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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정맥]두번째(대곶사거리~방아재고개)-우려했던 일로 중간 탈출! 본문

1대간 9정맥/한남정맥 종주기

[한남정맥]두번째(대곶사거리~방아재고개)-우려했던 일로 중간 탈출!

강/사/랑 2007. 6. 28. 23:00
[한남정맥]두번째(대곶사거리 ~ 방아재고개)

 
목표에 얽메이고 시간에 쫓기는 것이 싫어 백두대간 종주를 끝내더라도 절대로 정맥길에 나서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었는데, 장모님의 병환 때문에 부득이 강/사/랑 혼자 한남정맥을 시작하게 되었다.

한남정맥을 선택한 것은 이 산줄기가 집에서 가까운 경기도 일대의 한수(漢水) 이남의 울타리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리고 산들이 해발고도가 아주 낮아 혹시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산행을 종료하고 금방 병원으로 달려 올 수 있다는 장점을 가져서이다.

무엇보다 장모님의 건강 상태가 병원에 계시는 동안에 많이 좋아지셨고, 불과 몇 주 전까지 기가 펄펄 넘치던 분이시라 금방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지는 않았던 탓도 있다.

 

그렇게 시작한 한남정맥의 두 번째 발걸음이다.

 

 


우려했던 일로 중간 탈출!


구간 : 한남정맥 제 2 구간(일부)(대곶사거리 ~ 방아재고개)
거리 : 구간거리(11.4 km), 누적거리(32.4 km)

일시 : 2006년 3월 18일. 흙의 날.
세부내용 :

대곶신사거리(08:45) ~ 군벙커 ~ 쉼터 ~ 송전탑 ~ 수안산(09:19) ~ 헬기장 ~ 국궁장 ~ 125봉 ~ 학당슈퍼(09:48) ~ 포도밭 ~ 폐차장 ~ 공동묘지 ~ 철탑 ~ 5번 도로 ~ 임도 ~ 철조망 ~ 정문 ~ 헬기장(11:03) ~ 109봉 ~ 스무네미고개(1:25) ~ 산불감시초소 ~ 146봉 ~ 사랑의 쉼터 ~ 삼형제바위 ~ 가현정(12:23) ~ 솔나무쉼터 ~ 가현산(12:33) ~ 묘각사 ~ 134봉 ~ 170봉 ~ 서낭당고개 ~ 공원묘지 ~ 74봉 ~ 군부대 ~ 국궁장(13:15) ~ 아파트 단지 ~ 방아재고개(13:20).

총 소요시간 4시간 35분. 만보계 기준 21,800보.



3월 18일 흙의 날. 알람소리에 눈을 뜨니 6시. 전날 병원에서 늦게 집에 돌아 온 터라 쉽게 자리를 털고 일어 나질 못했다. 마눌은 며칠 째 계속 병원에서 밤을 새는 지라 홀로 가벼운 아침 먹고 샤워하고 고속도로에 올라섰다.

토요일 오전인데 김포시내에는 차량통행이 많다. 덕분에 예상 시간을 훨씬 초과해서 대곶신사거리에 도착했다. 주차할 곳을 찾다가 마침 대곶 중학교 건너 보건소 앞마당에 널찍한 주차장이 있길래 차 세워두고 보따리 둘러메고 길을 나섰다.



수안산/遂安山

수안산은 대곶면의 주산으로서 표고 143m의 정상에 고성이 축조되어 있다. 동국여지승람이나 통진읍지에 의하면 부남20리에 있으며 성 주위는 2리(800m), 높이는 십척(약 3m)이라 기록되어 있으며 봉수대가 있다 하였다. 유래에 의하면 부족 국가가 있었다고 전해져 오고 있으며, 주변에는 원수골, 재상골, 승지골 등의 마을 이름이 많이 있어 부족국가가 있었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리고 성의 정상부에서는 자연적인 지형을 그대로 이용하였고 외부에 돌을 쌓고있는 방식으로 한강유역 통일신라의 산성 양식과 비슷한 축조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가현산/歌絃山

인천 서구와 김포시 양촌면 경계에 위치한 해발 215.3m의 산. 비록 높지 않은 작은 산이지만 정상에 서면,동으로는 서울 남산, 서쪽은 서해 바다와 강화섬, 북으로는 한강과 김포평야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좋은 산이다. 고려시대에 산의 형세가 코끼리 머리와 같이 생겼다고 해서 象頭山이라고 불려 오다가 칡이 번성하여 葛峴山이라고도 불렸고, 서쪽 바다의 석양 낙조와 황포돛대가 어울리는 경관을 감상하면서 거문고를 타며 노래를 불렀다고 해서 가현산(歌絃山)이라고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제 2 구간(일부) 대곶사거리 ~ 방아재고개 개념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지난 주 봐 두었던 대곶 신사거리의 정맥 들머리로 들어 서면서 스틱을 꺼내 길이를 조절했다. 어라~ 그런데 한쪽 스틱이 계속 헛돌기만 하네? 지난 주 사용하고 난 후 닦아 두었어야 하는데 그냥 차 안에 처박아 두었더니 나사 부위에 녹이 생긴 모양이다. 이래서 한 개를 사더라도 좋은 것을 사야 하는데...

10여 분을 낑낑대다가 겨우 고쳐서 제대로 스틱 길이를 조절하곤 다시 출발했다. 마을 옆을 지나는데 온통 개짖는 소리가 가득하다. 한남
정맥은 온 하루를 개짖는 소리로 시작해서 개짖는 소리로 마쳐야 한다. '수안산' 오름은 '벙커'를 기준으로 시작된다.

 

 

 

# 대곶 신사거리.

 

 

 

 

# 벙커를 기점으로 수안산 오름이 시작된다.

 

 

 

벙커 옆으로 길게 오름을 따라 이어진 '교통호'가 등로이다. 마음이 급해 스트레칭도 생략하고 오름에 올랐더니 금방 뒷꿈치가 뻐근하다.

조금 오르니 '쉼터'라고 표시된 팻말이 달려 있고 뒤쪽으로 '송전탑'이 나온다. 날씨가 따뜻하여 이내 등에 땀이 흐른다. 쟈켓을 벗어 배낭에 넣고 짚티 한 장만 입고 산행했다. 계절이 어느새 이렇게 바뀌어 있다.

교통호를 벗어나 등산로가 위쪽으로 이어지고 조금 숨이 찰려고 할 무렵 'T자형'으로 끝나는 '도로'와 만나게 된다. 전방은 '공동묘지'이고 넓은 길이 좌우로 이어져 있다.

좌측으로 가야하나 우측으로 가야하나 잠시 망설이다가 타이어를 이용하여 높게 쌓아올린 좌측 '군진지'를 기준으로 가 보았다. 군 진지 바로 옆에 커다란 '수안산신령지단' 비석이 서 있다. 정상은 어느 쪽일까? 좌측길을 따라 무심코 지나가다가 오른쪽을 보니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아마도 '헬기장'인 듯하다.

구경이나 하고 가 볼까? 하고 계단을 오르니 넓은 헬기장과 '산불감시초소'가 '공동묘지'에 둘러 싸여 있다. 어라~ 그런데 여기가 바로 '수안산 정상'이네? 삼각점이 헬기장 한쪽에 설치되어 있다. 숨도 차기 전에 정상에 오르다니? 해발고도 확인해보니 146.8m이다. 숨이 찰 리가 없다.

 

 


# 쉼터와 송전탑.

 

 

 

# 군 진지를 기준으로 가야 한다.

 

 

 

# 수안산 정상. 헬기장과 산불초소가 있다. 

 

 

 

정상이기는 하나 해발 고도도 낮고 개스가 자욱해 전망이 전혀 없다. 물 한 모금 마시고 헬기장을 내려와 전진하니 다시 '헬기장'이 하나 나오고 정맥길은 아래로 내려가라 한다.

퍽!퍽!하는 소리가 들려 내려다 보니 저 아래 '국궁장'이 있고 누군가 활을 쏘고 있다. 등로는 국궁장 옆 숲길로 가다가 과녁 뒤쪽 야산으로 올라 가게 이어져 있다. 과녁 뒤쪽으로 걸어가기가 조금 위험하다 싶었는데, 막상 과녁 뒤쪽으로 가니 다행히 쏘기를 마쳤는지 조용하다. 내려다 보니 궁사가 활쏘기를 마치고 화살 회수를 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과녁쪽으로 오고 있다.

 

 


# 국궁장. 정맥길은 과녁 뒤로 이어져 있다.
 

 

 

 

# 과녁 뒤에서 바라본 국궁장 사대와 뒤쪽의 수안산.

 

 

 

국궁장 과녁을 지나 '묘지'를 지나고 '125봉'을 넘게 된다. 정맥길은 동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잘 가꿔진 '묘지'들을 다시 지나고 긴 계단길을 내려 가야 한다. '포도밭'에서 길이 막혀 잠시 헤매다가 좌측으로 길을 찾아 내려 갔다.


개들이 덤빌듯이 짖어 재끼고 '쓰레기 재활용공장'을 오른쪽에 끼고 내려가니 '7번도로'와 만난다. 도로 건너편에 주요 포스트 중 하나인 '학당슈퍼'가 보인다.(09:48)

 

 


# 7번 도로 상의 학당슈퍼와 오성화학.

 

 

 

학당슈퍼 좌측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조금 가자 '우측'으로 '포도밭'으로 올라가는 소로가 나오는데, 커다란 검정개 한 마리가 길을 막고 공중으로 몸을 날리며 덤벼든다. 쇠사슬에 묶여 있기는 하지만 언제 줄이 끊어질지 모르게 위태위태해 보인다. 스틱으로 개 눈을 겨냥하고 개 줄의 사정거리 바깥으로 우회해서 포도밭으로 올랐다.

포도밭을 따라서는 길도 표지기도 없어서 잠시 길을 찾아 헤맸다. 밭둑을 따라 우측으로 가다보니 잘 가꿔진 묘지가 나오고 좌측으로 '폐차장'이 나온다.

 

 


# 학당슈퍼집 검둥이. 아주 위험한 놈이다.
 

 

 

 

# 폐차장 뒤 작은 전봇대 두 개 뒤로 올라가야 한다.

 

 

 

'전봇대'를 기준으로 야산 하나를 넘자 산의 사면으로 '공동묘지'가 넓게 펼쳐져 있고, 건너편으로 '철탑'이 있는 무명봉이 보인다. 공동묘지를 따라 가다가 마을쪽으로 내려 가서는 고개 쪽의 집 뒤로해서 무명봉으로 올라가게 된다.

마을 곳곳엔 봄농사 준비로 바쁜 일손을 놀리는 모습이 보인다. 이 고개 너머가 양촌면인데, 전원일기에 나오는 그 양촌리인가? 어디선가 최불암 회장이 파하~ 웃으며 나올 것 같은 분위기다.

무명봉은 해발고도가 85m 밖에 안나오지만, 경사가 아주 급해 오르기가 만만치 않다. 47번이란 이름표를 달고 있는 '철탑'을 지나고 종아리가 팍팍하게 땡기게 올랐다. 이곳은 산 전체가 벙커와 교통호로 구성되어 있고 정상도 '벙커'인데 그 위에 삼각점이 있다.

급하게 치고 올라서인지 땀이 축축한데 이곳도 정상이라고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간만에 거풍(擧風)을 하였다. 지난 가을, 날 추워지기 전에 해보고 처음이니 무려 육개월만에 해보는 거풍이다. 어~ 허~ 시원타~

 

 


# 47번 철탑이 있는 무명봉.

 

 

 

벙커를 내려와 마루금을 따라 진행하는데 앞쪽에서 뭔가 짐승 한 마리가 후다닥 도망친다. 가서 보니 등로가에 개 사체 10여 구가 나뒹굴고 있다. 누군가 전염병으로 죽은 개들을 이곳에 내버린 모양이다. 땅에 파묻으면 될 것을 이렇게 등로에 버려 두다니... 이제 날이 더 풀리면 악취며 질병 위험까지 있을텐데.

에라이 나쁜 놈아...

마루금을 조금 진행하자 전방에 아주 규모가 큰 '개 사육장'이 나오고, 개들이 전쟁이라도 치르는지 엄청나게 짖어댄다. 아마도 저곳에서 죽은 개들을 내다버린 모양이다.

오목한 산속에 온통 개 짖는 소리가 가득하여 다른 소리는 전혀 들리질 않는다. 발악하는 듯한 개짖는 소리가 귀가 아프게 시끄러워 걸음을 빨리해서 능선 하나를 넘어 서자 대포리로 넘어가는 '5번도로'가 나온다.

 

 


# 버려진 개 사체. 고발용으로 올려 보지만 끔찍해서 자세히 찍지는 않았다.

 

 

 

# 규모가 아주 큰 개 사육장. 저 집에서 병들어 죽은 개를 내다 버린 듯하다.

 

 

 

# 5번 도로. 갈라지는 길 중 우측 임도로 올라가야 한다. 

 

 

 

해빙기를 맞아 질척질척하게 녹아 있는 임도를 따라 계속 오르자 정상에 군 진지가 있는 '무명봉'이 나온다. 진지 위에는 화생방 조처 요령과 종이 매달려 있다. 진지를 지나 임도를 따라 계속 진행한다.

임도를 따라 길게 가다가 학운산을 오른쪽에 두고 전방 군부대가 있는 무명봉을 향해 좌회전하여 오른다. 봉우리 9부 능선을 완전히 휘감아 진행을 하는데 중간에 갈림길이 나오지만 임도를 따라 계속 가면 된다.

군부대 정문을 지나 맞은편 무명봉을 향해 오르면 '헬기장'이 나온다. 헬기장엔 삼각점이 한쪽에 세워져 있고 정맥길은 '우측'으로 꺾여 내려 가야 한다.

정맥길은 오래된 '밤나무밭' 속으로 이어져 있는데 중간중간 밤나무밭에 들어오면 고발조치 한다는 큰 팻말이 붙어 있다. 아마도 밤 수확철에 정맥꾼들과 마찰이 많았나 보다. 밤나무 밭을 벗어나 '109봉'을 넘어서자 차량 통행이 아주 많은 '스무네미 고개'가 나온다.(11:25)

 

 


# 화생방 진지가 있는 무명봉.

 

 

 

# 헬기장. 우측에서 올라와서 다시 우측으로 꺾여 내려가야 한다.

 

 

 

# 스무네미고개.

 

 

 

스무네미고개는 2차선 옛길과 그 아래 새로 넓게 뚫어 놓은 4차선 새길이 나란히 있다. 이름이 참 토속적이라 뭔가 이름에 얽힌 이야기가 있을 법 하지만, 이곳저곳 뒤져봐도 자료를 찾을 수가 없다. 한국전쟁 때 이 고개에서 치열한 전투가 있었다는 이야기 정도만 전해진다. 아마도 스무 명은 모여야 도적이나 산짐승의 공격을 피해 고개를 넘을 수 있다 하여 스무네미라 불렀지 않았나 짐작된다.


305번 도로인 스무네미고개엔 차량통행이 많아 횡단을 하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차량 흐름이 끊겼을 때 재빨리 건너 가서는 '좌측 철망'이 끝나는 지점에서 위로 절개지를 치고 올랐다가 다시 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탱크 저지물' 있는 곳까지 올라갔다.

그곳에서 다시 능선을 따라 오늘 구간 두 번째 주요 포스트인 가현산을 향해 올라갔다. 햇살이 아주 강렬해서 목덜미가 화끈거리는데 기온을 측정해 보니 15도나 된다. 가파르게 헉헉대며 오르다 보니 '산불감시초소'가 나온다.

 

 


# 스무네미 고개 위의 산불감시초소.

 

 

 

다시 정상을 향해 낑낑대며 올라 '군 훈련장'이 있는 무명봉을 오른다. 멀리 가현산 정상이 한눈에 조망된다. 우측으론 영종대교와 영종도가 개스 속에 희미하게 보이지만 카메라에 잡히지는 않는다.

다시 내려서서 임도를 따르다가 임도가 양쪽으로 갈라지는데 가현산 가는 길은 좌측이다. 임도를 따라 잠시 오르다 묘지에서 임도를 버리고 내려서야 한다. 이내 무명봉 하나를 넘고 다시 가파르게 '146봉'을 올랐다가 내리자 '구래골 약수터 갈림길'이 나온다. 바로 뒤에 '사랑의 쉼터'라고 팻말이 붙어 있는 벤치가 있다.

 

 


# 무명봉에서 올려다 본 가현산.

 

 

 

# 임도가 갈라지면 좌측을 따라야 한다. 

 

 

 

# 사랑의 쉼터. 왜?

 

 

 

잠시 후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정표에는 직진하면 삼형제 바위라고 되어 있는데, 우측 하산길 쪽으로 표지기가 붙어 있다. 저런 잘못된 표지기는 도대체 누가 달아 두었을까?

편안한 오름이 계속 이어지고 특별한 미적 요소는 없어 보이는 '삼형제 바위'가 나온다. 크기는 별로이지만 나름대로 전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삼형제 바위 바로 뒤쪽에 '가현정'이 모습을 드러낸다.(12:23)

가현정은 건립된지 얼마되지 않은 듯 깔끔한 모습이고 솔바람이 너무나 시원하다. 아니나 다를까 바로 뒤쪽에 '소나무 쉼터'라고 팻말이 붙어 있는 쉼터가 있다.

 

 


# 가현정.

 

 

 

가현정에서 조금 오르자 '가현산 표지석'이 나오고 뒤쪽으로 이동통신탑이 보인다. 맑은 날엔 이곳저곳 조망이 좋을 듯 하나 오늘은 개스가 많아 희미하게 영종도며, 서해바다 등이 조망될 뿐이다.

 

 


# 가현산 정상석.

 

 

 

'이동통신탑' 바로 앞에서 등로는 아래쪽으로 '묘각사' 방향으로 갈라지는데 그 방향으로 표지기들이 붙어 있다. 혁진님의 개념도에는 통신탑을 넘어 가는 길이 정상적인 정맥길로 표시되어 있는데...

잠시 망설이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린다. 받아보니 마눌이 급한 목소리로 장모님이 상태가 좋지 않으시다고 한다. 아이고~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구나. 알았다, 최대한 빨리 가마.

이젠 망설일 필요도 없다. 바로 묘각사 방향 하산길로 뛰어 내려 갔다. 개념도를 확인해보니 일단 방아재고개까지 가야 택시잡기가 수월할 것 같다. 뛰자, 일단 뛰어서 방아재고개까지 가자.

급한 내리막을 내려가자 비탈에 형성된 묘각사가 나오고 길이 법당 앞에서 한번 갈라지고 범종각 뒤쪽에서 다시 갈라진다. 우측은 묘각사 정문 길이고 좌측 산위로 표지기가 붙어 있다.

 

 


# 묘각사 범종각 지나 군 경고판 뒤로 표지기가 붙어 있다.
 

 

 

 

일단 표지기 따라 가기로 하고 언덕을 치고 오르자 정맥길은 다시 아래쪽으로 내려 가게 된다. 쓸데없이 올랐다 내려서자 묘각사 일주문이라고 하기에는 초라한 쇠로 만든 정문이 나온다. 길은 다시 양쪽으로 갈라지는데 '좌측 공동묘지쪽'으로 표지기들이 붙어 있다.

정신없이 달려서 '134봉'을 지나고 다시 '170봉'을 지나자 '서낭당고개'가 나온다. 어딘가 서낭당이 있을 테지만 찾아 볼 정신도 없고 그냥 다시 직진하여 '공동묘지' 위로 올라갔다. 좌측으론 아파트 단지와 아파트 공사장이 보이지만 정맥길따라 직진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해발고도 74m인 공동묘지를 넘어서자 우측으로 '군부대'가 나오고 정맥길은 군부대 철조망을 따라 무명봉을 하나 올라야 한다. 입에서 단내가 나고 종아리가 팍팍하게 땡기지만 일단은 뛰어가야 한다. 군부대와 헤어져 내려오자 다시 '국궁장' 하나가 나오고 이제 방아재고개까지 다 왔다.


 


# 두 번째 국궁장.

 

 

 

국궁장을 나와 아파트 단지들 사이로 뛰어 내려오자 시장통을 비롯한 '검단'의 번화가가 나온다. 이곳이 김포 검단의 '방아재 고개'다.(13:20)

일단 택시 정류소로 달려가서 허겁지겁 타서는 최대한 빨리 대곶사거리로 가자고 했다. 이상한 눈치를 챘는지 택시기사님도 쌩쌩 달려 주시고 보건소 앞마당까지 들어가 주었다. 얼른 차 시동 걸고 배낭 벗어 두고 병원에 전화하니 다행히 다시 괜찮아지셨다고 한다. 아이구야~ 십년 감수했네~

그래도 얼른 운전해서 김포 거쳐 외곽순환도로 타고 돌아와 병원으로 달려갔다. 장모님, 숨은 좀 가쁘지만 그래도 편안한 얼굴로 주무시고 계신다. 아이구 다행입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주무시는 장모님 손 한번 잡아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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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행기는 25일 일요일날 저녁에 병원에서 집에 돌아와 사진 정리하고 작성해 두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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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은 결국 월요일에 운명을 달리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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