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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차이야기]가평 북면일대 라이딩-조무락골 탁족(濯足)!! 본문

잔차이야기/잔차 이야기

[잔차이야기]가평 북면일대 라이딩-조무락골 탁족(濯足)!!

강/사/랑 2015. 7. 9. 11:25
  [잔차이야기]가평 북면일대 라이딩 

 


'가평(加平)'은 산이 발달한 고장이다. 그 이름에 '평평할 平'이 들어 있지만, 실상은 군 전체가 뾰족뾰족한 산으로 채워져 있다. 이 고장 이름을 지은 옛사람들은 산이 많은 곳이라 역설적으로 평평한 들판이 그리웠던 모양이다.

 

가평의 산들은 세 갈래의 큰 흐름을 이뤄 고을의 산세(山勢)를 구성한다. 그 첫번째 산줄기는 '한북정맥(漢北正脈)'이다. 광덕산(廣德山)에서 광덕고개를 넘어 백운산(白雲山)을 솟구친 한북정맥은 도마봉에서 가평의 꼭지점을 이룬 후 국망봉(國望峰), 견치봉(犬齒峰), 민둥산, 강씨봉(姜氏峰), 청계산(淸溪山)을 넘어 운악산(雲岳山)으로 이어진다. 이 산줄기는 가평의 좌측 울타리가 된다.

 

다음은 '명지지맥(明智枝脈)'이다. 이 산줄기는 오뚜기령에서 한북정맥과 분리되어 귀목봉(鬼木峰)을 넘어 명지산(明智山), 연인산*戀人山), 매봉, 약수봉을 지나 대금산(大金山)과 청우산(靑雨山)으로 이어진다. 이 산줄기는 가평의 중심 뼈대가 된다.

 

마지막 산줄기는 '화악지맥(華岳枝脈)'이다. 가평의 꼭지점인 도마치봉에서 우측으로 갈래친 산줄기는 석룡산(石龍山)을 넘어 경기 제 1봉인 화악산(華岳山)을 이루고, 이후 실운현을 지나 응봉(鷹峯)과 촉대봉을 솟구친다. 이후 홍적고개를 넘어 몽덕, 가덕, 북배, 계관산(鷄冠山)을 솟구쳐 가평의 우측 울타리를 이룬다.

 

산 높고 산줄기 길게 이어졌으니 그 산줄기 사이의 골짜기도 깊고 길다. 우리 옛사람들은 그 산줄기 사이의 골짜기를 길게 이어 길을 만들고 산과 산 사이의 고개를 넘어 이웃 고장과 소통하였다. 그 긴 골짜기는 인간세의 바탕이 되었고, 가평의 옛사람들은 그 큰 골짜기와 그 사이사이의 작은 골로 스며들어 삶의 터전을 이뤘다.

 

세 갈래의 큰 산줄기가 가평의 뼈대가 되니 그 산줄기 사이의 큰 골짜기는 가평의 살이 되어 인간세의 터전이 되었다. 그 중 명지지맥과 화악지맥 사이의 큰 골짜기는 가평의 남북을 관통하며 길게 누워있는데, 지금은 75번 도로가 그 골짜기를 따라 도마치고개를 넘어 화천 사내면과 소통하고 있다.

 

행정구역 상으로는 가평군 북면이고 도대리, 적목리 등 산꾼들의 귀에 익숙한 마을들이 그 산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그 골짜기의 길을 따라 올라 가면 좌로는 연인산, 명지산, 강씨봉, 민둥산 등이 나타나고, 우측으로는 수덕산, 화악산, 석룡산을 만날 수 있다.

 

그러다 드디어는 도마치고개를 넘어 화천군 사내면에 이른다. 그 길은 사창리에서 56번 도로에 연결되고 이후 춘천시 사북면으로 이어진다.

 

가평은 산 높고 골 깊은 고장이라 산꾼은 물론이고 잔차꾼들에게도 인기있는 곳이다. 산첩첩이니 그 산을 관리하기 위한 임도가 발달하였고, 골 깊으니 산속 곳곳에 인간 삶의 터전들이 산재하고 그곳들을 연결하였던 옛길들이 남아 있는 까닭이다.

 

강/사/랑도 가끔 산길 가는 틈틈이 잔차 몰고 가평의 산자락을 돌아보곤 했는데, 그 재미도 쏠쏠한 것이 산길 가는 것 못지 않다.

 

그리하여 각종 행사 많아 야영산행 가지 못한 어느 휴일에 잔차로 가평의 골짜기들을 더듬어 볼 작정을 하였다. 가평읍에서 북면의 골짜기를 길게 북상하여 도마치고개를 넘고, 화천 사창리를 거쳐 춘천으로 들어가면 될 듯하였다.

 

거리는 80km 남짓이고 도마치까지 길게 이어지는 고갯길만 극복하면 될 듯하여 마눌에게도 도전시켜 볼만 하였다. 가평 산길의 경사를 간과하였음은 나중에 밝혀질 일이지만, 일단 출발은 씩씩하였다. 잔차 두 대에 바람 빵빵하게 채운 후 집을 나서니 유월 마지막 주 일요일의 일이다.

 

그런데 이 날은 기상청에서 폭염주의보를 발령한 날이었다...

 

 


조무락골 탁족(濯足)!!


일시 : 2015년 6월 28일, 해의 날

구간 : 가평역 ~ 마장리고개 ~ 북면 ~ 연인산 갈림길 ~ 명지산들머리 ~ 화악중봉들머리 ~ 강씨봉 갈림길 ~ 드림아일랜드수련원 ~ 조무락골 ~ 역순 복귀 ~ 가평역

 

 

유월이지만 폭염주의보가 내린 엄청나게 더운 날이다. 이번에는 가평역에서 출발해서 도마치 고개를 넘고 사창리 거쳐 춘쳔으로 넘어가는 라이딩 코스를 계획했다.

 

우리 사는 곳이 수도권 남부의 수원이라 가평까지 접근하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오며가며 겪는 그런 일들도 라이딩의 한 부분이라 할 수 있으니 감내해야 한다.

 

가평 거쳐 춘천가는 열차는 용산역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일단 성균관대역까지 자전거 편으로 달려 가서 1호선을 타고 용산역까지 갈 작정이다. 타이어 바람 확인한 후 가볍게 몸 풀고 자전거 바퀴를 굴려 집을 출발한다.

 


 

북면/北面

 

면적 230.95㎢, 경기도 가평군 북부에 있는 면. 북쪽과 동쪽으로 강원도 화천군과 춘천시, 서쪽으로 포천시와 경계하고, 남쪽으로 가평읍·하면(下面)에 접한다. 면의 대부분이 높은 산지를 이루어 명지산(明智山:1,267m)·화악산(華岳山:1,468m)·촛대봉(1,125m)·가덕산(加德山:858m) 등의 높은 산이 많고 중앙을 남북으로 가평천이 흐른다. 농경지는 가평군에서 가장 적고 대부분이 밭으로 이용된다. 면적은 가평군에서 가장 넓지만 산악이 대부분으로 주요도로는 가평천을 따라서 남북으로 달리는 지방도가 있다. 이 일대의 가평천은 청정 1급수 하천이다. 문화재로는 강영천 효자문, 제령리 요지(濟寧里窯址)가 있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함.- 사진은 모두 스마트폰 버전임)

 

 


# 가평 북면 라이딩 잔차 바퀴의 궤적.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출발 전 가볍게 주변을 몇 바퀴 돌며 컨디션 점검을 한다.

 

 

 

# 사람도 기계도 이상이 없으니 출발이다.

 

 

 

# 성대역에서 1호선 타고 한 시간 넘게 달려 용산역에 도착했다. 경춘선 전철과 ITX 청춘열차는 같은 플랫폼에서 출발한다. 열차는 차비가 비싸지만 한 방에 가니 시간면에서 절약이 많다. 플랫폼에서 안내하는 연세있으신 분에게 물으니 청춘열차에 자전거 싣기가 가능하고 특별한 예약 없이 그냥 가지고 타면 된다한다. 얼른 스마트폰으로 열차표를 예매했다. 사진은 퇴계원 인근 왕숙천이지 싶다.

 

 

 

# 춘천으로 나들이 가는 사람, 자전거족들로 붐볐을 전철에 비해 ITX열차는 너무나 편하다.

 

 

 

# 쳥평 인근 북한강의 모습이다.

 

 

 

# 얼마전 야영 산행을 했던 화야산의 모습이 보인다.

 

 

 

# 그런데 ITX열차는 자전거를 따로 예매해야 했다. 사전 예약 없이 자전거를 태웠다고 승무원에게 한 소리 들었다. 용산역에서 직원에게 물어 보고 탄 것이라 해명하여 겨우 통과했다.

 

 

 

# 가평역에 도착했다.

 

 

 

# 역광장에는 뜨거운 열기가 가득하다. 하지만 아직은 어떤 어려움이 닥칠지 알 수없어 출발이 가볍다.

 

 

 

# 가평 시내에서 간단한 패스트푸드로 점심을 먹고 출발했다.

 

 

 

# 승안삼거리를 지나며 가평읍을 벗어났다. 죄측에는 칼봉산, 우측에는 가평천을 두고 북상한다. 마장리에서 긴 고개 하나를 만난다.

 

 

 

# 벌써 귀경하는 차량들이 많다. 이 염천의 찜통 더위 속에 낑낑 자전거 바퀴를 굴려 고개를 오르는 우리가 신기한지 차안에서 내다보는 사람들이 많다.

 

 

 

# 초반에 힘을 좀 뺐다. 이 고개부터는 북면관할로 들어간다.

 

 

 

# 고개 위 조망이 조금 트인 곳에서 가평천과 이곡리 들이 보인다.

 

 

 

# 북배산으로 이어진 개곡리 산 자락 하나가 잘려 나가고 있다.

 

 

 

# 긴 내리막을 신나게 달려 북면사무소가 있는 목동교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길은 양 갈래로 갈라진다. 우측길은 화악산 가는 길이고 좌측길은 명지와 연인산 가는 길이다. 화악산은 좌측길로 가도 오를 수 있다.

 

 

 

# 다리 아래에 물놀이하는 사람들이 있어 우리도 잠시 그늘에 쉬며 그들을 구경했다. 이후 목동리를 벗어나다가 마눌이 슬라이딩 사고를 당했다. 도로에 모래가 깔려 있었는데 그곳에서 핸들을 꺾다 미끄러진 모양이다. 크게 다치지는 않고 무릎이 까져 피가 난다. 상처 닦고 소독약 뿌린 후 밴딩을 해 줬다.

 

 

 

# 가평천은 재령리를 지나며 크게 좌우로 휘감아 돈다. 인간의 길도 그 물줄기를 따라 휘감는다. 그 중간에 백둔교가 있다. 좌측으로 백둔교를 건너면 연인산으로 이어진다.

 

 

 

# 백둔교를 지나 잠시 달리는데 길가에 산딸기가 주렁주렁이다.

 

 

 

# 새콤달콤한 산딸기가 맛나게 익었다.

 

 

 

# 순식간에 봉지에 그득 담긴다. 이후 조무락골 인근에서 다시 산딸기를 만나 봉지를 절반 넘게 채웠다. 이 산딸기는 나중에 산딸기잼으로 변신하게 된다. 

 

 

 

# 산딸기에 혹해서 시간 지체가 심했다. 도마치까지 가려면 서둘러야 한다.

 

 

 

# 오목골과 도대리를 차례로 지난다. 가평천이 휘감는 곳에 넓은 소(沼)가 있다. 여름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이 가득하다.

 

 

 

# 이 동네는 오토캠핑장, 숲속 야영장 등이 즐비하다. 저 잣숲에서 야영하면 정말 좋겠다.

 

 

 

# 길가에 피서객들이 주차한 차들이 많다. 왁자지껄 물놀이에 신난 목소리도 높다.

 

 

 

# 명지산 입구에 도착했다. 두어해 전 명지산 오르막 끝에 있는 명지산 유일의 나무 데크에서 하룻밤 보낸 일이 있다. 달빛이 정말 좋은 밤이었다. 명지산 입구 가게에 들러 얼음 과자 하나씩 먹고 다시 출발한다.

 

 

 

# 익근리 명지산 입구에서 다시 구불구불 고갯길을 서너번 꺾어 올라 가면 관창교가 나온다. 관창교는 화악산 들머리 중 하나이다. 오늘 라이딩 코스는 가평읍에서부터 전체적으로 오르막으로 형성되어 있다. 게다가 폭염주의보가 내린 날이라 페달링이 아주 힘들다.

 

 

 

# 화악산 중봉이 올려다 보인다. 화악산은 경기 제1악(岳)이다.

 

 

 

# 관창리를 떠나 다시 북상하면 논남기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좌측 논남기로 올라 가면 강씨봉이 나온다. 저곳 잣숲에서의 야영도 정말 좋았다.

 

 

 

# 다시 위로 올라가면 화악 중봉 등산로 중 하나인 가림약수터 들머리가 나온다. 길 건너에 드림아일랜드수련원이 있다.

 

 

 

# 나무 그늘에서 한참을 쉬었다.

 

 

 

# 정말 무더운 날이다. 햇빛에 노출된 종아리와 뒷목덜미가 발갛게 익었다.

 

 

 

# 계속 오르막을 올라 가면 용수동을 지나 삼팔교가 나타난다. 이곳 삼팔교는 조무락골과 석룡산의 들머리이다. 조무락골은 계곡이 유명한 곳이다. 관광버스 여러 대가 서있다. 또 얼마나 많은 단체산객들이 몰려 들었을까?

 

 

 

# 석룡산이 올려다 보인다. 석룡산도 꽤 힘든 산이다. 저곳 계곡 상류에서의 하룻밤도 기억에 남는 추억이다.

 

 

 

# 춘천까지 갈려면 아직 길이 많이 남아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더위 먹고 지쳐 더이상 오르막을 치고 올라 갈 힘이 없다. 그보다는 굳이 무리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하여 조무락골 계곡에서 발 담그고 쉬기로 했다.

 

 

 

# 음료수와 캔맥주를 사들고 계곡으로 내려갔다. 짐 내리고 계곡에 발 담그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우리 옛 선비들은 점잖은 체면에 염천의 여름날 훌렁 벗고 물에 뛰어 들지는 못하고 다만 계곡에 발 담가 더위를 식혔다. 그것을 탁족(濯足)이라 불렀다. 우리도 오늘은 탁족으로 만족한다.

 

 

 

# 하지만 지금 조무락골은 대한민국 중년들의 추태집합소가 되어 있다.

 

 

 

# 관광버스 타고 온 산악회가 서너팀 좌우 식당에서 난장 중이다. 노래방 노래소리, 고함소리, 춤추는 소리 등등 난리가 따로 없다. 잠시후 죄다 만취해서 계곡으로 들어가더니 물싸움을 벌인다. 조용히 쉬고 있는 다른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다.

 

 

 

# 물장난을 핑계로 서로 안고 만지고 비비고... 자기 남편이나 부인을 대동한 이는 없어 보인다. 옆에 있다면 저럴 수는 없을 것이니...

 

 

 

# 산악회 사람들의 일탈이 눈쌀 찌뿌려지기는 했지만 계곡이 하 시원해 꽤 오래 쉬었다. 삼팔교로 돌아나와 마눌에게 넌즈시 도마치고개행을 떠 보았지만 씨알도 안 먹힌다. 결국 가평역으로 돌아가기를 결정했다.

 

 

 

# 올라 올 때와는 반대로 전체적으로 완만한 내리막이 계속 이어진다.

 

 

 

# 아직 뙤약볕 강렬하지만 내리막이라 견딜만 하다.

 

 

 

# 명지산 입구를 다시 지난다.

 

 

 

# 계곡에서 피서하는 사람들이 이 순간 정말 부럽다.

 

 

 

# 오를 때와는 달리 진행속도가 빠르다.

 

 

 

# 길게 달려 목동교로 복귀했다.

 

 

# 저멀리 가평천 위로 명지산과 연인산이 건너다 보인다.

 

 

 

# 북면 우체국 그늘에서 오래 쉬었다.

 

 

 

# 마장리고개는 여전히 힘들다.

 

 

 

# 가평읍으로 복귀해서 시원한 팥빙수를 즐겼다. 팥빙수는 우리 라이딩 주전부리 1순위 음식이다.

 

 

 

# 그리고 다시 가평역으로 복귀.

 

 

 

# 가평역에서 ITX를 예약하려고 했으나 자전거 좌석은 이미 매진이다. 가평역 담당자에게 자전거를 분리하여 소지하면 수하물이 되니 탑승 가능하지 않느냐고 질의하니 오케이 싸인이 나온다. 게다가 자전거를 분리하여 탑승하는 것을 돕기까지 한다. 착한 이들이다. 바퀴는 케이블 타이로 묶고, 크랭크는 비닐봉지로 싸서 기름 묻는 것을 방지했다.

 

 

 

# 청춘열차는 전철에 비해 속도도 빠르고 아늑하다. 오늘은 오며가며 편하게 했다.

 

 

 

# 자전거 좌석은 매진이지만 저렇게 하니 탑승에도 문제 없고 다른 이에게 방해도 되지 않는다.

 

 

 

# 이후 용산에서 전철로 갈아타고 길게 남하하여 성대역으로 돌아왔다. 날은 이미 저물었다.

 

 

 

# 대학가 어느 식당에서 뒷풀이를 했다. 막걸리도 한 잔 하고...

 

 

 

그렇게 가평 일대 라이딩을 마무리했다. 원래 계획대로 도마치를 넘고 사창리 거쳐 춘천까지 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화악산, 명지산, 연인산, 석룡산으로 이어지는 가평의 산들과 가평천의 흐름을 따라 라이딩하였고 조무락골에서 탁족까지 즐겼으니 그것으로 충분하였다.

 

게다가 라이딩 도중 구한 산딸기로 잼을 만들고 오디로는 맛난 오디주를 담궜으니 나중에 동무들 불러 술 한 잔 나누면 금상첨화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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