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영산행]월아산/月牙山
서부 경남의 작은 소도시 '晉州(진주)'는 靑史(청사)에 빛나는 천년고도(千年古都)이다. 진주라는 지명 자체가 신라 신문왕 6년(서기 686년)에 진주총관을 설치하면서 비롯되었으니, 말 그대로 천삼백 년이 넘은 역사의 古都(고도)이다. 흔히 진주라 하면 임진왜란 삼대첩(三大捷) 중 하나인 '진주대첩'과 '김시민(金時敏)', '논개(論介)' 등의 충절의 역사와 불의에 항거한 최초의 민란(民亂) 발상지로서의 위상, 백정(白丁)들의 민권운동인 '형평운동(衡平運動)' 등을 떠올려 강직한 기상을 가진 忠節(충절)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또, 최초의 지방 예술제인 '개천예술제'와 최초의 지방신문인 '경남일보', 궁중 검무의 원형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다는 '진주 팔검무(八劍舞)' 등으로 문화와 예술이 살아있는 예향(藝鄕)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진주는 이러한 충(忠)과 기(氣)와 예(藝)의 인문 문화에 못지않게 자연 환경 역시 빼어난 고장이다. 진주의 자연으로는 제일 먼저 진주 '남강(南江)'을 들 수 있다.
남강은 지리산 천왕봉(天王峰)의 천왕샘에서 발원한 강이다. 지리산을 출발한 이 강은 진주에 이르러 도시를 가로지르며 맑은 물과 비옥한 토질로 풍요로운 젖줄이 되어 주고, 그 강변으로 뒤벼리, 새벼리 등의 절벽을 둘러 절경을 선사한다. 또, 지리산 영신봉(靈神峰)에서 발원한 '낙남정맥(洛南正脈)'이 도시의 외곽을 휘감아 감싸 안으니 가히 산자수명(山紫水明)한 고장이라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옛사람들은 진주의 빼어난 절경 열두 곳을 선정하여 '진주 12경(景)'이라 이름 지었다. 진주 12경은 촉석임강(矗石臨江), 의암낙화(義巖落花), 망미고성(望美古城), 비봉청람(飛鳳靑嵐), 호국효종(護國曉鐘), 수정반조(水晶返照), 풍천표아(楓川漂娥), 청평총죽(菁平叢竹), 진소연화(晋沼蓮花), 선학노송(仙鶴老松), 남산행주(南山行舟), 아산토월(牙山吐月) 등 열두 가지의 스토리를 가진 빼어난 절경을 말함이다.
예를 들어 촉석임강(矗石臨江)은 장중하고 오랜 역사를 간직한 촉석루(矗石樓) 그림자가 잠긴 강물 위에 흰 구름 두둥실 떠서 물새가 노니는 것을 으뜸으로 삼는다는 뜻이고, 의암낙화(義巖落花)는 논개가 왜장을 껴안고 순절한 의암(義巖) 위에 춘삼월 꽃잎이 날려 와서 흰 눈처럼 너울거리는 경치를 의미한다. 이런 열두 가지의 절경은 세월 흐르고 강산 역시 변화하여 중간중간 더해지고 빼지기를 반복하다가 이제는 '진주 팔경(晋州 八景)'으로 정리가 되었다 한다. 하지만 세월 변하고 강산 변하였지만, 여전히 진주의 절경으로 칭송받는 것 중에 '아산토월(牙山吐月)'이 있다. 아산토월은 진주 동쪽에 위치한 월아산(月牙山)이 달을 머금고 있다가 때 되어 보름달을 토해내는 장관을 기리는 말이다. 어느 산이라 달이 솟구치지 않는 산이 있겠냐만은 월아산은 그 생김새가 남다른 바가 있어 그런 이름을 얻었다. 월아(月牙)란 이름은 이 산의 봉우리가 어금니처럼 우뚝 솟아 있는데, 그 봉우리 사이로 보름달이 솟구치는 모습이 탄성을 자아내게 하여 얻은 이름이다. 그러나 실상 월아산을 직접 보면 어금니라기보다는 두 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봉긋하게 솟아 있는 모습이 꼭 여인의 젖가슴을 닮아 있다. 아마도 옛사람들이 점잖은 입으로 차마 여인의 젖가슴을 거론키 민망해 어금니를 차용한 것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강/사/랑 역시 소싯적에 월아산 곁을 지날 때마다 여인의 풍만한 젖가슴을 연상하고 야릇한 느낌에 사로잡힐 때가 많았고, 그 두 봉우리 사이로 솟아오른 보름달을 보고 탄성을 지르곤 했다. 하지만 그때는 온몸에 비린내 풍기고 다니는 낚시꾼 시절이라 멀리서 감탄만 할 뿐, 그 봉우리 정상에 오를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이제 세월 흘러 이 땅의 모든 산줄기를 두 발로 누비고 다니는 산꾼이 되니, 그동안 멀리서 바라만 보던 월아산도 이제는 그 느낌이 예전과는 같지 않다. 언젠가 그 산정에 올라 하룻밤 묵으며 달구경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리하여 2013년 9월, 벌초하러 고향을 찾았다가 가족들의 이해할 수 없다는 시선을 뒤로 한 채, 무거운 등짐을 지고 밤늦게 낑낑대며 월아산정에 오르게 되었다. 그 산정에서 만난 절경 때문에 비 오듯 흐르는 땀을 닦을 생각도 못 했으니, 과연 명불허전(名不虛傳)! 아산토월이 무엇을 말함인지 단번에 느낄 수 있겠더라...
![](https://t1.daumcdn.net/cfile/blog/25755F47583CEADD13) 牙山吐月(아산토월)!!![](https://t1.daumcdn.net/cfile/blog/25755F47583CEADD13)
일시 : 2013년 9월 14, 15일. 흙과 해의 날. 세부내용 : 청곡사 주차장 ~ 청곡사 일주문 ~ 체육시설 ~ 두방사 갈림길 ~ 성은암 갈림길 ~ 소정상 갈림길 ~ 헬기장 ~ 장군대봉/야영 ~ 원점회귀/청곡사 주차장. 9월 둘째 주말에 벌초가 예정되어 있다. 해마다 추석 전에 형제들이 모여 함께 벌초하는데, 올해는 날짜가 서로 맞지 않아 추석 바로 전 주말에 벌초하기로 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 새벽부터 전국적으로 엄청난 비가 쏟아지고 있다. 전날 저녁만 해도 예상 강우량이 1~4mm로 가랑비 수준을 예고하더니 막상 새벽이 되자 전국이 폭우에 잠겨 버린다. 그래도 오늘 아니면 벌초할 날이 없는지라 빗속을 뚫고 집을 나선다. 아직 캄캄한 새벽에 집을 나섰는데 비가 하도 많이 와서 진행이 더디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아침 먹고 다시 출발하는데 조치원, 천안, 대전을 거쳐 고속도로를 갈아타도 비가 그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러더니 산청을 지나 진주에 접근하자 아예 앞이 보이지 않게 퍼붓기 시작한다. 천둥 번개까지 동반하니 공포감마저 든다. 그렇게 고향 마을에 도착했는데 삼 형제가 모두 도착했지만, 퍼붓는 비 때문에 모두 차에서 꼼짝 못 하고 전화로만 서로 도착 안부를 전한다. 삼십여 분 차 안에서 망연자실하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그치더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하늘이 개이기 시작한다. 오잉? 이게 뭔 조화냐? 얼른 차에서 내려 예초기, 낫, 갈퀴 등을 챙겨서 산으로 올라갔다. 도깨비 장난 같은 날씨에 놀랐지만, 벌초를 무사히 마쳤다. 매년 그래 왔듯이 가족들이 모두 모여서 뒤풀이로 전어회 파티로 즐겼다. 이후 먼저 서울로 올라갈 집은 귀경하고 남은 가족들끼리 다시 모여서 저녁 식사를 했다. 우리는 이번 벌초준비를 할 때 야영산행 준비를 미리 해 두었다. 마눌은 벌초만으로도 힘든데 무슨 야영이냐고 투덜거렸지만,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월아산에서의 야영을 놓치기 싫었다. 월아산은 그 독특한 생김새 때문에 진주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산이고, 그 산자락에 있는 청곡사란 유서 깊은 사찰로도 유명한 곳이다. 예전부터 이 산을 우리는 월아산이란 한자 이름보다는 달음산이라 불렀었다. 달음산이란 이름은 두 개의 큰 봉우리로 된 이 산이 질매재란 옴폭 들어간 고개로 나뉘어 있는데, 그 질매재 위로 뜨는 보름달이 가히 일품이기 때문에 얻은 이름이다. 그런 달음산이라 산꾼이 된 이후 이산 저산 섭렵하다가 고향 땅에 있는 달음산정에서 하룻밤 보내면서 관월연(觀月宴)을 즐겨보자 꿈꿔 왔었다. 마침 기상청 예보에 일요일엔 맑다고 하고, 추석이 가까우니 보름달은 아닐지라도 달구경도 가능하겠다 싶어 야영계획을 세운 것이다.
진양호에서 저녁 먹고 헤어지면서 내 차에 실린 산행 짐을 보더니 우리 형제들은 나를 정신 나간 사람 보듯 한다. 하지만 한 가지에 꽂히면 끝장을 보는 내 성격을 아는 지라 말리지는 않고 다만 혀를 끌끌 찰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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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아산/月牙山
경상남도 진주시 금산면 용아리 와 진성면 중촌리·하촌리의 경계에 있는 산. 일명 달음산이라고도 한다. 월아산은 남강을 허리에 두르고 있으며, 달음산고개(질매재)를 연결 고리로 주봉인 남쪽의 장군대산(482m)과 북쪽의 국사봉(해발 471m)이 이어져 있다. 월아산은 구릉을 이루고 있지만 숲이 아름다운 산으로 산세가 험하지 않아 가족 단위의 주말 산행이나 한나절 산행으로 적합하며, 장군대산과 월아산 사이의 질매재에 도로가 포장되어 있어 등산객과 차량의 왕래가 많다. 월아산의 동서 두 개의 산봉우리가 서로 대치하여 월아마을의 수구(水口)를 가렸는데, 전하는 말에 의하면 산의 동쪽은 비봉형(飛鳳形)이고 서쪽은 천마형(天馬形)이라 동쪽에는 재상이 나고 서쪽에는 장군이 날 것이라고 하였다. 재상은 강맹경(姜孟卿)과 강혼(姜渾)을 말하고, 장군은 조윤손(曺潤孫)과 정은부(鄭殷富)를 이른다고 한다. ‘달이 떠오르는 모양을 한 산’이라는 뜻에서 월아산이라 이름하였다. 대전-통영간 35번 고속국도를 이용하여 진주나들목에서 부산 방면 문산나들목으로 빠져나온다. 이곳에서 1009번 지방국도를 이용, 약 4㎞ 진행하다 보면 우측으로 금산면 동산리란 표지판이 나온다. 동산리 쪽으로 우회전해 2분 정도 달리다 보면 청곡사란 팻말이 나타나는데, 청곡사 입구에서 주차장까지 3분이면 접근이 가능하다. 등산로는 청곡사 주차장-산불감시초소-체육시설-돌무덤 삼거리-장군대산-질매재-월아산-제1전망대-제2전망대-계양재-금호지 주차장 코스가 많이 이용된다. 월아산의 남쪽 기슭에는 진주 일대에서 가장 큰 사찰인 청곡사(靑谷寺)가 있는데, 대웅전과 삼층석탑 등 많은 문화재가 있는 오래된 절이며, 주변에는 울창한 숲과 차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이밖에도 월아산의 동쪽에 천룡사(天龍寺), 남쪽에 두방사(杜芳寺) 등의 사찰이 있다. 북서쪽에는 금호지(琴湖池)가 있는데, 월아산에서 떠오르는 보름달이 금호지에 비칠 때 모습도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일출이 장관이어서 진주8경의 하나로 지정되어 있다. 월아산은 1986년 3월 6일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이곳저곳> ![](https://t1.daumcdn.net/cfile/blog/25755F47583CEADD13)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월아산 지형도.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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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아산은 인근에 있는 금호지에서 바라 보는 모습이 가장 멋지다. 오른쪽이 장군대봉이고 왼쪽이 국사봉이다. 저 두 봉우리의 가운데 잘록한 고개가 질매재이다. 저 질매재 사이로 두둥실 떠오르는 보름달의 모습은 가히 천하절경이다. 그 모습을 보고 진주사람들은 저 산을 달음산이라 불렀다.
이 사진은 보름달 대신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인데, 내가 찍은 것이 아니고 진주의 어느 작가가 찍은 사진을 빌려 왔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463F395236D5C73C)
# 이 사진은 재작년 낙남정맥 종주할 때 발산재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치면서 찍은 월아산의 모습이다. 좌측 안테나가 있는 봉우리가 장군대봉이다, 저곳에서 하룻밤 보낼 작정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55D33395236D5C72D)
# 가족들과 진양호에서 메기매운탕을 먹었다. 다들 맛있다 칭찬이 자자한데 내입에는 그저 그렇더라. 다만 찬으로 나온 가리장이 먹을만 했다. 가리장은 민물고둥에 찹쌀가루를 풀고 청홍고추와 들깨가루를 섞어 찌개처럼 끓인 것으로 마지막에 방아잎이라 불리는 배초향으로 맛과 향을 정리한 것이다. 어릴때 우리집에서도 많이 해 먹었다는데 나는 전혀 기억이 없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1097395236D5C80B)
# 가족들의 걱정 어린 눈을 뒤로 하고 금산면에 있는 청곡사로 향했다. 애초에 계획은 월아산정에서 간단한 안주 준비해서 달빛 구경하며 막걸리 한 잔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가족들과 늦게까지 저녁을 먹는 바람에 배 부르고 술 불러 술 생각이 사라졌다. 그래서 산에서 먹을거리는 전혀 준비를 안했다.
가는 도중에 가게가 나오면 간단한 비상식량을 챙길 요량이었는데, 청곡사에 도착하도록 가겟집이 전혀 나오질 않았다. 다시 차를 돌려 가겟집을 찾는데 그 되돌림에 마눌은 계속 짜증을 낸다. 결국 이 늦은 시각에 편안한 휴식을 버리고 야간등반을 하는 것이 싫다는 얘기다.
허름한 시골 가게에서 라면 두개와 생수만을 구입해서 다시 청곡사로 향했다. 청곡사 주차장에서 짐 챙겨 산행준비를 한다. 기분 그대로 표정이 밝지 않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30C97395236D5C80F)
# 텅빈 주차장을 가로 질러 들머리를 찾는다. 이때 이미 시각은 밤 10시를 넘기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11FD8395236D5CA02)
# 주차장 우측에 들머리가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34B18395236D5CA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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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넓은 길따라 올라가면 청곡사 일주문이 나온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6B73345236D5CC18)
# 그 길 끝에 청곡사 가는 길과 등로 들머리가 갈라진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3773B345236D5CC11)
# 캄캄한 어둠 속으로 스며들어 월아산정을 향한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60E7F345236D5CD03)
# 한 차례 길게 올리면 넓은 체육시설이 나온다. 먹을거리 안 챙겨서 배낭 가볍고 체력 좋아 몸도 가벼운데, 표정은 아직 무겁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648AE345236D5CD2F)
# 그 체육시설 너머로 두방사 가는 길이 있다. 정상까지는 1.4km 남았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65C45345236D5CE23)
# 다시 한 차례 올리면 성은암 갈림길이 나온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74B16345236D5CE2F)
# 저녁 먹을 때 누님이 월아산 오름은 3,40분 거리이니 별로 힘들지 않다고 했는데, 막상 와보니 2.3km 거리이고, 오르막이 제법 가파르다. 무거운 박배낭을 메었으니 또 시간이 더 걸려 전체적으로 1시간 10분은 더 걸릴 거리이다. 우리 누님은 운동광에 몸도 가벼워 이 정도 거리이면 그 시간내에 주파했을 것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5A03345236D5CF26)
# 잠시 더 올려 소정상 갈림길이다. 장군대봉 우측에 작게 솟아 있는 봉우리를 소정상이라 부르는가 보다. 오늘 마눌은 몸이 정말 가볍다. 캄캄한 어둠이 무섭고 저녁 먹으면서 계속 얘기한 멧돼지가 무서워 스틱으로 딱딱 소리내며 가기는 하지만 한참을 앞서가다 기다리다를 반복한다. 반면에 나는 먹을거리가 빠지기는 했어도 여전히 20KG이 넘는 배낭에다 컨디션까지 안좋은지 땀이 비오듯 한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3528335236D5CF13)
# 길게 올려 헬기장에 도착한다. 이곳은 바람 없고 아늑한데 조망이 전혀 없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57EA2335236D5D029)
# 다시 조금 더 오르면 장군대봉 정상에 오르게 된다. MBC 방송 안테나가 어둠 속에 우뚝하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6116C335236D5D022)
# 그 앞쪽에 정상석과 안내판이 서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54CBE335236D5D109)
# 진주 시내방향으로 나무데크가 열려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52A82335236D5D116)
# 오홋!!! 그 방향으로 멋진 절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71B74335236D5D11E)
# 솜사탕 같은 운무가 꿈처럼 피어 오르고, 그 아래 인간세의 불빛이 물들어 환상적인 조망을 선사한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31A8335236D5D214)
# 세상에~ 이렇게 멋진 경치가 우리를 위해 준비되어 있었구나! ![](https://t1.daumcdn.net/cfile/blog/252923365236D5D40E)
# 진주시 동남부의 시가지 불빛이 휘황하다. 저멀리 사천의 와룡산이 우뚝하다. 좌측 멀리는 사량도 지리망산이고 우측 중앙 뒷쪽은 남해의 망운산인가 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2CF1365236D5D40B)
# 기가 막힌 조망에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다. 이 멋진 광경 앞에 그동안 가졌던 마눌의 불만이 눈 녹듯 사라졌다. 만약에 진주에 있는 숙박업소에 묵었으면 편하기야 했겠지만, 이런 좋은 풍광을 어찌 볼 수 있었겠는가?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이고, 몸을 움직여 찾아가야 느낄 수 있는 법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7331D365236D5D405)
# 원래 계획은 이곳 정상의 개방된 데크에서 하룻밤 묵을 작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정상부는 가을날 밤이슬로 푹 젖어 있다. 요즘 아침 저녁 일교차가 극심하여 그런가 보다. 그래서 바로 뒷쪽의 숲으로 들어 가서 그곳의 평상에다 헝겊집을 지었다. 거리는 10m 정도 차이인데 숲속이라 그런지 이곳은 이슬의 공격에서 벗어나 있다. 대신 능선을 넘어 오는 바람이 차고 강하다. 텐트와 타프의 끈을 단단히 묶어 바람에 대비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30B4C365236D5D525)
# 텐트 치고 에어매트에 바람 넣고, 침낭 부풀린 다음, 정상의 데크로 다시 나왔다. 저 좋은 달빛을 그냥 두고 잘 수가 없기 때문이다. 추석이 닷새 전이라 아직 완전한 보름달은 아니지만, 점점 부풀어 오르는 달은 크고 휘황하다. 그 달빛 아래 꿈꾸듯 몽롱한 운무가 화려한 색채로 물들어 흐르고 있다. 인간세의 불빛 역시 총총하고... 다만 아쉬운 것은 카메라 허접하고 찍사의 실력 모자라 충분히 표현치 못함이다. 그것보다 더 아쉬운 것은 저녁을 배부르게 먹고 올라 와 막걸리 한 잔을 준비 못했다는 점이다.저렇게 아름다운 경치를 눈 앞에 두고 막걸리 한 잔을 못하다니... 아쉽고 서운타~~ ![](https://t1.daumcdn.net/cfile/blog/27192A365236D5D518)
# 삼각대를 가늘고 약한 짚샷으로 준비했더니 셔트 반동에 흔들린 사진이 나온다. 아쉽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16C1365236D5D51C)
# 마침 오늘이 내 생일이다. 술 한 잔 못 나눔이 아쉽기는 해도 천지신명으로부터 요근래 가장 멋진 생일 선물을 받았다. 그 달빛 감상하며 오래 정상에서 머물렀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155BF345236D5D629)
# 일교차 심하여 체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오랜 달구경 탓에 차가워진 몸으로 텐트로 돌아 왔다. 물티슈 목욕하고 새옷으로 갈아 입은 후 침낭 속에 들어 가니 포근하고 아늑하다. 긴 운전, 벌초, 그리고 산행으로 피곤한 상태라 금세 잠이 들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7523F345236D5D72B)
# 너댓 시간 잤을 뿐이지만 개운하고 가뿐하다. 나는 아무래도 숲 체질인가 보다. 일출을 기대하고 정상으로 나갔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6C77345236D5D818)
# 산 아래는 운무의 바다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6CBF345236D5D818)
# 운무사이로 남해고속도로의 터널이 내려다 보인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1461E345236D5D932)
# 진주 혁신도시 개발지의 아파트들이 구름에 싸여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7C22345236D5D90F)
# 진주 동남지역 시가지도 보이고. ![](https://t1.daumcdn.net/cfile/blog/23115F345236D5DA02)
# 운무는 아침 바람에 강물처럼 일렁인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177403C5236D5DA28)
# 그 광경을 넋을 잃고 오래 즐겼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779813C5236D5DB26)
# 현재 이 모습은 세상에서 오직 나 홀로 즐길 수 있는 풍광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15D453C5236D5DC3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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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전방을 파노라마로 보았다.(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https://t1.daumcdn.net/cfile/blog/257D503C5236D5DD22)
# 장군대봉 정상부의 모습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643203A5236D75626)
# 각종 인공물로 정상부는 어수선하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56EEE3A5236D75709)
# 데크에서의 조망은 이렇다. 사천의 와룡산, 사량도의 지리망산, 남해의 망운산, 하동의 금오산 등이 보이는 곳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33CA13A5236D75C21)
# 이 아침엔 먼 조망보다 발 아래 운무의 범람이 더 눈길이 간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754503A5236D75D1A)
# 멋지다는 말만 계속 나온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53253A5236D75D1B)
# 다만 허접한 기계와 솜씨가 아쉬울 따름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38DF3A5236D75E2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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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절이 가을로 접어 들면서 일출시간도 점점 늦어지고 있다. 일출 기다리다 지쳐 텐트로 다시 돌아 왔다. 정상 입구의 참나무숲 아래 나무 평상에 집을 지었다. 마눌은 상기 밤중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379813C5236D75F2B)
# 여섯시를 한참 넘겨서 다시 밖으로 나갔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115B3C5236D7611C)
# 밤낮의 기온차이가 아침이슬을 많이 만들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109453B5236D76302)
# 방위를 몰라 한참 두리번 거렸는데, 아쉽게도 방송 시설 뒷쪽이 동쪽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10BD33B5236D76201)
# 이 방향이었으면 멋진 일출을 볼 수 있었을 텐데... ![](https://t1.daumcdn.net/cfile/blog/25541B3B5236D76427)
# 인공시설에 가려 일출을 볼 수가 없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4E483B5236D7652A)
# 건물 옆으로 다가가 보지만 겨우 이 정도 공간만 허락된다. 그나마 쇠줄이 가로막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65403B5236D7651C)
# 결국 뒤로 멀찌감치 물러 나와 먼 거리에서 일출을 보기로 한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6DC03B5236D76617)
# 아쉽지만 방법이 없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557E3B5236D76725)
# 그런데, 그나마도 구름 때문에 온전한 일출은 허락되지 않는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6F553B5236D76711)
# 둥근 원은 보여주지도 않고 구름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66F53A5236D7670E)
# 오늘 허락된 일출은 그기까지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12C13C5236D7621B)
# 해가 떠오르니 운무도 조금씩 사라진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12BDD3C5236D7610A)
# 이제 곧 억새꽃 피어 나겠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2D5B3A5236D76834)
# 우리가 묵은 안식처에도 햇빛이 스며들기 시작한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175483A5236D76806)
# 월아산정에서의 밤은 뜬금없이 올라 온 것에 비해 아늑하고 또, 황홀하였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64BE3A5236D76911)
# 숲속 깊이 햇빛이 찾아 든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602A8395236D76B1C)
# 부지런한 사람들이 하나 둘 올라 오기 시작한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53563A5236D76A1B)
![](https://t1.daumcdn.net/cfile/blog/246AA63A5236D76A0D)
# 늑장부리다가는 온갖 질문에 시달려야 한다. 얼른 자리 정리하고 짐을 챙긴다. 누님네와 아침을 같이 먹기로 했으니 아침 끓일 필요도 없다. 결국 이 산에서는 물 외에는 아무것도 먹은 것이 없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5782A395236D76C22)
#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다. 새벽같이 올라 오는 그들의 부지런함이 우리는 놀랍고, 이 산꼭대기에서 밤을 보낸 우리의 기상이 그들은 놀라운가 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161F1395236D76D2F)
![](https://t1.daumcdn.net/cfile/blog/276F6A395236D76D27)
# 짐 정리하여 둘러 메고 어젯밤 못한 정상 인증을 한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5EB6395236D76D32)
# 장군대산이라 부르는 유래가 적혀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126EB395236D76E06)
# 간밤에 멋진 뷰를 선사한 데크에 다시 서 본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120B3395236D76E09)
![](https://t1.daumcdn.net/cfile/blog/2450C4395236D76F3A)
![](https://t1.daumcdn.net/cfile/blog/242AD2395236D76F59)
# 운무가 서서히 녹아 내리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371C23A5236D75507)
# 혁신도시라는 것이 결국은 아파트 지어 내는 일인가 보다. 혁신(Innovation)이란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창조해 내는 일인데, 지금 이 나라의 중소도시에서 벌어지는 혁신도시들은 그 지향점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344073B5236D7BB35)
# 그기에 비해 운무가 빚어내는 비정형성이야말로 자연이 창조하는 혁신이라 할 수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33F303B5236D7BB36)
# 이런 저런 상념으로 정상에서의 시간이 길어진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0BD33B5236D7BC03)
# 장군대봉 정상과 작별한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309453B5236D7BC04)
# 시간여유가 있으면 질매재 거쳐서 맞은편 국사봉도 올라 봤으면 좋으련만, 누님네와 아침 약속이 있어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없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76890395236D7702C)
# 뒷날을 기약하고 햇살 피어 오르는 정상을 떠난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54A4A3B5236D7BC30)
# 하룻밤을 흔쾌히 허락해 준 숲에게도 작별하고. ![](https://t1.daumcdn.net/cfile/blog/254E483B5236D7BD2C)
# 자, 이제 인간세로 돌아 가자! ![](https://t1.daumcdn.net/cfile/blog/2665403B5236D7BE1E)
# 어젯밤 늦게 올라 왔던 그 길을 그대로 원점회귀한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6507A345236D7BE35)
# 소정상 갈림길. ![](https://t1.daumcdn.net/cfile/blog/251EB0345236D7BF02)
# 이 계단 쯤에서 갑자기 오른쪽 무릎에 통증이 찾아 왔다. 지난주 국토종주하면서 마지막에 시간에 쫓겨 너무 무리하게 페달링을 해서 무릎에 이상이 생긴 모양이다. 큰일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37A3B345236D7C018)
# 소나무 숲에 아침 햇살이 찾아 왔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783D345236D7C019)
# 월아산은 소나무숲이 좋은 곳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675B1345236D7C11A)
# 길이 좋아 산책하듯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산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6C6B345236D7C121)
# 그러면서 정상에서의 멋진 조망을 숨겨 두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36060345236D7C329)
# 무릎을 살살 달래 가며 하산한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2A233C5236D7C30D)
# 성은암 갈림길. ![](https://t1.daumcdn.net/cfile/blog/21115B3C5236D7C41E)
# 청곡사 윗쪽의 체육시설. ![](https://t1.daumcdn.net/cfile/blog/2714643C5236D7C419)
# 청곡사 계곡의 구름다리까지 내려 갔다. 청곡사가 푸른 골짜기란 절 이름을 가진 이유를 알겠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612C13C5236D7C51D)
# 숲너머로 청곡사가 보인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2D103C5236D7C60B)
# 아픈 무릎을 살살 달래 가며 하산을 완료했다. 다음엔 온전히 이 산을 일주하여 금호지에서 야영하며 질매재 위로 달이 솟는 것을 보아야겠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31A8B3C5236D7C718)
![](https://t1.daumcdn.net/cfile/blog/2407F43C5236D7C725)
# 약속시간이 급해 청곡사도 다음을 기약한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3AA43C5236D7C803)
# 청곡사는 879년 헌강왕 때 도선국사가 창건하였다니 이 역시 천 년이 넘었다. 부도탑의 이끼가 푸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14D22335236D7CA10)
# 아늑한 길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74A73335236D7CB12)
# 밤 늦게 들어 왔던 일주문을 아침 일찍 다시 나선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4AA1335236D7CC12)
# 그 길 끝에서 숲길을 벗어 난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60EF4335236D7CD2A)
# 청곡사 주차장으로 복귀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5AF1335236D7CE0B)
# 이후 누님네와 만나 진주 중앙시장의 해장국집으로 갔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78FD335236D7CF32)
# 이 집 해장국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 기름기 없이 담백하여 속풀이에 최고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1307365236D7CF2B)
그렇게 느닷없이 결정하여 밤 늦게 올라 간 월아산정의 야영산행을 마무리 하였다. 한 잔 술 없음이 옥의 티이기는 했지만 월아산정(月牙山頂)에서 아산토월(牙山吐月)의 진수를 맛 보았으니 그것으로 충분하였다. 진주에 산다는 사람 중에, 진주를 안다는 사람 중에, 진주를 사랑한다는 사람 중에 나처럼 월아산정에서 하룻밤 묵으며 진정한 아산토월을 본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그로써 이번 짧은 산행은 충분히 의미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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