 이룬다. 이 산줄기는 양유역의 기후 차이를 유발하여 연평균기온의 경우 북쪽은 12℃, 남쪽은 13℃이며, 개나리의 개화일도 5일간의 차가 생겨 섬진강유역은 대개 3월 25일경, 금강 유역은 3월 30일경이 된다.
 
 

<이곳저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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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남호남정맥 개념도.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1구간(영취산~수분치). 2008년 6월 1일. 노처녀 직원이 남원에서 결혼을 한다고 해서 축하해주러 가는 길에 금남호남정맥에 입문하게 되었다. 결혼식 참석 후 버스편으로 장계로 이동해서 냄새 나는 모텔에서 하룻밤 묵었다. 뒷날 아침 무령고개로 이동하여 영취산을 올랐다. 백두대간 종주 때 이후 3년만에 오른 영취산 정상의 모습이다.

 

 

 

# 다시 무령고개로 내렸다가 장안산을 올랐는데, 장안 산정에 서자 지리의 주능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였다. 멀리 지리의 주능과 천왕봉이 보인다. 가슴 벅찬 광경이었다.

 

 

 

# 우측으로 고개 돌리면 반야봉도 보이고.

 

 

 

# 좌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장수덕유와 남덕유가 보인다. 장안산은 정말 조망이 끝내 주는 곳이다.

 

 

 

# 장안산을 넘어 사두봉을 향하는데 맞은편에 산객들이 한 무리 나타나고, 그 중 누군가가 내 어릴 적 이름을 부른다. 깜짝 놀라 바라보니 고모댁 누님이다. 잠시 후 큰 숙모님도 올라 오신다. 오잉? 이 깊은 산속에서 친척들을 만나다니?? 이럴 수도 있나? 세상이 이렇게 좁던가? 놀라운 일이로다! 산악회에서 장안산 산행을 왔다는 두 분을 사진에 담았다.

 

 

 

# 2구간(수분치~신광치).  2008년 10월 25일.  4개월만에 다시 금호남에 들었다. 수분치를 출발해서 신무산, 팔공산을 넘고 삿갓봉, 시루봉을 거쳐 고랭지 채소밭이 있는 신광치까지 걸었다. 신광치는 산속에 있는 고개라 마을까지 40여 분 걸어 내려 가야 했다. 수분치 마을엔 신무산이 있고 그 사면에 금강의 발원지인 뜬봉샘이 있다. 금강의 발원지를 보지 않을 수가 없어서  먼저 뜬봉샘에 들렀다. 그러나 비단강의 발원지라는 멋진 의미와는 달리 물이 탁해서 마실 수도 손을 씻을 수도 없었다.

 

 

 

# 신무산, 팔공산을 넘어 서구릿재를 넘고 1110봉에 올라 지나온 정맥을 돌아 보았다. 가을을 알리는 억새 너머로 팔공산 통신대가 보인다.

 

 

 

# 와룡자연휴양림이 있는 오계치에서 삿갓봉을 오르다 보면 까마득한 절벽 위에 새로이 정자가 하나 지어져 있다. 경치 좋은 곳이라 이곳에서 하룻밤 야영을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맞은 편 1110봉 산기슭에 섬진강 발원지인 데미샘이 있다.

 

 

 

# 3구간(신광치~활인동치). 2008년 11월 1일. 신광치를 출발해서 성수산을 넘고 이어서 금호남 최고의 산인 마이산을 지나게 되는 곳이다. 사진은 성수산 정상에서 지나온 정맥을 돌아 본 모습. 925봉, 시루봉, 삿갓봉, 팔공산 등 지난 구간 지났던 산들이 모두 보인다.

 

 

 

# 한적한 시골 소읍인 장수읍은 운무 아래에 잠들어 있다.

 

 

 

# 진안 방향으로 계속 가다보니 한순간, 두둥~ 하고 마이산이 나타난다. 참으로 멋지고도 요상한 산이다.

 

 

 

# 마이산 탑사에서 관광객들 사이에 잠시 섞여 보았다.

 

 

 

# 마이산 좌측을 오르면 봉두봉이 나오고 전방으로 비룡대라는 멋진 정자가 보인다. 저곳에서 하룻밤 묵으며 이 쪽 마이산을 바라본다면 참으로 멋지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날은 활인동치까지 걷고 진안읍으로 들어가 모텔에서 하룻밤 보냈다.

 

 

 

# 4구간(활인동치~조약봉). 2008년 11월 2일. 활인동치에서 부귀산을 넘어 3정맥이 분기하는 조약봉을 찍고, 모래재로 내려가 금호남을 마쳤다. 오르내림이 많고 참나무 낙엽이 등로를 두텁게 덮고 있어 걷기가 어려웠다. 사진은 부귀산을 오르면서 마이산을 바라 본 모습. 이후는 짙은 안개 때문에 마이산을 다시 볼 수 없었다.

 

 

 

# 참나무 낙엽이 너무나 걸리적거리고 미끄러워 걷기 어렵다. 부귀산 내리막에서 낙엽에 미끌려 한참을 쓸려 내려 갔는데, 하마트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 했다.

 

 

 

# 많이 오르내린 후 3정맥 분기봉에 올라 금호남을 마무리했다. 간단한 제물 올려 천지신명께 감사 인사를 올리다!

 

   

2년씩 걸린 낙동이나 호남에 비해 단 네 번의 출정으로 마무리 지은 금호남정맥은 지극히 짧은 정맥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짧지만 단 한순간도 허술하게 흐르지 않고 알찬 산세를 보여주는 금호남은 과연 '짧지만 굵은' 정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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