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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길]9코스/대평화순 올레-춤추는 초원(草原)!! 본문

길이야기/제주 올레길

[제주올레길]9코스/대평화순 올레-춤추는 초원(草原)!!

강/사/랑 2015. 5. 11. 14:26
 [제주올레길]9코스 - 대평화순 올레  

 

 

강/사/랑은 소싯적 만화에 광(狂)적으로 탐닉(耽溺)해 있었다. 보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없는 열악한 환경도 한몫했겠지만, 무엇보다 만화가 주는 한계 없는 상상력에 매료된 바 컸을 것이다.

 

당시는 만화책 역시 쉽게 구할 수 없어서 늘 만화에 대한 갈증이 깊었다. 그래서 친구들 중 누가 만화책을 가지고 있다는 정보를 얻으면 열 일 제쳐 두고 친구 집으로 달려가서 책을 빌리곤 했다. 그때는 마을이 멀리 띄엄띄엄 있는 경우가 많아 만화책 빌리겠다고 산을 두 개나 넘은 적도 있다.

 

본 것 많으니 그리기도 많이 했다. 만화 그림을 따라 그린다고 공책 여백이나 책 표지 등에 요란스레 그림을 많이 그려서 형들이나 선생님께 꾸중도 참 많이 들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서도 만화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아 만화방 드나들기를 풀 방구리에 쥐 드나들 듯하였다. 이현세, 허영만, 고우영 등이 그때의 내 히어로였다.

 

거대한 서사를 즐겨 그렸던 이현세, 스토리텔링과 그림체가 뛰어났던 허영만, 중국 고전을 독특하게 재해석했던 고우영 등을 가장 좋아했지만, 그 외에도 만화라면 닥치는 대로 읽는 편이었다. 나중에는 만화방에 더이상 볼 것이 없을 지경에까지 이르기도 했었다.

 

그때 본 만화 중에 '초원(草原)의 바다'란 작품이 있다. 여학생들을 겨냥한 달달한 내용의 연애 만화이고, 그런 류의 만화가 대부분 그렇듯 키 크고 금발인 외국인 풍(風)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만화였다.

 

돌아보면 내용은 기억이 거의 나지 않는데 드넓은 초원을 배경으로 만남과 이별이 교차했고, 그 초원이 바람에 출렁이는 모습을 바다로 표현한 것은 뚜렷이 기억이 난다. 그리하여 초원의 바다란 제목과 그 제목이 그려내는 춤 추는 초원의 모습은 각인(刻印)처럼 기억 속에 새겨져 있다.

 

나이 들어 TV 다큐멘터리 프로를 즐겨보게 되었다. EBS나 디스커버리 채널 등을 자주 보는데 가끔 몽골 대초원의 역사나 문화, 그리고 환경 등을 소개하는 프로가 나온다. 화면 속 몽골 대초원을 볼 때면 늘 초원의 바다가 떠오른다. 내용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초원의 바다란 제목만 기억이 생생하여 몽골 초원과 만화 속 이야기가 오버랩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 초원의 바다를 물결 헤쳐나가는 배처럼 항해하다가 초원 한켠에 헝겊집 하나 세우고 세상에서 가장 많은 별을 볼 수 있다는 몽골의 밤하늘을 밤새 올려다보고 싶은 꿈을 꾸게 된다. 아, 몽골의 초원이여! 초원의 바다여!

 

초원은 바람을 만나 바다가 된다. 춤추는 바다이다. 그 춤추는 초원의 바다를 제주 올레길에서 만났다. 이번 올레길 9코스는 그 춤추는 초원을 만난 이야기이다.

  

 


춤추는 초원(草原)!!


구간 : 제주 올레길 9코스(대평~화순)
거리 : 구간거리(7.5km), 누적거리(252.9km, 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15년  5월 4일. 달의 날.
세부내용 : 대평포구 ~ 몰질 ~ 박수기정 ~ 박수기정 잔디밭 ~ 볼레낭길 ~ 봉수대 ~ 월라봉 ~ 동굴 ~ 진모르동산
 ~ 자귀나무 숲길 ~ 황개천 ~ 동화동 폭낭 ~ 해양경찰서 ~ 화순금모래해변.

  

전날 우리는 25km가 넘게 걸었다. 첫날 걸을 예정이었던 7코스를 제대로 못 마쳤기 때문에 하루 분량의 올레길이 늘어난 탓이다. 그리하여 경치 좋은 곳보다는 물 가깝고 부식 구하기 가까운 곳을 야영지로 택했다.

 

다행히 원했던 부식도 구하고 몸도 깨끗하게 씻을 수 있었다. 포구 곁이라고는 하나 한쪽 끝에 푹 파묻힌 곳이라 은밀하고 아늑하였다. 편안한 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았다.

 

간밤에 우리는 계획을 수정하였다. 원래는 이번 제주행에 7, 8, 9, 10코스를 마쳐서 지난번 걸었던 11코스와 연결시킬 작정이었다. 하지만 김포에서 첫 출발에 차질이 생기는 바람에 전체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오늘 항공권을 느지막이 예약하기는 했지만, 오늘 하루에 9, 10코스 모두를 걷기는 어려운 탓에 10코스는 다음을 기약하고 9코스만 걷기로 한 것이다.

 

오늘 걸을 9코스는 7.5km로 아주 짧은 코스이다. 널널하게 놀멍쉴멍 갈 수 있다. 다만 10코스가 끊어진 다리처럼 남아 있어 다음에 이을 일이 걱정이기는 하다.


 

월라봉/月羅峰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에 위치한 측화산이다(고도:201m). 북동쪽과 남서쪽으로 개석된 두 개의 말굽형 화구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적으로 주로 삼나무, 보리수나무, 소나무 등이 있고, 정상까지 과수원으로 개발되어 있다. 남쪽은 해안단애를 형성하는 주상절리가 형성되어 있다. 『증보탐라지』(대정), 『탐라지도병서』, 『제주삼읍전도』에 '월라악(月羅岳)', 『제주삼읍도총지도』에 '월내악(月乃岳)', 『해동지도』(제주삼현)에 '월라악(月羅岳)', 『제주군읍지』의 「제주지도」에 '월라산(月羅山)', 『조선지형도』에 '월라봉(月羅峰)'으로 표기했다. '도래오름'이라는 명칭은 열매 종류인 '도래(다래)'를 뜻한다고 하는 설과 '돌(달)'이 떠오르는 오름이라는 설, '높다'는 뜻의 고구려의 고어 '달(達)'에서 나왔다는 설 등과 관련 있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제주 올레길 9코스 대평화순 올레 개념도.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편안한 밤이었다. 밤새 파도소리 들렸지만 익숙해지니 자장가처럼 정겨웠다.

 

 

 

# 계획을 수정하였더니 모든 것이 느긋하다. 때문에 여유있게 재정비를 하기로 했다. 전날 강정포구에서 비에 젖은 타프와 장비를 말렸다. 햇살 좋고 바람 좋아 금세 짱짱하게 마른다.

 

 

 

# 대평항은 고요하고 한적하다.

 

 

 

# 간밤에는 바다가 높게 부풀어 오르더니 이 아침엔 멀리 물러 났다.

 

 

 

# 땀에 절은 옷가지 몇 개를 세탁해서 햇볕에 말렸다.

 

 

 

# 어제 대평마을 슈퍼에서 얻은 거북손이다. 엄마 대신 가게를 본다던 여학생이 맛 보라며 선물한 것이다. 거북손은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다. 삶아서 껍질 벗겨 먹어보니 별미이다. 술안주로도 적당하고 심심풀이 입가심으로도 그만이다.

 

 

 

# 썪은 쓰레기로 엉망이던 정자가 이렇게 깨끗해졌다. 얼마나 갈지 모르지만 기분은 좋다.

 

 

 

# 느긋하게 짐을 꾸렸다.

 

 

 

# 대평포구와 작별하고 9코스를 시작했다. 시각은 10시 40분을 가리키고 있다. 짧은 구간이라 마음껏 늑장을 부렸다.

 

 

 

# 박수기정 아래 보리밭이 이미 누렇다.

 

 

 

# 박수기정은 절벽 아래 위로 소나무가 많다. 그런데 지금 이 숲에는 재선충이 습격했다. 입구를 지키고 있는 이  커다란 소나무부터 재선충 때문에 고사해버렸다.

 

 

 

# 절벽 곳곳이 고사한 소나무로 인해 단풍 든 듯 누렇다. 재선충 방재작업을 하는지 전기톱 소리가 요란하다.

 

 

 

# 본격적인 오르막의 시작이다. 그 시작을 알리는 이 소나무가 재선충으로 고사했고 벌목 대상으로 빨간 표시가 되어 있다.

 

 

 

# 박수기정은 절벽이다 그 절벽길을 꼬닥꼬닥 걸어 올라 간다.

 

 

 

# 제주의 오름이나 산길은 거의 대부분 잘 단장되어 있는 편인데, 이곳은 예외이다.

 

 

 

# 길이 좁고 수풀은 우거졌다. 경사도 급한 편이다. 이내 헉헉 숨소리 거칠어진다.

 

 

 

# 한차례 올려 돌아보니 한라산이 저멀리 보인다. 그 우측 하늘에 특이한 구름이 떴다. 앞의 봉우리는 군산오름이다.

 

 

 

 

# 지난 2월 한라산 심설산행을 왔다가 폭설 때문에 통제가 되어 한라산 입구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 제법 땀을 흘린 후 박수기정 위에 올라 섰다. 예상대로 박수기정 위는 넓은 고원지대이다.

 

 

 

# 전망이 트인 곳이 나온다. 어제 걸었던 예래포구 길과 대포포구가 발아래이다.

 

 

 

# 저 아래 독립가옥 우측앞에 있는 정자에서 하룻밤 묵었다. 그 곁 개울에서 목욕하고.

 

 

 

# 이곳에도 넓은 보리밭이 펼쳐진다. 안타까운 것은 이곳의 소나무들도 재선충을 피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 남아있는 건강한 소나무숲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얼른 방재작업을 해야겠다.

 

 

 

# 어제 내가 예상했던 조망 좋은 넓은 야영지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야영했으면 정말 좋은 조망을 보았을 것이다. 다만 씻을 여건이 못되는 점은 한계이다.

 

 

 

# 전방으로 조망이 훌륭하다.

 

 

 

# 아침에 대포포구에서 보았던 올레꾼을 여기서 다시 만났다. 이분도 우리처럼 야영으로 올레를 하고 있었다. 우정산악회에서 활동한다고...

 

 

 

# 그분과 동행하여 출발했다. 박수기정 위의 좌측으로 크게 휘감는 모양이다.

 

 

 

# 가파도와 형제섬이 보인다. 저곳 가파도 역시 올레길이 있다.

 

 

 

# 숲 아래로 화력발전소가 보인다.

 

 

 

# 흔적만 남은 봉수대를 지난다. 제주에는 역사적 장소가 너무 많아서 그런지 이런 봉수대는 복원하지 않은 곳이 허다하였다.

 

 

 

# 병든 고사목을 벌목해 두었다. 그런데 산림조합이 제주가 아니라 이천시이다. 무슨일일까?

 

 

 

# 화력발전소와 산방산이 바로 코앞이다. 사실 오늘 구간은 이 박수기정과 월라봉을 빙빙 돌아 저곳 발전소앞으로 내려오게 되어 있다. 때문에 이곳에서 그냥 숲을 치고 내려가면 순식간에 구간을 종료할 수 있다.

 

 

 

# 산방산. 위용이 대단하다.

 

 

 

# 발전소.

 

 

 

# 흔들바위처럼 생긴 바위가 서있다. 강하게 밀면 떨어질 것 같다.

 

 

 

# 가파도와 형제봉. 가파도 올레는 다음 번에 10코스 마치고 들어가야 겠다.

 

 

 

# 월라봉 사면과 안덕 화순리 전경.

 

 

 

# 가야할 월라봉. 산의 사면에 재선충 훈증처리해 둔 곳이 산재해 있다.

 

 

 

# 굉장히 좁게 만들어 둔 출입구.

 

 

 

# 전방에 대흥사가 보인다. 박수기정과 월라봉의 연결부위에 있다.

 

 

 

# 갈림길에서 좌틀하여 아래로 내려 간다.

 

 

 

# 곧 월라봉 오르막이 시작된다.

 

 

 

# 햇살 강렬하다. 짐 무게 때문에 땀이 줄줄 흐른다.

 

 

 

# 오름 중간에 박수기정을 돌아본다.

 

 

 

# 한차례 땀을 흘려야 한다.

 

 

 

# 그늘이 있는 쉼터가 나와 짐 내리고 휴식했다.

 

 

 

 

# 전방으로 조망이 툭 트였다.

 

 

 

# 간식 먹으며 휴식하는데 전방 가파른 비탈에 찔레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그 사이사이 고사리가 지천이다. 비탈진 곳이라 사람들 눈에 잘 안띄었나 보다. 비탈진 곳이라 조금 위태롭기는 해도 순식간에 한 봉지를 채웠다. 집에 와서 펼쳐보니 잠깐 동안의 수확이 제법 많다. 말렸다가 데쳐서 조기찜할 때 넣어 먹었다.

 

 

 

# 휴식하고 고사리 뜯느라 시간지체가 많았다.

 

 

 

# 산을 올라 가는 것이 아니라 빙빙 돌린다.

 

 

 

# 월라봉은 재선충 방재작업 때문인지 산의 많은 부분을 벌목하였고, 목재 이동과  작업을 위한 도로가 새로이 닦여 있다. 때문에 길찾기 애매한 곳이 많다.

 

 

 

# 정상을 향해 치고 오르더니 정상을 얼마 두지 않고 좌측으로 돌린다.

 

 

 

# 산의 사면을 따라 우회한다.

 

 

 

# 그곳에 동굴이 있다.

 

 

 

# 일제시대 왜놈들이 결사항전을 위한 진지로 이 동굴을 뚫었다.

 

 

 

# 안으로 들어가보니 콘크리트로 동굴벽 마감을 했다. 그 벽에 박쥐들이 엄청나게 많이 매달려 있다가 불빛에 놀라 일제히 날개짓을 해서 깜짝 놀랬다.

 

 

 

# 바깥을 내다보니 이런 그림이 나온다.

 

 

 

# 동굴을 나와 다시 전진한다.

 

 

 

# 콘크리트로 견고하게 지어진 2동굴이 나온다. 올레가 정상이 아닌 산의 사면을 휘감는 것은 이런 역사의 현장을 보여 주기 위함인 듯하다.

 

 

 

# 녹지 속에 자리한 화순리. 따뜻한 서귀포여서 모든 것이 푸르고 풍요롭다.

 

 

 

# 올레를 따라 동굴이 계속 나타난다.

 

 

 

# 일제시대 왜인들의 끈질김과 호전성에 새삼 놀랜다.

 

 

 

# 이쪽 동네도 은근히 관심이 간다.

 

 

 

# 이름 모를 산형과의 꽃이 하얗게 피어 있다.

 

 

 

# 그러다 우회를 멈추고 아래로 내려간다.

 

 

 

# 방재작업 흔적으로 주변 환경이 어수선하다.

 

 

 

# 그길을 가로 질러 아래로 내려 간다.

 

 

 

# 그러다 넓은 목초지를 만나 해안쪽으로 방향을 틀어 간다.

 

 

 

# 부드러운 목초가 바람에 파도치듯 일렁인다.

 

 

 

# 길이 참 안온하고 예쁘다.

 

 

 

# 월라봉 산허리를 감아 좌측 끝까지 갔다가 아래로 내려 다시 우측으로 간다. 파란 초원의 바다가 펼쳐진다. 그 바다가 바람부는 방향으로 물결처럼 일렁인다.

 

 

 

# 그 푸른 초원길이 예쁘고 좋다.

 

 

 

# 산과 멀어지나 했더니 다시 산쪽으로 접근한다.

 

 

 

# 등심붓꽃이 길가에 무리지어 피어있다.

 

 

 

# 창고천으로 흘러드는 작은 계곡을 건넌다.

 

 

 

# 공사용 길이 넓게 뚫려 있어 작은 올레길 보다는 그 길로 걷게 된다.

 

 

 

# 언덕을 넘어서자 앞이 트인다.

 

 

 

# 완두꽃처럼 생긴 노란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바람 많은 언덕이라 바람따라 꽃향기가 진동한다.

 

 

 

# 멋진 길이다. 바닷바람 언덕 위로 불어 오고, 그 바람 따라 키 작은 꽃들과 풀들이 일제히 몸을 뒤집는다.

 

 

 

# 빨리 지나치기 아까운 길이다.

 

 

 

# 꽃향기를 온몸에 묻히고 걷는다.

 

 

 

# 산을 벗어나고 다리가 나오길래 이제 도로를 따라 가는가 했더니 다시 산쪽으로 올라 가라 한다.

 

 

 

# 잠시 산길 걷다가 다시 아래로 내려가니 창고천이 좁아지는 곳이 나온다. 길 건너에 표지기 하나 펄럭이고 있다. 하지만 올레는 계속 좌측 천변을 따라 내려가야 한다.

 

 

 

# 이곳은 푸른 초원의 바다가 아니라 황금빛 보리밭의 물결이다.

 

 

 

# 바람부는 방향으로 출렁출렁 넘쳐난다. 시원하고 좋다.

 

 

 

# 창고천은 한라산 영실 방향에서 흘러내려 이곳 화순리에서 바다와 합쳐진다.

 

 

 

# 그 끝자락에 쉼터가 있고 올레 인증소도 있다.

 

 

 

# 이곳이 종착점인줄 잠깐 착각하였다.

 

 

 

# 정자 그늘에서 오래 휴식하였다. 신발 풀어 고생한 발에게 휴식도 주었다. 잠시후 아들딸 알맞게 둔 일가족이 내려와 인증 도장을 찍는다. 저마다 수첩을 하나씩 구입했나보다. 가격이 만만치 않아 우리는 아예 생략했는데...  어쨌건 참으로 보기 좋다. 아이들에게 참교육을 시키는 일이다.

 

 

 

# 바다에서 불어온 바람이 월라봉 골짜기를 향해 달려 간다. 이곳은 그 길목이라 바람이 참 좋다.

 

 

 

# 오래 쉰 후 다시 출발했다. 황개천교를 건너 발전소 방향으로 접근한다. 그나저나 창고천에 있는 다리 이름이 왜 황개천교일까?

 

 

 

# 오늘 구간은 전부 저 월라봉을 빙빙 휘감는 길이다.

 

 

 

# 화순리 선사유적지를 지난다. 이곳 유적이 제주도 최대의 선사시대 유적인 모양이다.

 

 

 

# 도로를 잠시 따르다 멋지게 생긴 느티나무 앞에서 좌틀하여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 그곳에도 유적 발굴지가 있다. 발굴이 끝난 건지 주변이 정리되어 있지 않다.

 

 

 

# 다시 다른 형태의 느티나무 앞에서 우틀하여 화순항으로 간다.

 

 

 

# 회순항 입구에 9코스 종착지가 있다.

 

 

 

# 그곳에서 인증도장 찍으며 짧고 간결한 9코스를 마무리했다. 인증소 주변은 별다른 휴식처나 식당이 없이 황량하다.

 

 

 

# 그렇게 이번 제주행의 올레를 모두 마치고 주변을 잠시 둘러보았다. 화순 금모래해변과 산방산이 있다.

 

 

 

# 해수욕장에는 관광객 대신 군인들이 분대전술훈련을 하고 있다. 잠시 지켜보니 소꿉장난처럼 어슬프다. 우리 때는 소총수, 탄약수 등등 보직에 따라 제법 빠릿빠릿 움직였던 것 같은데 말이지...  옛날 일이고, 내 일이라  그렇게 느끼기만 한건가?

 

 

 

# 산방산 좌측 아래 저 길로 10코스가 이어지나 보다.

 

 

 

# 10코스는 다음을 기약하고 화순리 안으로 올라갔다.  어렵게 찾은 식당에서 허기를 달랜 후 목욕탕에 들러 씻고 새옷으로 갈아 입었다. 그리고 농협 앞에 있는 정류소에서 리무진 타고 제주공항으로 갔다. 제주로 입도할 때는 이산가족이었지만 출도할 때는 함께 간다.

 

 

 

# 공항에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만원이다. 유커들의 싹쓸이 쇼핑을 실감할 수있다. 1인당 짐이 10개는 넘어 보였다. 그런데 그들 짐에는 상상 못할 쇼핑물이 가득하였다. 어느 가족이 짐 정리하는 것을 잠시 봤는데 큰 트렁크 안에 바나나 우유가 가득 들어 있다. 각기 입에 하나씩 물고 있고. 달콤한 바나나우유가 그들에게 별미인가 보다.

 

 

 

그렇게 이번 제주행의 올레길 순례를 모두 마치고 귀경하였다. 이로써 부가 코스를 포함한 전체 26개 코스 중 15개를 마쳤다. 아직 너댓 번은 더 가야 모두 마칠 수 있을 모양이다.

 

우리의 제주 올레길 도전은 첫날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이번 제주행에서 최절정을 이룬 듯하다. 그동안의 우여곡절이란 첫 시작을 살인사건 있었던 곳을 야간산행으로 시작했다든지, 우산도 없이 비 철철 맞으며 걸었다든지, 동회주 버스가 아니라 서회주 버스를 타는 바람에 계획하지 않은 엉뚱한 코스를 걷는다든지, 곶자왈에서 길을 잃어 옆 코스를 진행했다든지, 한라산 심설산행을 왔다가 폭설로 입산이 통제되어 올레를 대신 걸었다든지 하는 현지에서의 일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 올레 도전은 예약해둔 첫 비행기를 놓치는 바람에 아예 제주 입도를 부부가 각각 다른 비행기를 타야 했고, 시차도 세 시간이나 걸렸다. 때문에 모든 일정이 뒤로 밀려 계획했던 코스를 모두 마치지 못하고 10코스를 남겨두게 되었다.

 

문제는 우리가 이미 11, 12, 13코스를 마쳤기 때문에 10코스 혼자 이 빠진 것 처럼 남게 되었다는 점이다. 결국 다른 코스를 모두 마치고 땜질하듯 메꿔야 할 모양이다.

 

그러나 걱정 할 것 없다. 예전 백두대간 종주할 때도 이런 일이 수차례 있었고, 우리 올레길이 누구에게 숙제검사 맡을 일 없으니 천천히 바람부는대로 물결치는대로 일정 조정하여 진행하면 될 일이다. 원래 올래길이란 것이 놀멍쉬멍 가는 길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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