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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북정맥]다섯번째(노채고개~47번 국도)-다시 한북정맥의 능선에 서다! 본문

1대간 9정맥/한북정맥 종주기

[한북정맥]다섯번째(노채고개~47번 국도)-다시 한북정맥의 능선에 서다!

강/사/랑 2007. 7. 4. 22:29
[한북정맥]다섯번째(노채고개~47번 국도)



우리는 살아가면서 '하고 싶은 일(want to)'과 '해야 하는 일(have to)' 사이에서 방황할 때가 종종 있다. 흔히 '하고 싶은 일'은 먹고 사는 문제와는 무관하게 취미나 도락(道樂)으로 하는 일들이 많다. 반면, '해야 하는 일'은 주로 호구지책(糊口之策)의 일들이기 십상이다.

따라서 당연히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세상사 모든 일이 어디 그렇게 호락호락하던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게 삶의 조건이 순탄한 경우가 흔할 리 없다. 때문에 우리네 소시민(小市民)들은 언제나 '하고 싶은 일'들은 가슴 속에 품고만 있고, '해야 하는 일'들에 짓눌려 허덕대기 일쑤다.

게다가 종종 '하고 싶은 일'조차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해야만 하는 일'로 변질되어 가뜩이나 처진 어깨를 짓누르기도 한다. 일종의 '가치의 전도(轉倒)'가 발생한 것이다.

강/사/랑이 백두대간(白頭大幹) 종주(縱走)를 끝마친 것이 2006년의 일이다. 대간 종주를 마친 이들 대부분이 그러하듯 나역시 정맥(正脈) 길로 발길을 옮기게 되었다. 그리하여 한수(漢水)의 남쪽 울타리를 이루는 한남정맥(漢南正脈)을 마치고 북쪽 울타리인 한북정맥(漢北正脈)도 철원의 수피령을 출발해 포천의 노채고개까지 두 발로 느꼈다.


그러다 작년 10월 뜻하지 않은 병마(病魔) 때문에 노채고개에서 발길이 묶여버리게 되었다. 불시에 나를 방문한 이넘의 병이 하 무서운지라 처음에는 정맥길은 고사하고 동네 뒷산도 못오를 줄 알았다. 무엇보다 절망(絶望)이라는 마음의 병이 더 깊었던 시절이다.


그리하여 정맥 종주는 꿈도 못꾸고 다만 질병 치료에만 집중하였다. 그 와중에 아파트 주위나 공원 등에서 살살 산책하며 산행 못가는 마음을 달래기 시작하였다. 비록 산책하는 발길이나마 걸음 쌓이니 마음과 몸이 조금은 여물어지게 되었다.


그 여물어진 마음과 몸으로 조금씩 고도(高度)를 높여가기 시작했고 이제는 정맥은 몰라도 동네 뒷산 정도는 솔방솔방 다녀보자 작정하였다. 동네의 낮은 산도 명색이 산인지라 솔방솔방 산책하듯 조심스런 걸음으로 오르내리다 보니 체력에 자신감도 생기고 슬슬 욕심(慾心)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일단 100대 명산을 해 보기로 했다. 단일 산이니만큼 대여섯 시간 정도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한 것이다. 점진(漸進)이고 점증(漸增)이었다. 그래저래 몇몇 산을 다녀오다 보니 이제는 다시 정맥길에 대한 욕구가 강렬해졌다.


질병 찾아들면서 노채고개에서 멈춰진 한북정맥 종주의 발걸음을 반드시 장명산까지 이어 놓아야만 할 것 같은 강박감(强迫感)이 스멀스멀 고개를 치켜 들기 시작한 것이다. 드디어 '하고 싶은 일'이 '해야 하는 일'로 가치전도가 이뤄진 것이다.

한번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 한북정맥 종주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로 기정사실화 되어 버렸다. 마눌에게 한북 종주계획을 얘기했더니 처음에는 펄쩍 뛰며 반대가 강렬하였다. 하지만, 이내 자기 남편의 강고집을 잘 아는지라 수긍할 수 밖에 없었는지 마지못해 허락을 한다. 다만 이번 정맥 재개 산행에는 자기도 따라 나서겠다는 조건을 단다.

그렇게 7개월 만에 끊어졌던 정맥길을 잇기 위한 한북정맥 종주 산행길에 나서게 되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을 완성하기 위해...

 

 


다시 한북정맥의 능선에 서다!!!


구간 : 한북정맥 제 5구간(노채고개~47번 국도)
거리 : 구간거리(10.5 km), 누적거리(71.9 km)(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07년 4월14일, 흙의 날
세부내용 :

노채고개(11:40) ~ 원통산(12:20) ~ 무명고개 ~ 구 노채고개(13:07) ~ 갈림길 있는 무명봉/점심식사(14:00出) ~ 갈림길(알바 위험) ~ 암릉 구간 ~ 암릉 우회로(15:40) ~ 애기봉(16:18) ~ 운악산 서봉(16:35) ~ 운악산 정상(16:45) ~ 갈림길 ~ 남근석 촬영소 ~ 절고개(17:17) ~ 835봉 ~ 철암재 ~ 전망대(17:57) ~ 헬기장 ~ 649봉(18:15) ~ 군부대 ~ 47번 국도(18:50).

총 소요시간 7시간 10분.   만보계 기준 000보.

 

지난 구간들과는 달리 집에서 볼일 다 보고 느긋하게 출발했다. 외곽순환도로 타고 구리 나들목으로 나가 퇴계원, 포천 거쳐 일동 사거리에서 우회전하고 다시 일동초등학교 앞에서 우회전하면 가평으로 넘어가는 387번 지방도를 타게 된다.

7개월 만에 다시 만난 노채고개는 아직도 공사 중이다. 예산 배정이 잘 되질 않나? 선거철이 많이 남아서 무관심한가? 언제쯤 공사가 끝날지는 요원해 보인다.

고개위 절개지 주변에는 주차할 공간이 없어 고개를 한참 넘어가서 공사장 한쪽 구석에 주차하고 산행준비를 마쳤다. 작년 10월 백두대간 졸업 이후 산행을 전혀 하지 않은 마눌은 걱정이 태산이다.

 

힘내라, 마눌! 솔방솔방 한번 가보세!!!

 

운악산/雲岳山

경기도 가평군 하면과 포천군 화현면의 경계를 이루며 남북으로 솟아 있는 산. 광주산맥의 여러 맥 가운데 한북정맥에 속한 산으로, 북쪽으로 청계산·강씨봉·국망봉 등과 이어져 있으며 북동쪽에는 華岳山(1,468m)·明智山(1,267m) 등의 명산이 있고 동쪽으로는 매봉·명지산, 서쪽으로는 관모봉이 보인다.
가평군 현리로부터 약 6km 지점에 있으며, 동쪽 계곡의 물은 조종천을 이루고 서쪽과 북쪽 계곡의 물은 농경지를 형성하면서 포천천으로 흘러든다.경기의 金剛으로 불릴 만큼 산세와 기암괴석, 계곡이 잘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주봉인 망경대를 중심으로 봉우리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들이 우뚝우뚝 치솟아 있고 주변에는 뾰족봉·편편봉·완만봉 등의 봉우리들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다. 서쪽 계곡의 거대한 암벽에서 맑은 물이 떨어지는 무지개폭포(홍폭)는 궁예가 이곳으로 피신하여 흐르는 물에 상처를 씻었다는 전설이 전한다. 산이 크지는 않지만 경사가 급하고 산세가 험하다. 봄에는 4월 중순에 자목련, 5월경에 진달래와 산목련이 계곡과 바위마다 흐드러지게 피고 여름에는 고사리·취나물이 많으며, 가을에는 상봉에서 붉게 물든 단풍이 장관을 이룬다. 겨울철에는 서쪽 계곡의 폭포가 얼어붙어 빙벽등반의 훈련장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雲岳八景의 제1경은 등산로 중턱에 있는 백년폭포로서, 백년 동안 변함없이 흐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제2경은 6·25전쟁 당시 오랑캐들이 은거하였다는 다락터 오랑캐소로, 소의 물이 복더위 중에도 얼음같이 차다고 한다. 제3경은 운악산 중턱에서 오른쪽 계곡 쪽에 있는 사람 눈썹모양의 눈썹바위이고, 제4경은 현등사 오른쪽 계곡에 있는 코끼리바위이며, 제5경은 망경대이다. 제6경은 舞雩瀑布에 있는 민영환 암각서로, 구한말 민영환 선생이 이곳을 찾아 기울어가는 국운을 탄식하였다고 하는데 1906년 나세환 외 12명의 뜻에 의거하여 각서한 것이며 '민영환바위'라고도 부른다. 제7경 큰골내치기 암벽은 큰골계곡에 있는 삼각형태의 80m 암반절벽이다. 제8경은 하판리 노채계곡에 있는 노채애기소로, 규모가 작아 애기소라 한다. 가평군 하면에서 운악산을 오르면 무우폭포가 있고, 남동쪽의 산 중턱에는 고찰 懸燈寺가 자리잡고 있다. 이 사찰은 신라 법흥왕 때 인도의 승려 마라하미를 위하여 창건하였다고 하며, 고려 희종 때 보조국사 지눌(知訥)이 재건하였다. 경내에는 하판리3층석탑, 현등사3층석탑, 7층다보탑, 보광전, 부도 등과 극락전의 아미타불상, 후불탱화, 관세음보살상, 범종 등이 있다. 하판리 동구 언덕에는 조병세·민영환·최익현의 신위를 모신 3층단이 있다. 운악산은 화악산·관악산(629m)·紺岳山·松嶽山(489m)과 함께 경기 5악에 속하는데, 그 중에서도 산수가 가장 수려한 곳으로는 운악산의 망경대가 꼽힌다. 雲岳山이란 이름은 망경대를 중심으로 높이 솟구친 암봉들이 구름을 뚫을 듯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현등사의 이름을 빌려 현등산이라고도 한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한북정맥 제 5구간 노채고개~47번 국도 개념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지난 겨울 모진 추위를 이겨낸 청보리밭. 

 

 

 

# 불탄 논두렁의 쇠뜨기도 세상을 향해 기지개를 켠다.

 

  

봄이 깊어진 계절이지만 노채고개엔 아직은 차가운 바람이 가득하다. 노채고개 운악산 들머리는 가파른 절개지 한쪽에 밧줄을 매달아 두었다. 마사토 토질이라 매우 미끄럽다.

 


# 7개월 만에 노채고개에 다시 섰다.

 

 

 

# 시작부터 마눌을 헤매게 만든 운악산 구간 들머리. 절개지 일부가 무너져 내리고 있어 오르기가 쉽지 않다.

 

  

절개지를 올라서자 곧바로 가파른 오름이 시작된다. 10여 분 가파르게 올라 치고 나더니 이내 순한 길이 나타나고 곧 마루금을 걷게 된다. 우측으로 필로스 골프장의 모습이 숲 사이로 언뜻언뜻 보인다. 공놀이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연무가 끼어있어 시야는 나쁜 편이다.

천천히 고도를 높여 가더니 한차례 찐하게 밀어 올리라 한다. 다시 마루금을 진행하면 삼각점이 있는 '원통산'이 나타난다.(12:20)

 

 

 

# 한 차례 가파르게 밀어 올리더니 곧 순한 길이 나타난다.

 

 

 

# 다시 한차례 찐하게 밀어 올리고,

 

 

 

# 원통산 정상에 서게 된다.

 

 

 

# 저 멀리 지난 구간의 산군(山群)들이 희미하게 조망된다.

 

 

 

원통산을 나와서 아래로 내렸다가 무명봉 두 개를 연달아 넘었다. 가파른 마사토길을 내려서면 잘록한 고개에 도착한다. 다시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고 아래로 계속 내려간다. 왜 이리 자꾸 내려만 가냐? 한참을 내려가면 고개가 나온다.(12:52). 처음에는 이곳을 구 노채고개로 착각하였다.

고개 지나 무명봉 하나를 넘고 편하게 이어지던 정맥길은 곧 아래로 또 내려 간다. 이건 옳지 않아!!! 그렇게 오르내리며 진행하다 보면 사거리가 뚜렸하고 작은 돌탑이 있는 고개가 나온다. 이곳이 바로 '구 노채고개'다.(13:07)

 


# 편안하게 진행한다.

 

 

 

# 노채고개로 착각한 잘록이.

 

 

 

# 잠시 후 사거리가 뚜렷한 고개가 나온다.

 

 

 

# 이곳이 진짜 노채고개다.

 

  

우리도 돌탑에 돌 하나 보태어 무사한 산행길을 기원하였다. 잠시 진행하면 나무가 베어져 있는 작은 고개가 또 나온다. 이후 순하게 오르내리기를 반복한다.

이곳에서 오늘 구간에서 유일하게 산객 한 사람을 만났다. 서로의 안전한 산행을 빌어 주고 각자의 길로 나섰다. 곧 무명봉 하나를 가파르게 밀어 올리게 되는데, 오랜만에 산행길에 나선 마눌이 엄청 힘들어 한다. 안되겠다, 밥 묵고 가자!!!(13:30)

 

 


# 곳곳에 진진이들이 무더기로 피어 있다.

 

 

 

# 일용할 양식.

 

  

'우측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는 무명봉'에서 점심과 휴식을 취하고 14:00에 다시 출발했다. 우측으로 갈림길이 있는 무명봉을 다시 하나 넘고 고만고만한 무명봉을 계속 넘으며 고도를 서서히 높였다. 식사 직후라 힘이 많이 들었다.

갈림길이 있는 무명봉을 또다시 하나 오르면 전방의 정맥길은 아래로 내렸다가 운악산으로 치고 오르는 형상이다. 무명봉 하나를 넘자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직진길이 훨씬 뚜렷하다. 그래서 직진길을 따르게 되는데 잠시후 가파른 급경사 내리막이 나타나면서 길이 사라져 버린다. 알바다. 빠꾸 오라이!! 이 방향에 표지기 매단 사람은 도대체 누구냐?

쓰러진 나무를 끌고 와서 직진길을 막아두고 좌틀하여 진행했다. 조금 진행하니 호빈님의 표지기가 보인다. 그곳에서 능선을 따라 아래로 많이 내려갔다. 그러다 안부에서 다시 위로 길고 가파르게 오르게 된다. 본격적인 운악산 오름이 시작되는 모양이다.

마눌이 계속 힘들어 한다. 나를 챙기겠다고 따라 와서는 오히려 자기가 힘들어 한다. 그러게 평소에 교회다니며 마음 관리만 하지 말고 몸 관리도 좀 하시지...

(15:00). 우측으로 갈림길이 있는 마루금에 오르게 되고 곧 가파르게 위로 치고 오르라 한다. 계속 뒤로 쳐지는 마눌 격려해가며 힘들게 낑낑 올라서 '암릉구간'에 도착했다. 

 

 


# 알바하기 십상인 갈림길. 좌틀해야 한다. 표지기따라 무심코 직진하는마눌.

 

 

 

# 가파른 오름에서 힘들어 하는 마눌.

 

 

 

# 사람 얼굴 형상의 바위.

 

 

 

# 진짜 남근을 닮은 바위가 저멀리 보인다.

 

 

 

# 원추리 새순과 이미 꽃을 피운 노랭이.

 

 

 

# 힘들게 암릉구간에 올라 섰다.

 

 

 

#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강인한 생명력의 소나무.

 

 

 

# 쉬었다 가입시다!

 

 

 

#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을 닮았다.

 

 

 

# 가야 할 정맥길.

 

 

 

# 정맥에서 좌측으로 흘러 내린 산줄기.

 

 

 

# 암릉 날등을 타고 오른다.

 

 

 

# 죽어서도 위엄을 잃지 않은 고사목.

 

 

 

# 포천쪽 조망.

 

 

 

# 지나온 정맥길. 저 멀리 청계산인가? 국망봉인가?

 

 

 

#  사방 경치가 훌륭하다.

 

 

 

#  암릉과 고사목을 배경으로 오르는 마눌.

 

 

 

# 운악산 정상부가 올려다 보인다.

 

 

 

# 고사목과 암봉.

 

  

경치 구경하느라 잠시 힘든 것도 잊어 버리고 오르면, 문제의 운악산 암봉 구간이 나타납니다.(15:40). 이곳은 1대간 9정맥 중에서 가장 위험한 곳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작년에 이곳을 지날 때 사용하려고 해리님께 튼튼한 테이프 슬링도 분양받았지만 마눌 동반으론 꿈같은 얘긴지라 우린 무조건 우회로를 선택했다.

우회로는 우측으로 급하게 떨어져 내리는데 이곳도 위험하기는 매한가지다. 비탈길 사면을 위태위태하게 오르내리는데 마눌 입에서 비명이 연신 터진다. 한차례 빡세게 위로 밀어 올리다 보면 마루금에 이르고 직진길의 운악산 암봉 직벽길과 다시 만나게 된다. 가장 위험하다는 운악산 직벽 세 번째 구간의 무시무시한 위용에 오금이 절로 저린다.

 

 

# 직벽구간을 피해 우회로로 접어든다.

 

  

# 가파르게 오르내린다.

 

 

 

# 첫 번째 직벽의 옆모습.

 

 

 

# 정맥의 우측 운악사로 떨어지는 능선.

 

 

 

# 한차례 빡세게 밀어 올려 정맥길에 복귀했다.

 

 

 

# 운악산 세 번째 직벽의 위용.

 

  

정맥길에 복귀하면 곧바로 '전망대'가 나타난다. 전망대에서의 경치가 너무나 훌륭해 한참을 쉬었다. 운악은 암봉이 발달한 산이다. 이곳 전망대에서는 운악의 서쪽 암봉을 감상할 수 있다. 오래 경치 구경하면서 쉰 후 다시 출발했다.


전망대에서 조금만 오르면 '애기봉'이 나온다.(16:18) 선답자들의 산행기에 단골로 등장하는 오징어처럼 생긴 바위도 만난다. 이 바위를 보고 야릇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더라만...

다시 한차례 낑낑 대며 위로 오르니 '운악산 서봉'에 도착한다.(16:35)

 


# 바위전망대.

 

 

 

# 절경이다. 병풍바위.

 

 

 

# 운악산 서봉.

 


 

# 서봉에서 가평 쪽으로 흘러내리는 능선.

 

 

 

# 한참을 경치 구경에 빠지게 만드는 곳이다.

  


#  바위를 돌아 오르면,

 

  

# 애기봉에 오르게 된다.

 

 

 

# 오징어처럼 생긴 바위.

 

 

 

# 한차례 낑낑 올라

 

 

 

# 운악산 서봉에 오르게 된다.

 

 

 

운악산은 서봉 역시 정상 대접을 받고 있다. 멋진 정상석이 운악산이란 이름을 달고 서 있다. 서봉은 높이가 935.5m인데 출발할 때 원통산에서 맞춰둔 고도계가 940m를 가리킨다. 이 정도면 정확하다고 해야겠다.

서봉에서는 건너편에 운악산 정상이 코앞에 건너다 보이고, 우측으로 망경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망경대는 한양에 있는 왕을 그리워 하던 곳이란 뜻이다. 왕조 시대 전국 각지에 있는 망경대(望京臺)나 망군대(望君臺)에서 서울을 우러러 봄은 충성심의 발로일까?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일까?

 


#  芳名流傳小金剛(방명유천소금강). 양사언은 운악산을 소금강이라 노래했다.

 

 

 

# 서봉과 나란히 서 있는 망경대.

 

 

 

# 운악산 정상이 코 앞에 건너다 보인다.

 

 

 

# 진행 방향의 암봉.

 

 

 

# 저 멀리 오늘 구간의 종착지인 47번 도로가 보인다.

 

  

잠시 한숨 돌리고 서봉을 나서 편안하게 마루금을 두어 번 오르내리면, 이내 오늘의 주 포스트인 '운악산 정상'에 오르게 된다.(16:45)

 


# 태극기 휘날리는 운악산 정상.

 

 

 

# 이런 설정 샷도 한 방!

 

 

 

# 서봉과 망경대가 건너다 보인다.

 

 

 

# 망경대.

 

 

 

# 백사 이항복이 포천 출신인 모양이다.

 

 

 

운악산 동봉은 945m로 서봉보다 10여m 더 높다. 고도계도 950으로 나온다. 넓은 산정상엔 서봉과 마찬가지로 커다란 정상석이 서 있고 뒤편엔 한시가 새겨져 있다. 누군가 태극기를 매달아 두었다. 정상 한 켠에 바위 하나가 우뚝하길래 꼭 끌어 안고 무사히 산행을 할 수 있게 해준 천지신명께 감사를 드렸다.

백사 이항복은 "서일만산명(西日晩山明 ; 석양 속에 저문 산 밝아오네)"라고 노래했지만, 지금은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비구름이 몰려올 태세다. 기온도 차갑게 떨어져서 바람막이 꺼내 입고서 정상을 내려갔다.

 


# 우측 절고개 방향으로 내려가야 한다.

 

 

 

정상을 나서면 양쪽으로 갈라지면서 내려가는데, 양쪽 모두에 표지기가 달려 있다. '우측 절고개 방향'으로 내려가야 한다. 나무계단으로 내려 가다보면 다시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표지기가 전혀 없다.

지도 꺼내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나침반으로 방향을 잡은 후에야 '현등사 방향'이라고 표시해 둔 방향으로 결정하고 내려 갔다.

 


# 이정목이 오히려 정맥길 찾기 어렵게 만든 갈림길.

 

 

 

현등사 방향은 좌측이다. 잠시 진행하니 '남근석 촬영지'가 나온다. 건너편 산사면에 남근석이 우뚝 서 있다. 그런데 내 눈에는 남근석이라기 보다는 삿갓 쓴 스님이나 에일리언같은데... 오히려 운악산 오르면서 가평쪽 산줄기에 우뚝 서 있던 바위가 더 남근석 같았다는 느낌이다.

 

 


# 남근석이란다.

 

 

 

# 남근석 촬영소.

 

 

 

# 잘생긴 소나무와 가평쪽 인간세(人間世).

 

 

 

촬영지를 나와 아래로 내리면 '절고개'가 나온다.(17:17) 절고개에도 이정목(좌-현등사, 우-대원사,직-애기봉)이 서있지만 역시 헷갈리게만 만든다. 직진하여 '애기봉 방향'으로 간다.

가파르게 위로 치고 오른다. 축축하게 젖은 낙엽때문에 아주 미끄럽다. 그러다 다시 아래로 미끄러져 내리면 '철암재'에 닿게 된다.

이후 우측으로 급격하게 떨어져 내려가는데 하얀 로프로 간이 사다리를 만들어 둔 곳이 나온다. 직진하여 봉우리 하나를 치고 오르자 작은 공터가 있다.(17:40) 공터에 서면 지나온 운악산이 올려다 보이고, 그 우측 산자락을 파먹어 들어가고 있는 채석장의 흉물스런 모습도 보인다.

 


# 절고개.

 

 

 

# 직진하여 봉우리를 치고 올라야 한다.

 

 

 

# 로프 사다리.

 

 

 

# 공터에 서면 운악산이 올려다 보인다.

 

 

 

# 전방에 산줄기 하나가 길게 늘어 서 있어 겁을 먹지만 그곳은 정맥길이 아니라  가평쪽에 있는 애기봉(772m) 이다.

 

 

 

# 오나가나 채석장이 말썽이다.

 

 

 

# 운악산에서 떨어져 내리는 정맥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공터에서 고개를 돌려보면 전방에 산줄기 하나가 길게 늘어 서 있어 겁을 먹지만, 그 산줄기는 정맥길이 아니라 가평쪽 애기봉(772m)이다.

그 애기봉 방향으로 가파르게 위로 밀어 올린다. 오름이 가팔라 힘이 드는 곳이다. 잠시후 '전망대'에 올라 산다. 힘들게 올라온 만큼 조망이 훌륭해 감탄하게 되는 곳이다.

 


# 한차례 찐하게 밀어 올린다.

 

 

 

# 조망이 훌륭한 전망대.

 

 

 

# 누군가 작은 리본으로 직진길이 정맥 아님을 알려 준다.

 

 

 

# 오늘의 종착지인 47번 도로와 다음 구간의 들머리가 내려다 보인다.

 

 

 

이곳에서 직진길은 애기봉으로 가는 길이다. 운악산 오름에 있던 암봉의 이름도 애기봉이더니 여기 같은 이름의 산이 또 있다. 정맥길은 이곳에서 우측으로 90도 꺾여서 떨어져 내린다. 낙엽이 많고 미끄러워 아래로 미끄러져 내리는데 발밑에서 파도소리가 난다. 한참을 미끄러져 내리면 넓은 '헬기장'에 이른다.

헬기장에 서면 전방에 암봉 하나가 올려다 보인다. 설마 저기를 또 올라가야 하나? 역시 올라가야 한다. 힘이 빠져 입에서 단내가 나는데 그렇게 낑낑 올라 '649봉'에 도착한다.(18:17)


 

# 헬기장에서 마눌의 설정샷.

 

 
# 저 봉우리를 또 올라 가라구?

 

 

 

# 대간이든 정맥이든 마지막에 그냥 쉽게 끝내주는 법이 없다.

 

  

암봉에서 한숨 돌리고 길을 나서는데 길이 다시 갈라지고 정맥은 좌측으로 가야 한다. 길고 가파르게 떨어져 내린다. 간만에 긴 산행을 한 마눌은 무릎이 아프다고 호소한다. "천천히 스틱에 의지해서 내려갑시다!"

군부대를 만나 철조망을 따라 길게 내려간다. 군부대 주위라 그런지 표지기가 전혀 없다. 몇 군데 갈림길에서 헷갈리기도 하면서 드디어 구도로에 내려서게 된다.

 


# 眞眞이가 만발한 긴 내리막을 내린다.

 

 

 

# 군부대 철조망을 따라 길게 내려 간다.

 

 

 

# 드디어 47번 도로에 내려 선다.

 

 

 

# 수고했다, 마눌!!!

 

 
구도로에서 잠시 내려서면 군부대가 나오고 바로 앞으로 새롭게 개통된 47번 도로가 가로 지르고 있다.(18:50). 차량 회수를 위해 히치를 몇 번 시도해 보지만 내리막 길이라 속도를 마음껏 내고 있는 차들이 세워 줄 리가 없다. 114에 전화해서 택시회사 번호 파악한 후 택시를 불렀다. 그리고 노채고개로 복귀하여 차량 회수하고 귀가했다.

이번 산행은 여러가지로 의미가 깊은 산행길이었다. 심각한 질병을 얻어 정맥길은 완전히 포기한 상태였는데, 조금씩 산길 걷는 시간을 늘려가며 나름 몸을 회복하고 드디어는 무사히 정맥 한 구간을 마칠 수 있었다. 물론 비상약을 챙기고 산행 내내 조심해가며 속도 조절을 했었지만, 이렇게 무사히 한 구간을 마치고 나니 감개무량한 심정이다.

마눌과 둘이 손잡고 마눌은 하나님께, 난 천지신명께!
돌봐주심에 감사기도를 올렸다.

"감사 또 감사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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