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독만권서 행만리로(讀萬卷書 行萬里路)!!!

[그 섬의 山]3(강화도/江華島)고려산-고려산 진달래는 아직이더라! 본문

산이야기/그 섬의 山

[그 섬의 山]3(강화도/江華島)고려산-고려산 진달래는 아직이더라!

강/사/랑 2013. 4. 16. 17:28
 [그 섬의 山]3(강화도/江華島)고려산/高麗山

 

   

대작을 꿈꾸는 무명 화가 / 이젤을 걸머지고 / 여기저기, 발길 멈짓 / 가파른 고려산 / 한쪽에 자리 잡고 /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데

 

아뿔싸! / 그림이 완성될 즈음 / 높새바람 불어와 / 이젤과 물감 통을 쏟아버렸다 / 손 쓸 겨를도 없이 / 온 산 주홍빛깔로 물들어 가는 찰나 / 상춘객 몰려와 / 감탄의 환호성 / 명작 중의 명작이라며 / 넋 잃고 바라보고 있다.

 

- 김선옥 '고려산 진달래'(전문)

  

나는 홀로 산꾼이고 종주 산꾼이다. 혼자서 인적 드문 오지의 산줄기를 더듬어 이 땅의 백두대간과 아홉 정맥의 마루금을 이어가고 있다. 사시사철 이 땅의 산하(山河)를 누비고 다니는 종주(縱走) 산꾼이라 특별히 어느 계절에 어느 산을 가야겠다고 작정을 하고 가기보다는 그때그때 지도에 줄 그어 둔 종주 산길을 이어가는 것이 강/사/랑의 산행 방식이다.

 

그러다 보면 굳이 꽃 좋은 산, 계곡 좋은 산, 단풍 좋은 산, 설경 좋은 산을 고르지 않더라도 이 땅 이곳저곳 숨어 있는 명산들을 늘 우연처럼 만나고 즐기고 느낄 수 있다. 그 만남은 늘 우연이고 홀로 가는 길이라 한적하여 소란스런 등산객 무리의 방해를 받을 일 없다.


이런 산행 방식은 특별한 계절에 특별한 산에서 필수적으로 겪어야 할 인파(人波)들의 몸살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유독 특정 계절에 특별한 아름다움을 발휘하는 명산(名山)들과는 인연을 맺기가 어려운 단점도 있다.

 

이 땅에는 특별한 계절에 특별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산들이 있다. 영취산과 바래봉의 진달래, 세석, 소백, 봉화산의 철쭉, 내장산과 오대산의 단풍, 민둥산, 명성산의 억새, 태백, 계방산의 설경 등이 그러한 곳이다. 저마다 계절에 어울리는 아름다움을 가졌으니 인기 또한 높다.


당연히 찾는 사람 넘쳐난다. 사람은 무리가 되면 소란스럽고 예의를 잊기 쉽다. 특히 산에서는 좋은 경치 때문에 약간의 흥분 상태가 되어 더욱 그러하다. 때문에 떼를 지어 몰려드는 무지막지한 인파의 등쌀이 무서워 그 산들은 지금껏 계절에 맞춰 찾아본 기억이 별로 없다.

 

그중의 하나가 강화도의 '고려산(高麗山)'이다. 고려산은 가까운 근교에 있어 접근하기 쉽고 높지 않은 산이라 부담 없이 산책하듯 다녀올 수 있는 산이지만, 해마다 봄날이면 온 산을 불붙듯 물들이는 진달래의 물결로 더욱 유명한 산이다.

 

가깝고 높지 않다는 장점은 곧 엄청난 인파를 불러 모으는 단점과도 일맥상통하는 법이다. 따라서 고려산은 다녀온 사람들마다 진달래 물결의 감동과 무더기 사람 물결의 짜증을 동시에 토로하는 산이다. 그 혼란이 싫어 지금껏 진달래 철에 찾아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잘 알고는 있었지만 굳이 가기는 꺼려졌던 것이다. 그러나 꼭 한 번 그 산에 가보고는 싶었다. 도대체 고려산 진달래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기는 했던 것이다. 그런 호기심이 나를 그 산으로 이끌었다. 어찌어찌 기회가 생긴 것이다.


4월초 해의 날이다. 여러 사유로 먼 곳의 종주 산행을 걸 여유가 없는 주간이었다. 그렇다고 산이 그립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종주를 못 가니 산 갈증(渴症)이 더욱 유난했다. 대안이 필요했다. 문득 고려산이 생각났다.


마눌에게 진달래 유명한 고려산으로 꽃구경 가자고 제안했다. 해마다 4월 말에 진달래 축제가 열린다니 아직 만산홍엽(滿山紅葉)은 아닐지라도 꽃구경은 무난할 것이고 축제 전이라 인파 밀려들 일 없으니 마침 딱 알맞았다. 그런 계획으로 보따리 챙겨 고려산을 향했다. 

 



고려산 진달래는 아직이더라!


일      시 :  2013년 4월 14일. 해의 날.

세부내용 : 국화리 ~ 청련사 ~ 능선갈림길 ~ 백련사갈림길 ~ 군부대 철망 ~ 공터 ~ 부대도로 ~ 전망대 ~ 헬기장/정상 ~ 군부대 철망 ~ 점심 ~ 백련사갈림길 ~ 백련사 도로 ~ 능선갈림길 ~ 청련사 ~ 국화리.

 

올봄은 유난히 꽃샘추위가 극성이다. 남도엔 이미 벚꽃이 다 지고 진달래도 극성은 넘었다는데 우리가 사는 이 윗동네는 연일 영하에 근접한 기온과 강력한 찬바람이 가득하다.

 

그러다 보니 이미 만화방창해야 할 들녘엔 산수유, 개나리 정도만 노란빛을 밝힐 뿐, 강변의 벚꽃은 이제 겨우 움을 틔우는 수준이다. 하지만 양지바른 곳의 진달래는 이곳저곳 연분홍 꽃잎을 벌리고 있으니 강화도 고려산의 진달래들도 활짝은 아니지만 제법 볼만은 하리라 짐작된다.

 

토욜날, 회사 워크숍과 동료 산꾼의 사위 보는 날이 겹쳐 두 곳 모두 다녀오느라 지쳐서 먼 곳의 산을 가기는 어렵고, 일욜날 느지막이 일어나 가까운 고려산 진달래나 보고 오자고 짐 챙겨 집을 나선다.

 

안양천을 따라 북상하다가 한강을 만나 좌틀하여 방화, 개화동 지나 김포를 통과하고 한남정맥 문수산과 강화해협을 지나는데 차창 밖의 풍경은 화사한 봄이라기보다는 아직 겨울의 끝자락마냥 회색빛이다.

 

"어라? 어째 이상타??"


 

고려산/高麗山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과 내가면·하점면·송해면에 걸쳐 있는 산. 높이는 436m로 강화읍내에서 5㎞쯤 떨어져 있는 산이다. 고구려의 연개소문이 태어났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옛 명칭은 오련산(五蓮山)이다. 416년(고구려 장수왕 4)에 중국 동진의 천축조사가 이 산에 올라 다섯 색상의 연꽃이 피어 있는 오련지를 발견하였는데, 이 연꽃들을 하늘에 날려 이들이 떨어진 곳에 적련사(적석사)와 백련사·청련사·황련사·흑련사를 각각 세웠다고 한다. 이 산에서 인근 낙조봉(343m)으로 가는 능선에는 억새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산행은 적석사 입구에서 시작한다. 적석사로 오를 때에는 적석사 축대 밑에서 왼쪽으로 올라야 낙조대를 거쳐 낙조봉으로 오를 수 있다. 적석사에서 15분 정도 오르면 낙조봉이다. 서쪽 능선에 인천광역시 기념물 제36호로 지정된 3기의 고인돌이 있으며, 낙조대에는 작은 해수관음보살상이 있다. 이곳에 바라보는 석양은 강화팔경 중 하나로 꼽힌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고려산 개념도.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강화읍을 지나 조그만 국화저수지를  만나고 잠시 후 오늘 들머리인 국화리에 도착한다. 대형 관광버스가 여러 대 서 있어 진달래철이 돌아왔음을 실감함과 동시에 꽃구경에 들뜨기 시작한다. 국화리 한 쪽에 주차하고 짐 챙겨 산행을 시작한다.

 

 

 

# 왜놈 말고 북쪽 오랑캐놈들도 우리 땅에 말뚝을 박았었나 보다.

 

 

 

# 강화도엔 나들길이 있다, 참 별별의 길이 다 있다. 우리나라 지자체 공무원들의 무조건적인 모방정책은 대단하다고 해야 하나, 무지하다고 해야 하나?

 

 

 

# 마을을 통과하여 산길을 구불구불 올라가면 청련사에 도착하게 된다. 청련사 입구의 350년 된 느티나무. 장하시다!

 

 

 

# 오색빛의 연꽃 같은 사찰들이 이 산 곳곳에 산재해 있었다 한다.

 

 

 

# 청련사 대웅전은 특이하게 이름을 우리 말로 큰 법당이라 적어 두었다. 기둥의 글씨인 주련(柱聯)도 모두 한글이다. 나름 독특하고 의미있는 시도인 듯 하다.

 

 

 

# 큰법당 앞 마당에도 350년 된 느티나무가 서 있다.

 

 

 

# 천오백 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 청련사 우측으로 등산로가 이어지고 있다.

 

 

 

# 의외로 꽃구경 나온 사람들이 적은데 내려오는 사람들도 꽃빛에 물든 표정은 아니다.

 

 

 

# 산에만 오면 펄펄 나는 마눌은 벌써 저만치 앞서 내달려 버렸다.

 

 

 

# 한차례 올리면 능선갈림길.

 

 

 

# 좌틀하여 올라 가는데,

 

 

 

# 만발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꽃구경은 충분하리라는 생각과는 달리 꽃봉오리조차 부풀지 않았다. 유일하게 이 넘만 꽃봉오리가 부풀어 올랐다.

 

 

 

# 대신 노란 생강꽃만 만발해 있다.

 

 

 

# 백련사 갈림길.

 

 

 

# 높지 않은 산이라 금세 정상부가 보인다.

 

 

 

# 군부대 때문에 정상은 막혀 있고 우측으로 우회하라는데, 진짜 진달래 군락지는 우측으로 돌아가면 있단다. 옳치! 저곳에 가면 진달래 구경을 할 수 있겠군!

 

 

 

# 포곡식 산성이 있었다 한다. 고려산성이라... 맞아! 금북정맥 천안 땅에 가도 고려산성이 있구나!

 

 

 

# 한차례 산을 휘감아 돌자 넓은 공터가 나오고, 군부대로 올라가는 도로가 나타난다.

 

 

 

# 공터 전방으로는 전망이 툭 트였다.

 

 

 

# 한강 하구와 너머로 북한 땅이 건너다보인다.

 

 

 

# 약간 우측으로는 오래 전 홍수 때 북한의 소가 떠내려 왔던 유도가 보이고. 이곳 한강 하구를 조강(祖江) 즉, 할아버지의 강이라고도 부른다.

 

 

 

# 우측으로는 한남정맥의 출발지인 김포 문수산이 건너다 보인다.

 

 

 

# 2006년초에 한남정맥 출발을 하면서 저곳을 지났었지.

 

 

 

# 요새 북한 지도부넘들 때문에 온 세계가 불안해 하고 있다.

 

 

 

# 진달래 꽃 구경 못하니 사람들이 진달래 사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군부대 도로 따라서 올라가니,

 

 

 

# 전망대 데크가 나온다.

 

 

 

# 올라보니 눈 앞에 진달래 군락지가 나타나는데 불 붙는 연본홍이 아니라 잿빛 겨울 풍경만 눈에 들어온다. 아이고~ 너무 일찍 찾아 왔구나! 예전엔 이맘 때면 어느 정도의 꽃구경은 가능했다는데, 올봄엔 꽃샘추위가 극성이어서 개화시기가 예년보다 늦나보다. 안타깝도다!

 

 

 

# 그래도 시원한 맛은 있어 넓게 파노라마로 꾸며본다. 진달래 불 붙을 때, 저 아래 나무데크에 야영하러 한번 와야겠구나~!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음)

 

 

 

# 저쪽 데크도 괜찮을 듯 하고...

 

 

 

# 내가면 일대의 들녘.

 

 

 

 

# 우측으로 조금 더 가면 미군부대 정문 앞에 도착하게 된다.

 

 

 

# 정상을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으니 이곳에 정상 표식이 서 있다.

 

 

 

# 난생 처음보는 강렬한 비비드 칼라의 헬기장 한 가운데 서서 천지기운을 받아본다.

 

 

 

# 고비고개와 혈구산이 건너다보인다.

 

 

 

# 내가면 일대와 너머로 석모도가 건너다보인다.

 

 

 

# 강화바다를 땡겨보고,

 

 

 

 

# 우측으로는 적석사 거쳐 낙조봉 방향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있고, 우리는 군부대 우측으로 휘감아 출발.

 

 

 

# 진달래 꽃분홍은 못 보고 작은 봄꽃들만 찾게 된다.

 

 

 

 

 

# 작은 소로 따라서 우측으로 가면 능선에 오르게 되고, 우측으로 고비고개와 혈구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열린다. 봄바람에 대비를 철저히 한 부부가 점심을 즐기고 있다.

 

 

 

# 오르면서 만났던 군부대 앞 갈림길을 다시 만나고,

 

 

 

# 인근의 양지바른 곳을 찾아 자리 깔고 점심상을 펼친다.

 

 

 

# 막걸리는 역시 산에서 먹어야 제맛이다.

 

 

 

# 오래 쉬면서 막걸리 맛을 즐기다 자리 털고 다시 길을 나선다. 곧 백련사 갈림길에 도착.  진달래에 대한 미련 때문에 곧장 청련사 방향으로 하산하지 않고 백련사로 가보기로 한다.

 

 

 

# 연분홍 대신 생강나무의 노란색이라도 실컷 즐겨보세!

 

 

 

# 길게 내려 백련사 갈림길을 만나고 좌틀하여 아래로 한 차례 내려가는데 백련사 가는 포장도로가 나오지만, 정작 백련사는 그 길 따라 한참을 더 구불구불 돌아야 한다.

 

 

 

# 아스팔트 따라 굳이 꽃 없는 백련사까지 갔다가 되돌아 올 일은 없는 듯하여 그냥 포기하고 다시 오르막에 복귀.

 

 

 

# 진달래 꽃대궐을 꿈꾸고 왔다가 꽃구경은 전혀 못하고, 오르막에 한 번, 내리막에 한 번 이렇게  고작 꽃몽우리 부푼 두 그루만 보고 간다.

 

 

 

# 백련사에서 청련사로 가는 숲길은 노란 생강나무가 만발하다.

 

 

 

# 작은 계곡을 지나 다시 한차례 위로 올려,

 

 

 

# 능선갈림길에 복귀.

 

 

 

# 아래로 조금만 내려가면 청련사에 도착하게 된다.

 

 

 

# 청련사에서 한 숨 돌린 후, 길게 포장도로를 따라 국화리로 하산한다.

 

 

 

# 출발지인 국화리로 하산 완료.

 

 

 

# 음... 저렇게 온 산이 꽃으로 불타 올라야 하는디...

 

  

진달래 산행지로 너무나 유명하여 오히려 찾을 엄두가 나지 않던 고려산을 정말 큰맘 먹고 찾았으나, 시절을 맞추지 못해 꽃은 커녕 꽃봉오리도 못 보고 하산하고 말았다.

 

결국, 고려산을 다시 한 번 더 찾아와야 할 이유를 남긴 셈인데, 그 때는 애초에 계획했던 대로 야영짐 지고 올라가서 흐뭇한 달빛 아래 불타오르는 진달래 꽃구경을 실컷 하고 술잔에 꽃잎 하나 띄우는 운치도 즐겨 볼 참이다...





 

*아래 배너를 클릭하면 강/사/랑의 다음 블로그 "하쿠나마타타"로 이동합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