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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명산]41(월악산/月岳山) - Stairway to heaven!! 본문

산이야기/100대 명산

[100대 명산]41(월악산/月岳山) - Stairway to heaven!!

강/사/랑 2017. 6. 2. 09:46
[100대 명산]41(월악산/月岳山)



There's a lady who's sure all that glitters is gold / And she's buying the stairway to heaven. / When she gets there she knows, if the stores are all closed / With a word she can get what she came for /Ooh ooh, and she's buying the stairway to heaven. // There's a sign on the wall but she wants to be sure. / 'Cause you know sometimes words have two meanings. / In a tree by the brook, there's a songbird who sings / Sometimes all of our thoughts are misgiven / Ooh ooh, it makes me wonder / Ooh ooh, it makes me wonder. // There's a feeling I get when I look to the west. / And my spirit is crying for leaving / In my thoughts I have seen rings of smoke through the trees. / And the voices of those who stand looking. Ooh ooh, it makes me wonder. / Ooh ooh, it really makes me wonder // And it's whispered that soon if we all call the tune. / Then the piper will lead us to reason / And a new day will dawn for those who stand long / And the forests will echo with laughter. // If there's a bustle in your hedgerow, don't be alarmed now. / It's just a spring clean for the May queen. / Yes, there are two paths you can go by, but in the long run. / There's still time to change the road you're / on And it makes me wonder. // Your head is humming and it won't go, in case you don't know. / The piper's calling you to join him / Dear lady, can you hear the wind blow? and did you know. / Your stairway lies on the whispering wind? // And as we wind on down the road / Our shadows taller than our soul. / There walks a lady we all know / Who shines white light and wants to show. / How everything still turns to gold. / And if you listen very hard. / The tune will come to you at last. / When all are one and one is all / To be a rock and not to roll. // And she's buying the stairway to heaven.

반짝이는 건 모두 금이라고 믿는 여인이 있어요./ 그녀는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사려고 하지요. / 그녀가 그곳에 도착 했을 때, 모든 가게 문이 닫혀 있더라도 / 말 한 마디로 그녀는 자신이 원한 걸 얻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죠. / 우, 그녀는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사려고 합니다. // 벽에 표시가 붙어 있지만, 그녀는 확실히 해두려고 합니다. / 왜냐면 말은 가끔 두 가지 뜻을 갖기도 하니까요. / 시냇가 나뭇가지 위에서 새들이 노래할 때 / 우리는 때때로 불안을 느끼기도 하지요. / 우우, 놀라운 일이에요. / 우우, 놀라운 일이에요. // 서쪽 하늘을 바라볼 때면 느끼는 게 있어요. / 떠남을 아쉬워하며 울고 싶어져요. / 나뭇가지 사이로 둥그런 연기가 피어오르는 걸 보고 / 서서 바라보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은 듯 해요. / 우우, 놀라운 일이에요. / 우우, 놀라운 일이에요. // 이제 곧 우리의 삶이 모두 결정되면 / 파이프 연주자가 우리로 하여금 이유를 깨닫게 하고 / 오래 서서 기다린 자들을 위해 새로운 날이 밝아오겠지요. / 숲은 웃음으로 메아리칠 것입니다. // 당신의 울타리에 분주함이 있더라도 걱정하지 말아요. / 5월의 여왕을 위한 봄 청소일 뿐이니까요. / 당신이 가는 길은 두 갈래 길이지만, 길게 보면 / 길을 바꿀 시간은 충분하지요. / 놀라운 일이에요. // 당신 머릿속 윙윙거림이 떠나지 않을 때. / 파이프 연주자가 당신을 부릅니다. / 여인이여, 당신은 바람 소리를 들을 수 있나요? / 당신의 계단이 바람의 속삭임 속에 있다는 걸 알고 있나요? // 인생의 길을 달려갈 때에 / 우리 영혼보다 그림자가 더 거대해 보일 때 / 우리 모두가 아는 그 여인은 / 하얀 빛을 밝히며 / 아직도 모든 게 금빛으로 변한다는 걸 보여주려 하죠. / 열심히 듣다 보면 / 그 음악을 깨우치게 될 거예요. / 모두가 하나이고, 하나가 모두일 때 흔들리지 않는 반석이 될 때 / 그녀는 비로소 천국으로 오르는 계단을 사게 될 겁니다.


이 노래는 전설적인 록 그룹 Led Zeppelin의 'Stairway To Heaven'이다. 레드 제플린은 7, 80년대에 청춘을 보낸 우리 세대의 팝음악 팬에겐 과히 신적인 존재였다.

그들로부터 헤비메탈(heavy metal)은 시작되었고 절정을 이뤘다. 헤비메탈은 6, 70년대 영국과 미국에서 발생한 록 음악으로 강렬하고 왜곡된 사운드의 일렉트릭 기타, 격렬한 드럼, 샤우팅 창법의 보컬 등을 특징으로 한다. 리드 기타, 리듬 기타, 베이스와 드럼으로 구성된다. 키보드를 추가하기도 하였다. 그 이전에는 하드 록(Hard Rock)이라 부르기도 했다.

1968년 영국 런던에서 록 그룹 야드버즈(The Yardbirds) 출신의 기타리스트 지미 페이지(Jimmy Page)는 로버트 플랜트(Robert Plant. 보컬)와 존 보넘(John Bonham. 드럼), 존 폴 존스(John Paul Jones. 베이스)와 의기투합하여 '뉴 야드버즈(The New Yardbirds)'라는 팀을 결성했다.

이들은 곧 팀 이름을 레드 제플린으로 고친 후 본격적인 활동을 하였다. zeppelin은 독일의 귀족이며 항공기 제작자인 페르디난트 폰 체펠린(Ferdinand Graf von Zeppelin)이 만든 비행선의 이름이다. 비행선은 비행기 시대 이전에 하늘을 주름잡던 항공기이다.

레드 제플린의 음악은 단순한 팝송의 범주를 벗어난 명품(名品)이나 작품(作品) 등의 이미지를 가진다. 70, 80세대인 우리는 그들의 명곡 'Stairway To Heaven'과 'Since I've been loving you'를 들으며 팝송이란 장르가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느꼈고 단순히 듣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통해 배워야 하는 영역임을 알았다.

특히 'Stairway To Heaven'은 웅장하고 드라마틱한 노래와 더불어 추상적이고 시적인 가사 때문에 전 세계 음악팬들의 사랑을 넘어선 추앙을 받았다. 이른바 전설(傳說)이 된 음악이다. 웅얼웅얼 대는 듯하다가 하늘 끝까지 밀어 올리는 로버트 플랜트의 보컬과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기타와 드럼 그리고 베이스의 조화가 환상 그 자체이다.

처음 이 곡을 완성하고 공식 발매하기 전 음악팬들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콘서트장에서 연주하였는데, 노래가 끝났는데도 청중들이 아무 반응이 없었다 한다. 그 침묵은 30초 이상 지속되었다. 멤버들은 청중이 이 노래를 싫어 해서 그런 줄 알고 실망이 컸다. 하지만 곧 청중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환호하였고 그들은 곧바로 이 곡을 다시 연주해야 했다.

노래 가사는 "All that glitters is not gold(반짝이는 것이 모두 금은 아니다.)"라는 셰익스피어의 말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얻고 싶어 했던, 그렇기에 천국의 계단마저 원했던 여인에 관한 이야기를 로버트 플랜트는 추상적이고 모호하게 표현하였다.

그리하여 이 노래는 듣는 사람마다 다른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고 심지어 가사를 쓴 로버트 플랜트 그 자신도 어느 인터뷰에서 자기가 썼음에도 날마다 다른 의미로 해석하게 된다고 말했을 정도이다.

영어에 약한 강/사/랑은 추상적인 가사의 의미 해석보다는 지미 페이지의 현란한 기타와 존 보넴의 웅장한 드럼, 그리고 로버트 플랜트의 동물적인 샤우팅 창법에 반해 이 노래를 듣고 또 들었다.

발표된 지 40년이 넘고 그룹도 해체된 지 오래지만, 이 노래는 지금도 끊임없이 세계 곳곳에서 연주되고 있고 드라마나 영화에 삽입되어 영화적 감동을 배가시키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천국으로 오르는 계단이라는 시적 상징성 때문에 다른 장르의 소재로도 곧잘 인용된다.

월악산(月岳山)은 충청북도 충주와 제천, 단양, 그리고 경상북도 문경에 걸쳐 있는 산이다. 달이 뜨면 주봉인 영봉(靈峰)에 걸린 듯 보인다 하여 '월악(月岳)'이라 불렀다. 정상인 영봉은 높이 150m의 암봉으로 되어 있고 이 영봉을 중심으로 깎아지른 듯한 산줄기가 길게 뻗어 있는데, 모두 암봉으로 뾰족뾰족 하늘 높이 솟아 있다.

정상부가 여러 개의 깎아지른 암봉으로 되어 있어 그 봉우리를 오르자면 수많은 계단을 올라야 한다. 월악이 국립공원이 된 후 모든 암봉을 다 오를 수 있게 계단으로 산을 감싼 덕분이다. 그리하여 특별한 장비나 암벽 등반 능력이 없더라도 누구나 다리 품만 팔면 월악의 모든 봉우리를 오를 수 있다.

다만 그 계단이 하 많아 무릎 허벅지 터져나가고 숨소리 기관차 화통 소리처럼 헉헉거림은 감수하여야 한다. 그러나 암벽을 감싼 계단을 하나하나 오르다 문득 하늘을 올려 보면 눈앞에 아무 걸리는 것 없이 오직 이 계단을 통해 천국으로 오를 수 있을 듯한 착각을 얻을 수 있다.

그리하여 이곳 월악을 서너 차례만 오르면 다음 생애(生涯)에 천국으로 가는 티켓 한 장쯤은 미리 예약한 듯한 뿌듯함을 얻을 수 있으니 가히 천하 제일 산(山) 중 하나라 할 만하다.



Stairway to heaven!!


일시 : 2017년 5월 27, 28일. 흙과 해의 날.
세부내용 :
보덕암 주차장 ~ 보덕암 ~ 하봉 ~ 965봉 ~ 중봉/야영 ~ 영봉 ~ 신륵사 갈림길 ~ 송계 삼거리 ~ 헬기장 ~ 마애봉 ~ 마애불 ~ 덕주사 ~ 덕주산성 동문 ~ 마애교 ~ 덕주골

이 주 전 금수산 야영 산행을 다녀 온 후 마눌의 자신감이 많이 상승하였다. 원래 운동 좋아하고 오래 나와 함께 무거운 등짐 지고 야영 산행을 다니던 사람이라 한번 산행을 다녀 온 이후 어느 정도 감을 되찾은 느낌이다.

그래서 이번 주는 제대로 된 산행을 해보기로 했다. 그 기준으로 선택된 산이 바로 월악산(月岳山)이다. 월악은 이름처럼 바위가 발달한 암산(岩山)이다. 영봉, 중봉, 하봉의 뾰족한 세 암봉이 하늘을 찌르고 무엇보다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길로 유명하다.

1년 간의 공백 이후 겨우 첫 야영 산행을 했을 뿐인 사람을 데리고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우리는 늘 이런 식으로 좀 무모하게 도전을 하는 편이다. 쉰 넘어 처음 자전거를 배운 사람을 데리고 섬진강 종주를 다녀온 것이 우리이다. 그때 마눌은 자전거 배운 지 채 두 달이 되지 않았을 때였다.

무슨 일이든 시작 단계에서 좀 과감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다음에 찾아오는 시련은 큰 어려움 없이 이겨 낼 수 있는 법이다. 일종의 면역력 강화 방안이고 백신 요법이기도 한 것이다.

그렇게 월악은 선택되어졌는데, 나중에 돌아보니 좀 무모하기는 하였고 힘들기도 하였다. 그러나 돌아보고 웃을 수 있고 그 과정의 어려움을 즐길 수 있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였다. 그 월악을 찾아 집을 나선 것이 정유년 오월 마지막 주말이었다.


월악산/月岳山

충청북도 충주시·제천시·단양군과 경상북도 문경시에 걸쳐 있는 산. 주봉인 영봉(靈峰)의 높이는 1,097m이다. 달이 뜨면 영봉에 걸린다 하여 '월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삼국시대에는 월형산(月兄山)이라 일컬어졌고, 후백제의 견훤(甄萱)이 이 곳에 궁궐을 지으려다 무산되어 와락산이라고 하였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월악산국립공원의 가장 남쪽에 있는 포암산(布岩山:962m) 부근에서 북쪽으로 갈라져 나온 지맥의 끝부분에 솟아 있으며, 만수봉(萬壽峰:983m)을 비롯해 많은 고봉들이 있다. 정상의 영봉은 암벽 높이만도 150m나 되며, 이 영봉을 중심으로 깎아지른 듯한 산줄기가 길게 뻗어 있다. 청송(靑松)과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바위능선을 타고 영봉에 오르면 충주호의 잔잔한 물결과 산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봄에는 다양한 봄꽃과 함께하는 산행, 여름에는 깊은 계곡과 울창한 수림을 즐기는 계곡 산행, 가을에는 충주호와 연계한 단풍 및 호반 산행, 겨울에는 설경 산행으로 인기가 높다. 특히 동서로 8㎞에 이르는 송계계곡의 월광폭포(月光瀑布)·자연대(自然臺)·청벽대(靑壁臺)·팔랑소(八浪沼)·망폭대(望瀑臺)·수경대(水境臺)·학소대(鶴巢臺) 등 송계팔경과 16㎞에 달하는 용하구곡(用夏九曲)의 폭포·천연수림 등은 여름 피서지 가운데서도 명승으로 꼽힌다. 그 밖에 덕주사(德周寺)·산성지(山城址)·신륵사(神勒寺)와 중원 미륵리사지(彌勒里寺址:사적 317) 등 문화유적과 사적이 많고, 사자빈신사지석탑(보물 94), 중원 미륵리 삼층석탑(충북유형문화재 33), 중원 미륵리 석등(충북유형문화재 19), 제천 신륵사 삼층석탑(보물 1296) 등 문화재가 많다. 한국의 5대 악산(嶽山) 가운데 하나로, 1984년 12월 31일 월악산과 주변 일대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월악산 지형도.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영동과 중부내륙고속도로 번갈아 달리다 충주에서 국도로 나왔다. 36번 국도 타고 충주호 곁을 달리면 수산리가 나온다. 수산리에서 월악의 여러 봉우리가 올려다 보인다. 올록볼록한 산세가 예사롭지 않다.



# 제천 수산리에서 마을 안을 통과하여 산중턱으로 올라간다. 마을을 벗어나자 차 한 대 겨우 지날 좁은 도로가 산위로 이어지고 있다. 만약 중간에 상하행선 차가 엇갈릴 경우 상당히 곤란하겠다. 중간에 교행을 위한 공간이 있긴 하지만 구불구불한 경사로가 좁고 험해 후진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자동차 타이어에서 타는 냄새가 나게 높이 올라 가자 보덕암 주차장이 나온다. 이미 10여 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주차장 규모가 작긴 해도 깨끗한 화장실까지 갖추고 있다. 



# 보덕암의 강아지 인 듯한 누렁이 두 마리가 주차장을 지키고 있다. 이 넘들은 절에서 밥을 얻어 먹지 못하는 모양이다. 등산객들이 음식을 줘 버릇해서인지 자동차가 나타나자 차 바퀴에 칠 위험을 무릅쓰고 졸졸 따라다닌다. 오른쪽 녀석은 앞 다리 하나가 부러졌다. 아마도 자동차 따라다니다 차에 치인 모양이다. 잘 못 먹어 여위고 털색이 나쁘다. 다리 다친 넘은 피부병까지 있다.

산행 간식으로 준비했던 빵을 하나씩 줬더니 게눈 감추 듯 먹어 치운다. 빵 하나로는 양이 안차는 지 계속 우리를 졸졸 따라다닌다. 강아지 좋아하는 마눌이 그냥 지나칠 리 없다. 우리 간식 전부를 이 녀석들에게 주고 말았다.



# 강아지들과 작별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햇살 뜨거운 날이다.



# 시작부터 가파른 오르막이다. 마눌은 아직 이 무거운 대형배낭에 적응이 덜 된 상태이다. 지난주 금수산 야영산행이 1년 만의 등짐이었기 때문이다. 상황 봐가며 일정을 조정할 작정이다.



# 오후의 뜨거운 햇살, 무거운 등짐, 가파란 경사까지 시작부터 거친 숨소리가 울려 퍼진다. 



# 보덕암 입구가 곧바로 나타난다.



# 보덕암(寶德庵)은 이곳 월악 하봉에 위치한 궁벽한 사찰이다. 그 기원은 신라 시대 왕리조사(王利祖師)가 수행했던 보덕굴에서 비롯되었다. 그 굴은 지금 저 사찰 경내에 있다. 사찰이 조성된 것은 1918년으로 100년 남짓이다. 사찰 구경은 내일 하기로 하고 오늘은 갈 길 바빠 멀리서 눈으로만 보았다. 



# 入此門內 莫存知解 (입차문내 막존지해 ; 이 문에 들어서면 아는 것을 모두 버려라). 선가귀감(禪家龜鑑)에 나오는 경구이다. 주로 사찰 기둥에 주련(柱聯)으로 많이 쓰이는 글귀이다. 선의 세계에 들어오면 얕은 지식으로 그것을 풀어내려 하지 마라는 의미이다. 이 뒤에 無解空器 大道成滿 (무해공기 대도성만 ; 알음알이 없는 빈 그릇이 큰 도를 채운다)이란 댓구가 뒤따른다.



# 사찰 입구 반대편에 월악 들머리가 있다. 그 문 앞에 산딸기 빨갛게 열려 있다.



# 숲으로 들어서자 곧 나무계단이 앞을 막는다.



# 숲그늘 짙어 햇살로부터 해방된 것은 반길 일인데 이 끝없는 계단은 이후 산행 내내 따라다니게 된다.



# 계단 높이가 우리 보폭과 맞지 않아 더욱 힘이 든다.



# 한 굽이 돌자 이내 숨이 차오른다. 바람 부는 곳에 서서 한숨 돌린다.



# 계단이 연달아 나타난다. 계단이 이렇게 많은 것은 경사가 그만큼 가파르다는 의미이다. 예전에는 저 길을 그냥 치고 올라가든지 우회하였을 것이다.





# 가파른 경사와 배낭 무게에 눌려 쉬는 횟수도 점점 늘어난다.





# 아주 오래 걸린 듯한데 이제 겨우 500m를 왔단다. 오잉? 그럴리가?



# 모르겠다. 일단 가 봅시다. 가다보면 바람 좋은 곳, 조망 좋은 곳에 서겠지!





# 배낭 무게에 적응이 덜 된 마눌의 고생이 심했다. 그래도 옛 경력이 있는 사람이라 씩씩하게 잘 왔다. 이곳 바위는 책을 쌓아 둔 듯하기도 하고 시루떡을 쌓아 놓은 듯하기도 하다.



# 힘 내시오!



# 낑낑 오르다보면 숲 위로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 절벽 타고 시원한 바람 올라 오는 바람골에 도착했다. 이 주위는 잘 생긴 금강송 군락지이다.



# 소나무 두 그루 뿌리를 서로 얽어맨 채 긴 세월을 살아 왔다.





# 숲 너머로 전망대가 보인다.



# 전망대를 목표로 출발!



# 또 계단이다.







# 이렇게 일정한 높이의 계단은 리듬만 잘 맞추면 미끄러운 맨땅의 등로에 비해 오르기가 더 쉬울 때도 있다.



# 하봉 전망대에 도착했다.





# 이곳 하봉 전망대는 가로 세로 오륙 미터 정도의 나무데크이다.



# 위치상 월악 오른쪽의 조망이 좋은 곳이다. 제일 먼저 충주호 쪽 조망이 눈에 들어온다.



# 가두리 양식장 같은 구조물이 물에 떠있다. 그 뒤에 삼각형으로 우뚝한 산은 충주의 진산인 계명산(鷄鳴山)이다. 774m이니 꽤 높이를 가지고 있는 산이다. 계족산(鷄足山) 혹은 심항산(心項山)이라고도 불렀다 한다.



# 충주호에 걸린 월악교와 송계교가 보인다. 두 다리 사이의 빨간 지붕 건물은 불교문화원이다. 



# 물굽이가 휘감아 도는 오른쪽 탄지리와 수산리의 조망이다.



# 가까이 당겨보면 우리가 출발하였던 수산교와 수산리 마을, 그리고 보덕암으로 올라오는 가파르고 좁은 산길이 보인다. 



# 좌측으로 시선을 돌리면 송계계곡과 그 뒤의 산첩첩이 눈에 들어온다. 북바위산, 석문봉, 망대봉, 말뫼산이 좌에서부터 둥글게 자리하고 있다.



# 송계리 동창교 일대. 월악산 산행의 주요 기점이다.



# 뒤쪽으로 문경 일대의 산줄기가 첩첩으로 겹쳐 있다.





# 앞 쪽 하얀 암봉이 있는 북바위산, 그리고 맨 뒤에 신선봉에서 마패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가로로 길게 누워 있다.



# 우측 맨 뒤의 산은 괴산의 군자산(君子山)이다. 충북의 소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경치가 좋다 한다. 높이는 948m이다.



# 맨 뒤에 쌍봉으로 된 산은 괴산의 박달산이다. 800봉과 825봉 두 개의 쌍봉으로 되어 있다.



# 어제 산행지 결정하면서 마눌에게 세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1번 월악산, 2번 치악산, 3번 덕숭산, 4번 중미산, 1번과 2번은 악(岳)자 들어가니 빡센 산이고 3번과 4번은 널널히 다녀올 수 있는 산이요. 어느 것을 선택하겠소? 마눌의 선택은 당연히 3과 4였다. 그 얘기 다 듣고 아침에 출발할 때는 방향을 이곳 월악으로 잡았다. 어차피 자기 마음대로 결정할 것이면서 묻기는 왜 묻느냐고 마눌의 불만이 컸다. 그것이 절차상 민주주의 아니겠소?



# 최고의 조망처 중 하나인 하봉 전망대와 작별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 이곳에서의 거리는 일반 산행지의 거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암봉을 여러 개 오르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 좀 전의 하봉 전망대와는 달리 북동 쪽으로 조망이 열린 바위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이 제1하봉이다.





# 하얀 바위 너덜이 있는 중앙의 산이 하설산(夏雪山)이고 우측 뒤의 산이 문수봉(文繡峰)이지 싶다. 하설산은 1,034.7m이고 문수봉은 1,161m이다. 문수봉은 월악산 국립공원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하설산은 여름에도 눈을 볼 수 있는 산이라는 뜻이다. 문수봉 우측 뒤에 멀리 있는 산은 황정산이다.



# 잠시 더 진행하면 앞이 트이고 가야 할 제2하봉과 965봉, 그리고 중봉이 보인다.



# 영봉은 중봉에 가려 이곳에서 보이지 않는다. 월악은 같은 높이의 하봉 2개, 965m봉, 중봉, 그리고 영봉 順으로 하늘 높이 솟아 있다.



# 제1하봉과 2하봉은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마눌은 이 구름다리를 도대체 어떻게 이었을까 매우 궁금해 했다. 현지에서조립해서 넘겼을 수도 있고 평지에서 조립해서 헬기편으로 옮겼을 수도 있겠지요.





# 구름다리 위에서 북동쪽으로 조망해 본다.



# 저멀리 산줄기의 가운데 우뚝한 산은 지난주 다녀온 금수산이다. 좌측 오똑한 봉우리는 망덕봉, 그 왼쪽으로 신선봉까지 이어지는 능선이 가로로 장쾌하다. 금수산은 단양에서 보면 육산인데, 이곳 제천 방향에서 보니 전형적인 골산의 모습이다.



# 제2하봉을 다시 오른다. 이 동네의 하봉을 제1, 2로 나눠 부르는 것은 내가 임의로 정한 말이다.



# 구름다리는 이렇게 둥근 아치형을 이루고 있다.



# 다시 구름다리를 만난다. 제2하봉과 965봉을 잇는다.





# 구름다리로 연결된 965봉의 우뚝한 모습.



# 그곳에 얕은 깊이의 기도터 암굴이 있다.



# 끙차~ 무거운 배낭 때문에 오늘 고생 좀 한다.



# 지나온 두 개의 하봉을 돌아본다.



# 965봉 오름도 암봉에 설치된 계단길이다. 그 오름의 사진이 참으로 드라마틱하다.







# 수고하시었소! 그래도 보람은 있을 것이오!





# 그 암봉 옆으로 중봉이 하늘 높이 솟아 있다. 가야 할 길 멀고 힘들지만 경치 하나는 정말 최고로다!





# 중봉 뒤쪽으로 월악의 상봉인 영봉이 살포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



# 돌아보면 지나온 하봉 두 개가 조금 낮은 높이에서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 중봉을 향해 고고! 월악에서의 수백 장 사진 중 나는 이 사진이 현장감 있어 보기에 좋다.



# 중봉과 영봉. 두 봉우리 모두 철계단을 이용해 정상을 오르게 되어 있다.



# 위로 오르기 위해서는 먼저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 동창교 방향의 이름없는 암봉. 낙락장송 소나무 울울창창하다.



# 철계단과 구름다리로 정상을 오르기 전에는 하봉은 좌측으로 우회하게 되어 있었다.



# 월악은 참으로 다양한 모습의 산이다. 오르고 내리고 계단오르고 밧줄 잡는다.





# 중봉 오르막에 지리산 통천문이나 주왕산 통천문을 연상시키는 곳이 있다. 갈라진 암봉 사이에 돌이 끼어 하늘의 문처럼 된 곳이다. 마침 그 방향으로 해가 있어 빛무리 있는 역광사진이 된다.





# 곧 바깥으로 노출된 철계단을 오른다.



# 중간에 돌출된 전망대가 있다. 지나온 965봉과 하봉이 돌아다 보인다.



# 철계단 없었으면 꿈도 못 꾸었을 길을 약간 힘이 들기는 하지만 안전하게 오를 수 있다.





# 중봉 마지막 정상부는 하늘로 오르는 길이다. 'Stairway to Heaven' 인 것이다. "반짝이는 건 모두 금이라고 믿는 여인이 있어요. 그녀는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사려고 하지요. 그녀가 그곳에 도착 했을 때, 모든 가게 문이 닫혀 있더라도 말 한 마디로 그녀는 자신이 원한 걸 얻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죠. 우우, 그녀는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사려고 합니다..."











# "All that glitters is not gold.(반짝인다고 모두 금은 아니다.)" 서양 격언에 있는 이 유명한 말을 역설적으로 믿는 여인의 이야기로 레드 제플린은 노랫말을 풀어 나간다. "There's a lady who's sure all that glitters is gold. And she's buying the stairway to heaven. (반짝이는 건 모두 금이라고 믿는 여인이 있어요. 그녀는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사려고 하지요.)"<

반짝이는 것 모두가 금이 아님을 뼈저리게 느낄 나이를 지난 우리는 계단으로 오르는 천국보다 지상의 포근한 방 한 칸이 더욱 소중함을 안다. 하지만 간혹은 그 포근한 방을 벗어나 하늘로 오르는 계단을 걸어 보는 것도 필요하다. 그 계단 끝 산정에서 보자면 오욕에 찌들었던 지상도 해질녘 석양빛에 물들어 금빛으로 반짝인다. 그러면 반짝이는 이 속세도 금에 다름없다 여겨질 것이다.



# 끝없는 계단을 걸어 하늘 가까이 섰다. 깎아지른 절벽 위에 서서 세상을 굽어보자니 노을빛에 물들어 인간 세상도 밝게 빛난다. 반짝이는 모두가 금이 아닐지라도 지금 멀리서 보는 저 인간세도 금처럼 아름답고 소중하다.



# 금빛처럼 반짝이는 아래 세상의 멋진 조망을 마눌은 한참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 중봉 암벽 우측으로 문경 일대의 백두대간 산줄기와 주변의 산첩첩이 가로로 길게 걸렸다.



# 주흘산(主屹山). 문경 쪽에서 바라보면 여신(女神)이 누워 있는 모습인데, 월악에서 보니 성채같은 모습이다. 문경의 진산(鎭山)으로 예로부터 문경의 상징이었다.



# 부봉(釜峰). 모두 여섯 개의 봉우리로 되어 있고 제2봉이 주봉이다. 그 봉우리의 높이는 935m이다. 백두대간에 속한 산이라 2005년에 우리 부부가 함께 지난 곳이기도 하다.



# 괴산쪽 산첩첩. 군자산과 박달산이 보인다.



# 노을빛 물드는 중봉 정상에 서서 오래 주변 경치를 감상하였다.





# 전방으로 월악의 상봉인 영봉이 건너다보인다.



# 멀리서 보니 정상에 텐트 한 동이 설영되어 있고 산객이 한 명 서서 이 쪽을 보고 있는 듯하였다. 카메라로 땡겨보았다. 정상에 설치된 안내판이 그런 착각을 하게 만들었다.



# 영봉까지는 다시 1km를 더 가야 한다.



# 잠시 고민하다가 이곳에 머물기로 했다. 오랜만에 무거운 등짐 지고 암봉을 오르내렸더니 마눌의 체력에 무리가 좀 있는 듯하였기 때문이다.



# 등짐 내리고 청풍호반으로 노을빛 물드는 것 감상하였다.



#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도움되지 않고 강압적이며 무례한 이웃 나라를 가까이 두고 있다. 그 달갑지 않은 이웃 때문에 우리 하늘은 늘 미세 먼지 가득한 상황이다. 늘상 하늘을 가득 메운 미세 먼지 때문에 환경이나 건강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다. 그들이 날려보낸 뿌연 먼지는 우리에게서 깨끗한 하늘을 빼앗아 가버렸다. 하늘 깨끗하지 않으니 노을빛도 예전 같지 않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을은 여전히 아름답다. 예전의 장엄한 아름다움에 조금 못 미치기는 하지만...



# 데크 안쪽으로 설영하였다. 지금 중봉산정에는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이곳의 바람은 체온을 순식간에 빼앗아 가던 지난주 금수산의 바람과는 달리 세기만 강할 뿐 아주 차갑지는 않다.



# 그리고 고맙게도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면 신기하게 바람의 공격에서 벗어나게 된다.





# 중봉에서 머물기로 결정하여 시간 여유가 많이 생겼다. 집 지어놓고 그 안에 누워 노을 구경을 실컷 했다.





# 해가 완전히 청풍호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노을 구경만 하였다.





# 이윽고 어둠 찾아와 주변 경치 고요히 가라앉을 때 비로소 산상만찬을 준비했다.



# 월악산정(月岳山頂)의 막걸리 한 잔!



# 중봉산정의 밤은 고요하면서도 강렬하다. 세상 번잡함과 멀어졌으니 고요한데, 하늘 가까운 암봉 정상이라 하늘 기운 충만하였기 때문이다. 





# 일찍 잠들지 못하고 주변을 오래 서성거렸다. 원래 월악(月岳)은 그 이름에 달을 품은 산이다. 인간세에서 올려볼 때 이 산정에 걸린 보름달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보름달을 볼 수 있는 시기가 아니어서 눈썹 같이 가는 초승달이 건너편 산정에 걸려 있을 뿐이다. 대신 이 밤 월악산정의 밤하늘엔 별무리의 잔치가 화려하다. 하늘 가득 보석처럼 찬란한 별빛이 하 아름다워 계속 하늘만 올려다 보았다.  



# 하늘 정기(精氣) 가득한 좋은 밤을 보냈다. 그 정기에 취해 일찍 잠들지 못하고 너무 오래 텐트 바깥에서 서성거렸나보다. 텐트 밖이 훤해 나와보니 이미 해가 솟아 버렸다. 일출을 놓친 것이다.



# 벌겋게 솟아오르는 일출을 보고자 했는데 이미 하늘 안으로 솟아 밝은 빛을 뿌리고 있다. 







# 아쉽다. 일출 놓친 게 아쉬워 몸이 꽁꽁 어는 줄도 모르고 정상 주위를 맴돌았다.



# 영봉에도 아침 햇살 찾아들었다.



# 전방 문경에서 괴산까지 이어진 산첩첩도 간밤 어둠을 벗고 새아침을 맞이한다.



# 충주호 너머 충주 방면의 풍경도 아침빛으로 물든다.



# 동북쪽 단양 방면이 제일 먼저 햇살을 받아 드라마틱하게 빛난다.



#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그 모습을 차례로 담아 봤다.









# 하루 분량의 우리 보금자리에도 아침이 찾아 왔다. 빨간 텐트가 들어간 중봉 정상의 경치가 환상이다.







# 새 아침이라 어제 미세 먼지 때문에 제대로 표현 못한 산줄기들이 뚜렷이 구별된다. 맨 뒤쪽에 백화산, 이만봉, 희양산, 이만봉과 희양산 사이 바로 앞에 뾰족한 조령산이 구별된다. 



# 신선봉과 마패봉은 더욱 뚜렸하다.



# 군자산.



# 박달산도 어제보다 더욱 뚜렸하다.



# 충주의 계명산.



# 최대한 서둘러 주변을 정리했다. 음식물 빠져 짐 보따리가 한결 가벼워졌다. 





# 짐 꾸리는 동안 주변의 풍광이 여러가지 색채로 변화하고 있다.



# 금수산. 불과 1주일 전 같은 시각에 저 금수산정에 서 있었다.



# 금수산 우측에 있는 802봉. 중계탑이 있어 쉽게 구별된다.



# 마지막으로 충주호와 작별하고 중봉을 떠난다.



# 영봉 정상에 벌써 누군가 올라와 있다. 정말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저곳에서 밤을 보냈다면 곤란할 수도 있었겠다.



# 중봉 내리막 암벽에 서로 다른 세 종류의 야생초가 공존하고 있다. 원추리, 산부추 그리고 하나는 모르겠다.



# 가야 할 영봉의 모습이 위압적이다.



# 영봉은 거대한 바위 덩어리 하나이다. 그 바위 덩이가 앞쪽으로는 바람을 받아 수풀이 모두 사라졌고 반대쪽은 수풀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이다.



# 마눌과 나 둘 다 이 장관 앞에 잠시 말을 잊었다. 저 암벽의 높이가 무려 150m이다.



# 영봉을 오르기 위해서는 역시 중봉을 모두 내려야 한다. 암릉 구간을 한참 돌아 내리자 바람 좋은 안부(鞍部)가 나온다.



# 안부에서부터 본격적인 영봉 오름이 시작된다.



# 월악은 원래 산나물이 유명한 산이다. 굳이 숲속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등로가에 참나물과 취나물이 곧잘 눈에 띈다. 뜯자고 하면 많이 채취가 가능하겠지만 그저 있는 것을 구경만 하였다.



# 가파른 산길을 한 바퀴 휘감아 오른다.



# 그러다 본격적인 계단 탐방이 시작된다.



# 영봉 절벽 좌측으로 덕주골과 그 뒤에 있는 만수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걸렸다.



# 계속되는 계단길의 연속.



# 돌아보면 어제 하루의 머뭄을 허락한 중봉이 우뚝하다.



# 하늘로 이어진 계단이 우리 앞에 곤두서 있다.



# 그 계단을 한 걸음 한 걸음 올라 하늘 속으로 올라간다.



# 그 한 걸음들이 모여 드디어는 하늘 가까이 이르게 된다.



# 드디어 월악 영봉(靈峰)에 섰다. 삼국시대에는 월형산(月兄山)이라 불렀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月岳山在郡南五十里 新羅稱月兄山爲小祀(월악산은 군 남쪽 50리에 있다. 신라에서는 월형산(月兄山)이라 일컬었다. 소사(小祀)로 되었다.)"고 적었다. 소사로 되었다는 말은 이 산에서 지방관이 산천제를 지냈다는 말이다. 



# 신령스런 산이다. 정상석 쓰다듬어 그 정기 받고자 하였다.



# 정상부는 150m로 노출된 바윗덩어리의 꼭대기 부분이다. 공간이 없는 것은 아니나 평평한 곳은 없다. 어제 우리가 중봉을 선택한 것이 얼마나 잘한 일인지 알 수 있다.



# 중봉을 돌아본다.



# 정상부를 땡겨본다. 수목에 가려 정확히는 보이지 않는다. 중봉에서는 이곳 영봉의 정상부가 잘 보였다. 



# 만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중간에 덕주사로 빠지는 구간 이후부터는 출입금지 구간이다. 능선 중간에 있는 하얀 점은 헬기장이다. 저기서 이곳 영봉을 올려다 보는 조망이 멋지다.



# 능선 끝에 만수봉과 용암봉이 있다. 각각 985.2m와 892m의 고도를 가지고 있다. 그 우측 두 개의 봉우리로 보이는 것은 백두대간 포암산이다. 그 뒤 잘록한 곳이 우리 역사에서 가장 처음 기록된 고개인 하늘재이다. 그 우측은 이 기록에 여러 번 언급된 주흘산.



# 동창교 일대.



# 맨 뒷쪽 희미한 산줄기의 두 시 방향 가장 높은 산은 운달산, 그 우측 12시 방향 잔주름처럼 솟은 산은 성주봉, 그 옆 1시 방향에 우뚝한 산은 단산이다. 만수봉 뒤에 고개 내밀고 있는 산은 오정산이다.



# 충주호 일대의 산군(山群).



# 정상을 나와  건너편 암봉 위에 섰다. 정상과는 또다른 조망이 열려 있다. 팔 벌려 천지기운을 마음껏 받아들였다.



# 정상을 건너다본다. 월악은 힘든 산이다. 휴일인데도 찾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다.




# 신륵사 방향 조망. 신륵사(神勒寺)는 여주 신륵사와 이름이 같다. 속리산 법주사의 말사이다. 역사는 엄청나게 오래 되었다. 582년 신라 진평왕 때 아도(阿道)화상이 건립했다고 전해진다.



# 신륵사로 내려가는 절골의 모습이다. 사방 산줄기가 모두 절골로 오목하게 모여드는 형국이다. 산천의 기운이 모인다는 뜻이다. 좋은 명당 자리이다.



# 신륵사삼거리와 송계삼거리 지나 덕주사 방향으로 하산할 생각이다. 월악의 남북을 이어 걷는 셈이다.



# 경치에 흠뻑 취해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길을 나선다. 곧바로 계단길이 시작된다.



# 한 차례 오르는 것도 잊지 않는다.



# 그러다 본격적인 월악 영봉의 계단이 모습을 드러낸다.



# 지그재그로 건설된 계단이 암벽 곁에 매달려 있다. 동창교나 덕주사에서 영봉을 오를 때 마지막으로 진을 빼게 되는 곳이다.





# 이 동네는 보이는 곳 모두가 천하절경이다.





# 계단 하단부에서 위로 올려다 봤다. 대단하다.





# 절벽을 돌아내리고 사면을 다시 내린 후 소나무 서 있는 계단 끝에 섰다.



# 영봉의 암벽 아래를 통과하는 구간이다. 낙석의 위험때문에 지붕을 갖춘 곳이다.



# 소나무 가지 사이로 산첩첩이 농담(濃淡)을 달리하고 있다.





# 지붕있는 나무데크길 끝에 갈림길이 있다.



# 신륵사 갈림길이다. 지도의 등고선으로 보아 동창교나 덕주사 쪽보다는 하산이 쉬워 보이는 곳이다. 문제는 차량회수이다. 마침 그곳에서 올라오는 3인의 가족에게 대중교통편을 물으니 외지인이라 정보를 얻을 수 없다.



# 신륵사 방향을 버리고 덕주사 쪽으로 길을 잡았다. 서너 굽이 휘감아 돌다가 아래로 내려가니 바람 좋은 안부가 나온다. 단체 산객들이 이곳저곳 흩어져 아주 이른 점심을 먹고 있다. 



# 그 안부 지나 위로 오르자 감시초소가 있는 송계갈림길이 나온다. 나무 둥치로 만든 소박한 벤치가 있어 짐 내리고 간식 먹으며 오래 쉬었다.



# 동창교 쪽에서 한 무리의 단체 산객이 올라왔다. 남쪽 사투리 강한 팀이다. 힘든 오르막 이후의 쉼터라 할 말들이 많았나 보다. 금세 숲속이 소란하다. 그들에게 자리 양보하고 우리는 짐을 챙겼다.



# 곧장 한 차례 오르막을 치고 오른다.



# 잠시후 정상에서 보았던 하얀 점, 헬기장을 만났다. 30년 만에 월악을 다시 찾았다는 산객을 만났다. 30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아들을 동행하고 월악을 다시 만나기 위해 왔다고 한다.



# 이곳 헬기장에서 올려다 보는 영봉의 모습이 정말 장관이다. 수풀 위로 하얀 바윗덩이 하나 우뚝한 모습이다.





# 다시 숲속으로 들어갔다. 이 시기 숲바닥은 그늘사초의 천국이다.



# 민백미꽃. 하얀 꽃이 앙증맞은 야생초이다. 뿌리를 말려 해수나 천식에 약용한다. 한방에서는 백전(白前)이라 부른다.



# 노린재나무. 가을에 단풍 든 잎을 태우면 노란 재가 남아 노린재라 불렀다. 가지를 화회목(華灰木), 뿌리는 화회근(華灰根)이라 부른다. 가지는 지혈, 설사 등에 쓰고 뿌리는 해열 효능이 있다.



# 큰앵초.



# 한 차례 올려 960.4봉에 올랐다. 만수봉 갈림길이다. 네이버 지도에는 마애봉이라 적어두었다.



# 아직 갈 길이 멀다. 철망으로 막아둔 뒤쪽 산길로 만수봉 능선이 이어진다. 출입금지 구간이라 철조망으로 막았다.



# 잘 생긴 금강송 한 그루 등로곁에 서 있다. 두 아름은 넘을 거목이다.



# 마지막 남은 철쭉이 하얀 꽃을 바람에 맡겨 흔들리고 있다. 



# 좌측으로 조망이 열린 전망대를 만났다. 만수봉으로 이어지는 암릉길이 장쾌하다. 저 능선은 밧줄 좀 타야 하는 길인 모양이다. 우측 산줄기 끝에 만수봉이 보인다.



# 소나무 가지 끝에 만수봉과 포암산이 걸렸다.



# 다시 암봉 하나를 올라야 한다.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지친 뒤라 쉽지만은 않다.



# 그곳 암봉에서 영봉이 올려다보인다.



# 영봉과 중봉, 965봉 그리고 하봉 일부를 비롯 충주호의 물빛까지 모두 눈에 들어 온다. 월악산 명소 전부가 조망되는 곳이다.



# 송계갈림길 우측으로 흘러내리는 저 암릉 능선은 그 자태가 거대한 짐승이 위로 솟구치기 위해 움추린 듯한 모습이다.



# 긴 계단길에 지쳤다. 이곳 암봉 전망대에서 짐 내리고 한참 쉬었다.



# 쉬면서 건너편을 보니 우리가 내려왔던 암봉 옆에 낙락장송이 독야청청하고 있다.



# 문수봉 가는 능선의 하얀 직벽. 영화 라스트 모히칸에 나오는 암벽 같은 느낌이다.



# 전망대를 떠나 다시 길을 나섰다. 여전히 월악의 계단길은 계속 이어진다. 그 아래쪽 암릉과 소나무가 인상적이다.



# 어따~ 참으로 그대의 자태가 빼어나다!



# 끝도 없이 이어진 긴 계단길 아래에서 여러 사람이 앓는 소리가 들린다.



# 단체로 혹은 몇 명으로 혹은 둘이서 월악을 찾은 이들이 이 계단에서 모두 신음소리 입에 물고 있다.



# 입석, 혹은 남근석이라 불러도 좋을 바위 곁을 지난다.



# 월악은 전형적인 악산(岳山)으로 하얀 직벽의 암봉과 그 암봉에 뿌리 내린 푸른 소나무의 조화가 곳곳에 산재했다.



# 마침내 저 아래 숲 속에 기와지붕이 보인다. 마애석불이다.



# 그러나 아직 계단길은 끝나지 않았다.



# 계단이 반복되어 무릎에 부담이 갈 때는 발을 차듯 앞으로 뻗어 주면 훨씬 부담이 덜하다.



# 계단길은 드디어 끝났다. 하지만 덕주사까지는 아직 2km를 더 가야 한다.



# 나무 그늘 아래 자리 잡고 시큰거리는 무릎 달래며 한숨 돌렸다.



# 덕주사에서 마애불 곁에 절집을 올려 함께 기도처를 만들었다. 하산길에 마애불로 가자면 멀리 우회해야 한다. 마침 숲속에 희미한 길이 있길래 우리는 그 숲길로 들어 갔다. 마지막에 잡목 우거져 조금 고생하긴 했다. 



# 물이 다 떨어져 목 말랐는데 마애불 곁에 감로수 나오는 굴이 있다. 시원하게 한 모금 마시고 날진통도 채웠다.



# 굉장히 큰 규모의 마애불이 모셔져 있다. 마애불이 조각된 바위와 뒤쪽 암벽은 분리되어 있다. 그 속에 나무 뿌리 내리지 못하도록 관리해야 겠다. 나무 뿌리의 힘은 의외로 강하다. 불교 관련 단체에서 단체로 마애불을 방문했다.



# 이곳 덕주사는 마의태자(麻衣太子)의 누이 덕주공주(德周公主)가 건립한 절이라 한다. 불사(佛事)는 원래 돈이 굉장히 많이 드는 일이다. 나라 망하는 마당에 불사할 재정이 있었을까? 국가 재정 생각하지 않고 이런 불사를 남발해서 나라가 망했나? 어쨌거나 나라는 망하여 새 왕조가 들어섰다. 사실이든 아니든 덕주의 이름은 사찰 이름으로 남았다. 하지만 전설과는 다르게  이 마애불(磨崖佛)은 고려 초기 양식의 불상이다. 어깨 위 양쪽에 있는 네 개의 구멍이 있어 조성 당시에는 목조 전실이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보물 406호로 지정되었다.



# 마애불 구경을 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이후의 길은 길고 지루한 돌 포장 길이다. 우리나라 국립공원은 죄다 이렇게 돌을 깔아 두었다. 때문에 많이 걸으면 무릎에 엄청난 부담이 간다.



# 길고 지루한 길을 걸어 덕주사로 내려왔다. 덕주사 입구에는 관광버스가 나래비를 서서 시동을 걸어 두고 있다. 단체로 온 산악회 사람들 중 많은 사람이 산에 올라가기 보다 입구 근처 계곡에 머물거나 버스 안에서 쉬고 있다. 그들을 위해 에어컨 가동하느라 시동을 걸어 둔 것이다. 그 소란이 싫어 덕주사는 멀리서 눈으로만 보고 지나쳤다.





# 덕주사를 떠나 덕주골을 따라 길게 내려갔다. 곧 덕주산성을 만났다. 덕주산성은 통일신라 시대에 축조한 포곡식 산성이다. 석축과 토축을 혼합하여 지었다는데 유구는 거의 무너졌고 지금은 조선 시대에 다시 쌓은 남문, 동문, 북문 등이 남아 있다. 덕주골 입구에 있는 저것은 동문이다.



# 뜨거운 뙤약볕 아래 길게 걸어 마애교를 만났다. 이 일대는 식당 등 위락시설 단지이다.



# 이제 문제는 이곳 송계에서 보덕암까지 돌아가 자동차를 회수하는 일이다. 어느 산행기에 택시비 3만 5천원인가 4만원인가 주었다는 글을 보았는데, 달리 방법이 없으면 그리 해야 할 것 같다. 좀 전 덕주사에서 버스 시간과 코스를 확인하니 수산리로 가는 버스가 있다. 시간 여유가 있길래 느긋하게 송계리로 내려갔는데, 10분 이상 앞서 가버렸단다. 택시에 전화하니 30분 이상 기다리라고 한다. 포기하고 그냥 민생고를 해결하기로 했다. 능이버섯 전골이 특기라는 현지 식당에 들렀다. 식사 주문하면서 사장님에게 택배 요청을 했다. 손님이 많아 바빴는데도 우리 요청을 들어주기로 했다. 



# 능이버섯을 처음 먹어 보았다. 깔끔한 상차림이다.



# 식당 사장님의 호의에 힘 입어 쉽게 보덕암으로 복귀했다. 송계에서 이곳 보덕암까지 오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수산리에서 보덕암으로 오르는 산길이 가파르고 좁기 때문이다. 동절기에는 각종 사고도 잦은 모양이다. 휴일 오후 보덕암 주차장은 한산하다.



# 마눌은 어제 만났던 보덕암의 꾀죄죄한 강아지들이 내내 밟혔던 모양이다. 녀석들에게 주려고 송계에서 빵을 몇 개 구입했다. 그런데 두 녀석 중 다리 다친 넘은 뵈질 않고 한 녀석만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가 반갑게 달려든다. 다리 다친 넘이 더 불쌍해 보였지만 방법이 없다. 덕분에 이 넘이 빵을 독차지했다. 그런데 저 녀석은 정말 우리를 기다린 모양이다. 어제 우리가 자기들을 챙겼고 짐이 무거워 보였으니 오늘 나타나리라 알고 있었던 듯하다. 빵 얻어 먹고 물까지 마신 후 우리와 작별하고 보덕암으로 올라갔다.



# 보덕암 강아지와 작별하고 우리는 위험한 산길을 따라 수산리로 내려왔다. 두 개의 하봉과 965봉, 중봉, 그리고 영봉까지 이곳에서는 우리가 만난 월악의 봉우리 모두가 보인다.



# 그러나 자동차로 얼마를 더 달리다 보면 월악은 하나의 봉우리로만 보인다. 재미있는 산이다.

이후 휴일 정체 약간 겪은 후 집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1박 2일의 월악 산행을 마무리했다. 월악은 이번이 첫 만남이었다. 물론 백두대간 종주나 명산 산행을 하면서 월악의 영역 안에 있는 금수산, 도락산, 부봉 등은 만난 적이 있지만, 월악 정상에 올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악은 비록 국립공원에 속해 있지만 그다지 대중적이지 못한 터라 큰 기대 없이 찾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그 산에 스며들자 곧바로 이 산이 얼마나 아름다운 산인가를 알 수 있었다. 육산과 골산의 조화가 적절하면서 정상부는 하늘 높이 솟은 암봉으로 우뚝하고 그 산정에서의 조망이 사통팔달하여 막힘이 없으며 산 하부에 긴 계곡과 산그림자 그릴 청풍호까지 갖추고 있어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좋은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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