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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영산행]원대리 자작나무숲-자작자작 익는 가을, 재잘재잘 재잘대는 자작나무숲!! 본문
그중 오장환의 엽서가 화제였다. 편지는 딱 세 줄로 되어 있었다. "백화 껍질이요. 이곳은 나무가 많소. 동무들에게 소식 전해주시오." 이 편지는 1938년 4월 18일 일본 일광오지(日光奧地) 탕원온천(湯元溫泉)에서 오장환이 육사에게 보낸 것이다.
아마도 희귀한 백화 껍질 엽서가 신기해서 자랑하고 싶었나 보다. 백화(白樺)는 자작나무이다. 자작나무는 곧게 쭉쭉 뻗은 큰 키와 하얀 수피(樹皮)가 특징이다. 자작의 껍질은 종잇장처럼 얇게 벗겨진다. 그 얇은 수피를 겹겹이 붙여 종이 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1973년 경주의 한 고(古)무덤에서 뿔 달린 동물이 구름 속을 나는 그림이 출토되었다. 전설상의 동물인 '기린'을 그린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천마(天馬)'로 결론이 났고, 무덤의 이름은 '천마총(天馬塚)'이 되었다.
그런데 이 천마도의 재질이 바로 자작나무 껍질을 수십 겹 덧대어 그림판을 만들고 그 위에 그려진 것이었다. 자작나무 껍질에 그림을 그린 탓에 수천 년 세월이 흘렀지만, 온전히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이다. 자작나무 껍질에는 큐틴(cutin)이란 일종의 방부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잘 썩지 않고 곰팡이도 피지 않는다. 또 왁스 성분이 많아 물이 스며들지 않는다. 따라서 땅속에서 수천 년을 견딘 것이다.
자작나무는 낙엽 활엽의 큰키나무이다. 주로 북반구의 추운 지방에서 잘 자란다. 우리나라에는 이북의 함경도 지방에 많이 분포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중국 동북지방, 일본, 러시아와 북유럽 등에 널리 분포한다.
데이비드 린이 감독하고 오마 샤리프와 줄리 크리스티가 주연했던 명화 중의 명화 '닥터 지바고(Doctor Zhivago)'. 검고 암울한 현실, 온통 하얀 하늘과 땅, 짧은 여름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노란 수선화밭, 미쳐 날뛰는 역사처럼 눈 덮인 우랄산맥을 끝없이 달려가던 기차...
순수하고 여린 지식인이 붉은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파멸해 가는 과정과 그 속에 짧은 여름처럼 찾아온 짧고 강렬하며 불행했던 지바고와 라라의 사랑은 전 세계 영화팬들에게 강한 감동을 남겼다. 수십 년 세월이 흘렀건만 이 영화를 생각하면 눈덮인 하얀 벌판과 그만큼 하얀 자작나무숲, 그리고 모리스 자르가 작곡한 라라의 테마, 그 음악 속에 등장하는 러시아 민속악기인 발랄라이카 소리가 생생하다.
이렇게 늘 추운 이미지와 어울리는 자작나무를 우리나라에서도 마음껏 가까이하고 즐길 수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강원도 인제군 원대리에 있는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자생종은 아니고 1974년부터 95년까지 산림청 인제 국유림관리소에서 조림하여 관리하고 있는 곳이다. 전체 138ha에 자작나무 690,000본을 조림하였고, 세월 흘러 나무들이 아름드리로 자라 숲을 이루자 그중 25ha를 유아 숲 체험원으로 개장하였다.
이후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으로 알려지면서 이제는 관광명소로 떠오르게 되고, 2012년 정비사업을 펼쳐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라 이름을 붙였다.
강/사/랑도 진작부터 이 숲의 이야기를 듣고 그 숲 속에서 하룻밤 보낼 작정을 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맨날 뒤로 미루기만 하였다. 그러던 차에 제대로 된 단풍구경도 못 하고 가을을 보내게 되면서 문득 원대리의 자작나무숲이 떠올랐다.
자작나무 숲에 들어가면 하얀 자작나무숲의 이국적 풍광과 함께 노란 자작 단풍잎의 미세한 떨림도 느낄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리하여 자작나무숲의 속삭임을 들으러 등짐 챙겨 강원도 인제로 향했다.
자작자작 익는 가을, 재잘재잘 재잘대는 자작나무숲!! 일시 : 2014년 10월 25, 26일. 흙과 해의 날. 자작나무는 겨울의 나무이다. 하얀 눈밭에서 눈 색깔만큼이나 하얗고 키 큰 자작나무들이 쭉쭉 뻗어 있는 숲속을 거니노라면 정말 자작나무숲이 소근소근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래서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한겨울 눈 포근히 덮인 날에 찾으려고 아껴 두고 있었다. 그런데 그 겨울에 딱 날짜 맞추기가 만만치 않아 몇몇 겨울을 그냥 흘려 보내버렸다. 그리하여 단풍 구경가고 싶었던 이번 가을에 자작나무숲을 찾아가기로 했다.
자작나무숲은 겨울에만 운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가을날 노랗게 물든 단풍잎이 가을바람에 일제히 파르르 떨고 있는 모습 역시 장관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작나무숲을 찾아 나선 것이 10월 25일 흙의 날이다.
야영목적으로 가는 길이었기에 출발이 좀 느긋하였다. 그것이 패착이었다. 단풍철 강원도 가는 길은 그야말로 주차장이다. 고속도로는 내내 나들이 차량으로 넘쳐 났고, 어찌어찌 고속도로를 벗어나 인제로 접어들고 원대리에 도착하니 시각은 이미 다섯시를 넘기고 있었다. 평소 소요 시간보다 두 배 정도 걸렸다. 원대리 자작나무숲
<이곳저곳>
# 원대리 자작나무숲 지형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원대리 자작나무숲 입구 주차장은 자작 단풍을 즐기러 온 사람들로 넘쳐 난다. 관광버스는 물론이고 승용차편으로도 많이들 왔다.
# 출발이 늦어 큰일이다. 얼른 짐 챙겨 출발했다.
# 그런데 입구 안내소의 여성이 입장을 막는다. 오후 세시 반 이후에는 출입금지란다. 오잉?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우리는 내일 자작숲을 볼 것이고 오늘은 임도를 따라 회동마을이 있는 곳까지 가련다고 해도 아주 완강하다. 자작나무숲은 통과한다고 해도 통하질 않는다. 아마도 우리 외에도 늦게 구경 가겠다고 온 사람들이 계속 이어져서 그런가 보다.
# 우여곡절이 많았다... 한 삼십 분 넘게 소모했다. 기분이 좀 거시기 하지만 일단은 숲으로 스며드는 것이 우선이다.
#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입구에서 자작나무숲까지는 3.2km거리이다. 한 시간 이삼십 분쯤 걸리는 거리이다.
# 올라가는 내내 자작나무들이 우리를 환영해 준다. 자작숲에서 하산하는 사람들을 연속으로 마주친다.
# 아빠를 따라 달려 내려가던 아이가 한순간 꽈당 넘어졌다. 한 이삼 초 고민하더니 으앙 하고 울음을 터뜨린다.^^
# 오르막이 계속 이어진다. 무거운 짐 무게 때문에 온 몸이 땀으로 젖어든다.
# 그래도 미끈미끈 잘 빠진 몸매의 자작나무들이 반겨주어 눈은 즐겁다.
# 임도가 크게 휘는 곳에 쉼터가 있다.
# 자작나무숲이 크게 펼쳐진다.
# 바람이 불 때마다 노란 이파리들이 일제히 와스스 몸을 떨며 춤을 춘다.
# 이 숲은 자작나무뿐 아니라 낙엽송도 혼재되어 있다.
# 윗쪽에서 간간이 차량이 내려온다. 입구에서 통제하는데 무슨 권한으로 들어 갔는지 모르겠다. 회동임도 안쪽에 있는 펜션으로 가는 차량은 통과한다는 얘기가 있더라만... 어쨌거나 당시 우리는 아주 소심한 상태였다. 마눌의 진행 방향이 하산 방향으로 돌아 서 있다. 끄응~
# 아직 2km를 더 가야 한다. 박배낭 메고 가기에는 꽤 먼 거리이다.
# 갈 길이 바쁜데 하얀 자작나무숲이 보기 좋아 자꾸 발길이 멈춘다.
# 눈 많이 내렸을 때 썰매 끌고 한번 와야겠다.
# 하얀 자작나무와 울긋불긋한 단풍이 잘 어울린다.
# 천천히 구경하고 오르느라 겨우 500미터 왔다.
# 얼른 올라가자. 날 어둡기 전에 야영자리 잡아야 한다.
# 날이 많이 어둑해진 후에 자작나무숲에 도착했다. 넓은 주차장과 화장실을 갖추고 있다. 광량이 부족하니 사진이 춤을 춘다.
# 플래쉬를 터뜨리니 완전 밤중처럼 나온다. 입구에서 한 시간쯤 걸렸다. 우여곡절 시간까지 포함하면 한 이삼십 분쯤 더해야 한다.
# 플래쉬 없이는 이런 노이즈 자글자글한 사진으로 나온다. 실제로는 이 사진보다는 더 어두운 상태였다.
# 자작나무숲 안에 야영하기 좋은 공간이 여러개 있지만 이곳 자작숲은 야영이 금지된 곳이다. 불안한 밤을 보내기 싫어 임도를 따라 계속 북상하였다. 회동 쪽으로 계속 가면 임도 가에 야영할 곳이 있다는 정보이다. 얼마나 올라 갔을까? 임도가 갈라지는 곳이 나온다. 지도를 확인하니 좌측 등로로 올라가면 838봉이라는 봉우리가 있는 것으로 나온다. 봉우리가 있으면 헬기장이나 공터같은 것이 있을 수 있겠다 싶어 그쪽으로 올라가 보기로 했다.
# 갈림길에서 꽤 위로 올라가니 길이 다시 갈라지는 곳이 나오고 그곳에 넓은 공터가 하나 있다. 바로 뒤가 838봉 정상이다. 정상으로 올라가 보니 통신중계탑이 있고, 그 앞에 공터가 있다. 하지만 바람이 강하게 부는 곳이다. 그래서 정상 아래에 있는 그 공터로 다시 돌아갔다. 그곳에 집 한 채 얼른 지어 올렸다.
# 전방 숲 너머로 마을의 불빛이 몇 개 보인다. 회동에 있다는 펜션의 불빛인가 보다.
# 집 지어 놓고 물티슈 목욕을 한 후 새옷으로 갈아 입었다. 나름 개운하고 좋다.
# 매주 산 속에 들어가 반주로 막걸리를 마시니 토, 일요일 이틀은 무조건 술을 마시게 된다. 주중에 이런저런 모임로 한두 차례 술자리가 있을 때가 많으니 결국 일주일에 절반 정도는 술을 먹는다는 얘기다. 그래봐야 한 번에 막걸리 한 통 정도이지만... 어쨌거나 산속에서 먹는 막걸리 참 맛나다!
# 편안한 밤을 보냈다. 바람이 쉬어가는 곳이었다. 다만 자작숲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이곳에도 부지런한 산꾼이 새벽같이 지나간다. 나중에 확인하니 이곳이 자작숲 2코스가 지나가는 등로이다.
# 낙엽 푹신하게 깔려있고 넓은 데다 바람 쉬어가는 곳이라 야영지로 딱 알맞았다.
# 혹시 또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얼른 아침 끓여 먹고 짐을 챙겼다.
# 짐 꾸린 후 가볍게 스트레칭!
# 사실 편안한 것만 따진다면 우리 집의 포근한 침대가 최고일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매 주말 산속에서 대자연의 품에 안겨 하룻밤 보낸 후 맞이하는 이 아침의 싱그러운 기운은 그 가치를 따질 수 없다.
# 하룻밤 잘 보낸 숲에게 작별하고 출발한다. 자작숲을 찾아 가기 전에 838봉을 올라가 보기로 했다.
# 통신안테나가 있는 838봉이다. 저곳에도 마사토 부드러운 공터가 있긴 한데, 간밤에는 바람이 심하였다. 조망 감상하러 올라 왔는데 숲이 우거져 조망은 없다.
# 정상을 도로 내려와 자작나무숲으로 향했다.
# 가을아침이 참으로 싱그럽다.
# 어젯밤 올라갔던 갈림길로 복귀했다.
# 어젯밤 자작숲에서 야영지까지 일 킬로미터쯤 올라 갔었나 보다.
# 회동 가는 방향.
# 콧노래 부르며 고개를 올라간다.
# 이곳도 야영할 만한 공터가 있는 곳이다. 임도가 꺾이는 곳이어서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고... 다만 바람골이라 강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그래서 포기하고 지나 갔었다.
# 아름드리 소나무가 우뚝하다.
# 자작나무숲 상단부이다.
# 제대로 된 자작나무숲을 만난다.
# 그곳에 전망데크가 있다.
# 하늘만지기에는 너무 낮은 곳이지 않나? ^^
# 텐트 한 동 들어갈 만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야영한다면 정말 자작나무숲의 울림을 모두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자작숲에서의 야영이 금지되어 있으니 아쉽다.
# 자작숲 상단부가 조망된다.
# 노랗게 노랗게 단풍이 물들었다.
# 그 숲을 넓게 펼쳐보았다.(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다시 임도로 내려 와서 아래로 향한다. 주차장에 차량들이 많이 서 있고 사람들 소리 왁자지끌하다.
# 드디어 자작나무숲으로 내려가 본다.
# 숲 전체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있다.
# 참으로 이국적인 풍광이다.
# 그 숲을 파노라마로 담아보았다.(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중간 부분만...(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자일리톨 껌 냄새가 나는가?
# 사진동호회에서 관광버스를 대절해 수십명씩 함께 왔다.
# 자작나무는 하얀 수피가 특징적이지만, 노랗게 물드는 단풍도 일품이다.
# 파란 하늘빛과 잘 어울린다.
#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의 중앙광장이다.
# 낯선 이국적 풍광에 다들 넋이 빠졌다. 재잘재잘 조잘조잘 웃음꽃이 피어난다.
# 간혹 물박달같은 자작나무 사촌들도 눈에 띈다.
# 맨몸에 카메라만 든 다른 사람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우리들이다.
# 자작나무로 인디언 텐트를 만들어 두었다. 정선 민둥산도 예전엔 억새를 이용해서 저렇게 쉼터를 만들었었다. 작년에 가 보니 모두 철거하고 없었다.
# 저 속에서 하룻밤 보내도 되겠다.
# 숲을 잘 꾸며 두었다.
# 백패커의 야영싸이트 욕심을 자극하는 장소들이 많다.
# 선영아, 재경아! 너희는 나쁜 이름을 남겼다.
# 진사들의 장비가 죄다 삐까번쩍하다. 나도 카메라 기변해얄텐데...
# 부끄러우신가? 나무 뒤에 숨어서 사진을 찍고 있다.
# 흔하게 볼 수 없는 숲 풍경이다.(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주변 돌면서 그 숲 풍경을 오래 마음 속에 남겼다.
# 사람들 많아 자작나무숲의 속삭임을 호젓하게 즐길 수는 없다. 그래도 나무에 귀를 대면 땅속 깊이에서 수액을 빨아 올리는 생명의 두근거림과 바람 불 때마다 일제히 파르르 떠는 노란 이파리의 떨림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 자작나무 이파리는 버드나무잎과 흡사하다. 바람에 반응하여 하나하나 떨리는 모습도 비슷하고.
# 숲 전체를 둘러 본 후 아래로 내려 갔다.
# 임도로 올라 가 어제 왔던 길로 가는 것이 빠르고 편하기는 하나, 숲 아랫쪽으로 내려 가서 그곳에 있는 임도를 타고 주차장으로 돌아 갈 생각이다.
# 그곳을 3코스라 부르는 모양이다.
# 다양한 그룹의 사람들이 연이어 찾아 든다.
# 우리는 아랫쪽으로 내려간다.
# 정말 멋진 숲이다.
# 저 숲 너머에 지바고와 라라가 서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 빨치산에게 붙들려 갔던 지바고가 천신만고 끝에 그곳을 탈출하여 병들고 지친 몸으로 라라에게 돌아 오고, 라라의 극진한 간호로 건강을 회복하여 가면서 둘은 짧고도 강렬한 행복을 누리게 된다. 그들의 짧은 행복처럼 자작나무 잎은 달콤한 노란빛이다.
# 닥터 지바고의 슬픈 이야기를 더듬으며 자작나무숲길을 내려간다.
# 모든 것이 따스하고 평화롭다.
# 느긋하게 그 숲 속의 평화로움을 즐겨본다.
# 아랫쪽 숲에도 진사들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 맑은 계곡이 숲을 따라 흘러 내리고 있다.
# 그곳 쉼터에서 한숨 돌린다. 바쁠 것 없고 힘들 것도 없다.
# 자작숲의 최하단부이다.
# 이곳 자작나무들이 제대로 된 단풍을 보여 준다.(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수피도 한결 하얀 느낌이다.
# 바람이 불 때마다 이파리들이 와스스 와스스 속삭인다.
# 아랫쪽 임도를 통해 자작숲으로 오는 단체 여행객들이 일제히 올라 온다.
# 하단부 마지막 자작나무들에게 작별.
# 숲을 따라 흐르는 계곡물이 아주 맑다.
# 3코스를 통해 하산한다.
# 그 코스 중간에 억새들이 하얗게 몸을 부풀렸다.
# 참 많이들 이곳을 찾는다. 산악회가 아니고 여행사를 통해서 온 사람들이다.
# 햇살 따스하다.
# 아랫쪽 숲은 낙엽송 군락이다.
# 계곡은 갈수록 풍성해진다. 계곡 너머는 잣숲이다. 야영할 만한 곳도 두어곳 있다.
# 길게 내려 임도에 도착했다.
# 저 사람들은 이곳까지만 오고 자작숲으로는 올라 가지 않는다.
# 이 임도는 크게 이 일대 산악지역을 휘감는다. 한 바퀴 돌면 2,30km는 넘는 모양이다. 나중에 잔차로 한바퀴 돌아 봐야 겠다.
# 이곳에서 입구까지는 2.7km거리이다.
# 임도따라 올라 가다가 자작숲을 돌아 본다.
# 아랫쪽은 낙엽송숲이다. 애초에 자작나무와 낙엽송을 함께 식재한 까닭이다.
# 가을햇살이 내려 쬐는 임도를 따라 하산한다.
# 거리가 제법 되기는 하지만 크게 힘들지 않는 길이다.
# 스키장 펜스같은 것을 둘러 놓았다. 산악자전거가 임도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 간편한 차림의 부부가 손 잡고 오손도손 얘기 나누며 앞서 간다.
# 이 자작나무숲은 그런 곳이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부담없이 찾아 즐길 수 있는 다정한 곳이다.
# 임도의 참나무들도 단풍이 들었다.
# 그 멋진 길을 따라 가을 속을 걷는다.
#
# 숲속과 달리 이곳의 자작나무들은 바람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 바람이 불 때마다 작고 노란 이파리들이 일제히 몸을 떨며 와스스와스스 소리를 낸다. 황금꽃잔치이다.
# 그 광경에 취해 걸음을 옮길 수가 없다.
# 인제군은 각종 레저활동 시설에 많은 투자를 하였다. 천혜의 자연 환경을 이용해 외지인들을 불러 모으는 좋은 전략이다.
# 펜스를 대충 두른 것이 아니라 품질 좋은 것을 제대로 설치했다.
# 전망이 트이면서 입구 안내소에서 자작숲으로 오르는 임도 사면의 자작나무군락이 건너다 보인다.
# 노란 자작 단풍들이 가을 바람에 일제히 몸을 떨고 있다.
# 장관이다. 속삭이는 자작나무숲보다 오히려 이곳의 풍광이 더 감각적이다.
# 자작나무의 진면목을 제대로 느끼고 즐겨 본다.
# 우측 멀리 입구 주차장이 내려다 보인다.
# 장비 제대로 갖춘 진사가 자작숲의 떨림을 사진에 담고 있다.
# 낡고 허접한 내 장비로는 표현에 한계가 있다.
# 하지만 허접하나마 자작숲의 재잘거림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 풍광 자체가 워낙 아름다운 탓이다.
# 이 길로 하산하기 정말 잘했다.
# 가을바람이 자작나무 이파리들을 허공 가득 날려 보낸다.
# 자작숲보다 오히려 임도에서 속삭임을 더 만끽하였다. 그 속삭임에 취해 걷다 보니 어느새 화장실이 있는 임도 갈림길에 도착했다.
# 말들을 방목하고 있다.
# 저 말들로 관광객들에게 승마체험을 제공하나 보다.
# 입구주차장에 도착했다.
# 어제 오후 우리에게 친절을 베푼 아래 주차장 가게 주인네에 들러 물건 약간 팔아주고 그곳을 떠났다.
# 고개를 구불구불 내려가면 원대리 마을이 나온다.
# 장승 대신 목각 인형이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다.
# 길게 달려 내린천을 만났다. 재작년 직원들 데리고 회사 워크숍을 왔던 곳이다. 이곳에서 레프팅을 했었다.
# 갈수기라 수량은 적지만 물색은 아주 맑다.
# 31번 도로를 타고 내린천을 따라 내려가다가 불 붙는 단풍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추었다.
# 강가에 작은 공원이 있고 단풍이 그야말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 올해 단풍 구경은 이것으로 충분하였다.
# 지금 강원도의 산하는 가는 곳 마다 단풍으로 물들어 있다.
# 합강정에 있는 송어횟집에 들렀다. 횟집 창밖 조망이 정말 멋지다.
# 오랜만에 바알간 송어회를 즐겼다.
# 내린천에서 주운 단풍잎으로 단풍잎차를 만들어 보았다. 물에 씻고 다듬은 단풍잎을 끓는 물에 튀겨 낸 후 솥에 넣고 덖었다. 그리고 다시 말리면 된다.
# 마르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덖은 녀석을 곧바로 차로 우려 보았다. 단풍잎 맛이 나기는 하는데 아직 덜 말라서 그런지 충분히 우러나질 않는다. 몇일 더 말린 후 다시 맛을 보아야겠다.
그렇게 원대리 자작나무숲 야영을 마무리 했다. 자작나무는 겨울나무이다. 눈 내린 겨울날 그 하얀 수피는 더욱 희게 빛나고, 점점이 박힌 검은 반점은 더욱 검게 보인다. 겨울날 눈덮힌 자작나무숲에서 밤을 보내노라면 자작나무가 눈을 털어내며 자작자작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렇다고 가을날 자작나무숲이 운치없는 것은 아니다. 가을날 자작나무 이파리는 황금빛으로 물든다. 그 작고 노란 이파리들이 가을바람에 반응하여 일제히 재잘재잘 노래하며 몸을 떤다. 따스한 가을햇살에 부서지며 제각기 흔들리는 자작나무 단풍은 봄날 병아리들의 지저귐 같기도 하고, 노란 모자 쓴 유치원 꼬맹이들이 재잘대며 소풍가는 모습 같기도 하다.
이제 가을 자작나무숲이 발랄하게 재잘대는 소리를 들었으니, 눈 덮인 겨울날 자작나무숲이 소근소근 속삭이는 소리를 들으러 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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