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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영산행]석룡산/石龍山-와룡복호(臥龍伏虎)! 본문
'臥龍鳳雛(와룡봉추)'란 말이 있다. 글자 그대로 풀어 쓰자면 '누워 있는 용과 봉황의 새끼'란 뜻이다. 龍(용)이 비를 만나지 못해 구만리 장천을 날아 오르지 못한 채 누워 있고, 雛(추)는 아직 어려 봉황이 되지 못하였으니 재주나 웅지가 큰 인물이 때를 만나지 못해 초야(草野)에 묻혀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삼국지(三國志)에 관련 이야기가 나온다. 유비(劉備)는 한실(漢室) 종친(宗親)이었지만 그 출발은 미약했다. 처음 탁현(涿縣)에서 도원결의한 형제들과 황건적의 난을 토벌키 위해 몸을 일으켰지만, 초기에는 이리저리 떠돌며 작은 패거리의 우두머리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 채 형주의 유표에게 몸을 의탁하였다.
이때서야 비로소 유비는 천하를 꿈꾸며 널리 인재를 구하게 되는데, 당시에 양양 땅에서 인재를 육성하던 수경선생 사마휘(司馬徽)에게 시국을 물은 바 "와룡(臥龍)과 봉추(鳳雛) 중 한 명만 얻어도 천하를 도모할 수 있다"란 말을 듣게 된다.
와룡과 봉추는 둘 다 수경선생의 문하로 와룡은 '제갈공명(諸葛孔明)'이요, 봉추는 '방통(龐統)'을 일컫는 말이다. 이에 유비는 삼고초려를 통해 제갈량을 얻게 되고, 공명은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로써 유비를 강대국인 위(魏)와 오(吳)에 대항할 만한 솥발의 한 축으로 성장시키게 된다.
방통(龐統) 역시 보잘것 없는 외모 때문에 시대를 얻지 못하다가 유비에게 발탁 된 후 그의 군사(軍師)로써 유비가 형주를 얻어 천하삼분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게 된다.
비록 유비가 와룡봉추 모두를 얻고도 천하통일의 꿈을 이루지 못하게 되지만, '와룡봉추'란 천하를 꿈꾸는 야심가들이 누구나 얻고 싶어하는 초야의 인재를 가리키는 말로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고 있다. 하지만 와룡봉추는 기본적으로 천하를 손에 쥐는 리더의 운명을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책략가이자 참모로써 자기가 모시는 주군으로 하여금 천하를 도모케 하는 역할을 맡게 되어 있다.
그 이유는 천하를 도모하고자 하는 리더는 근본적으로 재주나 지혜가 탁월한 사람이 아니라 천명(天命)을 타고 태어나 그 명분으로 천하를 포용하는 통합적 능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와룡봉추는 다른 말로 '伏龍鳳雛(복룡봉추)', '臥龍伏虎(와룡복호)'라고도 한다. 둘 다 '몸을 웅크린 용과 호랑이, 봉황의 새끼'를 일컫는 말로써 역시나 때를 기다리는 초야의 인재를 뜻하는 말이다.
경기도 가평과 강원도 화천의 경계에 와룡과 복호가 웅크린 산이 하나 있으니 바로 '석룡산(石龍山)'이다. 석룡이라는 이름은 이 산 정상에 용틀임하는 용의 형상을 한 바위가 있어 유래하였다는데, 분명치는 않다. 실제 정상 어디를 보아도 용을 닮은 바위는 없었다.
석룡은 화악지맥 상의 주요 산이다. 화악지맥은 한북정맥에서 기원했고, 한북은 다시 백두대간에서 갈라진 산맥이다. 한북정맥은 백두대간 추가령에서 갈라져 광덕산, 백운산, 국망봉, 운악산을 솟구친 후 포천, 의정부, 서울 북부를 거쳐 곡릉천으로 잠기는 산맥이다. 그 한북이 도마봉 지나 가지 하나를 뻗어 경기 제 1 산인 화악산을 넘고 몽덕, 가덕, 북배, 계관산을 이어내니 이름하여 화악지맥이라 부른다. 석룡산은 그 화악지맥의 주요 산으로 높이가 1,150m에 이른다. 경기도에서 화악, 명지, 국망, 용문산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산이다. 그 자체로 충분히 존재감 있는 산인 것이다.
하지만 석룡산은 바로 곁에 '화악산(華岳山)'이란 경기 제1악을 두고 있어 태생적으로 1인자의 자리가 되기는 어려운 운명(運命)이다. 결국 그의 역할은 1인자를 도와 천하를 도모할 때를 기다리는 참모나 책략가의 위치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이 산에는 와룡복호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우선 산 이름부터 '석룡(石龍)'이라 때를 기다리는 용이 돌이 된 산이요, 그 속에 '臥瀑(와폭)', '雙龍(쌍용)', '伏虎洞(복호동)' 등의 이름을 가진 폭포들을 거느리고 있다.
원래 천하를 도모하는 리더는 천명(天命)을 받은 자만이 오를 수 있는 자리이다. 따라서 인간이 자신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한계(限界)가 있으나, 와룡복호의 길은 자신의 노력만으로도 얼마든지 준비를 할 수 있는 일이어서 충분히 일생을 바칠 만한 일이다. 그러하듯 석룡산은 그 내공(內功)이 깊은 산으로써 그 속에 조무락골(鳥舞樂谷)이란 빼어난 계곡을 키워냈고, 와룡 복호의 폭포들을 그 안에 감춘 채 때를 기다리고 있다. 언젠가 화악을 앞세워 천하에 그 존재감을 드러낼 날을 꿈꾸면서 말이다.
강/사/랑의 야영산행 발길이 곳곳을 돌고돌아 이번주에는 이 와룡복호의 산 석룡산과 그가 내공으로 키워 낸 조무락골에 이르게 되었다. 와룡복호는 노력으로 천하를 도모하고자 하는 야망(野望)의 상징이다. 이 야망의 산에서 하룻밤 보내노라면 나도 오래 전 잠재워 두었던 와룡복호(臥龍伏虎)의 꿈이 되살아나려나? 궁금한 일이다. 산행코스 : 조무락골산장 ~ 갈림길 ~ 윗대골 ~ 임도 ~ 잣나무숲 ~ 갈림길 ~ 940봉 ~ 1100봉 ~ 석룡산 ~ 쉬밀고개/방림고개 ~ 조무락골 ~ 야영 ~ 쌍룡폭포 ~ 복호동폭포 ~ 갈림길 ~ 조무락골산장 2013년 6월 22일. 흙의 날. 석룡산을 목표로 집을 나선다. 지도 확인해보니 정상까지 두세 시간이면 충분하겠고, 야영지까지 가는 것 포함해서 넉넉잡고 네 시간이면 될 코스이다.
동행하기로 한 해리님 내외와 가평 적목리 38교에서 만나기로 하고 고속도로에 차를 올리는데, 옴마나~ 수도권 사람 전부가 이 더운 날 나들이를 나섰는지 출발부터 차가 밀리기 시작한다. 출발할 때 11시 20분에 도착 예정을 알리던 내비양은 시간이 갈수록 도착시간을 뒤로 미루기 시작하는데, 급기야는 예정 시간보다 두어 시간 지체한 후에야 도착할 수 있다.
집에서 무려 네 시간이나 걸렸다. 평소 이 시간이면 부산까지 갈 시간이다. 38교 근처엔 대형 관광버스가 대여섯 대 줄지어 서 있고 자가용 차량들도 아주 많이 주차되어 있다. 해리님은 도착해서 안쪽 깊이까지 올라간 모양이고 조무락 산장 임사장에게 부탁해서 주차자리까지 맡아 두었다.
우리도 얼른 조무락골 안으로 올라 가는데 관광버스팀이나 승용차팀들은 대부분 하류 쪽 넓은 물가에서 물놀이 중이다. 조무락산장에 주차하고 얼른 집을 챙긴다.
석룡산/石龍山
강원 화천군 사내면(史內面)과 경기 가평군 북면(北面) 경계에 있는 산. 높이는 1,150m이다. 광주산맥에 딸린 산으로 주위에 백운산(白雲山:904 m) ·화악산(華岳山:1,468 m) ·국망봉(國望峰:1,168 m) 등이 솟아 있다. 북동쪽 비탈면을 흐르는 수계(水系)는 사창리(史倉里)에서 용담천(龍潭川)을 이루고, 서쪽 비탈면에서 발원하는 수계는 남쪽으로 흘러 가평천(加平川)으로 흘러든다. 북동쪽 백운산과의 사이에 있는 도마치(道馬峙)와, 동쪽 화악산 너머에 있는 실운현(實雲峴)은 예로부터 가평과 화천을 잇는 주요 교통로로 이용되어 왔다. 수림이 울창하고 계곡미가 뛰어난 이 산의 산정에 용처럼 생긴 바위가 있다는 데서 유래한다. 이 지역의 기후는 기온의 차가 비교적 심하고 강수량의 50% 이상이 7~9월에 집중되고 중부 내륙기후형의 특색을 잘 나타내고 있다. 석룡산 일대에 자생하는 관속식물은 94과 309속 467종 2아종 59변종 5품종 1잡종으로 총 534종류가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한국특산식물은 지리대사초, 키버들, 진범, 홀아비바람꽃 등 총 16종류가 조사되었고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인 홀아비바람꽃, 개족도리, 백작약 등 총 15종류가 관찰되었다.
조무락골/鳥舞樂谷
석룡산자락을 흐르는 가평천의 최상류에 있는 험난한 계곡으로 6㎞에 걸쳐 폭포와 담(潭)·소(沼)가 이어진다. 산수가 빼어나 새가 춤추며 즐겼다 하여 조무락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도 하고 산새들이 재잘(조무락)거려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넓은 물줄기가 좁아지며 폭포수가 돌아흐르는 골뱅이소와 중방소·가래나무소·칡소 등이 이어지는데, 복호등폭포에 이르러 물줄기가 바위에 부딪쳐 부챗살처럼 퍼지는 모습이 계곡미의 절정을 느끼게 한다. 소마다 암석과 수목에 둘러싸여 있으며 바위틈새에서는 한여름에도 한기를 느끼게 하는 찬 바람이 나온다. 계곡 주변의 크고 넓은 바위나 공터에서 야영할 수 있다. 교통편은 가평에서 적목리행 버스를 타고 용수동 버스종점에서 내린다. 승용차로 가려면 경춘국도를 타고 가평대교 앞에서 좌회전해 가평읍으로 들어가 363번 지방도를 타고 목동리 삼거리에서 좌회전한 뒤 가평천을 끼고 20㎞ 가량 달리면 38교가 나오는데 이곳에 주차하고 오른쪽 계곡길로 걸어서 올라간다.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함.)
# 38교 주변엔 물놀이 차량들이 많이 주차되어 있다.
# 계곡 끝에 있는 조무락산장에 주차하고 짐을 챙긴다.
# 단체 산악회 팀들은 간단한 산행 후에 술판이 더 길고 은성하다. 다락같이 솟은 우리 배낭 보고 입을 떡 벌린다.
# 조무락산장 바로 뒤에서 능선길과 계곡길로 갈라진다.
# 능선길로 올라 갔다가 수밀고개 거쳐 계곡으로 내려 올 생각이다.
# 날씨 엄청나게 무덥고 배낭은 또 엄청나게 무겁다. 지난주 무등산 홀로 야영 때는 20kg으로 무게를 맞춰서 매우 널널하게 오를 수 있었는데, 한 주일만에 다시 30kg을 회복했더니 종아리가 팍팍하다.
# 널찍한 임도 수준의 등로가 위로 길게 이어진다.
# 그러다 갈림길에서 좌측길로 올라간다.
# 등로는 다시 널찍해진다. 숨은 점점 거칠어지고.
# 이번주는 마눌도 짐이 제법 무거운데 씩씩하게 잘도 앞장 서 간다.
# 나는 저질 체력에 사진 찍느라 언제나 제일 뒤로 쳐진다.
# 한차례 길게 올리니 바람 시원한 잣숲이 나온다. 이미 온몸은 땀 범벅이다. 이곳에서 짐 내리고 얼려온 막걸리 한 병 따서 한 잔씩 돌린다. 순식간에 두 병이 비워진다.
# 한참을 휴식한 후 다시 길을 나선다.
# 짐 가볍고 몸 가벼운 여자들은 먼저 올라가 버리고, 잠자리, 먹거리로 배낭 무거운 남정네 둘은 뒤로 처졌다.
# 2.2km면 금방이겠다 싶었는데 나중에 혀가 쏙 빠졌다.
# 이정목 이후 경사가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 그래도 등로는 좋다.
# 물 가진 마나님이 먼저 올라가 버려서 목마르고 짜증 나 있다.
# 요즘 나는 수낭 대신 물통을 가져 다니는데 배낭 내리기 귀찮아 참고 가려니 목이 엄청 마르다. 평소에는 마눌이 같이 가다가 배낭의 물을 꺼내 주는데 오늘은 먼저 내달려 버려서 나 역시 목마르고 짜증 나 있다.
# 한차례 길게 올리면 임도는 우측으로 휘감아 돌고 등로는 갈라져 곧장 위로 향한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 임도를 따라도 되는 모양이더라.
# 임도 버리고 위로 치고 오른다.
# 한차례 낑낑 올리면 넓은 공터가 있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아까 헤어진 임도길이 이곳과 연결되는 모양이다.
# 조무락골 거쳐 삼팔교로 향하는 또다른 길이다. 그나저나 쎄가 빠지게 올라 왔는데 겨우 800m 왔다고?
# 이곳부터는 해리님도 먼저 가버리고 혼자서 헉헉대며 오른다. 아이고 ~목 말라라~ 30kg 배낭 무게에 휘청거리는 내 다리가 안쓰러워 한 컷 찍어 주었다.
# 정상부가 가까워지자 암릉 구간이 이어진다.
# 배낭 무게 때문에 암릉에서는 조심스러워진다.
# 입에 단내가 나도록 낑낑 올라서자 봉우리 하나가 나온다. 지도상 940봉인 모양이다.
# 정상 너머로 조망이 트이는 모양인데 오늘은 박무가 심하게 끼어 아무것도 안 보인다.
# 정상을 물러 나와 좌측으로 꺾어 떨어진다.
# 도중에 우측으로 트인 곳이 나오고 중봉의 능선이 박무 사이로 희미하게 보인다.
# 먼데 조망이 막히니 가까운 경치가 눈에 들어온다.
# 한차례 길게 낑낑 거리며 밀어 올리면 봉우리 끝이 나오고 드디어 정상인가 하고 기뻐하는 순간,
# 정상은 아직 300m를 더 가라고 한다. 좀 전에 해리님이 허탈하게 웃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 역시 이곳이 정상인 줄 아셨나 보다. 가벼운 짐 지었으면 쉽게 오를 높이고 거리인데 무거운 박배낭이 사람을 이상하게 만든다.
# 1100봉이다. 봉우리 끝에 사각 받침대가 있어 삼각점자리인가 했더니 누군가 이곳에 설치한 정상석을 떼어다 실제 정상으로 옮겨 둔 모양이다.
# 아래로 내렸다가 다시 한차례 낑낑 밀어 올려야 비로소 석룡산 정상이다. 언 놈이 정상석을 반으로 쪼개 둔 것을 또 누군가가 다시 붙여 두었다. 도대체 어떤 인간들이 저런 짓을 할까? 애써 만든 정상석을 부수기는 왜 부수냐? 그 곁에는 좀 전 봉우리에 있던 정상석을 또 누군가가 이곳으로 떼어 옮겨 두었다.
# 이곳에서 비로소 목마름을 해결한다. 배낭 내리고 마시면 되기는 한데... 마눌에게 짜증 한 번 부렸다.
# 석룡산 정상은 조망이 전혀 없다. 다만 좀 전에 정상인줄 알고 착각했던 1100봉만 숲 너머에 우뚝하다.
# 땀 범벅으로 올라왔는데 금세 찬바람이 몰고 온 한기에 덜덜 떨린다. 얼른 짐 챙겨 길 떠난다.
# 정상에서 쉬밀고개 가는 길은 곧장 떨어지는 길이 아니라 능선길을 길게 따르게 된다 능선길 아래로 수십개의 야영사이트가 눈에 들어온다. 아마 군부대 훈련용인가 보다. 능선을 따르다 아래로 내려가면 넓은 공터가 나온다.
# 공터 바로 앞에 쉬밀고개가 있다. 쉬밀고개는 가평군 북면 적목리와 강원도 사내면 삼일리로 넘어 가던 옛고개이다. 쉬밀고개의 유래는 자료를 찾을 길이 없는데, 옛날 짐꾼들이 이 고개를 넘어 갈 때 수레를 쉬었다 밀었다 해서 쉬밀이라 하였을 수도 있고, 삼일리 고개란 말이 세월이 흐르면서 쉬밀고개로 변했을 수도 있겠다 싶다. 다른 지도에는 뜻 모를 '방림고개'란 이름도 적혀 있다. 어느 기록에는 이 산에 강원도 사창리로 넘어가는 '조방나미고개'가 있는데 예전에 조랑말을 타고 넘나들던 고개라 그렇게 불렀다 한다. 그 조방나미고개가 변음되어 방림고개가 되었나??
# 쉬밀고개에서 우측으로 내려간다.
# 곧바로 급경사 내리막이 길게 이어진다.
# 이 산의 이정목은 적힌 거리보다 체감거리가 훨씬 멀다.
# 경사와 배낭 무게 때문에 다리가 후덜거린다.
# 골이 깊어지면서 경사는 더 급해진다.
# 조심조심 내려가다 보니 좌측으로 물소리가 들려 오기 시작한다.
# 드디어 조무락골 상류에 도착하게 된다. 물 맑고 물소리 청량하다. 조무락골은 새가 조물조물 울어서 조무락골이라 부른다고 가평군 지명해설에 나와 있다. 아이고~ 세상 어느 새가 조물조물 운다냐? 새는 원래 재잘재잘 혹은 지지배배, 휘리릭휘리릭, 뻐꾹뻐꾹, 구구구구.... 뭐 이렇게 우는 것 아닌가? 또 일부에는 鳥舞樂을 한자로 해석해 새들이 즐겁게 춤추고 놀아서 조무락골이라 불렀다고 나와 있다. 조무락이란 흙이나 밀가루 같은 것을 손으로 조물조물 만져서 빚어내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 아마도 조물주가 이 멋진 계곡을 손으로 조무락조무락 빚어내어서 조무락골이라 불렀다 하는 것이 가장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 계곡 주변을 둘러보다가 멋진 야영자리를 발견하고 하룻밤 머물 멋진 집 두 채 지어 놓는다.
# 저 모기장은 아무리 생각해도 참 잘 장만한 아이템이다. 단돈 2만원으로 최고의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멀리서 보니 그림도 참 좋다.
# 얼음같이 차가운 계곡물로 깨끗이 씻고 밤을 준비한다.
# 깔끔하게 씻고 새옷으로 갈아 입으니 유쾌상쾌하다.
# 숲속의 밤은 일찍 찾아 온다.
# 양쪽 집에서 준비해 온 먹거리들로 숲속 만찬이 시작된다.
# 소박한 찬이다. 난 저 뒷쪽의 세리표 매실장아찌에 뿅 갔다. 새콤달콤한 것이 내 입에 딱이더라.
# 오리구이, 낙지볶음이 끝나고 그 양념에 라면 사리를 비벼 먹으니 일품이다.
# 참 익숙한 모습이다.
# 막걸리 일곱 병을 준비했는데 많지도 적지도 않고 알맞더라.
# 적당히 마시고 각자의 집으로 들어가 포근하게 잘 잤다. 새벽에 빗방울이 떨어져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 잠깐 뿌리다 말았다. 조무락골이란 이름에 걸맞게 새들이 참으로 요란하게 새벽을 깨운다. 새소리 때문에 새벽 다섯시에 눈을 떳다. 안 된다, 좀 더 자자~ 두어시간 더 게으름 피우다 텐트 문을 연다. 다래덩쿨이 숲을 가득 메웠다.
# 나중에 확인하니 이곳이 조무락골에서 제일 아늑하고 조용한 자리이더라.
# 아침 숲의 색깔이 정말 싱그럽다.
# 여인네들은 술 마신 남편들을 위해 해장국을 끓인다.
# 간밤 비에 다래꽃이 많이 떨어졌다.
# 가을날 이곳에서 야영하면 다래를 실컷 먹을 수 있겠다.
# 주변을 둘러보니 화악산 중봉으로 오르는 갈림길이 보인다. 다음엔 이곳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중봉을 다녀와 봐야겠다.
# 환상적인 계곡이 야영지 앞에 있다. 물이 너무나 차가워 몸을 담그기가 어렵다.
# 아침 숲이 푸르고 싱그러워 넓게 그려 보았다.(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또 한 곳 멋진 장소를 발견했다.
# 청국장과 김치찌개로 속풀이를 하자 했는데,
# 해장술이 등장한다.
# 한 잔 하십시다~~
# 세리님이 빠른 건가? 입만 대신 건가?
# 저 티타늄 더블 폴딩컵은 뜨거운 차 마실 요량으로 구입했는데 막걸리잔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가격이 너무 사악하다.
# 해장국, 해장 술 마시고 나서 비로소 제 본연의 역할을 한다.
# 모기장 위에 떨어진 다래꽃이 참 예쁘다.
# 한 잠 자고 갔으면 좋으련만 성질 급한 저 댁은 벌써 짐을 다 꾸렸다.
# 짐 꾸리고 주변 정리 깔끔이 한다.
# 자, 속세로 하산합시다.
# 어제 2.2km나 내려 왔었구나!
#
# 이곳부터는 산책로 수준의 하산길이다.
# 멋진 계곡이 계속 이어진다.
# 길은 편안하고.
# 일요일이지만 이 상류 쪽은 사람들도 없고 한산하다.
# 최고의 계곡 중 하나이다.
# 초롱꽃.
# 와폭은 숲 너머에 있어 그냥 지나쳤고, 쌍룡폭포는 만나러 계곡으로 내려갔다.
# 이 윗쪽의 1단과 아랫쪽으로 다시 2단으로 떨어져서 쌍룡폭포로 부르는 모양이다.
# 내려오는 도중도중에 야영자리가 즐비하다. 다만 이 아랫쪽은 사람들 눈에 너무 잘 띄고 오가는 사람도 많아 불편한 것이 단점이다.
# 길게 내려가니 복호동폭포가 나온다.
# 등로 우측의 계곡에 있는 것이 아니라 등로 좌측으로 잠시 올라가야 한다.
# 복호동폭포는 떨어지는 높이는 높은데 폭은 좁은 편이다.
# 2단으로 떨어지다 아래에서 갈라진다.
# 호랑이 웅크리고 뜻을 키우는 듯 한가?
# 臥龍伏虎의 기운을 받고 다시 길을 나선다.
# 이곳은 잣숲이고 자리도 넓다. 사람들에게 너무 노출되는 것만 제외한다면..
# 아래로 내려가자 완전히 유원지 분위기가 난다. 다행인 것은 이들은 절대 더 위로 올라 갈 생각을 안 한다는 점이다.
# 그렇게 조무락산장으로 복귀한다.
# 차에 짐 실어 두고 계곡으로 내려가는데 최고로 멋진 계곡이 나타난다.
# 그냥 등목만 하고 내려 가기에는 이 경치가 너무 아깝다.
# 오랜 세월 계곡물에 깎여서 둥근 항아리 모양으로 되어 있다.
# 그림같은 풍경인데 아무도 없고 한가하다. 이 조무락 산장에서 38교까지는 2km 정도의 계곡이 이어지는데, 관광버스로 온 산악회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물놀이 중이다. 따라서 최상류 부분은 아직은 조용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 이후 명지계곡, 가평읍을 지나 청평으로 향했다. 이 동네의 단점은 벌써 여름휴가철처럼 오가는 길에 교통정체가 심하다는 점이다. 청평 검문소앞 단골 매운탕집에서 뒷풀이 한 다음 각자의 서식지로 향했다.
석룡산은 경기 제 1악으로 유명한 화악산에 부속된 듯한 느낌의 산이라 그동안 계곡으로 물놀이 나온 사람들이 올려다 보거나, 종주산꾼들이 화악지맥 종주하면서 거쳐 지나는 산 정도로만 알려져 온 산이다.
하지만 석룡은 그 스스로 높이가 1,150m에 이르는 높다란 산이요, 그 품속에 와룡복호의 큰 뜻을 품고서 천하를 도모코자 하는 웅지(雄志)의 산이기도 하다. 게다가 조무락골이란 빼어난 절경의 계곡까지 품었으니 명산 대열에 끼어 전혀 부끄러움이 없는 산이다.
그 옛날 조물주가 조무락조무락 멋지게 빚어낸 조무락골을 노래한 詩가 있어 한 首 전해 본다.
하늘과 땅이 손을 잡고 / 마주 볼 수 없었기에 / 춤을 춘다 / 노래를 부른다. // 똬리 틀며 하늘로 올라가면 / 어떤 그림을 볼 수 있을까. // 웅크리고 앉아 있던 산이 대님을 매고, / 바위에 남아 있는 흔적을 / 찾아 나선다. // 얼마나 힘이 들면 / 산 그림자와 함께 춤을 추는 것일까 /산 그림자와 함께 노래를 부르는 것일까.
민병련 '조무락골 계곡'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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