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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정맥]다섯번째(장수IC~목감사거리)-고속도로를 걷다!!! 본문

1대간 9정맥/한남정맥 종주기

[한남정맥]다섯번째(장수IC~목감사거리)-고속도로를 걷다!!!

강/사/랑 2007. 6. 28. 23:05
 [한남정맥]다섯번째(장수IC~목감사거리)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 빛나는 꿈의 계절아 /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 클로바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아래서 별을 보노라 /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 빛나는 꿈의 계절아 /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박목월 작사, 김순애 작곡 '사월의 노래')

  
해마다 사월(四月)이면 혼자 흥얼거리곤 하는 노래다. 빛나는 꿈의 계절에,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에 목련꽃 그늘아래서 편지를 읽고 편지를 쓰면서...

돌아보면 담장 너머 목련꽃 가득가득 피어 있는 골목길을 걸으며 가슴 아파했던 젊은 날이 아련하다. 언제나 잎보다 꽃잎을 먼저 피워 올린 하얀 목련꽃. 화려했던 짧은 봄날을 강물처럼 보내고 꽃봉오리 채 뚝 떨어져 버리는 목련꽃.


화려하고 장엄하게 피었다가 꽃봉오리채 추락하여 땅바닥에 가득한 목련꽃처럼 나의 젊은 날은 화려했으나 짧았다. 노랫말처럼 젊은 날은 빛나는 꿈의 계절이었지만 눈물 어린 계절이기도 했다.


젊은 나는 열정(熱情) 넘쳤으나 미숙(未熟)하였고 푸른 정신 가졌지만 찢어지게 가난하였다. 무엇보다 안개 속에 갇힌 듯 길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내가 불만스러워 나는 바락바락 악을 썼고 그런 내가 불안하여 바라보는 이는 눈물 흘렸다.


목련은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운다. 그 꽃은 어느 꽃보다 더 화려하고 크다. 그 빼어남과 화려함을 지탱하려면 잎에서 충분한 자양분을 보내주어야 한다. 그러나 목련의 잎은 늦게 돋아나 햇볕을 받는다. 그 어긋남으로 목련꽃은 짧고 빛나게 화려함을 마감한다. 그리하여 꽃봉우리채 뚝뚝 떨어진다.


나의 사월은 목련꽃이었다. 화려했으나 짧았고 빼어났으나 오래 가지 못했다. 그것은 운명이었을 수도 있고 스스로 자초한 것이었을 수도 있다.


해마다 사월은 온다. 그리고 목련은 잎보다 먼저 꽃을 피운다. 화려하고 짧게. 그리고 장엄하게 떨어진다. 그 장엄한 소멸(消滅)을 바라보며 나는 빛나는 꿈의 계절과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을 회고한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그 계절을.

그러나 올해는 그러한 감상(感傷)에 젖을 새도 없이 목련꽃 향기 제대로 맡을 여유도 없이 세상사에 이리저리 채이다 사월도 다 가버렸다. 인생의 파도 높고 물결 거칠어 파란만장(波瀾萬丈)하였기 때문이다. 그 파도 치는대로 물결 출렁이는대로 흔들리다 보니 사월이 끝나가고 있었다.


이렇게 마음이 힘들고 중심 잡기 어려울 때는 몸을 힘들게 만드는 것이 좋다. 백두대간이나 정맥에 들어가 아무 생각 없이 산줄기 빡세게 타다 보면 힘든 마음도 흔들리던 생각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기 마련이다. 그리하여 사월이 끝나가는 계절에 등짐 챙겨 정맥 속으로 스며들었다.

 

 


고속도로를 걷다!!!


구간 : 한남정맥 제 5 구간(장수IC ~ 목감사거리)
거리 : 구간거리(18.9 km), 누적거리(81.4 km)
일시 : 2006년 4월 29일
세부내용 :


이가백숙(09:05) ~ 충성아파트/버드나무집 ~ 지하통로 ~ 지하통로 ~ 유격장 ~ 208.4봉(09:45) ~ 205.6봉 ~ 와우고개/전진아파트(10:20) ~ 성주산(10:35) ~ 하우고개/구름다리(10:45) ~ 쉼터(11:05)/휴식 ~ 여우고개(11:24) ~ 120봉(11:32) ~ 122봉 ~ 소사고교/4차선도로(11:52) ~ 신설도로/민들레농원 ~ 101봉 ~ 88번 송전탑 ~ 삼십고개/유한철강산업 ~ 비룡사고개(13:59) ~ 1.5봉 ~ 11번 송전탑 ~ 제2경인고속도 우회 ~ 창성포장(14:37) ~ 111봉(14:50) ~ 양지산(15:30)/휴식 ~ 송전탑 ~ 147.7봉 ~ 대공초소 ~ 외곽순환도로 갓길 ~ 철조망 ~ 철학박사묘 ~ 훈련장 ~ 397번 도로(16:25) ~ 고려금속 ~ 사격장 ~ 방죽재(16:50) ~ 알바 ~ 115봉(17:20) ~ 묘 ~ 기독교공원묘지 ~ 도리재(17:30) ~ 운흥산 갈림길 ~ 산불감시초소(18:05) ~ 180봉 ~ 팔각정 ~ 송전탑 ~ 고속도로 지하차도 우회 ~ 목감사거리(18:55)

총 소요시간 9시간 50분.(휴식, 알바 포함). 만보계 기준 40,000보. 


4월 29일 흙의 날. 월 마감하고 집에 돌아오니 새벽 2시다. 마눌더러 대간 들어갈 거냐니까 주말에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못 가겠단다. 갑자기 이사를 하게 되어 이것저것 정리할 것이 많은 탓이다. 4월에 우리를 당혹하게 만든 일 중 하나가 이사(移徙)다.

이 무능하고 부도덕한 정권이 들어선 후 제일 나빠진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부동산 문제인 것 같다. 기존에 강남에만 존재하던 부동산 거품이 이제는 전국 어디랄 것 없이 난리가 아니다. 행정도시니 혁신도시니 허울 좋게 겉 포장만 해서 전국을 들쑤시는 바람에 지방의 중소도시 웬만한 곳은 1, 2년 전에 비해서 몇 배나 부동산 가격이 뛰어올랐다고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산본 신도시도 예외가 아니다. 평촌이나 분당에 비해 집값이 저평가 되었다고 각 단지 부녀회가 비 오는 날 머리에 꽃 꽂고 나가 춤추는 여자 모양 난리가 보통이 아니다. 내가 사는 동네에도 '아제대위'라는 것이 조직돼 매일 회의하고 단체행동하고 야단이다. '아파트 제값 받기 대책 위원회'라나?

이 사람들이 산본의 모든 부동산을 방문해서 평당 1,000만원 이하의 매물이 나오면 항의하고 매매를 방해하면서 아파트 값을 담합해서 밀어 올리는 것이다. 산본신도시 5, 6만 가구 중 현재 매물이든 전세든 몇십 개밖에 없다고 한다. 모두들 들썩이는 집값 때문에 매물을 거둬 들이고 사태를 관망하는 것이다.

그래도 마눌이 이곳저곳 부지런히 알아본 덕에 집을 구해서 5월 말에 이사를 하게 되었다. 원래 집안일에 재주도 없고 관심도 부족한 나는 그저 이사하면 그 주에는 산에 못 가겠구나 이런 생각뿐인데, 마눌은 이런 나를 보고 가슴 치며 답답해 한다.

"그래도 이 사람아, 내가 산에 미쳤기에 다행이지 주색잡기에 미쳤다면 어쩔뻔 했소? 그걸로 위안으로 삼으시게!"


 

하우고개

하우고개란 이름은 산의 형태인 와우에서 유래된 것이란 설과 의성어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처음의 경우는 이산이 臥牛山이기 때문에 이 산을 넘는 고개도 한자로 표기하였다. 이를 우리 말로 풀이해 와우고개라 하였다가 하우로 변해 하우고개로 불리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할 수 있다. 두 번째 경우는 옛날에는 시흥시 뱀내장에서 계양 황어장으로 닷새장을 오가는 장사꾼들이 주로 이 고개를 이용했다고 한다. 이 무렵에는 행인들을 터는 도둑떼가 득실거렸다고 하는데 장사꾼들은 그들이 무섭지만 이 고개 외에는 이용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없어 이 고개를 이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장돌뱅이들은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산 밑 주막에 모여 떼 지어 고개를 넘었으며, 언제 어디서 도둑떼들의 기습이 있을지 몰라 사람과 소는 가파른 길을 바쁘게 걷다보니 모두가 숨이 턱에 닿을 정도로 찼다.  강행군을 하여 고개마루에 올라서면 안도와 함께 거친 숨소리가 절로 나오게 된다. 이 때 나오는 '하우 하우'하는 숨소리의 음을 따 하우고개로 불리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여우고개/狐峴

여우고개는 한자로 如牛고개라 한 것으로 보아 산의 형세가 소가 누어 있는 모양이므로 '소와 같다'하여 여우고개라 했다는 설과, '여위다'에서 변화된 것으로 보아 여윈고개 즉 좁고 작은 고개라는 뜻도 있는 것 같다. 이 고개는 호현(狐峴)이라고도 하는데 이곳에 나무가 많고 후미진 곳이어서 여우가 많이 출현하였다 하여 붙여진 것으로 보인다.

소래산/蘇萊山

경기 시흥시 신천동과 대야동에 위치. '소래'란 지명은 첫째 지형이 소라처럼 생겼다는 설과 둘째 냇가에 숲이 많다. 즉 솔내(松川)에서 유래되었다는 설, 셋째 지형이 좁다 즉 솔다 → 좁다 등의 이유로 비롯되었다고 한다. 전해내려 오는 이야기로는 신라 무열왕 7년(660)에 당나라 소정방이 나당연합군의 일원으로 군사를 친히 이끌고 백제를 공략하기 위하여 중국 산동성의 래주(萊州)를 출발하여 덕적도를 거쳐 이 산에 머물렀다고 한다. 그뒤부터 소정방의 '蘇' 자와 래주의 '萊' 자를 합쳐 '소래산'으로 불리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한남정맥 제 5 구간 장수IC ~ 목감사거리 개념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한남정맥은 진행될수록 집과 가까워지는 바람에 아침부터 여유를 부리게 된다. 느긋하게 샤워하고 라면 한 그릇 끓여 신문보며 아침을 먹고 있자니, 집안일 모른 채하고 혼자 산에 가는 것이 못마땅해서 계속 누워있던 마눌, 그래도 남편이라고 마냥 미워할 수 만은 없는지 일어나 점심이며, 간식이며 챙겨준다.

 

"이봐! 이왕 챙겨 주는 것, 택배까지 한번 하시지. 비루고개까지 태워만 주면 나중 날머리는 목감사거리니까 버스든 택시든 내가 알아서 올께." 마눌 기막혀 하면서도 순순히 따라나선다.

  


# 아파트 주차장에서 만난 보랏빛 라일락 꽃. 옛날 혼자 살던 총각시절, 나는 반지하방에서 살았다. 어두컴컴하고 생활 환경이 무지 나빴지만, 그래도 창문 바로 앞에 라일락 나무가 한 그루 있어 봄날이면 그 숨막힐 듯한 향기에 취해 그럭저럭 그 환경을 버틸 수 있었다.  

 

  

집 바로 뒤에 외곽순환도로가 지나고 있어 바로 고속도로에 올릴 수 있다. 냅다 밟으니 채 20여 분도 안걸려 송내나들목으로 나서게 되고 지난 구간에 내려 온 수현마을 '이가백숙' 앞에 도착했다. 집에서 30분 걸렸다.

 

마눌과 강아지와 작별하고, 이가백숙 지나 '충성아파트' 앞에 있는 '버드나무집' 앞에서 우회전했다. 09:05. 곧 도로 밑으로 지나는 지하도가 나오고 철문이 달려 있지만 막히지는 않았다. 지하도에는 청소년들이 그려둔 그림이 가득하다.



지하도를 나가면 직진길이 잘 나 있어 무심코 진행하기 쉽지만, 나가자마자 좌측으로 올라가 도로와 합류해야 한다. 인도를 따라 올라 가다가 다시 우측으로 내려 가서 도로 밑으로 다시 지나가서 다시 도로 위로 올라가야 한다.


그냥 도로를 무단횡단해 버리면 그런 수고를 덜 순 있지만, 고속도로로 들어가는 길이라 차량 통행이 쉼없이 이어져 아주 위험하니 돌아가는 것이 좋다. 잠시 올라 가니 '불심정사 비석'이 있고 우측으로 가서 고속도로 아래로 지나가야 한다.



# 버드나무집. 우측으로 가면 지하도가 나온다. 

 

 
# 지하도를 나와 바로 도로 위로 올라야 한다. 

 


# 다시 우측으로 내려가야 한다. 

 

 

 

# 불심정사 표석에서 우회전 한다.

 

  

# 고속도로 램프 아래를 지납니다. 군부대에서 쓴 글인 듯 '강자존(强者存)'이라고 적어 두었다. 강한 자가 살아 남는다는 뜻이다.  '강해서 살아 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 남아서 강하다'란 말을 모르시나?

 

 

 

고속도로 램프 아래를 지나자마자 좌측 도수로 쪽에 표지기들이 보인다. '도수로'를 따라 숲으로 들어가자 이내 '유격훈련장'과 '가스실습장'이 나온다.

뒤쪽 소로길로 올라서면 시멘트 도로가 나오고 우측 도로 따라 올라가면 유격장 정문이 나온다. 좌측 철조망을 따라 올라가면 초소가 나오고 좌측 숲으로 들어간다. 여러 갈래길이 나오지만 군훈련장을 따라 직진해야 한다.

이곳에서 서진하고 있는 정맥꾼을 한 분 만났다. 하우고개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악수하고 이런저런 얘기 나누다 서로 작별하였다. 잠시 허위허위 올라가니 삼각점이 있는 '208.4봉' 정상이다.(09:45)

 

 

 

# 유격훈련장.

 

 

 

#  208.4봉 정상.

 

  

208.4봉엔 운동 나온 인근 노인들이 많다. 전부들 나란히 서서 보건체조에 열중이다. 정상을 나와 직진하면 군부대 철조망을 만난다. 좌측으로 철조망을 따라 전진하면 초소가 있는 봉우리가 나온다. 아마도 '205.6봉'인 듯하다. 직진하여 철조망을 따라 내려가면 '전진아파트'가 있다. 아파트 앞 도로가 '와우고개'다.(10:20)

옛날 와우아파트 붕괴사건이라는 커다란 사건이 있었다. 부실공사가 원인이었지만 그 당시 이름때문에 와르르 무너졌다는 속설도 나돌던 아파트이다. 이곳 와우아파트 담벼락에 "소래산 등산로 60m"란 팻말이 붙어 있고 아래로 잠시 내려와 버스 종점 건너편에 들머리가 있다.

  


# 철조망을 만나 좌측으로 진행한다. 

 

 

 

# 와우고개 들머리.

 

 

 

빨간 벽돌로 된 굴뚝이 있는 들머리로 올라가면 전진아파트 뒤쪽으로 올라가게 된다. 군부대 철조망과 만나고 좌측으로 철조망을 따라 진행하면 '정명고교삼거리'가 나온다.

토요일 야외학습을 나왔는지 남녀 고교생들이 무리지어 지나간다. 조금 더 진행하면 약수터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이 나오고 완만한 오름을 찬찬히 올라가니 '소래산 삼거리'가 있다.(10:35)

이곳이 성주산인 듯하다. 삼거리엔 조팝나무가 하얗게 꽃을 피우고 있고 많은 등산객으로 붐비는데, 삼거리 바로 뒤는 군철조망이고 특전사 부대원 두 명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직진하면 소래산 가는 길이고, 좌측으로 떨어져 내리면 하우고개로 내려가게 된다. 하산하는 정맥길은 상당히 가파른 내리막이어서 조심스러운데 헉헉대며 올라오는 등산객이 상당히 많다.


하우고개 이름이 '하우 하우' 숨가쁘게 올라서 얻은 이름이라고 해서 올라오는 사람들의 숨소리를 자세히 들어보니 모두들 그냥 헉헉거리며 올라오고 있다. 한참을 가파르게 내려서자 '팔각정'과 '구름다리'가 나온다. '하우고개'다.(10:45)

 

 


# 정명고교 갈림길. 

 

 

 

# 약수터 갈림길.

 

 

 

# 하우고개 구름다리.

 

 

 

# 하우고개를 넘어가면 시흥시 대야동이다.

 

 

 

팔각정엔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데, 장애인들이 단체 야유회를 나왔는지 자원봉사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착한 사람들이다. 좋은 일만 있으시길...

구름다리는 진동이 심해서 건너가니 출렁출렁 거린다. 아래론 차들이 질주하고 있다. 다리를 건너 가파른 계단길을 낑낑 올라가니 이정목이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정맥길은 우측으로 여우고개 방향으로 가야 한다.


여우고개 가는 길엔 갈림길이 많고 표지기는 전혀 보이질 않는다. 그래도 중간중간 이정목이 서 있고 여우고개 방향으로만 가면 되니 큰 어려움은 없다. 여우고개 직전에 벤치가 여럿 있는 '쉼터'가 나온다.(11:05)

 

 


# 쉼터. 

 

 

 # 시흥톨게이트가 보인다. 저멀리 수리산 슬기봉도 보인다.

 

 

 # 가야 할 길.

 

 

 # 소래산이 바로 조망된다.

 

  

쉼터엔 나들이 나온 여성분들이 삼삼오오 김밥이며 과일이며 맛나게들 들고 있다. 갑자기 허기가 져서 나도 배낭 벗고 간식을 먹었다.

쉼터에서는 조망이 좋아 멀리 시흥톨게이트로 들어가는 차량 행렬들과 소래산이 손에 잡힐 듯 들어온다. 소래산 한자가 '蘇萊'인 것을 보고 혹시 소정방이 저쪽에서 주둔을 했나? 혼자 상상했는데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맞는 말이다.

 

소래산은 평소 차 타고 고속도로 지나다니면서 보던 산이다. 고속도로 가에 우뚝 솟아 있어 저곳으로 정맥길이 연결되리라 생각했는데, 확인하니 정맥길에서 옆으로 비껴나 있다. 가파른 통나무계단을 조심조심 내려가면 2차선 포장도로와 만난다. 바로 '여우고개'다.(11:24)

 

 


# 여우고개. 

 

 

여우고개엔 차량 통행이 그다지 많지 않고 소풍나오는 장소 같은 분위기다. 길 건너 들머리쪽에 Coffee 장수가 파라솔을 치고 있고, 그 옆 무단경작지에서 울타리 공사를 하고 있다.

경작지를 지나 갈림길에서 좌측 계단이 있는 임도로 올라가다가 다시 갈림길을 만나 우측 능선길로 올라간다. 나무로 만든 계단길을 낑낑 올라가니 바위가 있는 '120봉'에 오른다.(11:32)

120봉 정상의 바위엔 누군가 빨간페인트로 십자가를 그리고 성령충만이라고 적어 두었는데, 조잡하고 억지스러워 있던 신앙심도 사라질 것 같은 느낌이다.

 

 


# 바위가 있는 120봉 정상. 

 

 

120봉에서 완만히 내렸다가 다시 조금 더 올라 '122봉'을 지나고, 아래로 내려가다가 무심코 직진을 하다가 보니 통나무를 덧댄 작은 다리 지나 좌측 희미한 소로길로 표지기들이 붙어 있다.

좌측길로 들어서서 아래 숲속으로 떨어져 내리다가 숲을 벗어나면 배꽃이 만발한 과수원이 나온다. 좌측으로 잔디구장이 보이고 축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앞엔 소사고교가 보인다.

 

더 이상 표지기들이 보이질 않는데 과수원으로 내려서서 배꽃 사이를 가로질러 과수원 정문을 나서니 건널목이 있는 4차선 도로가 나온다.(11:52)

 

 


# 다리를 지나 좌측 숲으로 들어 간다. 

 

 

 # 배꽃이 만발한 과수원. 전방에 풍림아파트, 우측에 sk주유소, 이조가든이 보인다.

 

 

 # 배꽃향기가 아주 좋다.

 

 

 

과수원 정문 앞에 건널목이 있다. 개념도나 선답자의 산행기에는 SK 주유소 지나 이조가든 쪽으로 가라고 되어 있는데, 건널목 건너 절개지 철망에 표지기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마침 신호가 떨어져 건널목을 건너고 표지기 따라 절개지로 오르려고 하는데, 방호벽이 너무 높아 몇 번 바둥대다 옆에 있는 큰 돌을 놓고 기어 올라갔다. 절개지 사면을 올라 산을 오르자 이내 산을 내려가야 하고 닭을 키우는 농가가 나온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표지기가 보이질 않는다. 일단 전방의 야산을 올라 보기로 하고 농가 뒤쪽 밭길로 올라갔다. 그러나 숲속으로 조금 이어지던 산길이 없어져 버리고 잡목숲이 앞을 가로막는다.뭔가 이상하다. 알바다!

이쯤에서 원위치해야 하는데 오기가 생긴다. 일단 산정상까지 올라 가 보기로 하고 잡목을 헤치고 낑낑대며 야단법석을 하며 올라가니 우측에서 정상으로 올라오는 희미한 등로가 있다. 등로를 따라 정상에 올라가니 배드민턴장이 나온다. 개념도나 선답자의 산행기에는 전혀 언급이 없는 곳인데...  완전히 알바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까 건널목 절개지의 표지기 주인공이 지난 구간 나를 고속도로 톨게이트 뒷산으로 불러 올려서 30분간 알바하게 만든 바로 그 분의 표지기다. 그때도 SK 주유소 뒤쪽으로 가야 하는데 앞 야산으로 표지기를 붙여 두어 산 속으로 이끌곤 그 이후로는 길도 없고 표지기도 없어 사람을 환장하게 만들더니...

정상에서 주변 지형지물을 관찰하고 개념도를 꺼내 갈 방향을 대충 설정해본다. 일단 이조가든에서 올라올 길을 설정해서 그쪽으로 무조건 숲을 헤치고 내려 가 본다. 길도 없는 잡목숲을 헤치고 긁히고 넘어지며 내려 오자니 막 화가 난다. 이렇게 부주의하다니... 표지기는 무조건 믿지 말고 되도록이면 선답자의 산행기에 충실해야 하는데...

한참을 헤매다가 숲을 벗어나 논길을 지나고 공장옆을 돌아 올라가니 개념도에 언급된 신설도로가 나온다. 5분이면 될 거리를 30분간이나 숲속에서 긁히고 넘어지며 헤맸다. 다시는 그 분 표지기를 믿지 않으리!

 

 


# 건널목을 건너 저 표지기 따라 절개지로 올라갔다. 우측으로 도로로 따라 가다가 주유소 건너 이조가든 쪽으로 가야 한다. 

  

 

 # 30분 알바 후 만난 신설도로.

 

 

 

말만 신설도로이지 오랫동안 공사가 진행되지 못했는지 도로는 아주 지저분하고 대형 트럭들이 양쪽으로 무단주차되어 있다. 아랫쪽 큰 도로와 만나는 지점에 민들레농원이 보인다. 그 방향으로 가니 주차해둔 승용차 안에서 이상한 짓을 하던 남녀가 후다닥 떨어진다. 한남정맥 시작한 이래 이런 모습을 두 번이나 본다.

민들레농원 앞에 절개지로 올라가는 철계단이 나오고 계단을 오르자 농원에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파라솔 형태의 텐트 두 개가 나온다. 만약 연속종주를 할 경우 텐트 칠 필요 없이 저 속에서 자도 될 것 같다. 이후 '101봉'을 넘어 가자 '시멘트 도로'가 있는 고개가 나온다.

 

 


# 민들레농원 좌측의 철계단. 

 

 

 # 시멘트 도로가 있는 고개.

 

 

 

고개를 가로질러 올라가면 철조망이 나오고 잠시 진행하면 88번 송전탑이 나온다. 송전탑이 있는 야산을 넘어 내리막을 내려가면 붉은 황토로 되어있는 넓은 임도가 있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다가 나무를 베어 쌓아 둔 곳에서 좌측으로 꺾어 들어 가야 한다.

이후 녹색철조망을 다시 만나 철조망을 따라 내려가면 철조망이 터진 곳이 나온다. 직진길에 표지기가 두 개 붙어 있는데, 선답자의 산행기가 헷갈리게 되어 있어 표지기를 무시하고 철조망 터진 곳으로 들어가 보았다.

바로 앞에 송전탑이 있고 아래로 내려가자 무슨 단체에서 관리한는 듯한 농장이 있다. 맞은편 야산의 작은 잣나무 조림지를 낑낑대며 올라가 보니 다시 철조망과 송전탑을 만나게 된다. 아마도 길따라 계속 가도 이곳과 만나게 될 것 같다.

철조망을 따라 계속 전진하니 다시 철조망이 터진 곳이 나오고 통과해서 하산길로 계속 내려가게 되는데, 소똥냄새가 심하게 난다. 숲을 벗어나자 전방에 목장이 나오고 젖소들이 한가하게 되새김질을 하고 있다.

 

 


# 송전탑이 있는 야산을 오른다. 

 

 

# 붉은 황토길을 걷다가 좌회전.

 

 

 # 철조망이 터진 곳으로 통과.

 

 

 # 어린 상수리 나무에 꽃처럼 달려 있는 알 수 없는 물체.

 

 

 # 소똥냄새가 진동하는 목장.

 

 

 

목장 앞에서 우회전하여 도로를 따라 내려가자 작업 중인 공장이 나오고 2차선 구도로가 나온다. 다시 고물상을 우회하여 도로를 낑낑 올라가자 4차선 도로인 '삼십고개'가 있다.

 

 


# 삼십고개 유한철강산업 간판 앞에서 도로를 무단횡단했다.

 

 

 

삼십고개엔 차량 통행이 아주 많다. 차량 흐름이 끊길 때를 기다려 유한철강산업 간판 앞에서 도로를 무단횡단하고 중앙분리대를 넘어 절개지로 올라갔다. 절개지 상단엔 철조망을 쳐 두었는데 우측으로 우회해서 밭길로 올라가자 넓은 공터가 있는 임도가 나온다.

잠시 편안하게 진행하자 잘 생긴 소나무가 있는 곳에서 철조망으로 막혀 있고 우측 아래에 철문이 보인다. 아래로 내려 가서 철문을 살펴보니 완전히 잠겨 있어 통과가 불가능하다.

철조망 높이가 높아 벗어나기가 어려워 이곳저곳 헤매다가 철조망 건너편에 쇠파이프가 기대져 있는 곳이 있어 스틱으로 중심을 잡고 철조망을 넘어 쇠파이프를 밟고 철조망을 넘었다. 아주 위험했다. 조금 아래에 위로 올라가는 등로가 있어 다시 산을 치고 올라 능선에 합류했다.


능선에서 참나무 숲길을 걸어 가다 보면 갈림길이 나오고 좌측길로 내려가면 시멘트 도로가 있는 고개가 나온다. '비룡사 고개'다.


 


# 농장 철조망 안의 잘생긴 소나무 한 그루. 

 

 
# 비룡사 고개.

 

 

 

비룡사 고개를 건너자 잘 지어진 농가 주택이 나오고 주택 뒤에 꽃이 다 져버린 벚나무 몇 그루가 서 있다. 벚나무 아래엔 아직 꽃향기가 남아 있다. 바람이 너무나 시원해서 나무에 기대어 한참을 휴식했다.

바로 뒤에는 잘 가꿔진 묘지가 나오고 옆으로 올라 무명봉을 하나 넘는다. 완만하게 올라 33번 송전탑이 나오고 전방에 벌목지가 있다. 계속 진행하여 '11번 송전탑'을 지나고 직진하면 묘지를 넘어 정맥길이 이어지지만 고속도로에 막혀 진행 할 수가 없으므로 좌측으로 꺾어 내려가야 한다.

좌측으로 내려가다가 고속도로를 따라 시멘트도로를 내려가면 길 옆에 농가가 몇 채 있다. 한 집은 화장실이 고속도로를 보고 있다. 문이 없어 볼일을 보면서 지나다니는 차 구경을 할 수 있겠다. 한참을 내려가서 고속도로 아래 '지하도'를 지나 다시 우측으로 길게 고개를 올라 '창성포장' 공장 앞까지 올라 간다.

 

 


# 애기똥풀. 줄기를 꺾으면 노란 액이 나와 얻은 이름이다. 

 

 

 # 화려한 산복숭아꽃.

 

 

 # 죽단화, 겹황매화라고도 한다.

 

 

 # 송전탑 지나 묘지 앞에서 좌측으로 꺾어야 한다.

 

 

 # 고속도로 옆으로 길게 내려 간다.

 

 

 # 고속도로 지하도를 지나 한참을 다시 올라 창성포장 앞까지 온다.

 

 

 

창성포장 정문앞 절개지로 올라갔다. 소나무 숲길을 꾸준히 올라가자 '111봉'이 나온다. 111봉 정상엔 앉기 좋은 바위가 있다. 잠시 앉았다가 배가 고파 이곳에서 배낭 벗어 두고 마눌이 준비해 준 과일로 식사를 했다.

마침 아주머니 두 사람이 산책 나왔다가 날 보고 밝게 웃길래 포도 한송이 건네 주었다. 한 아주머니가 물도 좀 달라고 한다. 아니, 이 분들이 먼길 걷는 사람에게 오히려? 워터백 호스 보여 주며 내가 입에 물고 먹는 건데 드실 수 있겠냐니까 깔깔깔 웃는다.

111봉에서 잠시 안부로 내려가는데 등로 중간에 나무벤취가 설치되어 있다. 다시 빡세게 철조망을 따라 위로 올라 갔다. 정상 900m 남았다는 이정목을 지났다.

무명봉 하나를 헉헉대며 올랐다가 다시 내리게 되고 전방에 '판교 일산간 외곽순환도로'가 앞을 가로막는다. 고속도로를 내달리는 차소리가 아주 시끄럽다.

이곳에서 정맥길은 고속도로와 나란히 진행을 하게 되고 몇 번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한다. 안부에서 갈림길이 나오고 우측으로 고속도로 쪽으로 내려가는 방향에 표지기들이 붙어 있다. 아마도 고속도로 지하도로 우회하는 길인가 보다. 그래도 양지산은 한번 보고 가야겠다고 직진했다. 잠시 오름을 올라 높은 팔각정이 있는 '양지산'에 오른다.(15:30)

양지정에 오르니 바람이 아주 시원하지만 황사 탓에 조망은 나쁘다. 난간에 기대 간식 먹으며 휴식하였다. 마침 전화벨이 울리길래 배낭 벗고 받았더니 회사 후배다. 어제 발표된 회사의 대폭적인 인사 때문에 할 말이 많은 모양이다.

중간에 표지기 때문에 알바하느라 갈길이 멀어 마음이 바빠 죽겠는데, 10분, 15분이 지나도 전화를 끊질 않네? "저기 말이야 나 지금 쬐끔 바쁜데 모레 출근해서 통화하자 잉?"

 

 

# 편안하고 상쾌한 산길을 걷는다. 

 

 # 양지산 정상 양지정.

 

 

 # 황사 때문에 가시거리가 짧다. 양지정 전방의 조망.

 

 

 

양지정 바로 뒤쪽으로 등로가 이어지고 그 쪽으로 표지기들이 붙어 있다. 아까 갈림길의 우회로로 갈까 직진할까 잠시 고민하다 그냥 직진하기로 했다.

잠시 진행하자 거대한 송전탑이 나온다. 지금까지 봐 왔던 송전탑과는 규모가 다르다. 네 개의 다리가 각각 지름 1m 가까이 되는 원통 파이프로 되어 있다.

우측에 고속도로를 두고 계속 전진하는데 이정목이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정맥길은 우측인데 '군부대 출입금지'라고 적혀 있다. 무시하고 일단 그 쪽으로 우틀했다.

오름을 잠시 올라 삼각점이 있는 '147.7봉'을 지나고, 군부대 철조망을 만나 우측으로 철조망을 따라 진행했다. 철조망 안 초소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던 초병 두 명이 제지한다. 그래서 정맥에 대한 설명을 해 주지만, 알아 듣는 눈치가 아니고 다음부터는 이곳으로 지나가지 말라고 한다. 음~ 알았네, 수고하게! 두 번 지나 갈 일은 없을 거네!

철조망을 따라 계속 진행하다보니 전방이 완전히 차단된 곳이 나오고 우측으로 꺾어 가면 고속도로 절개지 바로 위에 '대공초소'가 있다. 대공포와 발칸이 거치되어 있고 초병이 나를 보고 다가와 뭐라고 소리를 치지만 고속도로 차소리가 워낙 시끄러워 알아 들을 수가 없어 그냥 무시하고 진행하였다.

고속도로 절개지를 철조망따라 아래로 내려 가 고속도로 갓길에 내려섰다. 여기서부터는 고속도로 방음벽을 따라 고속도로 진행 방향과 역주행하여 가야 한다. 방음벽에 바짝 붙어 걸어 가지만, 마주 달려 오는 차들이 너무나 위협적이다. 스쳐 달리는 차 안에서 전부들 의아한 눈초리로 쳐다본다.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고속도로 역주행을 마치고 방음벽이 끝나는 부분에서 다시 위로 절개지를 따라 올라가 군부대 철조망과 다시 만났다. 이 구간은 너무나 위험하고 군부대와 마찰도 예상되므로 반드시 우회하는 구간을 개발해야 할것 같다.

 

 


# 거대한 송전탑을 만난다. 

 

 

# 고속도로 갓길 방음벽을 따라 역주행해야 한다. 고속도로를 걷는 것은 불법이다. 운전자들이 눈이 똥그레져 쳐다본다.

 

 

 


고속도로 절개지 위에 설치된 군부대 철조망에 바짝 붙어서 진행하려고 하니 상당히 위험하고 불안하다. 다시 초병들에게 제지를 당하고 계속 전진을 하니 잘 가꿔진 철학박사의 묘지가 나온다. 좌측 완만한 능선길로 내려가면 군훈련장이 있다.

계속 전진하다가 군부대 배수로를 건너고 건물 뒤쪽으로 나가자 2차선 포장도로인 '397번 도로'에 내려선다.(16:25). 도로를 따라 고개 위로 올라가자 군부대 정문이 나온다. 건널목을 건너 '고려금속'이라는 공장 정문 좌측의 넓은 길을 따라 올라갔다. 


  


# 군부대 배수로 건너 397번 도로. 

 


# 고려금속 정문 좌측으로 올라갔다.

 

  

잠시 올라가자 넓은 군 사격장이 나오고 공사 중이이서 땅을 파 뒤집어 두었다. 어디로 갈까 잠시 헤매다 좌측 부러진 전봇대 두 개로 만든 외나무다리가 아닌 두나무 다리(?)를 건너 산길로 올라갔다.

군부대 철조망을 따라 위로 오르다가 철조망과 헤어지고 좌측 희미한 길로 내려서서 버스정류소와 GS칼텍스 주유소가 있는 6차선 도로 '방죽재'에 도착했다.

 

 

 # 수인산업도로 상 버스 정류소와 주유소가 있는 방죽재. 

 

 

 

선답자의 산행기에 이곳에서 길을 건너 능선을 오르다 알바를 많이 했고, 고속도로 아래로 해서 115봉을 오르는 게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주변 지형지물을 살피니 우측 고개 너머에 고속도로가 지나고 있다. 개념도를 꺼내 살펴 보지만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지 않아 길찾기가 너무 어렵다. 일단 고속도로 아래로 가 보기로 하고 건널목을 건너 고개를 넘어 고속도로 아래로 내려갔다.


고속도로 아래 도로는 비포장인데 차량이 수시로 다녀 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난다. 2주일 전에 걸린 기침 감기가 도통 나을 생각을 안해서 오늘 오는 도중에 계속 기침을 하고 왔는데, 이곳에서 먼지 때문에 완전히 발작하듯 기침을 했다.

고속도로 지하도를 건너니 '참숯 불가마'가 나오고 그 차량들은 이곳으로 드나 드는 차들이다. 주변을 둘러 보지만 표지기는 전혀 없고 지형지물이 개념도와 맞지도 않다. 그래도 일단 전방의 야산을 치고 올랐다가 좌측으로 고속도로 방향으로 가면 정맥길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숯불가마 우측의 야산으로 올라가자 묘지가 몇 기 나오고 산 위쪽으로 '산책로'라고 적힌 나무 팻말이 달려 있다. 일단 산책로를 따라 위로 올라가 능선과 합류하니 좌측으로 '산책로' 팻말이 다시 붙어 있다.

일단 고속도로 쪽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다. 계속 좌측 방향으로 진행을 하는데 갈림길이 몇 개 나오지만 좌측길만 고집했다. 헉헉대며 오름 하나를 차고 올라 정상에 올라서니 다행히 표지기들이 붙어 있고 여기가 바로 '115봉'이다.(17:20). 한 30여 분 헤맸나 보다. 좌측 능선에 올라오는 표지기들이 붙어 있고 전방으로 정상에서 내려가는 표지기들이 많이 달려 있다.


       

# 고속도로 아래 먼지가 풀석풀석 나는 비포장길로 갔다. 

 

 

 

115봉에서 한숨 돌리고 다시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갔다. 묘지를 지나고 좌측 고속도로 가까이로 해서 마을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는 작은 재를 지나 오름을 오르니 기독교 공원묘지가 나온다. 공원묘지를 가로질러 지나고 아래로 내려서니 포장된 길이 지나는 '도리재'가 나온다.(17:30)

 

       

# 115봉에서 만난 나물 캐는 아주머니들. 

 

 

 

도리재 좌측엔 개 사육장이 있어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다. 이후 운흥산 오르는 길은 길고 멀어 지친 몸으로 오르기에는 아주 고역이었다. 운흥산 오름은 길게 올다가 능선에서 다시 길게 오르는 방식으로 4단으로 올라야 한다. 정맥길은 오르내림에서 힘드는 것보다는 길 찾느라 시간낭비가 심하고 스트레스가 많다.

오늘도 몇 번이나 알바를 해서 정작 힘을 써야 할 오름에서는 낑낑대기만 한다. 그래도 그럭저럭 올라 운흥산 갈림길에 오른다. 우측으로 150m를 더가면 운흥산이라고 하는데 지쳐서 무시하고 그냥 좌측 정맥길로 들어섰다.

雲興山. 구름이 일어나는 산인가? 그러나 오늘은 황사가 뿌옅게 끼어 있어 구름구경은 어렵다. 잠시 진행하자 '산불감시초소'가 나온다.

 

 


# 줄딸기꽃.

 

 

 # 운흥산 산불감시초소.

 

 

 

산불감시초소에 서니 사방으로 전망이 툭 트였다. 맑은 날이었다면 훌륭한 조망을 제공할 듯하다. 전방으로 가야 할 정맥길의 목감동과 수암봉, 슬기봉이 보이고, 우측 아래엔 물왕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물왕저수지는 한 때 수도권에서 가장 유명한 낚시터 중 하나였다. 이승만 대통령의 전용낚시터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개발시대를 거치면서 물이 극도로 오염되어 사람들에게 외면 당했었는데, 많은 노력 끝에 수질이 약간 회복되어 간간이 가족 단위의 낚시꾼들이 찾곤 한다. 10여 년 전엔 릴낚시꾼 한 사람이 2m 가까운 백연어를 낚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음~ 낚시하고 싶다!!!

 

 


# 산불초소에서 본 전방의 조망, 목감동과 뒤쪽으로 수암봉, 슬기봉이 희미하게 보인다. 

 

 

 # 물왕저수지.

 

 

 # 조팝나무가 꽃을 터뜨렸다.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내리막을 내렸다가 안부에서 다시 전방의 180봉을 향해 올라야 하는데 중간에 우회로가 보인다. 피곤하고 지쳐서 꾀가 났다. 얼른 우회로로 돌아서 나가는데 한 바퀴 다 돌고 나서 확인하니 이 길로 가면 다른 산의 능선으로 빠지는 길이다. 역시 잔머리 굴리면 안된다. 다시 원위치하여 꺼이꺼이 오르니 '180봉'이다.

 



# 180봉에서 돌아 본 산불감시초소.

 

 

 # 180봉 전방의 팔각정을 땡겨 본다.

 

 

 

180봉에서 안부로 내렸다가 계단길을 올라가니 '팔각정'이 나온다. 팔각정 바로 앞엔 고속도로가 있고 깍아지른 절개지가 앞을 가로 막는다. 높이가 무시무시하다.

시원한 바람이 좋아 벤치에 앉자 한참을 쉬다가 출발했다. 잠시 우측으로 날등을 타고 가다가 좌측 절개지로 내려가는 '철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철계단을 3단으로 내려 절개지의 7부 능선쯤에 있는 '시멘트 길'을 만난다.


전방의 '송전탑'을 기준으로 진행하다가 송전탑을 지나 고속도로까지 내려갔다. 고속도로 바깥의 난간길을 따라 걸어가다가 아래의 밭으로 내려가면 작은 농장이 나오고 고속도로 지하도도 있다.

 


# 깎아지른 절개지의 철계단을 내려갔다.

 

 

# 송전탑을 기준으로 우측으로 간다.

 

 

# 도수로를 따라 고속도로까지 내려갔다.

 

  

# 고속도로 지하도로 가야 한다.

 

  

오늘 구간은 고속도로 아래를 몇 번이나 넘나 들어야 했다. 고속도로를 지나와서 전방의 102봉을 넘어 황제아파트 쪽으로 가야 하지만, 공장이 앞을 가로막고 있어서 산에 올라 붙을 수가 없다. 선답자의 산행기에는 밭으로 우회해서 올라가면 된다고 했는데, 주변을 아무리 찾아봐도 올라가는 길이나 표지기가 보이질 않는다.

결국 여기서 길 따라 내려가서 황제아파트로 우회하기로 했다. 개들이 덤벼들 듯이 짖어대는 길을 길게 내려 목감동 안으로 들어가면 황제아파트가 나오고 잠시 더 진행해서 목감사거리에 닿았다.(18:55)

 

 


# 오늘의 종착점인 목감사거리. 

 

 

 
목감사거리에서 다음 구간 시작점인 금강산 농원을 확인하고, 가게에 들러 시원한 아이스바 하나를 사서 갈증을 달랬다. 이제 우리 동네 뒷산까지 왔다. 한남정맥은 집에서 가까워 접근하고 돌아 오기가 너무나 좋다. 가게 앞 시내버스 정류소에서 버스를 타니까 한 번 만에 금정역 앞까지 데려다 준다. 버스비 850원.

대간, 정맥 시작한 이후 교통비가 가장 적게 든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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