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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영산행]장자골/長子谷, 새덕산/塞德山-새로운 잣숲과의 만남!! 본문

산이야기/일반 산행

[야영산행]장자골/長子谷, 새덕산/塞德山-새로운 잣숲과의 만남!!

강/사/랑 2014. 11. 17. 17:38

[야영산행]장자골/長子谷, 새덕산/塞德山

 


"떡갈나무 숲 속에 졸졸졸 흐르는/ 아무도 모르는 샘물이길래/ 아무도 모르라고 도로 덮고 내려오지요/ 나 혼자 마시곤 아무도 모르라고/ 도로 덮고 내려오는 이 기쁨이여."

 

위 시(詩)는 파인(巴人) 김동환(金東煥)의 '아무도 모르라고'란 시이다. 파인은 우리에게 '북청물장수', '국경의 밤'등으로 잘 알려진 시인이다. 함경북도 경성군 출신이다. 북쪽 국경지대를 고향으로 둔 탓인지 그의 시는 북방 정서에 바탕한 낭만적이고 향토색 짙은 시 언어를 구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파인은 이광수, 최남선 등과 함께 대표적인 친일 문인(親日 文人)으로 알려져 있다. 일제 강점기 친일단체에서 활동하고 친일 작품을 많이 발표하여 해방 후 반민특위에 체포되어 재판을 받았다. 한국전쟁 때 납북되었는데 1958년 북에서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무도 모르라고' 역시 그의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시어들이 간결하게 구성되어 있는 절창(節唱)이다. 1942년 작곡가 임원식은 이 시의 그윽하고 은근한 매력에 빠져 곡을 붙였다. 그것이 우리가 고교 시절에 배웠던 가곡 '아무도 모르라고'이다.

 

떡갈나무 숲 속을 산책하다가 비밀스런 샘물을 발견하고 아무도 모르게 살짝 덮어 둔 뒤 홀로 미소 짓고 있을 시인과 작곡가의 은밀하고 장난기 어린 표정이 떠오르는 노래이다.

 

2004년 우리나라에서도 주 5일 근무가 시행되었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경과한 지금, 늘어난 휴일로 인해 여행이나 레저 산업이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캠핑이나 등산 인구의 증가는 특히나 괄목할 만하다.

 

전국에 산재한 캠핑장 개수가 수천 곳에 이르고, 주말이면 그곳을 예약하기 위한 가장(家長)들의 예약 클릭 전쟁이 밤을 새워 벌어질 정도이다.


한편, 오토캠핑이 아닌 백패킹을 즐기는 등산 인구 역시 급증하여 잘 알려진 야영 장소의 경우, 몰려드는 백패커들로 인해 자리 전쟁은 물론, 고성방가, 불 피우기, 쓰레기 투기 등 여러 몰상식한 일들이 부지기수로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하여 관련 단체나 주인들의 통제로 야영 장소가 폐쇄되거나, 누가 막지 않더라도 더러운 꼴 보기 싫어 자연스레 발길이 끊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산꾼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야영지를 공개하지 않고, 쉬쉬하면서 아는 이들끼리만 은밀하게 즐기는 일이 보편적이다. 그야말로 파인 김동환의 시처럼 '아무도 모르라고' 샘물을 혼자 마시곤 살짝 덮고 내려오는 것이다.

 

간혹 그러한 비밀주의나 좋은 야영지의 은밀한 독점이 산꾼들 사이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비공개를 주장하는 이들은 연인산이나 축령산, 간월재 등의 예(例)에서 보듯이 무분별한 공개가 결국은 야영지의 황폐화를 가져왔으니 절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자연이 언제나 그러하듯 산꾼들 역시 자정능력(自淨能力)이 있을 것이므로 공개하여도 무방하다는 주장이다. 흐린 물은 가만 두면 스스로 가라앉아 맑아지는 법이다.

 

두 주장이 모두 합당한 근거가 있는 말이라 어느 쪽이 옳다고 단칼에 무 베듯 결론을 내기는 어려운 일이다. 다만, 자정능력만을 믿고 기다리기에는 그동안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혹독하여 나 역시 내가 알고 있는 야영지를 될 수 있는 한 모호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편이다.

 

그것은 巴人이 떡갈나무 숲에서 발견한 작은 샘물을 도로 덮고 내려오면서 지었을 그 은밀하고 장난기 어린 미소에 동화(同化)된 바 크기 때문이다. 나 역시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은밀한 야영지를 하나쯤은 갖고 싶은 작은 바람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처럼 공개되지 않고 아는 이들 사이에서만 입소문으로 알려진 몇몇 야영지 중에 '장자골' 잣숲이 있다. 연인산이나 축령산처럼 대규모 잣숲은 아니지만, 사람들 발길 잘 닿지 않는 아담한 숲 속에 작고 소박하게 위치해 있어 입소문 들은 이들만 찾는 은밀한 곳이다.

 

이번 주는 그 장자골을 찾아보기로 했다. 풍문으로 들은 정보를 모두 조합해 보지만 잣숲의 위치나 접근로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하지만 1대간 9정맥을 어설픈 지도 몇 장에 의지해 모두 완주한 몸이 무엇을 겁내겠는가?

 

은밀한 잣숲에 대한 기대감을 가슴에 품고, 모르는 길 두려워하지 않는 무모함을 이마에 내 걸고 짐 꾸려 집을 나선다.

 

 



새로운 잣숲과의 만남!!


일시 : 2014년 11월 15, 16일. 흙과 해의 날.
세부내용 : 장자골
 ~ 잣숲/야영 ~ 능선마루금 ~ 342.1봉 ~ 문의골고개 ~ 466.4봉 ~ 새덕산 ~ 임도 ~ 문의골삼거리 ~ 문의골고개 ~ 잣숲 복귀 ~ 장자골 



11월 15일 흙의 날, 장자골 잣숲을 찾기 위해 집을 나섰다. 장자골은 경춘선 전철이 닿는 산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들이 많다. 우리도 애초에는 전철편으로 굴봉산역까지 가는 계획을 세웠는데, 집에서 이런저런 일들 처리하느라 시각이 오후를 훌쩍 넘기고 말았다.

 

결국 부득이하게 차편으로 접근하게 되었다. 차편으로 가니 당연하게도 토요일 교통 정체에 시달려야만 했다. 많은 시각을 고속도로 위에서 허비한 후 들머리에 도착하니 시각은 이미 오후 다섯 시 반을 가리키고 있다. 

 

큰일났다. 길도 잘 모르는데, 출발이 이렇게 늦으니 아무래도 어두운 산 속에서 헤매게 생겼다. 얼른 짐 챙겨 들머리로 들어 섰다. 


 

새덕산/塞德山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방하리와 백양리 경계에 솟은 산이다. 높이는 487.5m이다. 멀리 한강지맥 상의 흥정산 북쪽 청량봉에서 갈라져 나온 춘천지맥의 연장선 대룡산(899m)을 조산으로 한다. 대룡산에서 연엽산(850m)에 이른 능선은 남쪽으로 구절산을 빚어내고 주능선의 서쪽으로는 고깔봉~추곡고개~소주고개~봉화산(510m)이 이어진다. 봉화산의 주능선은 문배고개를 지나 450봉에서 두 갈래로 나뉘는데 북으로는 검봉(530.2m)과 육계봉(380m)~굴봉산(380.1m)을 빚으며 북한강으로 잦아든다. 남으로 뻗은 능선은 한치고개를 지나 470봉에서 다시 북서쪽과 남서쪽으로 갈라진다. 남서쪽 능선은 슬어니고개를 지나 물갈봉(432m)으로 솟아오르면서 홍천강과 북한강을 가른다. 470봉에서 북으로가는 능선은 약 2km거리에다 새덕산을 빚어 놓고 약 3.5km거리인 390봉에서 세 가닥으로 나뉜다. 계속 북서향으로 가는 능선은 명태산(370m), 정북으로 갈라진 능선은 춘성대교와 경강역, 북동쪽으로 갈라진 능선은 서천리 서천초교에 이른 다음, 여맥들을 북한강과 백양천에 가라앉힌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사진은 스마트폰 버전임)

 

 

# 새덕산 지형도.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장자골 들머리. 이때 시각은 이미 5시 38분을 가리키고 있다.

 

 

 

# 이번 야영부터 동계 침낭을 챙기기 시작했다. 당연히 등짐이 더 무거워진다. 먹거리까지 좀 넉넉하게 챙기니 전 주에 비해 배낭 무게가 훨씬 무거워졌다. 내 배낭은 25kg을 넘기고 있다. 마눌 배낭도 키가 더 커졌다.

 

 

 

# 날이 저물어가면서 찬바람이 일어나고 있다.

 

 

 

# 오르막이 길게 이어진다. 등짐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는데, 그 기분이 마냥 나쁘지만은 않다.

 

 

 

# 문득 돌아보니 가평 쪽으로 조망이 열려 있다. 그쪽 하늘에 노을이 지고 있다.

 

 

 

# 깃대봉, 매봉, 칼봉산 등의 연봉이 노을 속에 우뚝하다.

 

 

 

# 하늘과 강물을 붉게 물들이는 석양을 오래 감상하였다.

 

 

 

# 갈 길이 먼데 석양이 아름다우니 쉬 떠나질 못한다.

 

 

 

# 그래도 갈 길은 가야 한다. 남아 있는 노을과 작별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 이곳은 찾는 발길이 적은 곳이라 길이 희미하다.

 

 

 

# 게다가 잡목이 우거져 박배낭으로 통과하는 일이 쉽지 않다.

 

 

 

# 저 이마트 표지기는 참으로 낯이 익다. 예전 호남정맥 종주할 때 저 이마트 노끈으로 만든 표지기를 계속 만났었다. 저것을 매단 이가 동일 인물인지는 알 수 없다.

 

 

 

# 이 동네는 길 찾기가 어렵고 길도 험하다. 날은 어두워지는데 길 찾느라 마음이 급해졌나 보다. 한순간 마눌이 발을 삐끗했다. 처음에는 발목이 아프다고 하더니 금세 괜찮아졌다고 하길래 다시 출발했다. 뒷날까지 산행을 무사히 잘 마쳤는데, 집에 와서 보니 발목이 퉁퉁 부어 있다. 다음날 병원에 가보니 다행히 뼈나 인대는 문제 없고 좀 접질린 모양이다.

 

 

 

# 산길을 오르는 도중에 날이 완전히 어두워졌다. 그런데 한순간 길이 사라져 버린다. 어두운 숲속에서  한동안 길을 찾아 헤맸다. 밝은 날이면  금세 찾았을 길을 어둠이 찾아오니 찾기가 쉽지 않다. 헤맨 원점으로 돌아가 이내 다시 길을 찾았다.

 

 

 

들머리를 떠난지 40여분 만에 야영지에 도착했다. 이곳 야영지는 산의 사면 양쪽으로 잣숲이 조성되어 있고, 그 양쪽에 평평한 야영지가 있다.

 

가장 중앙의 넓은 야영지에는 이미 선객들이 집을 여러 채 지어 두고 있다. 노란 고라이트 텐트가 세 동 설영되어 있고, 미스테리월의 공용 쉘터가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저 분들 어느 산에선가 만난 적이 있는 팀인데 도대체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날 어두우니 확인할 길 없다. 우리 기척에 쉘터 문이 열리고 여성분이 나온다. 인사 나누고 그들의 안내로 건너편 잣숲으로 건너 갔다. 두 잣숲의 중간에 넓은 공터가 있는데, 그곳에도 빨간 텐트 한 동이 설영되어 있고 홀로 산꾼이 음악 들으며 식사 중이시다. 이 분 오늘 고생 좀 하시겠다. 단체 팀 옆에 있으면 아무리 조심하는 팀이라도 시끄러울 수 밖에 없으니...

 

맞은편 잣숲에도 길고 넓은 야영지가 있다. 다만 이곳은 아랫쪽으로 경사가 있는 편이다. 하지만 푹신한 잣숲에서 이 정도 경사는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얼른 짐 내리고 우리도 집 한 채 뚝딱 지었다.

 

 

 

# 우리는 매주 집 한 채를 지었다 허물었다 반복한다. 자연계의 동물 중에 자기가 사는 집을 직접 짓지 않는 종족은 인간이 유일하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매주말 이렇게 집을 짓고 허무는 과정을 통해 자기 살 집을 직접 짓는 부류로 편입되어진다.

 

 

 

# 아늑한 곳이다. 바람이 없으니 겨울 추위를 느낄 수 없다. 잣숲 향기도 좋다.

 

 

 

# 잣숲에 왔으니 잣막걸리를 먹어 줘야 한다. 가평 잣막걸리는 예전 유명산 산행 마치고 뒷풀이로 처음 먹어 봤는데 정말 끔찍한 맛이었다. 지금은 병 디자인이 바뀌고 맛도 많이 업그레이드 되었다.

 

 

 

# 한 잔 시원하게 들이킨다. 오래 전에 한 몇 년 술을 끊은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혼자서 산속 야영하면서 그 긴 밤을 술 없이 어이 보냈는지 궁금하다.

 

 

 

# 편안한 밤이었다.

 

 

 

# 건너편 단체 팀의 웃음소리와 이야기소리가 크게 들려 조금 거슬리기는 했지만 견딜 수 없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인도風의 영화를 크게 틀어 오랫동안 감상하는 바람에 조금 곤란했다. 그 소리 막고자 우리도 음악을 평소 보다 조금 크게 들었다. 하지만 곧 졸음이 밀려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밤이 길어서 자다깨다를 많이 했다. 그러나 아늑한 숲이라 포근하고 편안하게 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았다.

 

 

 

# 쭉쭉 뻗은 잣나무의 기상이 살아있는 숲이다.

 

 

 

# 잣솔갈비가 푹신하게 깔린 멋진 싸이트이다.

 

 

 

# 또 한 곳 멋진 잣숲 야영지를 발견했다. 이 야영지가 무분별한 마라분타들의 난입으로 파괴되지 않고 오래 이 모습 그대로 보존되기를 바랄 뿐이다.

 

 

 

# 잣향기 그윽하다.

 

 

 

# 바람없고 이슬도 내리지 않았다. 타프가 뽀송뽀송하여 일찍 걷어 냈다.

 

 

 

# 건너편 야영지로 가 보았다. 홀로 산객은 잣숲이 아닌 중간 공터에서 밤을 보냈다. 나중에 산행기를 보니 네이버 백패킹 카페에서 활동 중인 분이더라. 인사하고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 단체팀들은 제일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간밤의 주연이 은성하였던지 아직도 밤중이시다.

 

 

 

# 그 중앙 야영지에 샘터가 있다.

 

 

 

# 물을 어느 정도 준비해 왔지만, 이 물맛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샘 바닥에 이물질이 많다. 조심스레 코펠에 물을 담는데, 이물질이 약간 섞혀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손수건을 걸음망으로 사용해서 이물질을 걸러내고 끓여서 먹었다. 원래 이곳 샘터의 물맛을 평가해보자 하였는데, 물을 끓였으니 정확한 샘물의 맛을 평가하기 어렵게 되었다.

 

 

 

# 아침 끓여 먹고 짐 대충 정리하여 텐트 속에 밀어 넣은 뒤 밖으로 나왔다. 새덕산을 다녀 올 작정이다.

 

 

 

# 물 한 통과 간식만 챙겨들고 출발했다. 잣숲 사면을 치고 올라간다.

 

 

 

# 길 없는 사면을 치고올라 능선 마루금에 도착했다. 숲 건너로 산들이 우뚝하다.

 

 

 

# 이 산길은 봉화산과 새덕산을 거쳐 굴봉산역 쪽으로 이어지는 산길이다. 춘천지맥이 지나는 길이기도 하다. 굴봉산역에서 이곳 잣숲으로 접근한다면 서천초등학교에서 이 산길로 오다가 잣숲을 찾아야 한다.

 

 

 

# 우측으로 올라 365봉 봉우리를 넘고 이후 좌틀하여 길게 능선을 따르게 되어 있다.

 

 

 

# 맨 뒷쪽 산이 새덕산이다. 오룩스 맵을 확인하니 직선거리로 4km가 넘는 것으로 나온다. 그렇다면 산길로는 5km가 더 된다는 얘기다. 가벼운 몸이지만, 오고 가는 시간이 상당히 걸리겠다.

 

 

 

# 매번 야영산행을 갈 때면 공격용 배낭을 꼭 챙기는데 이번에는 깜빡 잊어먹고 그냥 왔다. 그래서 사이트를 떠날 때 잡주머니를 하나 가져 왔다. 물과 간식을 넣고 추운 날씨때문에 입었던 우모복까지 넣었더니 곧 빵빵하게 배가 불러온다. 손에 들고 다니려니 불편하였다. 마침 등로에 노끈이 떨어져 있길래 배낭처럼 어깨끈을 만들었다. 괴나리봇짐이 완성되었다.

 

 

 

# 괴나리봇짐 둘러메고 365봉 사면을 치고 올라간다. 정상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좌측으로 우회하게 되어 있다.

 

 

 

# 그 봉우리에서 좌틀하여 능선을 따른다. 누군가 코팅된 종이로 이정표를 만들었다. 그 노고는 가상하나 이정표를 나무에다 못을 이용해 박아 두었다. 끈으로 묶으면 될터인데 왜 저랬을까?

 

 

 

# 우측으로 조망이 트인다. 가평 시내가 건너다 보인다. 그 뒤로 깃대봉, 매봉, 연인산 등의 연봉이 우뚝하다.

 

 

 

# 자라섬 야영장의 방송 소리가 들려온다. 아침 일곱시 쯤에는 국민체조 음악도 들리더라. 국민체조 시이~작~!

 

 

 

# 능선마루금을 따르다 봉우리 하나를 치고 오른다.

 

 

 

 

# 제법 헉헉 소리 내며 올랐다.

 

 

 

# 두리봉이란 이름표를 달고 있다. 내 오룩스맵에 깔아둔 지도에는 342.1봉으로 나온다. 이 사람들은 높이를 352m로 기록하고 이름까지 부여했다. 춘천시 자료를 나름 찾아 보았는데 두리봉이란 이름은 찾을 수 없다. 어떤 근거를 가지고 두리봉이란 이름을 붙였을까? 다음에 올 때 마을 주민들에게 한번 물어 보아야겠다.

 

 

 

# 자칭 두리봉의 내리막은 상당히 가파르다.

 

 

 

# 기름진 참나무 낙엽이 깔려 있어 더욱 미끄럽다.

 

 

 

# 하단부엔 밧줄까지 등장한다.

 

 

 

 

# 새덕산까지 2km 남았다고 적혀 있다. 오잉? 이제 겨우 1km 조금 넘게 왔는데 벌써? 뭐가 잘못 되었을까? 그나저나 저렇게 못으로 박아두니 그 상태로 녹이 슬고 있다. 전부 제거했으면 좋으련만 도구가 없어 방법이 없다.

 

 

 

# 오랜만에 밧줄 한번 잡았다.

 

 

 

# 문의골고개에 내려섰다. 이 임도는 우측으로는 방화리 문의골, 좌측으로는 백양리 도치골로 내려간다. 임도 자는 새덕산과 송이재봉을 완전히 한바퀴 휘어감게 되어 있다. 다음에 MTB 타고 한번 돌아 볼 작정이다.

 

 

 

# 마지막 남은 단풍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 임도 건너 가파른 사면을 치고오른다.

 

 

 

# ㅎㅎㅎ

 

 

 

# 제발~ 그러지 마시라! 저 못을 다 어찌할꼬?

 

 

 

# 숲너머로 보이던 봉우리가 나타났다.

 

 

# 계단식으로 서너 차례 꺾어 올라가야 한다.

 

 

 

# 바짝 마른 참나무 낙엽이 등로에 가득하다.

 

 

 

# 발밑에서 와샤삭 와샤삭 요란하게 부서진다. 그 낙엽 밟는 소리에 거친 숨소리가 묻힐 지경이다.

 

 

 

# 이마트 표지기는 이곳에도 매달려 있다. 표지기 500개 정도 만들려면 십만원이 넘게 드는데, 저것은 가장 경제적인 표지기이다. 누군지 궁금하다.

 

 

 

# 박배낭 메고 왔으면 땀 꽤나 흘렸을 오르막이 연달아 나타난다.

 

 

 

 

# 계단식으로 서너 차례 치고 오른다.

 

 

 

# 거친 숨소리 씩씩대며 봉우리에 올라섰다.

 

 

 

# 삼각점이 있는 466.4봉이다.

 

 

 

# 서울에 거주하는 누군가가 작은 리본에 문안골봉이라 적어 두었다. 웬 문안골? 이 산 아래 동네 이름이 문의골인데 이름을 주려면 '문의골봉'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춘천 지명 유래를 다 뒤져 봐도  문안골이란 지명은 없다. 아마도 저이가 착각을 하신 모양이다.

 

 

 

#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다.

 

 

 

# 이후는 편안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 굉장한 크기의 참나무 한 그루가 등로 곁에 서 있다.

 

 

 

# 좌측으로 임도가 구불구불 산을 휘감고 있다.

 

 

 

# 돌아갈 때는 저 임도를 타 봐야겠다.

 

 

 

# 잠시 진행하자 굴봉산역 방향으로 조망이 툭 트인 곳이 나온다.

 

 

 

# 앞쪽에 뾰족한 산이 굴봉산이다. 뒷쪽에 역시 뾰족하게 솟아 있는 산은 월두봉이다. 풍수지리(風水地理)에서는 저렇게 뾰족하게 솟은 산을 문필봉(文筆峰)이라 하고, 그 산의 정기로 인해 뛰어난 문장가가 날 곳이라 평한다. 이 동네에 위대한 문장가가 있었나?

 

 

 

# 저멀리 경기 제 1봉인 화악산이 보인다. 우측으로는 실운현을 사이에 두고 응봉이 우뚝하다.

 

 

 

# 우리가 지나온 능선이 좌측에 누워 있다. 춘천지맥길이다. 저 멀리 산줄기는 연인산과 명지산을 잇는 명지지맥길이다.

 

 

 

# 새덕산 임도로 한무리의 사람들이 지나고 있다.

 

 

 

# 잔봉 서너개를 넘고 작게 봉우리 하나를 올랐다. 먼저 봉우리에 오른 마눌이 "어? 벌써 새덕산이네?"라 말한다. 내 오룩스맵에서는 이곳에서 우틀하여 1km쯤 더 가야 있는 461.5봉을 새덕산이라 기록하고 있다. 


다음 지도나 네이버 지도 역시 그곳을 새덕산으로 기록하고 있어 마눌에게 아직 한참 더 가야 한다고  계속 말하고 왔는데, 새덕산이라는 정상석을 갖춘 산이 불쑥 나타난 것이다.

 

 

 

# 오룩스맵에 깔아 둔 지도에는 이곳을 488.9봉이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사전에 종이로 인쇄해 간 지도를 확인해보니 이곳을 새덕봉이라 기록하고 높이는 487.5m라 적어 두고 있다. 이곳이 뒷쪽에 있는 461.5봉 보다 고도가 더 높으니 이곳을 정상으로 표시한 모양이다.

 

 

 

# 어느 산악회에서 대리석으로 정상석을 만들어 두었다.

 

 

 

# 어쨌거나 잘 되었다. 야영지에 짐을 그대로 두고 와서 여러가지로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으니 걱정을 조금 덜 수 있겠다. 결국 야영지에서 이곳까지 거리가 3~4km 쯤 되는 듯 하다. 시간은 1시간 40분쯤 걸렸다.

 

 

 

# 봉화산까지는 아직 한참을 더 가야 한다. 나중에 영춘지맥을 걸을 일이 있으면 그때 가게 될 것이다.

 

 

 

# 못으로 박아 둔 저 안내판은 내내 마음에 걸린다.

 

 

 

# 간식 먹고 한참을 휴식한 후 길을 나섰다. 임도를 걸어 보기 위해 좌측 능선으로 내려갔다.

 

 

 

# 능선이 끝나고 임도에 내려서는 사면은 가파른 급사면이다.

 

 

 

# 이 임도는 길이 좋아 MTB 초보자인 마눌에게도 큰 부담이 없어 보이니 꼭 한번 잔차 타고 와봐야 겠다.

 

 

 

# 임도가에 멋진 다복솔 한 그루가 서 있다.

 

 

 

# 햇살 좋은 임도를 따라 문의골고개로 복귀한다.

 

 

 

# 길이 좋아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 새덕산으로 갈때 걸었던 능선길이 정면에 보인다.

 

 

 

# 한가하고 좋다.

 

 

 

# 새덕산의 이쪽 사면은 아직 가을이 많이 남아 있다.

 

 

 

# 참나무는 모두 잎을 떨궜고, 낙엽송들이 마지막 가을을 장식하고 있다.

 

 

 

# 어제 오늘 새덕산은 참 따스하고 아늑하다.

 

 

 

# 임도는 구불구불 꽤 길게 이어진다.

 

 

 

 

# 사발이들이 떼를 지어 산길을 누비고 있다.

 

 

 

# 저것 은근히 위험하다. 몇 해 전 강촌으로 MT를 왔었는데 우리 직원 두 명이 저걸 타다가 사고를 냈다. 그중 여자아이 하나는 수십미터 절벽 아래로 사발이를 추락시켰다. 다행인 것은 굴러 떨어지는 순간 자신은 뛰어 내렸다는 것이다. 수리비로 사십만원인가 물어 주었다. 문제는 그렇게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데도 시동 거는 법과 꺼는 법만 가르쳐 주고 그냥 방치한다는 것이다. 면허증도 없는 사람들에게도... 우리나라 안전의식은 아무리 사고가 반복되어도 변화할 기미가 없다.

 

 

 

# 길게 걸어 문의골 삼거리에 도착했다. 여기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백양리로 내려간다.

 

 

 

 

# 어제 우리가 머문 장자골 외에 이곳 새덕산 자락에도 숨은 잣숲이 하나 있다. 다음에 잔차야영으로 그 잣숲에서 하룻밤 자고 뒷날 MTB로 이 임도 한바퀴 해야 겠다.

 

 

 

# 윗쪽 문의골고개로 올라 간다.

 

 

 

# 두리봉이라 적혀 있는 342.1봉을 오르지 않고 그 사면을 가로 질러 보기로 했다.

 

 

 

# 초입에 보이던 길이 도중에 사라져 버렸다.

 

 

 

# 길없는 사면에서 한바탕 알바를 하였다.

 

 

 

# 힘겹게 마루금에 올라 섰다. 북한강에는 남이섬을 오가는 유람선이 연신 교차하고 있다.

 

 

 

# 365봉을 다시 낑낑 올라 선다.

 

 

 

 

# 다녀온 능선과 새덕산이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 새덕산을 땡겨보았다.

 

 

 

# 하얗게 몸을 부풀린 억새가 햇살에 빛나고 있다.

 

 

 

# 천남성은 꽃대는 서리에 녹아버리고 열매만 새빨갛게 익었다.

 

 

 

# 사면을 내려 서서 잣숲에 복귀했다.

 

 

 

# 우리 짐은 얌전히 잘 있다. 새덕산 다녀 오는데 3시간 10분쯤 걸렸다.

 

 

 

# 흔적없이 주변 정리하고 짐을 챙겼다.

 

 

 

# 바람같은 남자를 만나 참 다양한 경험을 하시고 계신다.

 

 

 

# 좋은 추억을 남겨 준 잣숲에 작별하고 속세로 돌아간다.

 

 

 

# 샘터도 둘러 보고.

 

 

 

# 주변 정리를 좀 하고 돌을 깔아 두면 샘터 활용이 쉬울텐데...

 

 

 

# 이곳은 야영조건이 정말 좋다. 이 동네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곳이라 일찍 오지 않으면 이 자리를 확보할 수 없다.

 

 

 

# 언제인지 알 수 없는 다음을 기약하고 잣숲을 떠난다.

 

 

 

# 올라 왔던 그 길 그대로 내려간다.

 

 

 

# 계곡엔 물이 맑고 깨끗하다.

 

 

 

 

# 강변쪽 산사면은 이미 겨울이다.

 

 

 

 

 

 

# 산수유 열매가 빠알갛게 익었다.

 

 

 

길게 내려 어제 주차해 둔 곳으로 하산하였다. 이후 굴봉산역으로 전철타고 왔을 경우를 대비하여 서천초등학교 뒤에 있는 들머리를  확인하였다. 그리고 옛경강역에서 엄청나게 맛없는 막국수를 먹고 귀가하였다. 돌아오는 길도 역시 정체가 심하였다.

 

그렇게 또하나 멋진 잣숲과의 만남을 마무리 하였다. 이곳 잣숲은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아늑하고 소박하여 마음이 한없이 편해지는 좋은 곳이었다. 다만 이곳이 마라분타들의 손길을 타지 않고 오래오래 그 아늑함을 유지해 주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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