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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일반 산행

[홀산 모임]야영-도래기재

강/사/랑 2022. 10. 11. 12:57
[홀산 모임]야영-도래기재

홀로 산꾼들 모임이 어언 두 개 성상(星霜)에 가깝다. 이 모임이야 원래 홀로 산길 헤매던 산꾼들이 일 년에 한두 번 모여 서로 막걸리잔 나누며 정(情)을 확인하는 느슨한 모임인데, 그 세월이 쌓이니 청년은 장년이 되고 장년은 어느새 노인이 되어 있다.

 

그리하여 몇 해 전부터 가을 모임이 환갑잔치를 겸하는 모양이 되었으니 오랜 정을 고맙다 해야 할지 노쇠해져 가는 모임을 슬퍼해야 할지 복잡 미묘한 감정이다.

 

금년은 첫 만남에 호랭이들 환갑잔치를 겸한다. 작년부터 자기 환갑잔치 노래를 부르던 이의 성화가 하늘을 찔러 역병 창궐하는 이 시국에도 전국 각지에서 꽤 여럿 동무들이 모였다.

 

장소는 예전에도 한번 모임이 있었던 백두대간 '도래기재'다.

 

 

일시 : 2022년 9월 24일 ~ 25일

 

# 도래기재는 소백과 태백을 이어주는 높디높은 고개다. 2006년 백두대간 종주할 때 새벽 일찍 마눌과 함께 도래기재를 출발하여 태백산 구간을 걸었다. 그날 태백에는 백설이 만건곤하여 우리 부부는 16시간 40분 동안 눈밭에서 악전고투했다.

 

# 정말 먼 곳이다. 5시간 가까이 운전하여 도래기재에 도착했다. 먼 거리에 수도권 구간의 교통정체가 한몫했다.

 

 

# 포항, 대전, 부산, 안성, 목포, 구미, 서울, 수원, 김천, 울산, 익산, 문경 등등에서 모였다. 적어놓고 보니 진짜 전국에서 모였다. (이 사진은 달총각 사진에서 빌렸다.)

 

 

# 전국에서 모인 이들이 제각기 특산의 선물을 하나씩 들고 왔다. 목포 산낙지와 한우, 포항 문어, 울산 생선회 등등 진수성찬이라 무엇부터 먹어야 할지 모를 지경이었다. 

 

 

 

# 전국 각지의 음식과 함께 전국 각지의 막걸리가 총출동했다. 

 

 

# 밤새 마셨다. 대취(大醉)까지는 아니었는데 취기 도도하여 텐트로 들어갔다. 

 

 

# 뒷날 아침 동태탕 끓여 해장하고 주변 정리하였다.

 

 

# 일정이 있어 일찍 떠난 이들과 작취미성(昨醉未醒)으로 텐트 정리 늦은 이들 빼고 기념 촬영했다. 다음을 기약하며...

 

 

# 문경 달총각과 문수산에 있는 축서사 구경을 하기로 약조했다. 서벽리에 있는 백두대간 휴양림 주차장에서 텐트며 침낭이며 말리느라 좀 늦게 축서사로 갔다.

 

 

# 축서사는 조망이 기가 막히는 장소에 자리를 잡았다. 대웅전 입구에 서니 전방으로 소백의 산마루금이 장쾌하게 뻗어 있다. 달총각의 차와 내 차가 보인다.

 

 

# 좌측 연화봉에서 비로봉 거쳐 국망봉과 선달산으로 이어지는 소백의 줄기가 가로로 길게 누워 있다.

 

 

# 천천히 사찰 구경 한 바퀴 돌았다.

 

 

# 달총각에게 연락하니 사찰 뒤 문수산을 한 바퀴 돌 작정으로 산에 들었단다. 나는 그 소리를 사찰 뒤 산책로를 돈다는 것으로 알아들었다. 아무 준비 없이 산으로 올라갔다. 한 이십여 분 산으로 올라갔는데 산길은 점점 정상으로 향하고 있다. 다시 전화하니 정상을 찍고 한 바퀴 돌자고 한다.

 

"오잉? 이 친구야! 나는 아무 준비도 없다. 물도 간식도 비상물품도... 신발조차 가벼운 운동화다. 나는 안된다. 다음에 보세, 조심히 내려오고..."

 

달총각과 작별하고 문수산 자락 어느 골짝에서 밤 좀 줍다가 귀가했다. 잠깐의 수고에 알밤이 한아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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